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20화 (420/491)

420화 - 하이스트 스코어 (2)

방송이 끝난 뒤, 퍼지데이 팬 카페. 늦은 밤이었지만 팬카페는 완전히 축제 분위기였다.

[우리 갓플, 월클이 맞습니다!]

[세계 1위를 첫트에 달성한다, 그게 상식이잖아?]

[이게 진짜 PPL이지 ㅋㅋㅋ]

[전세계에 자기 이름 광고하는 클라스 ㅋㅋㅋ]

[큐다리 센세의 희생 잊지 않겠읍니다ㅠㅠ]

여느 때처럼 이경복의 방송에 대한 소감문들이 게시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대부분은 이번 방송 마지막, 이경복의 스틸 스네일 세계 1위 기록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렇다고 전부 이경복의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었다.

[오늘 데눈나랑 합방한 게 신의 한수였다 ㅋㅋㅋ]

[합방 아니었으면 큐다리 퀘스트 절대 안 걸었음 ㅋㅋㅋ]

[데눈나 스노우볼 ㅁㅊㄷㅁㅊㅇ]

[킹직히 갓플은 무기 써도 1등 했을 것 같긴 한데 ㅋㅋㅋㅋ]

[권총만 쓴 거 아니었음 이렇게 압도적으로 격차 벌리면서 1위 못했음]

데시벨과의 합방이 큐다리의 퀘스트를 이끌어냈고, 그것이 압도적인 스코어 달성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은 데시벨과의 합방을 매우 즐겁게 받아들였다.

[오늘 데눈나 좀 잘하긴 했음ㅋㅋ]

[아 ㅋㅋ 시벨롬들 데눈나 왜 속이는 지 이해해버렸자너]

[데눈나 포텐 쩌는데 성실하게 노력까지 해서 극호임ㅋㅋㅋ]

[진짜 누끼샷 쏘던 그 데시벨이 맞냐?]

[처음이랑 끝이 완전히 바뀐 스머가 이따!?]

[리틀 황새 성장속도 찢었다 ㅋㅋㅋ]

순수하게 데시벨을 칭찬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그녀가 이번 방송에서 보여준 게 많았기 때문이었다.

[데눈나는 퍼지데이 들어올 킹능성 없나?]

[와 ㅋㅋ 데눈나까지 들어오면 조합 개미쳤는데]

[완벽의 갓플, 기사도의 이클 경, 방정맞은 추놈에 성실제자 데눈나]

[와씨 ㅋㅋㅋ 중복되는 게 하나도 없네]

[이거 4인 합방하면 무적권 대박난다]

몇몇 팬들은 그녀의 크루 가입을 상상해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른 팬들은 바로 그들을 제지했다.

[크루 가입 관련 얘기는 ㄴㄴ해]

[ㄹㅇㅋㅋ 그건 세 사람이 알아서 해야 됨]

[아 이렇게 글 쓰면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이러면 될 것도 안 된다구욧!]

[학생^^ 알아서 자삭해]

[올드비들 빠삭한 거 보소 ㅋㅋㅋ]

본래 지놈의 팬카페를 근간으로 했던 만큼 회원 중에도 여러 크루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이들이 많았다.

덕분에 관련 주제는 금방 시들었고 때마침 팬들의 주의가 돌아갈 만한 제보가 부상했다.

[퍼카소 팬 아트 떴닼ㅋㅋㅋㅋ]

퍼카소.

팬카페 회원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었다.

[이왜진?]

[아닠ㅋㅋㅋ 작업속도 진짜 미쳤네]

[이모티콘 작업 하는 거 아니었냐구욧!]

[게말콘의 창시자 수듄ㅋㅋㅋ]

그는 바로 초기 게말콘을 이경복에게 선물했던, 그리고 이제는 공식 이모티콘 작가가 된 사람이었다.

본래 별도의 닉네임이 있었지만 팬들이 퍼카소라 부르는 통에 이름을 바꾼 이였다.

회원들은 순식간에 팬아트 게시판으로 이동했다.

[세계 1위에 팬아트는 못 참지!]

가장 최근에 올라온 팬아트였기에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에 조회수는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솟았다.

이내 내용을 확인한 팬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

[-아닠ㅋㅋㅋ 도트 팬아트는 예상못했닼ㅋㅋㅋ]

[-와씨 퍼카소님 도트도 찍을 줄 아심?]

[-나만 빼고 다 퍼청자 ㅎㄷㄷ]

[-역시 이 정도는 해야 갓플이랑 일하는구나]

기존 그의 스타일대로 귀여운 SD 팬아트라 생각했건만, 이번에는 게임에 맞춰 도트 그래픽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팬들은 그에 즐겁게 감상평을 남겼다.

[-참 쉽죠? 뭔데 ㅋㅋㅋㅋㅋ]

[-퍼사부 제대로 표현한 거 보소 ㅋㅋㅋ]

[-뒤에서 히든 템 챙기면서 저러니까 진짜 블랙기업같잖슴!]

[-데눈나 바로 둠스가이행ㅋㅋ]

[-누가 봐도 이 헬멧은 둠스가이잖슴!]

[-이걸 진짜로 데스가이로 해버리네 ㅋㅋㅋ]

추천과 함께 댓글을 남긴 팬들은 이내 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올라온 팬아트가 하나 더 있는 게 아닌가.

[세계 1위의 숨은 공신을 존경하며]

그 역시 퍼카소의 작품이었다.

불길을 흩뿌리며 사과하는 데시벨의 모습과 그 옆에는 Q자가 새겨진 캐릭터 하나가 서 있었다.

불길 때문이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그 Q문자는 무척이나 붉게 표현되어 있었고, 그 뒤에는 눈웃음을 짓는 치과 의사가 서 있었다.

그 의미를 모르는 팬들은 아무도 없었다.

[-캬! 이게 진짜 현대 미술이지!]

[-뉴빜ㅋㅋㅋ도와주시늨ㅋㅋ분ㅋㅋㅋㅋ]

[-치과의사 진짜 개킹받넼ㅋㅋ]

[-나는 이제 큐다리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어…!]

[-역시 팬아트의 거장답고?]

[-이거는 큐다리한테 액자로 뽑아서 선물해줘야 되는 거 아님?]

[-그러면 임플란트를 오리할콘으로 해야 할 듯 ㅋㅋ]

웃음 가득한 감상평과 함께 팬카페는 더욱 흥겨워졌다.

그러나 축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메타게이머 PPL 공식 인정 기사 떴다!]

팬카페에 전해진 새로운 제보.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오 ㅋㅋ 이번에는 속보 1위?]

[저번에는 다른 데 먼저 올라왔지 않았나?]

[메타게이머가 요즘 느슨해졌다 이마리야]

[어차피 스틸 스네일 세계 1위 했다는 내용 아님?]

오늘 방송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으리라 지레짐작한 덕이었다. 하지만 이내 내용을 확인하고 돌아온 이들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와씨 메타게이머 클라스 어디 안 가네 ㅋㅋㅋ]

[5252, 믿고 있었다구웃!]

[갓플 관련 뉴스는 역시 메타게이머밖에 없다 ㅋㅋㅋ]

[캬 ㅋㅋ 이게 진짜 기자아니냐?]

[ㄹㅇㅋㅋ 받아쓰기만 한다고 기쟈냐구요]

[진짜 웹진은 무조건 메타게이머만 본다ㅋㅋㅋ]

그에 심드렁했던 팬들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메타게이머 사이트로 몰려갔다. 그리고 기사를 확인한 팬들은 댓글을 달지 않을 수 없었다.

[-덴덴타운 기록도 공식 인정!?]

[-옼ㅋㅋㅋ 아케이드 하이스코어 협회란 곳도 있었네]

[-와앀ㅋㅋㅋㅋ 그럼 지금 세계 1위가 몇 개냐곸ㅋㅋㅋ]

[-뭐예요? 왜 진짜 PPL을 전세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아 기자님 실망… 기사에 오타가 엄청 많네]

[-오타는 뭔솔? 다 맞는데?]

[-High Score가 아니라 Highest Score가 맞습니다만?]

[-아 ㅋㅋ 이제 절대로 안 바뀔 테니까 최상급 표현 써야지]

[-맞말추]

그 즐거운 소식에 팬들은 예측했다.

[아케이드 종주국이 킹정했으면 끝났지 ㅋㅋㅋ]

[지금 일본 트위티 난리났을 듯?]

[번역왜건 도와줘요!]

[얼른 반응쪄줘잉!]

일본 현지에서도 반응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       *       *

일본 트위티.

아케이드 게이머들은 한 마음이 되어 하나의 트윗을 공유했다.

[DenDen_Arcade_Center]

[아케이드 하이스코어 협회 인증 완료! 세기의 기록 ‘PPL’이 공식 등재 되었습니다! 해당 기록을 남겨주신 스트리머 퍼플 님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스트리머 퍼플 님의 재방문을 기대하며, 해당 기록이 된 기기를 별도 표시했으니 많은 분들의 방문 바랍니다! (사진)]

덴덴타운 아케이드 센터의 공식 트윗이었다. 첨부된 사진에는 PPL이 기록된 기기에 게말콘 표시가 붙어있었다.

그 아래에는 수많은 아케이드 게이머들의 답변이 달려 있었다.

[아아, 정의가 승리했다! 문의 엄청 넣은 보람이 있었어!]

[AHA 녀석들! 제대로 일하잖아 이거! PPL은 아케이드 게임 계 역사인 걸 알아준 거냐고!]

[에또, 협회의 존재 의의를 아주 잘 나타내준 사례랄까요. 최근 아케이드 센터 방문이 뜸해졌는데 다시 가고 싶어졌습니다(웃음)]

[헤에, 이제야 안심할 수 있게 됐네. 뭐랄까, 불의의 사고로 PPL 기록 사라질까 걱정했다고?]

[덴덴타운 센터장www 너무 노골적이잖아 이거www 퍼펙트 투어 특수를 노릴 셈이냐고!]

[으아, 공지 조금 미뤄줄 수 없던 거냐! 이번 주말에 갈 예정이었다고! 이러면 사람 엄청 몰릴 게 뻔하잖아!]

그리 해당 소식이 확산되면서 이경복의 일본 팬들도 그 이야기를 접할 즈음, 덴덴타운 아케이드 센터는 또 하나의 트윗을 게시했다.

[DenDen_Arcade_Center]

[3층 리듬게임 존의 DJ PRO 이용에 대해 안내 드립니다. 최근 다수의 기기들에 일괄적으로 금액을 투입해 플레이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른 손님의 플레이에 방해가 되는 행동이므로 이와 같은 행위는 전적으로 금지합니다.]

단순한 이용 안내처럼 보였지만 이 역시 아케이드 게이머들과 팬들이 공유했다.

그것은 그 아래 덧붙인 트윗 때문이었다.

[P.S 스트리머 퍼플 씨의 플레이를 재현하고 싶다면 실력으로 다른 분들의 존경을 얻으십시오.]

이경복처럼 DJ PRO 영역 전체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 덴덴타운 측도 그러한 행위의 의도를 이미 알고 있었다.

[어이어이, 진짜냐고www 덴덴타운 센터장 꽤 하잖아!]

[호오, 세계 1위가 지나간 성지에 걸맞은 태도랄까요? 이거이거, 잘도 해내셨군요? 나님께서 곧 방문토록 하지요.]

[아아, 이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게이머의 긍지’라는 것이지. 제대로 불타오르는구만!]

[아니아니, 그보다 돈으로 그 감동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진심으로 바보냐고www]

[퍼플 씨의 플레이는 말이지. 다른 리겜러들의 경의가 담겼으니까 멋진 거였다고? AR로는 흉내낼 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니깐?]

[우앗! 이 트윗 보니까 다시 보고 싶어졌다! 퍼플 씨의 영상 다시 보러 간다앗!]

그렇게 덴덴타운 아케이드 센터의 계정이 집중 조명되는 와중, 의외의 계정이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Kani_Heaven_Tottori]

[공지 드립니다. 본 매장에서는 ‘카니우마 덮밥’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게살을 말 모양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하셔도 들어드리기 어렵습니다.]

[아래 사진에 나온 메뉴는 손님께서 ‘직접’ 만드신 메뉴이니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사진)]

그것은 이경복이 돗토리현에서 방문했던 게 요리 전문점의 계정이었다.

안내문과 함께 이경복의 방송 중 한 장면이 같이 첨부되어 있었다.

[어이어이, 이거 진짜냐? 진짜로 이걸 주문하는 사람이 있다고!?]

[보자마자 뿜어버렸다www 공식 계정에서 공지까지 할 정도면 얼마나 많았던 거야?!]

[하아?! 슌코, 퍼플 씨의 팬으로서 이거 용납할 수 없어! 이러면 가게에 민폐잖아! 대체 어디 사는 누구야? 이런 바보들은?!]

[아니아니, 이걸 주문한 사람은 퍼플 씨의 팬이 절대 아닐 거라고! 영상만 봐도 알잖아? 이건 사진만 보고 간 바보들이 한 짓이라고www]

[뭐어, 사진만 보면 오해 할 수 있긴 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니아니, 조형 퀄리티 엄청나잖아요? 이거 절대로 프로의 솜씨라고 착각할 수밖에 없는www]

[아아, 프로는 프로라고. 이거 퍼플 씨의 조형사가 만든 작품이지? 가게로서도 난감하다고 이거www 절대로 재현 못하니까www]

뜻밖의 해프닝에 화제가 돌아갔다. 이에 그들은 저마다의 트윗을 남기기 시작했다.

[퍼플 씨의 조형사 얘기 나와서 말인데, 퍼펙트 굿즈 출시를 고쿠키야랑 계약했다고 들었어!]

[헤에, 고쿠키야 꽤 하잖아? 퍼플 씨와 함께 협업이라니!]

[아아, 고쿠키야라면 확실히 편하지. 직영점이라서 찾기도 쉬울 테고 말이지. 퍼플 씨, 퍼펙트 초이스랄까?]

퍼그말리온의 이야기는 곧 굿즈로 직결됐다.

[에또, 계약했다는 건 이제 굿즈 준비한다는 뜻? 실제로 판매하려면 얼마나 걸릴 까나…]

[이미 샵팬덤의 배송으로 3달을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고쿠키야라면 그 보다는 빠르겠지?!]

다들 시간이 필요한 걸 알지만 그래도 궁금함은 커져 갔다.

국적불문 이경복의 팬이라면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었다.

*       *       *

비슷한 시각, 퍼그말리온의 집.

“으으으…”

그녀는 캡슐에서 나와 기지개를 켰다. 뻐근해진 몸을 스트레칭하며 그녀는 피로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뿌듯함이 마음속에 차올랐다.

‘다행히 모델링은 전부 끝냈네.’

회의 때 통과한 오리지널 피규어. 이경복과 박주호 그리고 최병훈의 캐릭터 모델링을 전부 완료한 덕이었다.

‘확실히 직접 조각하는 거랑 속도가 다르긴 하네.’

이전에는 피규어를 만들 때는 직접 조각하는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고쿠키야 쪽에 모델링 파일을 전해야 하니 처음부터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가상현실 모델링이 편하긴 하구나.’

실물을 만드는 게 아니다 보니 작업과 수정이 용이했고 고민도 덜했다.

더욱이 그녀로서는 작업 여건도 확연하게 달라졌다.

‘이제는 취준생이 아니니까 시간도 많이 쓸 수 있고.’

이전에는 취업을 위해 포트폴리오 정리와 자기소개서 작성, 그리고 면접 준비에 상당한 시간을 쏟아야 했다. 그 와중에 짬을 내이경복에게 줄 피규어를 만든 터라 전달까지 오래 걸렸다.

하지만 이제 팀 퍼펙트에 정식으로 입사했으니 시간을 잡아먹던 취업준비 과정은 더 이상 필요 없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집중도 잘 된단 말이지.’

그 시간을 오롯이 작업에 쏟을 수 있었고, 그 작업 또한 그녀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었다.

그녀 자신을 포함해 모든 환경과 과정이 조화를 이루지 않나. 그 덕분에 작업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아, 미치겠네…”

퍼그말리온은 실소를 흘리며 제 얼굴을 쓸어내렸다. 방금 작업을 마치고 피로한 상황이지만.

‘도트 버전 피규어 만들고 싶다.’

그녀의 영감은 도통 멈출 줄을 몰랐다. 작업 중에도 캡슐 속에서 이경복의 방송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도트 그래픽은 미니블록으로 표현하면 될 것 같은데.’

새로이 떠오른 건 일반 피규어와 달리 블록을 하나하나 조립해서 팬들이 직접 만드는 블록 피규어였다.

‘완성 디자인만 뽑아서 설계하면 블록 개수는 알아서 업체 쪽에서 계산해 주겠지?’

휘몰아치는 영감은 멈출 줄을 몰랐다. 퍼그말리온의 머릿속에는 순식간에 계획이 수립됐다.

‘퍼카소 님이랑 협력하면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뽑을 수 있어. 그럼 저작권 문제도 없고 빨리 출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넘치는 영감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빨리 옮겨 담는 수밖에 없었다. 퍼그말리온은 재빠르게 떠오른 영감을 문서화했다.

‘회의 때 보여드려 봐야겠다.’

간단히 정리를 마친 그녀는 다시 눈을 돌렸다. 소위 ‘덕업일치’를 하는 중이었지만 결국 일은 일이었다.

‘이것도 보여드리면 좋아하시겠지?’

그녀는 여전히 ‘덕질’을 멈추지 않았다. 완성된 피규어 모델링 옆에 새로운 모델링 파일이 나타났다.

그러나 그것은 피규어가 아니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그녀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디자인.

‘샵팬덤에 맡겨도 좋기야 하겠지만…’

바로 이번 팝업스토어의 컨셉 디자인이었다.

‘팬이 좋아하는 건 팬이 잘 알지.’

팝업스토어.

팬들의 장소이자 팬들을 위한 곳이며 팬들이 만드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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