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31화 (431/491)

431화 – 자급자족 (3)

샵팬덤 사옥 회의실.

이경복과 박주호는 MD팀과 함께 간단히 굿즈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신상, 게말콘 자수 셔츠 컬러는 퍼펙트 후드티와 마찬가지로 블랙, 화이트, 그리고 퍼플로 결정하겠습니다.”

퍼그말리온이 디자인을 이미 완성해 뒀던 덕에 논의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어 MD팀장이 손을 움직여 홀로그램을 조작하자 굿즈 목록이 나타났다.

[팝업스토어 굿즈 라인업]

퍼플 오피스에서 판매할 굿즈가 주르륵 나열되었다. 상단에 하이라이트로 3가지 주력 상품이 표기 되었다.

이를 확인한 대표가 바로 손뼉을 쳤다.

“햐, 게말콘 자수 셔츠에 퍼무새 피규어, 그리고 프리미엄 피규어까지! 이 세 가지만 있어도 이미 대박입니다!”

“피규어는 고쿠키야 쪽에서 생산 중이며 조만간 한 번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상품 쪽은 모두 준비 만반인 상황입니다.”

MD팀장의 첨언에 다른 세 사람 모두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제 남은 건 공개 시점이네요.”

“그렇습니다. 퍼플 님의 홍보 영상만 완성되면 되겠네요. 아, 절대로 부담을 드리는 건 아니고요.”

대표는 오해하지 말라는 듯 빠르게 손을 내저었다.

샵팬덤은 물론 오로라 쪽에서도 일정을 모두 이경복에게 맞춘 상황이었다.

“현재 저희 영상 편집 팀 쪽에서 기획 중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매장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바로 촬영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박주호가 그에 차분히 설명해주었다. 대표는 다시 한 번 탄사를 흘렸다.

“방송 편집도 바쁘실 텐데 홍보 영상 기획까지…! 참, 퍼플 님 인재풀이 대단하다는 게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 게, 대표님은 물론 MD팀 쪽에서 업무를 너무 잘 해주셔서요.”

“아유,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슬쩍 대표의 눈치를 살피던 MD팀장이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생각만이 아니라 진짜 그렇습니다. 제가 혜택을 본 만큼 잘 알고 있죠.”

“앞으로도 그렇게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마무리되었다. 이경복은 시간을 확인하고 일어섰다.

“그럼 약속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보겠습니다.”

만나야 할 사람이 더 있었다.

*       *       *

늦은 오후, 호텔의 카페.

이경복은 프라이빗 룸의 문을 열었다.

“어, 마침 딱 왔네!”

“어서 오십시오.”

먼저 도착해있던 두 사람, 지놈과 이클립스가 그를 반겼다. 이경복이 자리를 잡자 두 사람이 동시에 물었다.

“밥은 먹었어?”

“식사하셨습니까?”

이경복은 그에 실소를 흘리며 손을 내저었다.

“샵팬덤이랑 회의하면서 대충 먹었어.”

“크으, 진짜 바쁘구나.”

“점심이라도 같이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두 사람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원래는 셋이 점심을 먹으려 했지만 이경복의 미팅 일정이 잡혀 장소를 카페로 바꿨다.

“내가 그랬잖아. 팝업스토어 준비가 쉽지 않다니까?”

“게다가 그냥 팝업스토어도 아니지 않습니까. 오로라 백화점에 들어가신다면서요. 이야기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지놈의 말에 이클립스가 바로 맞장구를 쳤다. 그리 간단히 잡담을 나누며 음료까지 주문을 마쳤다.

“자, 내가 오늘 보자고 한 이유가 뭐냐하면.”

오늘 모임은 지놈이 주최했다.

그는 목을 가다듬으며 본론을 꺼냈다.

“우리 크루에 가입하고 싶다는 분이 나타나셨다.”

이에 두 사람 모두 눈이 크게 뜨였다.

“오? 누가?”

“스컬킴 님이나 박잡초 님이 아닐까요?”

이클립스의 추측에 지놈은 바로 손을 내저었다.

“아, 그 둘은 아니야. 전에 사적으로 따로 얘기해본 적 있거든? 걔들도 욕심은 있는데 아직 부담이 더 크다더라.”

“부담이라면?”

“좀 더 개인 역량을 키우고 싶다더라고. 인턴이라고 어울리는 거랑 정식 크루가 되는 거는 확실히 다르니까.”

“그럼 최근 저희랑 같이 어울리신 분은…”

이클립스가 눈을 돌리자 지놈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맞아. 데시벨 님이 요청하신 거야.”

“아, 역시…!”

“데시벨 님이 먼저?”

두 사람의 반응에 지놈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좀 의외긴 하지? 사실 데시벨 님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이 없거든. 종겜스로 전환하시면서 뭔가 심적인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고.”

“메탈펀치 대회가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마도 그렇겠지? 아무튼 우리가 정한 규칙 기억하고 있지?”

“크루 신규 가입은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이경복의 대답에 두 사람 모두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셋 중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데시벨은 크루에 들어올 수 없었다.

먼저 의견을 밝힌 건 이클립스였다.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데시벨 님이 대회 때 보여준 모습을 보면 성실하고 인성도 좋은 게 느껴졌거든요.”

“그 점은 내가 보장해줄 수 있어. 내가 코칭을 했었잖아? 그때 진짜 힘든 내색 하나도 안 하시고 따라와 주시더라고.”

그의 찬성에 이경복이 말을 받았다.

“그리고 최근 또 합방 한 번 했는데, 방송 감각도 좋아지셨어.”

“아, 스틸 스네일?”

“어. 게다가 데시벨 님이 캐릭터도 잘 잡혀있는데, 그게 인위적으로 꾸며낸 게 아니라는 점이 특히 좋지.”

이경복의 의견에 지놈이 감탄을 표했다.

“햐, 그거 내가 말 하려고 했는데 딱 느끼고 있었네. 확실히 그게 좀 중요하거든? 무슨 외부적인 문제가 없어도 스트리머 본인이 지쳐서 크루에서 나가는 경우가 또 많아요.”

“예, 저도 기사 컨셉은 제가 좋아해서 하는 거니까요. 만약 다른 컨셉을 하라고 했으면 금방 포기했을 겁니다.”

“그렇다니까? 그리고 내가 괜히 너한테 대회 멤버로 추천한 게 아니잖아. 나도 데시벨 님 장인해부학 때부터 쭉 지켜봤었거든?  진짜 방송 시작하고 구설수 하나 없다는 게 대단한 거야.”

지놈도 긍정적인 답변으로 의견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세 사람 모두 데시벨의 가입을 찬성한다는 게 확인 됐다.

이에 다들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지놈이 손을 들어 주의를 끌었다.

“자, 원래대로라면 여기서 가입 환영하고 끝내는 게 맞는데. 가입 테스트가 필요해.”

“테스트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다른 두 사람은 어리둥절했다. 갑자기 규칙에도 없던 테스트가 웬 말인가?

지놈은 이를 예상한 듯 멋쩍게 웃었다.

“아니, 이게 내가 하려고 한 게 아니야. 데시벨 님이 요청하신 거야.”

“데시벨 님이 테스트를 보자고 하셨다고?”

“크루에 가입하시겠다는 거 아니었습니까?”

지놈의 설명에도 두 사람은 더욱 의아해했다. 데시벨이 굳이 테스트를 거치겠다는 이유가 뭘까.

“우리들한테 인정받는 게 규칙이잖아. 이건 내가 설명을 드렸거든? 그런데 거기서 데시벨 님이 우리 팬분들한테도 인정을 받고 싶다고 하시더라고.”

지놈은 그에 데시벨의 뜻을 밝혀주었다.

“그래서 우리 세 사람이 먼저 허락을 하면 그 테스트를 컨텐츠로 구상해보겠다더라.”

“그건… 아주 바람직하네요.”

이클립스가 작게 탄사를 흘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경복은 그에 눈을 굴렸다.

‘내 피드백을 반영하신건가.’

데시벨이 합방이 끝나고 해주었던 말을 받아들인 게 분명했다.

‘생각보다 큰 컨텐츠긴 한데 나쁜 일은 아니야.’

느껴지는 직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경복마저 고개를 끄덕이자 지놈이 가볍게 손뼉을 쳤다.

“자, 그러면 다 동의한 거지? 데시벨 님한테 답변을 드릴 건데 이게 우리가 전부 같이 모여야 되는 거잖아?”

“아, 맞습니다. 일정을 맞춰야겠군요.”

“그치. 근데 당장은 각자 방송하는 게 있기도 하고, 특히 퍼플은 팝업스토어 준비 중이니까 그거 끝난 이후에 시기를 맞춰보자고.”

“오케이. 그러면 나는 좋지.”

“알겠습니다.”

지놈의 정리에 두 사람이 바로 수긍했다.

“아, 그리고 이건 별개 이야기인데. 너 팝업스토어 관련해서 부탁 하나 하고 싶은 게 있다.”

“부탁?”

지놈이 다른 화두를 꺼내자 두 사람의 주의가 돌아갔다.

“혹시 이번 팝업스토어에 나 1일 직원으로 써볼 생각 없냐?”

“…형이 일을 하겠다고?”

“직접 판매를 하시겠다고요?”

두 사람이 놀라자 지놈이 미소를 지었다.

“아, 이거 완전 영상 각이잖아! 나 얼공도 했는데 오프라인 컨텐츠도 좀 찍어야지!”

“맞네. 형은 이제 괜찮구나.”

이경복이 그에 눈을 크게 뜨더니 곧 미소를 지었다.

“생각해보니 재미있겠는데? 내 팬들이랑 형 팬들 겹치는 분들도 많고.”

“그렇다니까? 딱 봐도 그림이 나오잖냐. 응? 내가 진짜 퍼펙트 서비스 한 번 보여줄게. 야, 내가 손님들이 무조건 하나씩 들고 나가게 만든다니까?”

“아니, 형님. 퍼펙트 굿즈는 원체 잘 팔리잖습니까. 이미 매진인데요.”

이클립스가 웃으며 말하자 지놈이 과장스럽게 혀를 찼다.

“어허, 비겁하게 팩트 때릴 거야?”

“안 그래도 형은 지 사원 밈이 있으니까 어울리기도 하네.”

“그래, 바로 그거지! 그리고 이거 촬영하면 나만 쓰겠냐? 퍼튜브에도 올리면 좋잖아.”

“샵팬덤에서도 찍어준다고 하긴 했는데…”

현장 영상은 샵팬덤에서 촬영을 해줄 예정이었다. 하지만 큐튜브용 영상 감각과는 좀 거리가 있을 터였다.

“형이 찍으면 더 재미있긴 하겠네. 그럼 샵팬덤에 얘기해 둘 테니까 같이 해보자.”

“그렇지! 아, 진짜 고맙다야! 내가 정말 제대로 해줄게.”

“저는 그냥 몰래 손님으로 방문하겠습니다.”

이경복의 결정에 세 사람 모두 즐겁게 웃음지었다.

*       *       *

그날 저녁, 방송시간.

이경복은 다시 프랜차이즈 테일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자, 이제 다음 주면 뱁새컴퍼니랑 경쟁이네요. 프레드 삼촌이 일단 힘을 비축하라고 조언을 해줬으니까 따라 보겠습니다.”

-전쟁! 결코 전쟁!

-총알이 있어야 전쟁을 한다 이마리야 ㅋㅋㅋ

-뱁새쉑들 딱 대!

-???: 폭풍전야. 뱁새가 허접한지, 갓플이 허접한지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뱁새컴퍼니 2냐고 ㅋㅋㅋㅋ

-알고 보니 갓플이 폭풍이었쥬?

-아 ㅋㅋ 상인회도 이미 가입했다구욧!

-갓플 카르텔한테 어케 덤비쉴?

시청자들은 그에 동조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이경복의 행동에 채팅창에는 물음표가 번졌다.

-????????

-왜 2층이 올라가는건데에에에에!

-거기서 갑자기 증축을?

-뭐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혀엉? 총알 모은다며?

-어겜스 행동 바로 나오고 ㅋㅋ

퍼플오피스에 2층이 생겼다.

당연히 그 증축비용으로 보유 자금이 상당부분 빠져나갔다. 그럼에도 이경복은 태연했다.

“2층으로 증축하면 손님도 2배로 받을 수 있잖아요? 비용은 팁으로 다시 채우면 되고요.”

-ㅔ?

-팁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사장이 이따!?

-갓플은 가능해서 할 말이 없음ㅋㅋㅋㅋ

-이제 보니 간단한 산수였고?

-이 형 생산성이 개 쩔긴 해 ㅋㅋㅋㅋ

-속보) 통계청, 노동생산성 조사 대상 중 퍼플 배제하기로 결정. ‘지수에 혼란 초래해.’

-아 ㅋㅋ 초능력자는 빼는 게 맞지 ㅋㅋ

-ㄹㅇㅋㅋ 킹반인들은 그렇게 못한다구욧!

-그래도 2층으로 올리면 직원 써야 될 텐데 ㅋㅋㅋ

아무리 이경복이라도 1층과 2층에 동시에 존재할 수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증축이 완료되자 프레드의 연락이 왔다.

<퍼플 오피스를 2층으로 증축했다면서? 정말 축하할 일이구나! 그 안에 새로운 상품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게다.>

프레드는 로렐라이의 연락처를 띄우며 말을 이었다.

<로렐라이 씨가 네게 필요한 걸 제공해줄 거다. 그녀는 자칭 ‘프로 프로바이더’니까 말이다. 좋은 직원을 만나기를 바라마!>

단순한 안내였는지 그의 모습은 바로 사라졌다.

“아, 새로운 직원을 뽑아야겠네요. 이제야 좀 사장이 된 느낌입니다.”

-ㄹㅇㅋㅋ 직원이 있어야 사장대접을 받지

-1인 운영은 사실상 사장이자 직원이었자너 ㅋㅋㅋ

-5252, 블랙기업의 본성이 눈을 뜨는 거냐구웃!

-새 직원에게 X를 눌러 JOY를 표하십시오

-얼마나 갈아대려는 거냐구웃!

시청자들의 장난스러운 채팅에 이경복은 웃으며 로렐라이를 호출했다.

<아, 퍼플 씨! 가게를 확장하셨다면서요! 축하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직원을 구하려는데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채용 메뉴를 한 번 확인해보시겠어요?>

이경복이 지시를 따르자 목록이 나타났다.

<보시는 건 현재 구직 중인 사람들이에요! 퍼플 님의 ‘리더십’ 레벨에 따라서 그 숫자가 늘어나죠!>

“아, 리더십 레벨이 뭔가 했더니 직원 관련 스킬이었네요.”

<그렇죠! 리더십 레벨이 높을수록 더 좋은 직원이 찾아오죠! 누구나 훌륭한 사람 밑에서 일하고 싶어하잖아요?>

로렐라이는 그리 말하며 가장 상단에 있는 구직자의 정보를 열었다. 그러자 이력서 형식의 캐릭터 시트가 나타났다.

<각 직원에게는 등급이 있어요. 지금은 ‘일반’ 등급의 직원밖에 고용하지 못하지만 차차 더 높은 등급의 직원을 채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당장은 선택권이 없네요.”

<네, 하지만 직원을 오래 고용할수록 리더십 경험치가 쌓이고, 종종 발생하는 문제에 대처하면 훌륭한 ‘리더’로 인정받으실 거예요!>

로렐라이의 설명에 시청자들이 동조하듯 채팅을 올렸다.

-하긴 사람 쓰는 것도 쉽지 않음ㅋㅋㅋ

-이상한 사장도 많지만 이상한 직원도 만만치 않지 ㅋㅋㅋ

-이건 사장이 아니라 알바들도 공감하는 부분이구연?

-ㄹㅇㅋㅋ 다른 타임 알바들이랑 꼭 부딪치게 됨

-킹치만 갓플에게는 염력이 있쥬?

-아 ㅋㅋ 도둑놈들도 잡는데 알바를 못 잡겠냐고 ㅋㅋㅋ

-리더십(물리)

-아닠ㅋㅋ 왜 잡는 게 전제인데 ㅋㅋㅋ

그리 채팅창이 떠들썩해진 사이 이경복은 직원을 채용했다.

[퍼플 오피스]

[직원 _____]

[(무작위 결정)]

그것으로 끝나나 싶었는데 이력서가 있던 자리에 이름표가 나타났다.

“아, 직원 이름도 따로 결정할 수 있네요?”

-랜덤 고르면 외국인 이름 나옴

-혀엉! 내 이름 써줘잉!

-견마지로를 다하겠습니다^^

-나도, 나도 일 할 거야!

-방구석 트수인 내가 퍼플오피스 직원이 되었다?!

-아닠ㅋㅋ 아까까진 블랙기업이라면섴ㅋㅋㅋ

-블랙기업(경쟁률 최고)

-아 ㅋㅋ 이건 큐다리로 가야지 ㅋㅋ

-기부천사에 이어 자원봉사까지 하냐고 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이 저마다 자신의 이름을 기입해 달라 요청했지만 이경복은 이미 결정해둔 바가 있었다.

“저는 이걸로 하겠습니다.”

그가 입력하자 이름표에 알파벳이 선명히 새겨졌다.

[직원 GENOME]

이를 확인한 채팅창에 바로 웃음이 터졌다.

-엌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지 사원이?!

-이게 맞짘ㅋㅋㅋㅋ

-킹직히 개점 1일차부터 출근했어야 되는 거 아님?

-ㄹㅇㅋㅋ 이건 근무태만이자너

-???: 갓플아… 형이야…

-슬슬 블랙기업 본성 나와버리고?

-아! 너무 무섭다!

이경복은 즐거워하는 시청자들의 모습에 흡족해하면서도 오해를 바로잡았다.

“아,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막 쓴 건 아닙니다. 지 사원에게 먼저 허락은 받아뒀어요. 아니, 오히려 하고 싶어 했습니다.”

-셀프로 출연 요청을?

-추놈, 또 너야?

-역시 프로빨대러 ㅎㄷㄷ

-제로백 버스 정기 탑승권 보유자 수듄ㅋㅋㅋㅋㅋ

-유전자 레벨의 기회주의자 ㅋㅋ

-트최추는 킹정이지 ㅋㅋㅋㅋ

-아옼ㅋㅋ 진짜 이거 멀티만 됐음 합방각인데 ㅋㅋㅋ

시청자들의 반응에 이경복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지놈이 게임에 출현한다고 말한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의 말이 거짓말도 아니었다.

‘게임으로도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만약 실제로 온다는 걸 알면…’

지놈이 팝업스토어에서 실제로 일할 거라 생각하는 팬들은 아무도 없을 터였다.

“지 사원과 함께 퍼플 오피스, 영업 시작합니다!”

놀랄 팬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경복은 힘차게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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