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39화 (439/491)

439화 – 자체제작 광고 (3)

모두가 말을 잊었다.

짙은 보랏빛의 벽면부터 시작해 연보라색의 선반들, 심지어 계산대의 디자인까지.

“와… 순간 게임에 들어온 줄.”

침묵을 깬 최병훈의 혼잣말에 다들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 그대로 게임 속에서 그대로 옮겨온 듯한 디자인이었다.

“아니, 굿즈 없었으면 진짜 게임 속이라고 착각할 것 같아요.”

“오, 맞네요. 굿즈는 확실히 다르네요!”

“아, 역시 현실은 못 이기는구만.”

조대한의 말에 다들 동의하며 선반 위에 오려둔 굿즈를 살폈다.

게임 속 굿즈는 모델링을 모드로 구현했던 만큼 전부 ‘동일’했다. 그러나 진짜 굿즈들은 저마다 사소한 차이가 있기에 생동감이 넘쳤다.

그렇게 다들 감탄을 표하는 와중 이경복은 다른 의미로 행복함을 느꼈다.

‘기운이 아주 좋아.’

어렴풋이 느껴지던 길한 기운들이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확연하게 느껴졌다.

‘내가 바라던 대로라서 그런가?’

팬들이 좋아하는 물건으로 가득한 공간, 외부와 구별되어 몰입할 수 있는 장소.

퍼플 오피스는 그의 바람을 정확히 구현해주었다.

‘그때 내가 느낀 기분을 조금이라도.’

이경복은 메탈 펀치 대회를 떠올렸다. 시합에 앞서 와준 팬들이 보내준 응원이 잊히지 않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팬들에게서 발산되던 그 기운들, 그 덕분에 그가 느꼈던 행복감까지.

‘팬 분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호의에는 호의로.

이경복은 자신이 경험한 행복을 팬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다.

“정말… 멋지네요.”

그의 감상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팀원들은 그 짧은 말 속에 담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 사실 말을 하지 않아도 좋았다.

그가 보여주는 아이처럼 빛나는 눈과 순수한 미소로 충분했다. 감정은 말로만 전달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되지.”

그런 친구의 모습에 박주호가 웃으며 말했다. 이에 다른 사람들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아직 볼 게 더 남았거든요.”

이어 퍼그말리온까지 첨언하자 다들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오른 표정이었다.

“역시 다들 비슷하군요.”

“그러니까요. 저희도 여기만 보고 다른 건 생각이 안 들었으니까요.”

먼저 온 두 사람은 그 반응에 웃음을 흘렸다.

“그래도 너는 알고 있어야지.”

“나?”

박주호의 말에 이경복은 어리둥절했다. 그러다가 이내 서서히 눈동자가 커졌다.

“아, 포토존!”

“그래, 그건 네 아이디어였잖아.”

“맞네! 방송 스튜디오 컨셉으로!”

“그것도 완성됐다고요?”

“아니, 어디에…!?”

그제야 다른 사람들도 깨달았다. 이경복이 제안했던 아이디어가 아니었나.

두리번거리는 사람들에게 퍼그말리온이 안내해주었다.

“저희가 들어온 방향은 입구고, 나가는 출구는 저쪽이에요. 출입하는 팬 분들 동선이 겹치지 않게 만들고, 나가시면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시는 거죠.”

“오오, 그래요? 바로 가보죠!”

이경복이 들뜬 목소리로 앞장섰다. 마치 놀이공원에 온 아이 같은 반응에 다들 웃음을 흘렸다.

출구로 나가니 실제로 포토존이 꾸며져 있었다.

“이야, 여기도 똑같네.”

“사장님 스튜디오는 기본 테마니까요.”

그곳 역시 캡슐 스튜디오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놀랄만한 건 따로 있었다.

“어? 이거 뭐야!?”

“아니, 이게 어떻게?”

“퍼무새?!”

그것은 바로 퍼무새의 존재였다. 다들 기겁하며 다가갔다가 이내 깨달았다.

“아씨, 가짜구나. 순간 진짜인 줄…”

“아, 저도요. 디테일이 역시나 퍼그말리온 님 디자인답네요.”

“1:1사이즈 피규어인가 봐요?”

신기한 듯 살펴보던 사람들은 이내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아니, 근데 퍼무새 피규어는 미니사이즈잖아요?”

“1:1사이즈는 주문 한 적이 없지 않나?”

“어떻게 된 거지?”

그 의문의 답은 박주호가 알려주었다.

“권 대표님이 따로 고쿠키야에 의뢰했었다더라.”

“어? 샵팬덤에서?”

“네. 서프라이즈라고 비밀로 해달라고 하셨어요. 강남점만이 아니라 다른 3개 지점 모두 설치하실 예정이라고.”

퍼그말리온의 첨언에 다들 탄사를 흘렸다.

“햐…! 아니, 진짜 서프라이즈네?”

“사장님이 수수료 5%로 해줘서 보답으로 해주신 건 아닐까요?”

“근데 이건 대량생산용이 아니잖아요? 개별 주문이면 제작 기간이 좀 걸렸을 것 같은데…”

“저도 물어봤습니다. 팝업스토어 결정되자마자 주문하셨다고 하시더군요.”

박주호가 다시 답을 꺼내주었다.

이경복은 그에 감격했다.

‘순전히 호의로 해주신 거구나.’

샵팬덤에서 오로라와 홍보 영상 계약으로 수수료를 절감하기 전부터 주문을 넣어둔 것이었다.

다들 그 사실을 깨닫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크으… 역시 샵팬덤이 다르긴 해.”

“근데 그만큼 샵팬덤에서도 저희 사장님이 각별하다는 거겠죠.”

“둘 다 맞는 말이네요.”

다들 그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이경복은 가볍게 손뼉을 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직접 보니까 더 의욕이 나네요. 이렇게 완벽하게 준비가 끝났는데, 정작 주인공인 저희가 질 수는 없죠?”

그 말에 다들 눈을 빛냈다.

“바로 촬영 준비 들어가 보죠!”

연이은 일정에도 피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       *       *

이번 홍보 영상 촬영의 총감독은 최병훈이었다.

“아니아니, 평행하게 맞춰줘야지.”

“이렇게?”

“어어, 딱이다.”

그는 매드맨과 함께 카메라 세팅과 내부 인테리어를 조정했다.

“이렇게 움직이면 되는 거죠?”

“네, 여기서 이쪽으로 돌면서 나오시면 됩니다.”

“속도는 이 정도면 적당할까요?”

“아, 좋아요. 편하게, 자연스럽게 걸어오시면 됩니다.”

그 사이 조대한은 이경복과 함께 스토리 보드를 재점검하며 동선을 미리 살피고 있었다.

“음료랑 간식 왔어요!”

“쓰레기는 여기 봉지에 모아주시면 됩니다.”

한편 박주호와 퍼그말리온은 에너지 보충을 위해 간식거리를 공수해왔다.

촬영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 혹시 모를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간단히 휴식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됐다.

“네, 의상도 오케이 입니다!”

퍼그말리온이 이경복의 의상과 헤어스타일까지 마무리를 짓고 빠져나왔다.

박주호가 후방에서 홀로그램으로 대사가 적힌 프롬프트를 띄우고 최병훈이 진지한 표정으로 디렉팅을 시작했다.

“자, 인게임에서 촬영한 거 기억하지? 너는 조금 전까지 손님 배웅하고 재방문을 요청했어. 이제 그 손님이 다시 찾아온 거야.”

“오케이.”

“슛 들어갑니다!”

이경복의 대답에 매드맨이 손뼉을 쳐 슬레이트를 대신했다. 최병훈이 카메라를 잡고 이경복을 향해 다가갔다.

“아, 또 와주셨네요. 오늘은 어떤 선물을 찾으시나요?”

이경복은 대사를 읊으며 천천히 계산대에서 나왔다. 이에 최병훈의 눈매가 꿈틀거렸지만 촬영이 더 이어졌다.

“추천해 드릴 선물은…”

“컷!”

이어지는 대사가 끝나기도 전에 최병훈이 손을 흔들었다.

이에 시선이 돌아오자 그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하… 이거 연기가 너무 딱딱해. 이러면 인게임 촬영이랑 괴리감이 많이 심해.”

혹평이었다.

그러나 이경복은 순순히 인정했다.

“음, 그건 나도 좀 느끼는 게… 가상현실이랑 현실 촬영이 다르긴 하더라고. 예전에 쇼다운 광고 촬영 때도 좀 느꼈었어.”

이경복의 연기는 아직 서툴렀다.

이전 거너그라운드 모바일 버전 광고 촬영을 해본 경험이 있기에 전혀 몰랐다는 듯 당황하지는 않았다.

“혼자 하는 건 좀 어색하더라고.”

“곤란하군. 그때는 그래도 가상현실 촬영이라 AI추가가 됐었는데 말이지…”

그때는 AI 상대를 추가해 실제 대결을 영상으로 촬영해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실제 팬을 대한다고 생각하면 좀 자연스러워진다는 건데. 지금 당장 팬을 어디서 데려오…”

최병훈이 그에 중얼거리다가 눈을 껌뻑였다.

“아니, 있잖아? 그것도 3명이나?”

그의 시선이 곧바로 돌아갔다. 마음 졸이며 상황을 지켜보던 세 사람의 눈이 커졌다.

“어… 저희요?”

“우리도 연기를 하라고?”

“저, 저희들 중 누구를…?”

같이 일하는 동료이기 이전에 그 세 사람은 이경복의 팬이었다. 최병훈의 머리가 신속하게 돌아갔다.

“연기까지는 안 해도 되고 카메라 워킹도 아직 미숙하니까 안 돼. 어차피 팬 시점으로 촬영하려고 했으니까, 여기서는 바디캠으로 바꿔서 가자.”

그는 신속히 장비를 교체하며 디렉팅을 이어갔다.

“생각해보니까 이게 더 좋은 것 같아. 세 사람 모두 투입하는 게 좋겠어.”

“어? 전부?”

“키가 다 다르잖아. 편집으로 여러 사람이 방문하는 느낌을 주는 거지. 카메라 눈높이가 달라지면 보는 팬들도 자기 눈높이에 맞춰서 쉽게 이입할 수 있을 거야.”

그 말에 세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일단 해보겠습니다!”

“그래,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컷하면 되지.”

“여, 열심히 해볼게요!”

이에 세 사람이 촬영에 투입됐다.

“아, 다시 와주셨네요.”

시선처리부터 미소까지.

팀원을 대하니 이경복의 반응이 확실히 자연스러워졌다. 최병훈은 흡족한 표정으로 오케이 싸인을 보내며 촬영을 속행했다.

스토리보드 대로 굿즈를 고르고 계산대로 돌아온 팀원을 보며 이경복은 포장을 준비했다.

그리고 준비된 대사를 떠올리던 그는.

‘이거도 괜찮을 것 같은데…?’

순간 느껴지는 직감에 결정을 바꾸었다.

그는 퍼무새 피규어를 포장하며 입을 열었다.

“이 아이는 참 엉뚱한 친구에요. 하지만 언제나 주인만을 생각해주죠. 손님 곁에 항상 있어줄 겁니다.”

대본에 없던, 전혀 다른 대사에 다들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애드립?’

그러나 NG는 나오지 않았다.

최병훈은 속행 싸인을 보냈고 이어 또 다른 대표 굿즈들, 게말콘 자수 셔츠와 프리미엄 피규어에도 각기 다른 애드립이 나왔다.

“오케이, 컷!”

최병훈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터트리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크으, 좋네! 굿즈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 아, 대한 씨가 쓴 대사가 나쁘다는 건 아니고.”

“아뇨아뇨, 저도 사장님이 애드립을 치실 줄은 몰라서 놀라긴 했는데요. 이게 훨씬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치? 딱 사장이 자기 상품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는 게 느껴졌단 말이지! 원래 셋 중에서 하나 잘 뽑힌 거 쓰려고 했는데, 이건 다 넣어야겠어!”

“잘 나왔다니 다행이네.”

기뻐하는 팀원들의 모습에 이경복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순조롭게 촬영이 이어지고 마침내 라스트 씬만이 남았다.

“퍼플 오피스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경복은 출구로 나가는 팀원을 배웅하며 말했다.

“운영은 제가 하고 있지만, 이곳의 주인은 언제나 당신입니다.”

그는 환한 미소와 함께 마지막 대사를 뱉었다.

“주주 분들의 방문을 기다리겠습니다.”

그가 대사까지 마무리 짓자 최병훈이 바로 손뼉을 쳤다.

“오케이! 아주 깔끔해쓰!”

“후아… 끝났네요.”

“고생하셨슴다!”

“아으, 어려운 게 아닌데 뭔가 지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긴장이 풀렸는지 웃음소리가 튀어나왔다. 박주호가 빠르게 준비해둔 음료를 돌렸다.

“다들 노력해줘서 감사합니다.”

“자자, 지금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가고 있거든요? 이대로만 갑시다!”

이경복에 이어 최병훈이 독려하며 말했다.

“푹 쉬고, 바로 일본어 버전 촬영 끝내는 겁니다!”

이 흐름을 놓칠 수 없었다.

*       *       *

늦은 밤, 샵팬덤 사옥.

대표는 물론 MD팀 전원이 야근에 매진하고 있었다.

“팀장님 퍼플 님 A컷 정리 끝났습니다.”

“어, 알았어요. 바로 볼게요. 여성분들 A컷은 아직입니까?”

“거의 다 됐습니다!”

“좋습니다. A컷은 한 번에 몰아보도록 하고. 안내 페이지 쪽은 어느 정도 됐어요?”

오늘 찍은 셔츠 모델 사진을 선별하고 팝업스토어 공개 준비도 해야 했다.

이전과 다르게 팀 퍼펙트 전원이 모델로 나선 바, 후속 작업량도 상당히 늘어났다.

“자자, 작업하면서 들으세요.”

팀원들이 정신없이 일하는 모습에 팀장은 짧게 손뼉을 치며 말했다.

“아마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하루 만에 홍보 영상을 만든다? 사실 이건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게다가 전문 업체도 아니고 자체로 찍는 거잖아요?”

팝업스토어 공개 일정은 전적으로 홍보 영상의 완성 시점에 달려 있었다.

삽팬덤에서 이렇게 열심히 준비해도 홍보 영상이 안 나오면 의미가 없었다.

“괜히 설레발치는 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미 저희 다 경험해봤잖아요? 지금 그걸 하는 사람들이 퍼플 님, 팀 퍼펙트거든요?”

팀장은 부하들의 사기 독려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1차 굿즈 출시 때를 생각해보시면 답 나옵니다! 말도 안 되는 일? 그걸 해내는 게 팀 퍼펙트 아닙니까! 우리가 지금 하는 노력이 헛고생일 수가 없어요!”

그 말에 곳곳에서 직원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니, 진짜 그때도 완전 대단했는데.”

“지금 정리하는 사진만 봐도 너무 잘나왔잖아요.”

“내 말이. 아니, 어떻게 같이 일하는 직원분들도 다 핏이 좋지?”

“아… 그래서 진짜 A컷 뽑는 거 너무 어려워요.”

“그래도 이거 보면 무조건 사고 싶어지죠.”

“저도 색상별로 다 주문하려고요.”

팀장은 그 반응에 만족스러워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다행히 분위기가 괜찮았다.

그렇게 밤이 깊어지는 와중이었다.

“다들 배 안 고프세요?”

대표가 나와서 하는 말에 다들 눈이 돌아갔다. 그는 모두가 볼 수 있게 카드를 높이 들었다.

“자, 야식 신청 받습니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팀장님께 바로 전달해요. 제가 진짜 아무 말도 안 하고 카드만 놓고 다시 들어갈 겁니다.”

그에 직원들의 환호가 터졌다. 대표는 바로 손을 흔들어 제지했다.

“자, 그리고 하나 더! 내일은 전원 오전 반차입니다! 오고 싶어도 안 돼요! 무조건 오후 출근하세요.”

그와 함께 더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대표가 그에 너털웃음을 흘리는 와중이었다.

“아, 대표님!”

팀장이 놀라 대표를 찾았다.

이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설마하니 그 결정을 반대하려는 건 아닐까.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퍼플 님 쪽에서 홍보영상 촬영이 끝났다고 합니다.”

“…네? 벌써요?”

그가 전한 소식에 모두가 입을 벌렸다. 팀장은 대표에게 보고 겸 직원들에게도 알려줄 겸 목소리를 높였다.

“편집본은 내일 중으로 완료될 것 같다고 하십니다. 그 예정대로라면 내일 퍼플 님 방송이 끝나고 팝업스토어 오픈 소식을 공지하게 된다고 미리 연락 주신 거라고 합니다.”

“아, 좋네요! 내일! 아니, 이제 곧 오늘이네요!”

대표가 너털웃음을 흘렸다.

직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지금의 노력이 헛된 게 아니라는 증명이 아닌가.

“자, 다들 들으셨죠? 조금만 더 노력합시다!”

“예!”

“알겠습니다!”

“와, 대박이네 진짜.”

활기찬 대답이 돌아오자 대표는 더욱 짙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팀장은 조금 더 조심스러웠다.

“저, 대표 님. 그런데 아직 퍼플 님은 오로라 쪽 컨펌은 안 받으셨을 텐데…”

오로라 백화점 직원들이 야근을 하고 있지는 않을 터였다. 진짜 결과는 내일 편집본이 통과한 후에야 나오지 않겠나.

대표는 그 말에 실소를 흘렸다.

“퍼플 님 쪽에서 그 정도도 생각 못했겠습니까?”

“네?”

“당연히 컨펌 받을 자신이 있으니까 얘기를 해주신 거죠.”

그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듯 손을 내젓다가 이내 심각해졌다.

“아니, 그보다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문제요?”

“내일은 임시로 서버를 좀 더 끌어와야겠어요.”

팝업스토어 소식이 공개되면.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디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샵팬덤도 나름의 각오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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