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6화 - 어바웃 퍼플오피스 (3)
저녁 뉴스 시작 전, DBC 사옥.
뉴스 송출을 준비하는 건 비단 현장 스튜디오만이 아니었다.
“시스템 체크 끝났습니다.”
“큐튜브, NEVER TV, 코코아 TV 모두 준비 완료됐습니다.”
뉴스를 전담하는 보도본부와는 별개인 디지털 미디어 본부, 그 아래 디지털 뉴스 편집 팀 직원들이었다.
그들은 온라인 송출을 앞두고 점검을 마무리했다.
“그래, 다들 수고했어.”
팀장은 그리 간단히 대답하고 스튜디오 쪽을 바라보았다. 앵커가 마지막으로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목을 축이고 있었다.
[On Air]
이윽고 정시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붉은 표시등이 켜졌다. 이내 직원들은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송출 이상 없습니다.”
“아으… 문제없을 거 알면서도 매번 긴장된단 말이지.”
“커피 한 잔 더 타올까요?”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이후에는 현장 스튜디오의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직원들이 긴장을 풀고 잠깐의 휴식을 맛보려는 순간이었다.
“어… 팀장님?”
“뭐야? 왜 그래? 뭐 터졌어?”
“아뇨, 그게… 큐튜브 쪽 시청자 단위가 좀 이상한데요?”
모니터링을 하던 담당자의 말에 다들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이내 모두 모여 큐튜브 송출 화면을 확인했다.
[1.3만 명]
그들은 담당자의 말을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만? 천이 아니라?”
“어떻게 된 거지?”
“큐튜브 문제일까요?”
평소 큐튜브 시청자 숫자는 1천 내외였다. 그런데 갑자기 그 단위가 ‘만’으로 바뀌었으니 오류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럴 리가. 이번 뉴스에 특별한 이슈가 있었나?”
팀장의 질문에 직원이 빠르게 뉴스 순서를 살폈다.
“어… 혹시 이거 때문일까요?”
“100골 넣은 거? 그게 엄청 대단하긴 한 건데…”
팀장은 직원이 스포츠 뉴스를 짚어주자 눈을 굴렸다. 그거 하나 때문에 시청자들이 1만 명이 넘게 몰릴 수가 있을까?
“이미 인터넷 뉴스에 쫙 풀린 거잖아. 그건 아닐 거야.”
“팀장님, 문화! 문화 뉴스인 것 같습니다.”
“문화?”
모니터링 담당자에 시선은 다시 채팅창으로 돌아왔다. 큐튜브 채팅창은 실시간 채팅이 아니라 ‘주요 채팅’이 표시되었기에 한 박자 늦은 것이다.
[-문화 뉴스 언제 시작함?]
[-뉴스 진짜 오랜만에 라이브로 보네 ㅋㅋㅋ]
[-퍼이츠www 오픈런 기사를 보려고 오픈런을 해버리는www]
[-일단 틀어두고 시작하면 와야징]
[-시청자 수 뭐야 이거 ㅋㅋㅋ]
[-와 ㅋㅋ 2만 찍을듯ㅋㅋㅋ]
[-전화 인터뷰 못참지 ㅋㅋㅋ]
평소와 달리 가벼운 채팅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 와중에도 계속 시청자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었다.
“오픈런? 기사 하나를 보려고 기다린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요?”
“아니, 이 사람이 대체 누구기에…?”
직원들 모두가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 와중 팀장의 눈이 가늘어졌다.
‘퍼펙트플레이…’
상세 기사 내용을 확인하니 나온 이름이었다. 팀장은 그 이름에 흥미를 보였다.
‘기억해둬야겠네.’
디지털 미디어 부 산하에는 뉴스 편집 팀만 있는 게 아니었다.
* * *
DBC 큐튜브 채널.
오랜 기다린 끝에 앵커가 입을 열었다.
“오픈런, 이제는 모두에게 익숙해진 문화입니다.”
그 한마디에 잠잠했던 채팅창이 요동쳤다.
-마참내!
-아 ㅋㅋ 드디어 오픈런!
-큰 거 오나? 큰 거 오나? 큰 거 오나?
-뭐 얼마나 큰 걸 바라는 거임ㅋㅋㅋㅋㅋ
-한국인들 다 모엿!
-지금이니!?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기다리던 팬들이 집중했다.
[오픈런의 명과 암]
이윽고 자료화면으로 넘어가며 본격적인 보도가 시작됐다.
“오픈런, 수량이 한정된 상품을 사기 위해 밤새 줄을 서는 문화인데요.”
처음은 오픈런의 폐해에 관한 이야기였다. 한껏 기대했던 채팅창은 이내 시들해졌다.
-이미 다 아는 얘기잖슴!
-퍼플오피스 나올 때까지 숨 참습니다! 흡!
-너무 사골 아니냐구욧!
-아직이니?!
-조금 더 기다려야 될 덧 ㅋㅋㅋ
-큐튭에는 드르렁콘이 없어서 아쉽네 ㅋㅋㅋㅋ
-템포 장실 간닷!
이미 언론에서 여러 번 다루었던 주제인 바, 식상한 얘기가 이어졌다. 이에 시청자들이 잠시 주의가 흐트러졌다.
“이렇게 문제만 있을 것 같았던 오픈런 문화, 그런데 최근에 완전히 달라진 오픈런 문화를 보여주는 사례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이야기가 마무리 됐다. 앵커의 말과 함께 자료화면이 바뀌자 다시금 채팅창이 솟구쳤다.
-헐? 이제 나옴?
-아씨 ㅋㅋ 나오려다가 들어감
-배변컨트롤 ㅁㅊㄷㅁㅊㅇ
-아앀ㅋㅋ 더럽겤ㅋㅋㅋㅋ
-오! 나온다!
-주어를 명확히 표시해주세요;;;
-무친ㅋㅋㅋ 퍼플오피스 나왔다고욬ㅋㅋ
오로라백화점 강남점.
활기찬 분위기 속 퍼플오피스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캬! 이거지!
-퍼플오피스 공중파 데뷔!
-와 보고도 믿기지가 않네 ㅋㅋ
-아 ㅋㅋ DBC 몰카 좀 치네
-ㄹㅇㅋㅋ 대국민 몰카하는 거자너 ㅋㅋ
-이왜진? 이왜진? 이왜진?
그 사이 현장에 있는 리포터가 마이크를 잡았다.
“이곳은 강남의 한 백화점입니다. 한정된 기간 동안 진행되는 팝업스토어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이내 카메라가 돌아가며 대기하는 팬들을 비추었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평범한 대기 줄과는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대기줄이 구역 별로 분할되어 있는데요. 다른 손님들의 통행에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기 위함입니다.”
이내 카메라가 줌인하며 팬들 중 몇몇 스트리밍을 진행하는 사람을 확대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대기하고 있지만 지금 들으시는 것처럼 소음도 크지 않습니다. 과연 다른 손님들은 어떤 느낌이신지 인터뷰 해보겠습니다.”
화면이 전환되며 아이를 안은 가족 손님이 비춰졌다.
[Q. 오픈런 대기 손님들 때문에 불편하신 점이 있었나요?]
리포터가 던진 질문의 표기와 함께 손님의 답변이 이어졌다.
“아뇨, 전혀요. 오픈런인 줄도 몰랐네요.”
이후에 같은 질문으로 다른 손님들의 답변이 이어졌다.
“다 같은 옷을 입고 있어서 무슨 브랜드 런칭인 줄 알았어요.”
“제가 알던 오픈런과는 전혀 다른데요.”
“저는 백화점에서 플래시몹 같은 걸 준비 중인 줄 알았습니다.”
미소와 함께 돌아온 답변에 시청자들은 흐뭇해했다.
-퍼펙트 지침 효과 확실하고?
-이런 반응 바라고 한 거긴 한데 직접 들으니 쑥스럽구욘?
-ㄹㅇㅋㅋ 뿌듯한데도 뭔가 간질거림!
-불편? 물편은 없나요? 깔깔깔
-너 영구정지
-퍼펙트 후드티 입고 민폐 끼치는 사람 없제?
-이게 진짜 뉴스감이지 ㅋㅋㅋ
그사이 자료화면은 이내 점내로 바뀌었다. 직접 취재한 게 아니라 오로라 쪽에서 제공받은 영상이었다.
“질서 정연한 모습은 바깥만이 아니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선 손님들은 흐트러짐 없이 순서대로 물건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활기찬 웃음과 환호, 행복한 표정의 팬들이 화면에 잡혔다. 다들 흐뭇해하는 도중 화면이 2분할되었다.
“앞사람이 지체하더라도 재촉하지 않고 배려해주는 모습입니다. 마치 쟁탈전을 방불케 하는 여타 오픈런의 모습은 전혀 떠올릴 수 없습니다.”
비교를 위해서인지 다른 오픈런의 사례가 같이 재생되었다. 물건 진열대로 몰려가 마구잡이로 손을 뻗는 손님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아니 진짜 이렇게 함?
-한정판이라서 저러는 거 ㅋㅋㅋ
-퍼펙트 굿즈도 한정판인데?
-저기는 되팔렘들이 대부분이라서 그렇자너 ㅋㅋㅋ
-ㄹㅇㅋㅋ 자기들 수입이랑 직결되니까 저러는 거
-퍼플오피스는 다 퍼청자들이라 저런 짓 안한다 이마리야
-???: 이렇게 보니 선녀같다!
-뭐예요? 왜 진짜 선녀에요!?
시청자들이 리포터 말에 동조하는 와중 다시 화면이 뒤바뀌었다.
양손에 쇼핑백을 든 사람, 팝업스토어를 즐기고 나온 팬들과의 인터뷰였다.
[Q. 이렇게 질서를 지키게 된 이유가 뭔가요?]
“어… 원래 질서는 지키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Q. 원하는 제품이 품절될까 불안하지 않으셨나요?]
“불안하긴 하죠. 근데 퍼플오피스는 방문 자체로 가치가 있어서요.”
[Q. 같은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질서가 유지된 비결이 있을까요?]
“이번 퍼플오피스는 저희에게는 축제 같은 거거든요. 축제는 모두 즐거워야 의미가 있잖아요? 그래서 팬카페에서 다 같이 의견을 모았습니다.”
팬들의 인터뷰에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맞네 ㅋㅋ 질서는 원래 지키는 게 맞지
-우문현답추 ㅋㅋㅋㅋ
-5252, 오픈런 이미지가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던 거냐구웃!
-킹직히 갓플오피스라서 된 거도 있긴 해 ㅋㅋ
-ㄹㅇㅋㅋ 종이증권 없었으면 쪼꼼 급해졌을 수도?
-퍼무새 포토존 있어서 괜춘함 ㅋㅋ
-진짜 이건 가기만 해도 개이득인 이벤트라 ㅋㅋㅋ
-마지막 사람은 퍼청자 겸 게놈일 듯
-ㄹㅇㅋㅋ 말 좀 치네
-트최입의 기운이 여기서?
같은 팬들은 물론 잠자코 지켜보던 일반 시청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채팅창 전세내서 뭔가 했는데 개념팬들이었네 ㅋㅋ
-ㅈㅅ 어디 잼민이들이 몰려온 줄 알았음
-이렇게 사람들이 컨트롤이 된다고?
-이정도면 진짜 보려고 올 만하겠네 ㅋㅋㅋ
그에 팬들은 웃었다.
일반 시청자들의 평가가 좋기도 했지만.
-아직 본론은 나오지도 않았다구욧!
-이거 다음일 듯?
-드디어 지금이니?!
-큰 거 온다!
-?????
-뭐가 더 있음?
정작 팬들이 기다리는 대목은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에 일반 시청자들이 물음표를 치는 와중이었다.
“이런 손님들의 모습을 본 소감은 어떨까, 팝업스토어 주최 측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리포터의 말과 함께 자료화면이 바뀌었다. 푸른 바탕에 통신 표시, 그리고 자막뿐이었지만.
[팝업스토어 주최자 - ‘퍼펙트플레이’]
명확히 표기된 화자의 이름에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별도로 주최 측에서는 준비하신 게 없는 건가요?”
“네. 없습니다. 전적으로 팬 분들께서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신 겁니다.”
이윽고 이경복의 목소리까지 나오자.
-WA! 공중파 데뷔!
-퍼펙트 보이스 전국 송출!
-와씨 ㅋㅋ 게말콘마렵넼ㅋㅋㅋ
-캬 ㅋㅋㅋ 이게 진짜 되네 ㅋㅋ
-???: 이제는 말이 됩니다(진짜임)
-제말콘! 제말콘! 제말콘!
-인터뷰 목소리 차분한 거 보소 ㅋㅋㅋㅋ
-방송 텐션과는 또 다른 맛이군연?
채팅창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채팅창 상황과는 별개로 인터뷰는 담담히 이어졌다.
“이렇게 질서를 유지해주는 모습을 보니 어떠셨나요?”
“아, 무척이나 자랑스럽죠. 이번 기사 제목이 ‘오픈런의 명과 암’이라고 하셨죠?”
“예, 그렇습니다.”
“그 제목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팬 분들은 말 그대로 ‘빛’이나 다름없어요.”
-?
-엣?
-우리가 빛?
-아닠ㅋㅋ 이걸 공중파로 내보낸다고?!
-와앀ㅋㅋㅋ 형 방송에서는 그냥 립서비스라고 생각했는뎈ㅋㅋㅋ
개인 방송에서 하는 말은 인사치레일 수 있었다. 그러나 공공연히, 그것도 뉴스에서 한 말이었다.
시청자들은 이경복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누구? 퍼피셜 빛청자!
-???: 빛이 있으라
-아 ㅋㅋ 이러면 킹정이지 ㅋㅋ
-아아, 그게 바로 ‘갓’플이니까!
-퍼렐루야! 퍼렐루야!
-모두 돔황챠! 퍼플홀이 열린다앗!
-빛은 퍼플홀에 빠진다, 그게 과학이잖아?
-갓플의 사이언스는 세계제이이이이일!
-진짜 왜 이렇게 잘해주는 건데에에에에에!
-아옼ㅋ 어제 후원박았는데 또 털어야겠넼ㅋㅋㅋ
-아 ㅋㅋ 후원창 딱 대라 진짜
인터뷰는 거기서 끝났다.
짧게 영상이 마무리되고 화면은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왔다. 앵커가 흐뭇한 미소로 입을 열었다.
“그간 오픈런 문화에 대한 문제점이 여럿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은 없었는데요. 이번 팝업스토어, 퍼플오피스의 사례가 훌륭한 예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 멘트와 함께 다음 뉴스로 넘어갔다.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했지만 기쁨이 더 컸다.
-우리형 인터뷰 왜케 짧냐구욧!
-더 칭찬해줘잉!
-뉴스에서도 퍼손실이?
-뉴스마저 개꿀잼으로 만들어버리는 재미에 미친 스트리머 ㅎㄷㄷ
-그래도 갓플 이름이랑 퍼플오피스 이름 공중파 탔자너 ㅋㅋㅋㅋ
-이게 어떻게 4개월차 스머?
-데뷔부터 공중파까지 4개월이 걸린 스트리머가 이따!?
-뭐지? 평범한 퍼펙트 숏컷입니다만?
-퍼이츠www 방송 인생까지 숏컷해버리는www
이내 소감을 쏟아낸 시청자들은 곧 빠르게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바로 또 오픈런 가야지 ㅋㅋㅋ
-오픈런의 올바른 예시답쥬?
-퍼사장 문 열어!
이제 이경복의 방송을 기다릴 차례였다.
* * *
이경복의 방송.
당연하게도 시청자들은 그의 등장과 함께 뉴스 이야기를 쏟아냈다.
-왔다! 내 창조주!
-[퍼멘][퍼렐루야]
-빛청자 대기중!
-퍼플 홀 오픈!
-빛청자들 바로 흡수됐쥬?
-서프라이즈 고봉밥 무냐구웃!
이경복이 솟구치는 채팅에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트하! 아, 다들 뉴스 보셨나 보네요.”
그의 인사와 함께 기다렸다는 듯 후원이 쏟아졌다.
[‘빚청자’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형? DBC에서 자막 실수한 거지? 후원 빚내서 하라는 거 맞지?]
[‘공중파데뷔추카추’님이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내가 뉴스에서 형 목소리를 들을 줄이야!]
[‘Agent Q’님이 ‘5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이제 그럼 저는 빛다리라고 불러주시는 건가요?]
이경복은 후원을 확인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아뇨, ‘빛’ 맞습니다! 절대 후원하신다고 빚내시면 안 되고요! 저도 설마 이런 식으로 공중파 데뷔를 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빛다리는… 좀…”
-???: 빚내지 말고 일해서 바쳐라
-???: 일하지 않는 자 후원도 하지 말라
-인터뷰 톤은 또 색다르데 ㅋㅋ
-그 목소리로 자랑스럽다? 이걸 어케 참음?
-큐다리 혼틈 개명 뭔데 ㅋㅋㅋ
-하지만 실패해버렸쥬?
-아 ㅋㅋ 50만원으로는 킹림도 없지!
이경복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니, 돈이 부족한 게 아니라요. 제가 빛다리라고 부르면 원래 이름에서 남으시는 게 하나도 없잖아요. 정체성을 지켜드리려고 한 겁니다.”
-엌ㅋㅋ 맞넼ㅋㅋㅋ
-큐도 요원도 아니게 되어버렷!
-이게 다 큐다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이마리야
-대주주 지켜! 절대 지켜!
-그래도 큐는 남아 있어야 된다구욬ㅋㅋㅋ
-아무튼 빛은 아님 ㅎㅎ ㅋㅋ ㅈㅅ
-아닠ㅋ 근데 본인도 이제 큐요원 돌아갈 생각이 없냐곸ㅋㅋㅋ
-그르네 ㅋㅋ 빛요원도 아니고 왜 빛다리인데 ㅋㅋㅋㅋ
그 뒤에도 후원이 한창 이어졌다. 이경복은 감사와 함께 빠르게 확인을 끝마쳤다.
“후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니, 저는 진짜로 여러분이 자랑스러워서 얘기를 한 거뿐인데…”
-아 ㅋㅋ 그게 고맙다구욧!
-아 ㅋㅋ 앞으로는 퍼펙트 후드티랑 게말콘 자수 셔츠만 입고 다닌다
-중요한 자리 갈 때 퍼펙트 의류 안 입는 흑우 없제?
-ㄹㅇㅋㅋ 상견례 할 때도 입고 가야지
-장인어른이 게말콘 자수 보고 아들 삼으려고 할 듯
-뭔 미친 소리야 ㅋㅋㅋㅋ
-진짜 뉴스에 대놓고 말할 줄은 몰랐다니깐!
이경복은 시청자 채팅에 당연하다는 듯 웃었다.
“아니, 근데 이거 제가 이미 얘기했잖아요? 방송에서 한 이야기인데 뉴스에서 못 할 리가 없죠.”
-고것도 맞긴 해 ㅋㅋ
-퍼자감의 화신…!
-추놈이랑 장인해부학 할 때부터 알아봤자너 ㅋㅋㅋ
-ㄹㅇㅋㅋ 캡슐 튜토 세계 1위 박을 때부터 삘이 왔음
-아 ㅋㅋㅋ 근본은 못 참지
-없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그게 상식이잖아?
이경복은 이내 가볍게 손뼉을 쳤다. 이쯤에서 알려줘야 할 게 있었다.
“아, 근데 생각보다 인터뷰 분량이 너무 적긴 했어요. 편집될 줄은 알긴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됐습니다.”
-방송사 가위질 너무 심해욧!
-뉴스는 시간이 또 정해진 거라 이해는 감 ㅋㅋ
-퍼청자들 현장 인터뷰도 많이 잘렸드만
-ㄹㅇㅋㅋ 팬카페 글들이랑 비교하면 다 편집됨
-아오 ㅋㅋㅋ 킹직히 형 인터뷰를 더 넣어줬어야 되는 건데
이경복은 웃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예상한 대로의 반응이었다.
“그렇죠. 사실 더 여러분 자랑하고 싶었는데 이게 또 DBC에 요구하기는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퍼튜브에 올리려고요.”
-요구는 못 하지 ㅋㅋㅋ
-?
-뭘 올려?
-ㅔ?
-아닠ㅋㅋㅋ 설마사카?
물음표가 가득해진 채팅창을 보며 이경복은 미소를 지었다.
“바로 그 설마! 오늘 방송 끝나고 퍼튜브에 전화 인터뷰 풀 버전이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시청자들은 그의 공지에 웃음을 숨길 수 없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지만.
-WA! 풀버전!
-빛청자 말고 또 뭐가 더 있다고?
-고봉밥에 한 주걱이 다시 올라온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 좋은 거 알제?
-즉.시.보.충
-이것이 퍼펙트 인터뷰? 내가 봐왔던 인터뷰는 대체?
-인터뷰(퍼청자 자랑)
-트수들이 갓플 칭찬하는 건 익숙한데 ㅋㅋㅋ 이건 진짜 ㅋㅋㅋ
-칭찬역전세계 뭔데에에!
좋아하는 이로부터 칭찬받는 일 역시 행복한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