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57화 (457/491)

457화 - 어바웃 퍼플오피스 (4)

일본 트위티.

[에? 퍼플 씨, 한국의 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어이어이, 진짜냐! 이러면 진짜 유명인이잖아! 아니아니, 원래 유명했지만 ‘뉴스’라고? TV에 나와버렸다고?!]

[에또, 순간 뉴스라는 말에 놀라버렸습니다. 그 퍼플 씨가 무슨 죄라도? 랄까, 세상이 무너져도 퍼플 씨가 범법자가 되는 건 상상이 안됩니다만www]

일본의 팬들은 한 박자 늦게 DBC 인터뷰 뉴스를 접했다. 이윽고 몇몇 팬들은 DBC 뉴스 인터뷰 방송화면을 캡처해 번역을 달아 그 내용을 공유했다.

[에? 한국의 팬들도 같이 인터뷰해버린 건가! 뭐랄까, 다들 착실하잖아 이거www 퍼펙트 팬의 대답이라고?]

[퍼플오피스가 보여준 오픈런 문화를 칭찬하는 거였나. 흐음, 딱히 일본에는 오픈런을 안 하니 뭔가 잘 모르겠는걸?]

[바보냐!? 퍼플오피스가 일본에서 개점한다고 생각해보라고! 도저히 참을 수 있을 리 없잖아!]

[하아-? 어째서야!? DBC 뉴스! 왜 슌코가 없을 때 인터뷰를 한 거야! 퍼플 씨가 일본에서 얼마나 인기가 많은데에에에! 슌코라면 말이지 퍼플 씨의 장점! 1시간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지금 대구에 가는 중이니까 다시 취재해줘!]

한국 팬들의 인터뷰에는 미적지근한 반응이었지만.

[에? 에에? 빛? 빛이라고? 퍼플 씨, 팬들을 빛이라고 불러?]

[우앗⋯ 뭔가 한국 팬이 아니지만 감동해버렸다. 모든 한국 사람에게 자랑해버린 거잖아 이거www]

[저기저기, 내 팔로워들! 슌코, 중대 발표야! 앞으로는 히카리 슌코라고 불러줘! 응응! 빛이라는 뜻의 히카리라고? 이유? 하아-? 설마 모르는 거야? 당연히 퍼플 씨잖아!]

[아아, 이거 절대로 들을 수밖에 없잖아? 이런 내용이라면 퍼플 씨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봐야 된다고!? 한국의 뉴스 보기로 해버렸다www]

이경복의 인터뷰 내용은 반응이 완전히 달랐다. 팬들은 즉시 DBC 큐튜브 채널을 방문, 인터뷰가 나왔던 영상을 확인했다.

[뭐랄까, 날짜 표기가 없어도 퍼플 씨가 나온 영상 너무 쉽게 알 수 있었다wwww]

[헤에, 이거 너무 차이나잖아? 일반 뉴스 영상들은 조회수가 5만 정도라고? 퍼플 씨, 여기서도 규격 외잖아www]

[이거 절대로 한국 팬들이 먼저 본 거잖아www 아니아니, 한국 팬들은 라이브로 본 거 아니었냐고www]

[에또, 퍼플 씨의 그 내용이라면 여러 번 들어도 무리는 아닙니다만? 물론 몇 시간도 안 돼서 조회수 10만 돌파는 놀라운 일입니다(웃음)]

여러 뉴스 영상 사이에서 여실히 조회수 차이가 드러났다. 이윽고 영상까지 확인한 일본 팬들의 심정은 한국과 비슷했다.

[에? 뭐야뭐야? 이게 끝?]

[어이어이, 장난이 아니라고⋯?! 퍼플 씨의 분량, 너무 짧잖아 이거!]

[영상 내용이 트위티 돌아다니는 스크린샷이랑 똑같아서 뿜었다wwww]

[이거이거, 이래서 방송사들은 안 된다는 겁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다들 뭘 모른다니까요?]

[퍼펙트 보이스 너무 멋져! 하지만 말이지, 모처럼의 퍼플 씨와의 인터뷰라고? 1시간 특집으로도 모자란 거 아니야? 슌코가 책임자였다면 24시간 특집방송 편성했을 거야!]

트위티에 공유되는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에 다들 아쉬워하는 와중 희소식이 전해졌다.

[엣? 풀 버전이 따로 있다?]

[역시 퍼플 씨라고 할까요. 시청자들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랄까, 언제나 그랬다고!]

[헤에, 퍼튜브에 업로드인가. 다들 멤버십, 가입하지 않으면 안 될지도?]

[그 내용을 일본어로 들을 수 있는 거야!? 아니아니, 물론 합성음이겠지만 말이지. 그래도 꼭 듣고 싶다고!]

[뭐어, 이번 일본어 광고 영상 보면서 정말 고민했습니다만. 이런 내용이라면 전혀 아깝지 않을지도?]

안 그래도 광고 영상 공개와 함께 멤버십 가입 욕구를 느끼던 팬들이 많았다. 이 와중에 인터뷰까지 올라온다니 그 욕구를 실행으로 옮기겠다는 트윗이 많아졌다.

그렇게 기다림 끝에 퍼튜브에 풀버전 영상이 업로드 됐다.

[인터뷰 영상 업로드 확인!]

[엣? 멤버십 영상은 아직?]

[조금 늦네에, 퍼플 씨⋯ 이러다가 저 할머니가 되어버려요?]

[어이어이, 곰PD 씨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지금까지 이런 일 없었다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멤버십 더빙 영상은 올라오지 않았다.

[DBC 전화 인터뷰 더빙 영상 안내]

그 대신 올라온 건 공지 글이었다. 영어와 일어로 같이 쓰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안녕하세요! 퍼플입니다!

이번에 업로드하는 DBC 전화 인터뷰 영상은 멤버십 독점 영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멤버십이 아닌 일반 영상에 더빙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영상에서 오디오 선택을 통해 영어와 일본어 더빙을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에 멤버십 가입자들은 어리둥절했다. 더빙은 멤버십의 주요 특혜였다. 그걸 비가입자들도 누리게 해준다는 건 역차별이 아닌가.

하지만 팬들은 화가 나지 않았다. 그 아래 이경복이 써놓은 이유 덕분이었다.

[가입자 분들에게는 불쾌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DBC와 전화 인터뷰는 저와 저희 팀의 노력이 아니라 온전히 시청자 분들의 덕입니다.

그에 이 영상은 멤버십 가입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시청자 분들에게 동일한 조건으로 제공하려 합니다.

이후 다른 영상은 정상적으로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오히려 팬들은 감격했다.

[-아니아니, 퍼플 씨! 오히려 대단하다고? 이걸로 가입유도 하면 엄청났을 거라고!?]

[-아아, 그 말대로다. 실제로 나님은 인터뷰 때문에 가입했다만?]

[-뭐어, 바로 환불할 수 있지만 말이지. 어차피 이번에 멤버십, 가입하려고 했다구요?]

[-에또, 추놈 씨 결국 또 옳았다 www ‘이런 건 돈 주고 봐야 해!’, 퍼플 씨의 경우라면 언제든 옳은 말인www]

[-퍼플 씨, 나 말이야. 한국어, 공부하고 있거든? 이런 때에 쓰는 말도 배웠다고?]

우후죽순 늘어나는 댓글들.

그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이 상단으로 치솟았다.

[-이런 스트리머는 ‘돈쭐’(돈으로 혼내주는 행위)을 내줘야 된다고!]

[ㄴ아아 그런 의미인가www]

[ㄴ한국인들은 신기한 말을 잘 만든단 말이지wwwwww]

[ㄴ확실히, 퍼플 씨는 혼날 필요가 있달까?]

[ㄴ영상 업로드는 안 해도 우리의 멤버십 가입, 퍼플 씨가 막을 수는 없다고?]

일본 팬들은 그렇게 단어 하나를 확실히 기억할 수 있었다.

*       *       *

퍼튜브 채널.

전화 인터뷰 풀 영상이 프리미어 공개되었다.

[본 영상은 단 1초도 내용 편집이 없음을 알려 드립니다.]

[또한, 퍼플은 기자님의 질문을 사전에 제공받지 않았음을 알려 드립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검은 화면에 안내문이 나왔다.

-편집이 없다, 그게 풀버전이니까(끄덕)

-엥? 질문 미리 안 알려줬음?

-그럼 그 대답이 바로 나온 거라고?

-준비한 멘트가 아니야?

-아닠ㅋㅋ 이 형 진짜로 즉답하던뎈ㅋㅋㅋ

-빛청자가 디폴트 값이었다 이마린가?

-갓플의 전화 인터뷰에는 감동이 있다(진짜임)

-시작부터 뭔데에에에!

기대감이 고조된 와중 DBC 로고가 나왔다. 전화 인터뷰였기에 기자 쪽은 로고를 활용한 캐릭터로, 이경복은 광고 영상 속 사장의 모습을 잘라 표현한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퍼플 님,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유, 아닙니다.”

“네, 메일로도 전달 드렸지만 이번에 진행하시는 팝업스토어 건으로 연락 드렸습니다. 방문해주신 팬 분들께서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셔서요.”

“아, 정말요. 저도 진짜 놀랐습니다. 하루만 그런 것도 아니고 와주시는 분들이 바뀌는데도 다들 그런 모습을⋯”

“아하하, 그 내용은 제가 질문을 드리면 답변으로 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아, 맞네요. 제가 전화로 인터뷰하는 게 처음이라서요.”

인사와 함께 이어지는 대화에 채팅이 빠르게 늘어났다.

-아닠ㅋㅋㅋㅋㅋ 이 형 왜 이렇게 급한데

-5252, 인터뷰도 퍼펙트 숏컷 해버리려는 거냐구웃!

-기자님이 자제시키는 거 뭔뎈ㅋㅋㅋㅋㅋ

-와씨 나만 감동적임? 퍼청자들 자랑하려고 그러는 거잖슴!

-ㄹㅇㅋㅋ 텐션 확 올라가는 거 보소 ㅋㅋㅋ

-뭐예요? 왜 진짜 감동이 있어요!?

-바보! 퍼청자만 아는 바보!

머쓱해하는 이경복의 웃음에 이어 기자가 목을 가다듬고 질문을 던졌다.

“자, 첫질문 드리겠습니다. 이번에 퍼플 님, 그러니까 오픈런 질서를 위해 별도로 주최 측에서는 준비하신 게 없는 건가요?”

“네. 없습니다. 전적으로 팬 분들께서 자발적으로 구상하고 참여해주신 겁니다.”

이경복의 즉답에 기자는 짧은 탄사를 흘렸다.

“오, 그러면 이번 팝업스토어, 퍼플오피스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결국 찾아오는 분들이 무엇을 바라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요.”

“바라는 점이요?”

“네, 저는 다른 경우를 모르니 제 입장만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퍼플오피스가 굿즈를 판매하는 곳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즐거운 경험을 위한 곳입니다.”

이경복은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아마 저희 팬분들께서는 서로 배려를 하면 그 즐거움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해주신 것 같아요.”

-캬! 이거지!

-역시 우리 맴을 너무 잘 알고?

-이게 맞지 ㅋㅋ 진짜 놀러가는 기분ㅋㅋㅋㅋ

-킹직히 첫 팝업인데 불쾌한 일이 있어야 되겠느냐 이마리야

-아 ㅋㅋ 어디 되팔이들이 설치는 곳이랑은 다르다구욧!

-아니, 말 잘 했는데 이거 왜 방송에 안 나옴?

-너무 우리 얘기긴 하자너 ㅋㅋ

시청자들이 그에 흡족해했다. 기자도 인상이 깊었는지 재차 탄사가 들렸다.

“좋습니다. 다음으로 질문 드릴게요. 이렇게 질서를 유지해주는 모습을 보니 어떠셨나요?”

“아, 무척이나 자랑스럽죠. 이번 기사 제목이 ‘오픈런의 명과 암’이라고 하셨죠?”

“예, 그렇습니다.”

“그 제목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팬 분들은 말 그대로 ‘빛’이나 다름없어요.”

시청자들이 아는 대목이었다.

-갓플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몇 번 들어도 안 질려 버리기 ㅋㅋㅋㅋ

-짜릿해! 늘 새로워! 우리 형 칭찬이 최고야!

-WA! 광청자!

-아니 ㅋㅋㅋ 광이라 그러니까 미친 것 같잖슴

-갓플한테 미쳤는데요?

-고건 맞지 ㅋㅋㅋㅋ

-근데 이게 마지막 질문이 아니었나보네?

-ㄹㅇㅋㅋ 난 이게 막타일줄

-이후가 전부 미공개인듯?

이미 뉴스에서 들었던 부분이지만 시청자들은 만족을 표했다. 그 사이 기자가 질문을 이어갔다.

“좋습니다. 다음으로, 퍼플오피스의 이런 오픈런 문화가 다른 경우에도 적용이 될 수 있을까요?”

“으음, 이건 솔직히 말해 알 수 없겠네요. 저희 팬분들께서 자체적으로 지침을 만드셨지만 사실 강제력은 없거든요.”

“아, 그렇죠.”

“네, 저는 그래서 중요한 건 이런 지침의 유무라기보다는 개인의 양심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팬분들 스스로가 바른 분들이라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해요.”

그 의견에 채팅이 폭증했다.

-????????

-아닠ㅋㅋㅋㅋㅋ 진짴ㅋㅋㅋㅋ

-진짜 무편집이야? 이거 페이크 영상 아니야?

-와씨 ㅋㅋㅋ 이형 진짜 우리 좋아하는구나

-겜방보는 트수인 내가 올바른 사람!?

-???: 부끄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청자실격 뭔데 ㅋ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강한 신뢰(?)표현에 시청자들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근데 말은 맞말이긴 하잖슴!

-ㄹㅇㅋㅋ 규칙 있다고 다 지키면 문제가 생길 리가 없지 ㅋㅋ

-이래서 빛청자라고 한 것이었고?

-아 ㅋㅋ 왜 이거 뉴스에 안 나왔냐고! 한국인들 다 알아야 된다고오!

-???: 전국~ 청자 자랑!

-아니 ㅋㅋ 안 나올만하지

-앵커 클로징 멘트 보면 대안으로 제시했자너

-그치 ㅋㅋ 이건 대안이 안되잖슴 ㅋㅋㅋ

시청자들은 스스로 편집된 아쉬움과 편집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찾아냈다.

그 사이 기자도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확실히 옳은 말씀입니다. 그럼 만약, 다음에도 지금처럼 팝업스토어를 여신다면 이런 오픈런 문화가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이건 무적권이지 ㅋㅋㅋ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 이마리야

-다음에는 지침이 더 세세해질듯 ㅋㅋㅋ

-진짜최종최종최종v12

-우리형 이미지 망치는 거 못 참아!

-절.대.질.서

시청자들은 그에 자신했지만.

“음⋯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네?”

이경복은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기자의 목소리는 물론 채팅창에도 의문이 가득해졌다.

“제가 이번 팝업스토어를 하면서 감사함과 동시에 미안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아, 뭐 때문에⋯?”

“사실 오픈런이 문화라고 하지만 좋은 문화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밤새는 건 물론 계속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거잖아요? 이게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대기 방식을 바꾸려고요.”

“오⋯ 다른 방식이 있을까요?”

기자가 흥미를 보이자 이경복이 설명을 덧붙였다.

“아, 제가 이번에 생체인증으로 증서를 기념품으로 나누어줬습니다. 생각해보니 이걸 좀 응용하면 대기 시스템으로 바꿀 수 있겠더라고요.”

“생체인증과 증서로요?”

“그렇죠. 대기 순서대로 번호표를 발급하면 굳이 줄을 설 이유가 없잖아요?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순서가 되면 찾아오시면 됩니다.”

시청자들이 그에 탄사를 흘렸다.

-오? 괜찮은데?

-생체인증이면 암표로도 못 팔자너 ㅋㅋㅋ

-아주 스마트한 거시고?

-뭔 말인가 했더니 아예 대기줄을 없애버리는 거였네 ㅋㅋㅋㅋ

-킹직히 밤새서 하는 오픈런은 못 막아도 낮부터 밤까지는 괜춘할듯 ㅋㅋ

-이 와중에 또 퍼청자 생각ㅠ

-아니;; 이건 왜 또 보도가 안 된 건데욧!

-보도내용도 고봉밥으로 퍼줘서 그런 거 아니냐고 ㅋㅋㅋ

-퍼봉밥 대체 언제 줄어드냐 ㅋㅋㅋ

대안을 찾는 방향이었다면 방송에 나왔을 법한 아이디어였다. 시청자들의 의문은 곧 기자의 답변으로 해소되었다.

“오, 그거 좋은 생각이시네요. 으음, 근데 이건 방송에 내보내기는 어렵겠습니다. 입증되지 않은 걸 보도하기가 좀⋯”

“아, 괜찮습니다. 오히려 이야기가 옆으로 샌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네요.”

“아뇨, 아닙니다. 그래도 저 개인적으로는 시도할 만한 방법이라 생각해요. 다음 팝업스토어 때 한 번 꼭 시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그때 다시 취재해주시는 건가요?”

“아유, 물론이죠.”

기자는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그 이후는 마무리 인사였다. 인터뷰는 그렇게 끝이 났다.

-짧아서 별 기대 안 했는데 꽤 알찼고?

-갓플의 팬사랑이 찐이라는 걸 확인해버렸쥬?

-ㄹㅇㅋㅋ 이걸 어떻게 다 즉흥적으로 답해버리냐구욧!

-어휴, 진짜! 이 형은 아주 그냥 잘 살아야 됨!

시청자들은 이 영상으로 새삼 깨달았다. 이경복은 그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지만.

-으이그 퍼청자 자랑스럽다 자랑스럽다 하더니 ㅋㅋㅋ

-정작 본인이 더 자랑스럽고?

-내 이랄줄 알았다!

-참나! 이럴 거면 평생 방송이나 하면서 사시든가!

시청자들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건 이경복이었다.

*       *       *

다음날, 팀 퍼펙트 회의.

“아니, 진짜 모르겠네. 왜 멤버십 가입자가 더 늘었지?”

최병훈은 도통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상황을 보고했다.

“멤버십 가입자는 저번에 광고 영상 공개하고 늘어났단 말이야? 이게 또 주춤하다가 갑자기 늘어나버리네?”

“그러니까요. 원래 떨어질 줄 알았거든요? 아니, 보통은 멤버십 독점 혜택이 비가입자에게 돌아가면 불만이 나오잖아요.”

매드맨도 그에 동조하자 조대한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게 댓글 보면 또 이해가 됩니다. 일본 팬분들이 오히려 되게 좋게 보시더라고요. 트위티 쪽 여론도 완전 좋아져서 가입인증 트윗이 막 쏟아지더라고요. 무려 어젯밤 트위티 트렌드에 ‘퍼펙트 멤버십 가이드’가 올라왔을 정돈데요.”

“아니, 그 정도야?”

“원래 올리는 대로 했어도 가입자가 늘긴 했을 텐데, 이미지까지 챙긴 셈이군요.”

“와⋯ 역시 퍼플 님 결정이 신의 한 수였네요.”

팀원들 모두가 감탄했다. 이번에 더빙을 포함하는 건 이경복의 아이디어였기 때문이었다.

“아니, 뭘 노린 건 아니고. 이유야 공지한 대로니까요.”

당사자가 멋쩍게 웃자 다들 웃음을 흘렸다.

“좋습니다. 다음 업로드 영상은 메이킹 필름인데 언제가 적당하겠습니까?”

“흐음, 영상 자체는 바로 올릴 수 있어. 일단 운영 기간은 절반쯤 남았는데⋯”

“휴방일에 올리는 게 좋을까요?”

“오,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다들 의견을 내는 와중 퍼그말리온이 조심스럽게 손을 올렸다.

“저, 운영 끝나고 올리는 건 어떨까요?”

“끝난 이후에요?”

“네. 아무래도 끝나면 퍼청자분들 다 아쉬워할 테니까요. 그때 메이킹 필름으로 다시 보시면 좀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해서요.”

그녀의 의견에 다들 고개를 주억거렸다.

“원래는 중간에 공개해서 팬분들이 더 오고 싶게끔 하려고 한 거였죠.”

“근데 뭐, 이미 만석이니까.”

“그치. 오히려 간발의 차이로 못 들어오시고 돌아가는 분들도 있는 마당인데.”

이경복은 가볍게 손뼉을 쳤다.

“그럼 메이킹 필름은 운영 마치고 다음 날에 업로드하기로 하고요. 음, 그리고 저도 팝업스토어 끝나기 전에 하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응?”

“퍼플 님이요?”

“사장님께서?”

이경복의 말에 다들 눈이 돌아왔다. 그는 그 시선을 마주하며 멋쩍게 웃었다.

“이게 참으려고 했는데 참았다간 아무래도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요.”

그가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퍼플오피스는 모두가 즐거운 곳이어야 했다.

“역시, 직접 퍼플오피스에 가볼까 해요.”

그 자신도 예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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