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63화 (463/491)

463화 - 퍼펙트 포 아워스 (4)

서프라이즈로 준비한 영상은 이경복과 친한 사람의 소감부터 시작됐다.

<퍼플 경, 경하드리오! >

지놈 다음으로 나온 사람은 바로 이클립스였다. 다만 그 영상은 퍼플오피스에서 촬영한 게 아니었다.

“아, 이클 대리 님이 또 이렇게!”

-엌ㅋㅋㅋ 이클 경 오프 영상 오랜만에 보네

-와 ㅋㅋ 저 갑옷 아직도 쓰시네

-현실 검술 연습 영상에서 쓰던 거 아님?

-굿즈로 인증 뭔데 ㅋㅋㅋㅋㅋ

이클립스의 팬들은 물론 이경복도 그 장소를 알아보았다. 이전 이클립스를 직접 만나러 찾아갔던 골동품점이었다.

<이번 영지 방문으로 소인은 많은 것을 느꼈소. 퍼플 경의 가신 중에 기쁘지 아니한 사람이 없더구려. 그에 기쁜 한편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됐소이다.>

이클립스의 말에 이경복과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했다. 놀러 온 건데 갑자기 반성이라니?

<그동안 기사로서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은 무예라 생각하고 있었소. 허나 이번 퍼플 경의 영지를 방문해보니 내정 또한 중요함이 무예에 못지않더구려. 소인도 앞으로는 영지 발전에 힘을 기울여야 함을 느꼈소이다.>

-엌ㅋㅋㅋㅋ 영지발전ㅋㅋㅋㅋ

-이클 경은 컨셉이 안 깨져서 좋다니깐!

-컨셉? 무슨 말이죠? 이클 경은 진짜 기사입니다만?

-킹직히 이클 경이 방송 경력생각해보면 대외활동이 거의 없긴 했지 ㅋㅋㅋ

-ㄹㅇㅋㅋ 갓플 만나고 나서야 밖으로 나온 거자너 ㅋㅋ

-역시 기사는 좋은 주군을 만나야 된다 이마리야

시청자들이 그제야 의미를 알아듣고 흡족해했다. 이클립스는 이내 정중히 고개 숙이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앞으로도 계속 귀감이 되어주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소. 다시 한 번 경축드리외다!>

“아, 이렇게 손수 영상까지! 이클립스 경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겠습니다.”

이경복이 박수와 함께 감사를 표하는 동안 바로 다음 영상이 재생됐다.

<어? 켜졌나? 지금 녹화되는 건가?>

그다음 나온 건 데시벨이었다. 그녀는 슬쩍 마스크를 내려 얼굴을 보이고는 밝은 미소와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세상을 시끄럽게! 데시벨입니다! 와, 사부님 여기 진짜 완전 대단하네요.>

그녀는 연신 감탄과 함께 눈을 빛내며 말을 쏟아냈다.

<아니, 세상을 시끄럽게는 제 캐치프레이즈잖아요? 근데 이게 사부님한테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분위기 너무 좋아서 진짜 놀랐어요. 와, 저도 언젠가는 사부님처럼 팝업스토어 꼭 열고 싶어요!>

그 모습에 이경복은 속으로 웃었다.

‘아니, 이렇게 떠들썩하시니까 다른 팬들이 알아보시지.’

괜히 뒤에 있던 팬이 그녀를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한 게 아니었다.

-이럴 거면 얼굴 왜 가린 거여 ㅋㅋㅋㅋ

-ㄹㅇㅋㅋ 대놓고 다 말하넼ㅋㅋ

-엌ㅋㅋ 데시벨 팝업스토어도 왠지 재미있을 듯 ㅋㅋㅋㅋ

-오피스가 아니라 공연장 컨셉으로 가면 되겠는데?

-대학원생이 담당 교수와 같은 진로를 택한다, 그게 박사과정이잖아?

시청자들 역시 그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 뒤로도 이경복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나왔다.

<오픈런 할 가치가 있었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그야말로 ‘각골난망’입니다!>

<사장님! 다음에는 지 사원처럼 저도 직원으로 뽑아주세요! 잡초는 보이면 뽑아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야, 제가 응원하러 온 건데 제가 응원 받은 느낌입니다. 퍼플 님, 메탈펀치도 잊지 말아주세요!>

<에또, 트리플 입니다! 처음에는 약간 민망했는데 퍼플님 말씀 듣고 정말 기뻤습니다! 재미있게 즐기고 갑니다!>

<아노, 파프루 씨. 얏타맨 임니다! 아치므부터 지군까지. 얏타가 먼추지 안슨니다! 도라가서도 오느레 얏타! 이찌 안을검니다!  얏타! 얏타! 얏타제에!>

<뭐야뭐야, 이거 영상편지야? 아이고, 퍼플 님 놀랐죠? 막타순이에요. 아니, 그냥 몰래왔다 가려고 했는데 이런 게 또 있네. 진짜 잘 보고 가요! 퍼플오피스 파이팅!>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뭐라도 준비해오는 건데! 에이씨, 또 하여자라고 뭐라 하겠네…! 편집자님 앞부분은 좀 잘라주시고… 아무튼! 퍼플오피스 오픈 축하드리고요! 잘 놀다 갑니다!>

반가운 얼굴에 이경복의 입꼬리가 내려올 줄을 몰랐다. 시청자들도 그에 즐거워하는 와중이었다.

<와우! 퍼청자들! 민머리 아저씨야! 자, 퍼피셜! 운동할 때 찾는 큐튜브 채널, 머슬갤러리의 민둥산입니다. 아, 이게 마지막 날이라 너무 아쉽네요. 하지만 이미 다 아시잖아요? 퍼플오피스 정말 좋아! 진짜 좋아! 아니, 진심입니다.>

이어지는 영상에 이경복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민둥산님 오늘 오셨는데?”

마지막 날인 오늘 촬영한 소감 영상까지 포함되어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편집팀이 방송시간 전까지 작업했습니다.]

[원래 예정은 운영 종료된 이후에 공개할 생각이었는데 스케쥴 변동이 생겼습니다.]

[이에 부득이 기존 예정에 없던 오후 8시 이후의 촬영분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금일 오후 8시 이후 촬영된 소감 영상은 별도로 전달될 예정입니다.)]

박주호가 화면에 메시지를 띄워 답을 대신했다. 이에 시청자들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당일 촬영 당일 편집!

-아닠ㅋㅋㅋ 뭔 산지직송이냐고

-와 ㅋㅋㅋ 곰PD님이랑 매드맨님 엄청 고생했겠네

-고생도 고생인데 실력이 되니까 가능한 거 ㅋㅋㅋ

-블랙기업특) 사장이 갑자기 스케쥴을 바꿈

-???: 이거 오늘까지 끝낼 수 있지?

-여기서 또 고증이?

-아무튼 갓플이 잘못했음!

시청자들이 몰아가자 이경복이 가볍게 받아쳤다.

“에이, 이건 오히려 제가 억울하죠. 사장한테 말도 안 하고 일을 하는 직원이 어디 있어요?”

그에 다들 웃는 사이 영상이 다시 전환됐다. 은하수처럼 그려졌던 배경이 클로즈업되더니 별빛들이 각기 뭉치는 게 아닌가.

[빛청자 성단]

이윽고 나타난 자막에 이경복은 물론 시청자들이 눈을 껌뻑였다. 이건 또 뭐란 말인가.

이내 빛무리가 별자리처럼 자리를 잡더니 선으로 이어져 그림이 되었다.

[1. 퍼무새 성단]

이윽고 성단의 이름과 함께 팬들의 소감이 이어졌다.

<형! 고마워요! 진짜 ‘이게 말이 됨!?>

<진짜 퍼플오피스는 게말콘이 딱입니다. ‘이게 말이 됨?’>

<아니, 이거 진짜 너무 완벽하잖아요. 보면서 계속 ‘이게 말이 됨?’, ‘이게 말이 됨?!’ 했다니까요?>

일련의 소감에 이경복도 시청자들도 최병훈의 의도를 파악했다.

“아, 곰PD가 카테고리를 나눈 거네요.”

-빛청자 모음이라 성단이었던거였고?

-게말콘 소감 남겨서 퍼무새 된 거냐곸ㅋㅋㅋㅋ

-아씨 ㅋㅋㅋ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게말콘 하고 올 걸!

-뭐예요? 나도 퍼무새 할래요!

-인간 퍼무새 왜 이렇게 많냐곸ㅋㅋㅋ

-사실 게말콘은 트수가 원조긴 해 ㅋㅋㅋ

첫 번째 성단이 끝나자 바로 다음 성단이 표시되었다. 이번에는 시계 모양이었다.

[2. 타임아웃 성단]

“타임아웃…?”

이경복은 그 제목에 뭔가 싶었지만 시청자들은 대번에 알아차렸다.

-아 ㅋㅋㅋ 이건 그거넼ㅋㅋ

-형! 이거 뒤에 다른 퍼청자 때문에 시간 제한 있었어!

-난 이게 갓플 아이디어인줄 ㅋㅋ

-ㄹㅇㅋㅋ 소감 말하는데 타임어택이라서 컨텐츠인가 싶었는뎈ㅋ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소감을 말하는데 무한정 시간을 줄 수는 없었다.

<진짜 정말 너무 재미… 어? 뭐야? 왜 깜빡거리지?>

<특히 퍼펙트 야미 때부터 제가  좋아…>

<그리고 형, 진짜 천재 같아요. 이거 종이증권은 주기적으로 갱신해서 뽑게 해주면 좋겠… 어! 뭐야? 이거 제한시간 있었네?! 어, 어어! 고마워요!>

최병훈이 이에 중간에 영상이 끊기거나 황급히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이는 팬들을 모아둔 것이었다.

“아, 좋습니다. 못 다하신 소감은 저희 팬페이지나 퍼지데이 팬카페 게시판에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뭐, 정 급하시면 후원으로 하셔도 나쁘지 않을지도?”

이경복은 그 모습에 웃으며 장난스럽게 너스레를 떨었다.

-혼틈 후원 요청 뭔데 ㅋㅋㅋㅋ

-여기서 투자 설명회가?

-자낳괴 행동 ㅋㅋㅋㅋㅋ

-아 ㅋㅋ 시간 추가하는데 돈 드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곸ㅋㅋ

시청자들의 놀림에 이경복은 손을 내저었다.

“물론 농담이죠. 방문해주셔서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다 같이 웃으며 확인한 이후 3번째 성단, 이름이 이번에도 독특했다.

[3. 초코파이 성단]

다들 의아해했지만 영상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이해했다. 이번에 나온 영상에서는 목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앜ㅋㅋㅋ 말이 필요 없다고?

-갑자기 뭔 초코파이인가 했더닠ㅋㅋㅋㅋ

-아아, 이것이 바로 ‘한국인의 정’이라는 것이다.

-곰피디님 제목선정 ㅁㅊㄷㅁㅊㅇ

-따봉군단 뭔뎈ㅋㅋㅋㅋㅋ

-손가락하트 커엽ㅋㅋㅋㅋ

-와 ㅋㅋ 여기서 말을 아낀다?

-상남자와 상여자들 ㅎㄷㄷ

그 대신 말없이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하트를 그리고 사라지는 팬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아, 좋습니다.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즐겨주셨다는 거죠!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경복은 그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뼉을 쳤다.

-역시 사람이 많으니까 소감도 다양해버리고?

-같은 퍼청자끼리도 성향 많이 갈리네 ㅋㅋㅋㅋ

-사람이 워낙 많아서 당연한 거임ㅋㅋㅋ

시청자들도 그 다양한 모습에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다.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지만.

-비슷비슷하면 고여 버린다구욧!

-퍼청자들의 다분화, 오히려 좋을지도?

-갓플 좋아하면 노상관이다 이마리야

-ㄹㅇㅋㅋ 한국인이기만 하면 됐지

모두 이경복에 대한 애정만큼은 한결 같았다.

*       *       *

팬들의 소감영상도 이내 막바지에 다다랐다.

[21. 스쿼드 성단]

마지막은 여럿이서 같이 온 팬들의 소감이었다.

<형! 진짜 꿀잼이에요. 야, 내가 말하잖아. 아씨! 오디오 겹치지 말고 순서대로 좀 해!>

<아니, 남친 소개로 본 건데 진짜 재미있더라고요. 거봐,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참나, 이건 인정해준다.>

<처음에는 애 아빠가 뭐 이런 걸 보나 싶었는데, 요즘에는 제가 더 챙겨봐요. 뭔 소리야? 굿즈도 당신이 사러 오자며? 아이참! 이 양반이!>

친구끼리 온 팬들이나 커플, 개중에는 부부인 사람들도 있었다.

-현실 친구가… 있어?

-아 ㅋㅋ 또 나만 진심이었지!

-퍼청자 인싸 비중 너무 높다아아앗!

-???: 날 속였어!

-흥! 커플들은 퍼튜브 박제됐으니까 결혼까지 가버리라구웃!

-으휴, 백년해로나 해버려라

-쀼라서 봐드리는 겁니다?

-이게 그 힙합 싸이퍼인가 그거냐?

-소감쟁탈전 뭔데 ㅋㅋㅋㅋ

여러 사람이 말해서 오디오가 겹치긴 했지만 시청자들에겐 그 점이 오히려 더 즐거웠다.

이경복도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아, 이렇게 여럿이서 방문해주시면 저로서는 정말 좋죠. 대신, 방송은 각자 따로 보셔야 됩니다?”

-엌ㅋㅋㅋ 시청자 손실 못 참지!

-???: 1인 1주문입니다^^

-1+1이면 2가 되어야 한다니깐!

-어차피 채팅 치려면 따로 접속하는 게 맞자너 ㅋㅋㅋ

그렇게 마지막 그룹의 소감까지 끝나자 화면은 다시 은하수로 돌아왔다.

잠시 기다려도 다음 그룹이 나오지 않자 이경복은 영상을 일시정지 시키고 손뼉을 쳤다.

“아, 정말 다시 한 번 또 감사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멋진 서프라이즈는 기대를 못 했어요. 시청자 분들을 기쁘게 해드리려고 한 건데, 오히려 제가 가장 기쁜 사람이 됐네요.”

표정부터 목소리와 맞잡은 손까지. 그는 마음속 가득 차오르는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첨에 지놈이 한 말이 바로 적용되어버렸고?

-???: 퍼청자를 사랑하는 만큼 사랑받아라

-또 관통해버렸습니까…!

-지이츠www 평소에는 추놈이지만 이럴 때는 현자가 되어버리는www

-갓플이 즐겨야 우리도 즐긴다 이마리야

시청자들도 그에 흡족함을 드러냈다. 이경복은 재차 감사하며 시간을 확인했다.

‘서프라이즈는 여기서 끝이네.’

남은 영상길이도 그렇고 곧 영업종료 시간인 12시가 될 터였다. 그는 재차 손뼉을 치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정말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어느덧 12시가 다가오네요.”

그의 멘트에 화면에 크게 디지털 시계가 떠올랐다. 박주호가 눈치껏 카운트다운을 준비한 것이었다.

-으아! 앙대!

-아 지구쉑 ㅋㅋㅋ 눈치없이 자전하네

-ㄹㅇㅋㅋ 생각있으면 쉬엄쉬엄 가는 게 맞지 않나?

-아닠ㅋㅋ 멈추면 다 죽는다구욬ㅋㅋㅋ

-난 퍼플오피스 안 보내! 못 보내!

-뭐예요? 빨리 회귀시켜줘요!

시청자들이 그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저도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보내줄 건 보내줘야죠.”

이경복 역시 아쉬웠지만 미소를 지었다. 다시 방송텐션을 살리기 위해 그는 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번이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작이죠! 다음에는 더 즐거운 이벤트를 준비해보겠습니다!”

-크으 ㅋㅋㅋ 맞말추 ㅋㅋㅋ

-아 ㅋㅋ 첨부터 백화점에 지점까지 내서 막판인줄 ㅋㅋ

-ㄹㅇㅋㅋ 이제부터 시작이라구웃!

-이거보다 더 재미있을 수가 이따!?

-갓플은 약속을 지킨다, 그게 상식이잖아?

시청자들의 동조에 이경복은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제 1분도 남지 않았다.

빠르게 줄어드는 숫자에 시청자들은 스스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연이어 올라오던 숫자가 이내 0을 찍었다.

“퍼플오피스 영업 종료! 주주분들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경복은 정중히 허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아ㅠ 진짜 끝나버렸네

-형! 덕분에 1주일간 행복했어!

-형도 그렇고 팀원분들도 진짜 고생했습니다!

-벌써 그립읍니다ㅠㅠ (진짜임)

-진짜 꿈같았던 일주일이었다…

-오로라 백화점 갈때마다 생각날 듯 ㅠ

채팅창에는 우는 이모티콘이 가득해졌다. 하지만 그 경향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경복이 허리를 세우고 가볍게 손뼉을 치자 복장과 함께 배경이 뒤바뀌었기 때문이었다.

-?????

-퍼펙트 보스?

-퍼플오피스 테마는 왜?

-뭐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아니 ㅋㅋㅋ 설마 여기서 뭐가 또 있음?

-또프라이즈라고?!

이경복은 자신 있게 웃으며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접어 앞주머니에 넣었다.

“기업이 일을 마쳤으면 해야 할 일이 있죠. 바로 실적 발표!”

이경복의 말과 함께 그가 선 계산대 뒤에 이미지가 투사됐다. 다양한 아이콘과 숫자, 그리고 그래프가 화면에 잡혔다.

“감사하게도 주주님들이 보시기 편하게 샵팬덤에서 인포그래픽을 제공해주셨습니다.”

샵팬덤에서 야근하며 작업한 결과물이었다. 시청자들은 그에 경탄했다.

-아니 ㅋㅋㅋ 퀄리티 뭔뎈ㅋㅋㅋ

-그냥 PPT가 아니야?

-무친ㅋㅋㅋ 이거 모션그래픽으로 만든 거?

-이게 인포그래픽? 내가 알던 인포그래픽은 대체?

일반적인 인포그래픽 형식이 아니었다. 샵팬덤이 준비한 인포그래픽은 생동감 있게 움직이기까지 했다.

-아 ㅋㅋ 난 또 바로 방종각에 베일줄

-진짜 ㅋㅋ 퍼손실 어쩌나싶었는데 ㅋㅋㅋ

-샵팬덤은 퍼펙트 굿즈 유통권 가질만 해 ㅋㅋㅋㅋ

-ㄹㅇㅋㅋ 역시 퍼플코인 탈 줄 안다니깐!

-이 집 일 잘 하네 ㅋㅋㅋㅋㅋ

덕분에 가라앉았던 채팅창 분위기는 급부상했다. 이경복 역시 즐겁게 웃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자, 이번 1주일간 저희 퍼플오피스를 찾아와주신 주주분들의 숫자는 29,179명! 약 3만 명에 달하는 많은 분들께서 와주셨습니다!”

-와씨 ㅋㅋㅋ 3만명?

-첫 팝업에 3만명을 모은 스머가 이따!?

-무친 ㅋㅋㅋ 4로 나눠도 7천5백 정도네

-와씨 ㅋㅋㅋ클라스 찢었다 ㅋㅋ

-(게말콘)(게말콘)(게말콘)(게말콘)

-전방에 게말콘 힘찬 발사아아아!

이경복도 새삼 놀라운지 연신 숫자를 바라보며 탄사를 흘렸다.

“진짜 많이 와주셨다고 느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이렇게 되면 일 평균 방문객은 약 4,168명인데, 지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각 지점마다 매일 1천 명 넘는 주주분들께서 방문해주신 겁니다.”

-1천명이라고?

-와 ㅋㅋㅋ 매일 1천명이면 뭨ㅋㅋ

-근데 줄 선 거보면 이해는 됨ㅋㅋㅋ

-난 오히려 1천보다 더 많지 싶었는데 ㅋㅋㅋㅋ

-진짜 ㅋㅋㅋ 체감상 천오백 쌉가능이었는디

시청자들은 그에 놀라면서도 의아했다. 직접 느낀 바로는 그보다 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아, 이건 주주님들 생각이 맞을 거예요.”

그런데 이경복이 거기에 맞장구를 치지 않나. 이에 채팅창에는 무수한 물음표가 올라왔다.

“아니, 이게 중복기록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종이증권 중복 발급으로 계산을 한 기록이 또 있습니다!”

이경복이 손짓하자 아이콘으로 된 가게를 순환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방문해주신 주주 분 중 다시 또 와주신 비율이 30.7%! 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재방문까지 해주실 줄은 또 예상을 못 했어요.”

-아 맞네 ㅋㅋㅋ 여러번 올 수도 있지 ㅋㅋ

-굿즈 사려고 다시 가긴 했음 ㅋㅋㅋ

-리트를 안 하는 건 갓플 뿐이다, 그게 상식이잖아?

-ㄹㅇㅋㅋ 퍼청자는 리트해야된다고욬ㅋㅋㅋ

-아니 ㅋㅋ굿즈 사도 증권 때문에 다시 간 사람 꽤 있을 걸?

-실사용이랑 소장용은 별개입니다만?

-엌ㅋㅋ 나만 그런 게 아니었고?

이미 한 번 간 사람도 다시 찾아온 경우가 있었다. 그러니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인원은 기록보다 더 많을 수밖에 없었다.

“아, 이렇게 재방문해주신 분들 중에 또 외국인 주주님들도 상당하시거든요. 한국에 오신 김에 관광도 하시고 또 4개 전 지점을 투어를 해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이경복은 그에 자연스럽게 다음 기록으로 넘어갔다.

“일본어 광고 덕분인지 외국인 주주 분들 중 무려 87%가 일본에서 오셨어요! 그다음으로 7%가 미국, 1%가 캐나다고 나머지는 유럽권 분들이십니다.”

여러 국기가 인포그래픽에 나와있었다. 시청자들은 그에 감탄을 참을 수 없었다.

-캬 ㅋㅋ 바로 월클 인증 나와버리고?

-통계적으로도 갓플은 월클이 되어버렸다 이마리야

-속보)한국관광공사 대국민 발표, ‘한국 관광혁신은 트라이에서 시작된다.’

-아 ㅋㅋ 갓플만한 관광자원이 없다니깐!

-외화 싹빠라다스 ㅁㅊㄷㅁㅊㅇ

이경복은 그에 웃으며 다음으로 넘어갔다. 시청자들의 주의도 바로 돌아왔다.

“아, 이거 중요하죠. 이번 증권액수에 관한 통계입니다!”

그는 손뼉을 치며 덧붙였다.

“이번 증권 출력할 때 후원액 표기를 선택하신 주주님들 기준입니다. 최근에 제가 또 후원을 많이 받았잖아요? 근데 몇몇 금액이 적다고 쑥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요. 그런데 이 통계를 살펴보면 전혀 그럴 필요 없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금액과 상관없이 이경복에게는 모든 후원이 소중했다. 이 자료를 통해 그 마음을 알릴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투자금액 통계가 나온다?

-대주주 가이드 ON!

-대주주가 세법상 상위 2%였나?

-오 ㅋㅋ 이제 얼마 더 내면 대주주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겠고?

-가챠 왜 함? 갓플한테 투자하고 대주주 타이틀 달고 말지!

-아 ㅋㅋ 랭커는 못 참지!

-큐다리는 아니지만 대주주는 달 수 있을 지도?

-엌ㅋㅋ 이런 거 좋네 ㅋㅋㅋ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 예상과 달랐다.

“…네?”

그것은 이경복이 당황하는 몇 안 되는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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