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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68화 (468/491)

468화 - 신입 받아라! (4)

테크 업그레이드를 마친 멤버들은 다시 한데 모였다.

“자, 각자 간단히 업그레이드 상황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게 또 서로 뭘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전투 양상이 달라지니까요.”

지놈의 제안에 이클립스가 먼저 답했다.

“음음, 맞는 말이외다. 소인은 이동 속도를 좀 올렸소이다. 경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더 빨리 움직일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오. 덕분에 ‘부스트’라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소.”

“아, 좋은 선택입니다! 이클 경 정도면 방어력 같은 건 피지컬로 커버가 가능하니까요.”

-어디서든 동료를 지키려는 이클 경의 맴

-바보! 동료만 아는 바보!

-엘든소울에서 단련한 패링이 이따 이마리야 ㅋㅋㅋ

-이속 탱커 조아따

시청자들도 흡족해하자 데시벨이 슬쩍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멋쩍은 웃음과 함께 말했다.

“아, 저는 그냥 골고루 올려서요. 발사속도랑 탄창 크기만 늘렸거든요. 그래서 따로 해금된 기능은 없는데…”

“아유, 괜찮습니다! 원래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한 거니까요!”

“맞아요. 탄창이 더 많아졌으면 엄호 사격도 오래할 수 있겠네요.”

이경복의 말과 더불어 지놈은 빠르게 화제를 전환했다.

“저는 앞 사람들 믿고 데미지에 올인했습니다! 덕분에 2티어로 넘어가서 ‘냉동탄’을 해금했어요. 초반 기선 제압은 맡겨주십쇼!”

-왜 추놈이 말하니까 신뢰가 아니라 이용 같지?

-ㄹㅇㅋㅋ 힘든 건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 킬각 세우는 거 아니냐?

-킹부러! 혼자 재미 볼라고!

-아니 ㅋㅋ 근데 아틸러리가 초반 물량 제압해야 되긴 하잖슴

-쉿! 눈치 챙겨!

-아무튼 추함!

시청자들의 놀림에 지놈이 헛웃음을 흘렸다. 이내 멤버들은 이경복에게 눈을 돌렸다.

“저는 이거요.”

그는 구체적인 설명 대신 드론 2개를 꺼내 띄웠다. 그의 움직임을 따라 살아있는 것처럼 드론이 멤버들의 주변을 맴돌았다.

“와, 사부님! 2개를 동시에요?!”

“속도도 더 빨라졌구려.”

“아니, 이건 뭐…! 이야, 스캔 엄청 빨리하시겠네.”

-다들 깜놀하는 거 보소 ㅋㅋㅋ

-동시 조종인데 스무스한 거 ㅁㅊㄷㅁㅊㅇ

-아직 듀얼코어 입니다만?

-사실 드론이 아니라 퍼무새 아님?

-살아있는 거냐고 ㅋㅋㅋㅋ

-어디 커여운 퍼무새랑 비교함?

-???: 쭈인! 이 동그란 새들은 뭐야잇!

-퍼무새! 급히 오다!

시청자들이 그 반응에 흡족해했다. 지놈은 가볍게 손뼉을 쳐 주의를 환기시켰다.

“오케이, 좋습니다. 그럼 바로 다음 미션 진행해보죠!”

그는 멤버들을 이끌고 ‘브리핑 룸’으로 향했다. 널찍한 방 중앙에 홀로그램 지도가 투사되고 있었다.

“자, 여기가 미션을 선택하는 브리핑 룸인데요. 보시면 갈림길이 3가지죠?”

“아, 이게 분기가 있구나.”

“임무를 선택해서 진행하는 것이구려.”

“지금은 적 섬멸이랑 시설 보호, 그리고 인명 구출이네요.”

지도에는 3가지 경로가 표기되어 있었다.

“그렇습니다! 아마 로그라이트 게임 많이 해보신 분들은 눈치를 채셨을 건데요. 미션마다 난이도가 다르고 또 보상도 달라집니다. 옆에 아이콘 보이시죠?”

각 경로 옆에는 악마 아이콘이 붙어있었는데 저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아! 뿔이네요! 뿔 개수가 달라요!”

“뿔이 많은 악마가 더 강한 적으로 보이는 구려.”

“아, 그럼 이게 가장 어려운 거네요.”

이경복이 바로 가장 뿔이 많은 악마로 눈을 돌리자 시청자들이 웃음을 흘렸다.

-자연스럽게 어려운 미션 보는 거 보소 ㅋㅋㅋ

-어겜스 행동 못 참지 ㅋㅋㅋ

-???: 루트가 하나 뿐인데요?

-루트 선택(아님)

-손이 가요 손이 가~ 매운 미션에 손이 가~

-CM송 뚝딱 나오는 거 뭔데 ㅋㅋㅋ

시청자들의 반응에 이경복은 실소를 흘렸다.

“아니, 그냥 먼저 눈에 들어온 거죠. 그리고 이번에 미션 선택하는 건 저희가 아닙니다.”

그 대답에 채팅창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하지만 멤버들은 서로를 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자, 오늘 방송에서 미션 선택은 어떻게 하느냐!?”

지놈이 소리를 높이며 손을 움직였다. 그와 함께 채팅창에 투표가 떠올랐다.

[퍼지데이 부대의 다음 미션은?]

[1. 적 섬멸]

[2. 시설 보호]

[3. 인명 구출]

-엥?

-엌ㅋㅋㅋ 우리가 선택하는 거?

-WA! 시참!

-오ㅋㅋㅋ 스트리밍 모드로 가네 ㅋㅋ

-역시 퍼지데이 합방이야!

-방송인이면 못 참지!

솟구치는 채팅창에 데시벨이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맞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 진행되는 스트리밍 모드! 저희 퍼지데이 부대는 유나이티드 어스 의회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이번 방송은 단순히 노는 게 아니라 그녀가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에 멤버들은 사전에 시청자의 결정에 따라 진행하는 스트리밍 모드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했었다.

-아 ㅋㅋㅋ 우리가 오프닝에 나온 그 대표자들인 거?

-방구석 트수인 내가 미래 인류의 대표자?!

-뭐예요? 왜 우리한테 이런 중요한 일을 맡겨요?!

-아니 ㅋㅋㅋ 여기는 그냥 방송만 봐도 감투를 씌워주넼ㅋㅋ

-이게 진짜 민주주의아니냐? (진짜 모름)

-집단지성 ON!

-집단 지송이 될 수도?

-ㅎㅎ ㅋㅋ ㅈㅅ;;

시청자들은 그에 즐거워하며 투표를 시작했다. 지놈은 이에 헛기침을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자, 우리 의원 여러분. 저희가 이제 튜토리얼 끝낸 거 아시죠? 아직 초반이기도 하고 새로 업그레이드한 능력도 시범을 좀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청자들의 리액션을 유도하려는 의도였지만 의외로 즉각 반응한 건 다른 사람이었다.

“지놈 경, 그 무슨 말이오? 소인, 의원들께 청하겠소. 위험에 빠진 시민을 두고 지나치는 건 기사의 도리가 아니외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리겠소!”

이클립스가 가장 어려운 구출미션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에 눈이 동그랗게 변한 지놈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KIA! 이게 기사 중의 기사지!

-자기 살길만 찾는 추놈과는 너무 비교 되쥬?

-퍼지데이 부대의 빛과 소금…!

-추놈 한테는 소금 뿌리는 거냐곸ㅋㅋ

이경복도 그에 슬쩍 한 마디를 거들었다.

“크흠, 적응이야 뭐 실전에서 해도 되는 거긴 하죠.”

“저는 사부님의 판단을 믿습니다!”

데시벨까지 합세하자 지놈은 눈을 크게 떴다.

“아니, 그렇게들 말씀하시면 제가 뭐가 됩니까!? 그리고 퍼 대장님은 솔직히 그냥 어려운 미션 하고 싶어서 그러신 거잖아요!”

그가 과장스럽게 억울해하는 사이 투표가 끝났다.

[3. 인명 구출 – 95.4%]

공개된 결과와 투표율에 지놈은 헛숨을 삼켰다.

“아니, 정말! 의원님들 전부 과격파시네! 진짜 제로백 특수부대답게 시작부터 풀악셀이야!”

-그걸 이제 알았음? 추놈킥!

-아 ㅋㅋ 이것도 퍼지데이니까 고른 거라구욧!

-숙청! 결코 다시 숙청!

-같은 부대인데 어쩌쉴? ㅋㅋ

-다수결로 정한다, 그게 민주주의잖아?

-어겜스를 보는 건 어겜시다, 그게 상식이잖아?

-엌ㅋㅋ 쉬운 거 절대 안 시켜주지 ㅋㅋㅋ

시청자들은 그 결과에 흡족해했다.

*       *       *

멤버들은 미션 포인트로 향하며 나타나는 적들을 쉽게 해치웠다. 이미 이경복이 스캔을 끝낸 헬하운드기도 했고, 다들 업그레이드를 한 차례 한 덕분이었다.

-이거 어려운 난이도 맞나?

-ㄹㅇㅋㅋ 추놈 말 믿고 쉬운 난이도 가면 재미없을 뻔

-역시 민주주의가 옳았다!

-킹직히 물량 보면 어려운 게 맞긴 한데 퍼지데이가 너무 잘 싸움ㅋㅋㅋ

-진짜 ㅋㅋ 그냥 헬붕이들이 갔으며 이미 끔살임

시청자들은 멤버들의 활약에 감탄을 표했다. 지놈은 채팅을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진짜 원래대로라면 어려운 거 맞다니까. 근데 이번에는 다 잘하는데다가 특히 우리 대장님이 퍼펙트 엔지니어라서 쉬워진 거지.”

“아, 그쵸. 사부님 덕분에 너무 편해요.”

“적들의 위치를 아니 대비가 쉽소이다.”

-고건 맞지 ㅋㅋㅋㅋㅋ

-지옥멍뭉이들 매복기습 다 실패함ㅋㅋㅋ

-다 보이는데 어떻게 당하냐고 ㅋㅋ

-오히려 퍼지데이가 역습해버리쥬?

-스캔 버프도 낭낭한 거시고요?

-이래서 작전에서는 정보가 중요하다니깐!

멤버들과 시청자들이 그에 인정하자 이경복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

‘오, 이제야 좀 어려워지나?’

탐사 드론보다 앞서 신기가 위협을 감지해냈다. 이번에는 헬하운드와는 이질적인 크기의 위협수준도 섞여 있었다.

이경복은 곧바로 그 방향으로 드론을 보냈다. 이윽고 미니맵에 적들이 표기되었다.

“아, 찾았네요.”

적색 점으로 표기된 괴물과 더불어 푸른 점도 같이 나왔다. 강렬한 적의에 존재감이 가려져 있던 생존자들이었다.

“어? 뭐야?”

“전후사정을 알려주는 것 같소.”

그 위치가 드러나자 화면이 전환되며 짧은 컷신이 시작됐다.

초토화된 구조물들 사이로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 잔해 안쪽에 공포에 질린 과학자들과 군인들이 있었다.

“박사님, 구조대는 대체 언제…!”

“모, 몰라요! 신호는 보냈습니다!”

“제길, 다시 보내보세요!”

“아니, 그럴 수는 없어요! 조금이라도 배리어를 더 오래 유지하려면 동력을 아껴야 합니다!”

그들이 버텨낼 수 있는 건 긴급 가동된 배리어 덕분이었다.

-어우 ㅅㅂ 감시초소 짓기도 전에 다 망가졌네

-이게 시설 보호 미션이 실패했을 때 상황인 듯?

-말 그대로 빼박이네 ㅎㄷㄷ

-괴물들은 어디로 간 겨?

미션 브리핑에 따르면 이들은 감시초소를 건설 중이었다. 그러나 괴물들의 습격으로 오히려 갇힌 신세가 되었다.

“쉿! 다들 조용히 하세요…!”

“오, 제발…! 안 돼…!”

시청자들의 의문이 나오기 무섭게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생존자들은 간절히 기도했지만 그들이 있는 곳은 지옥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저, 저, 전원 전투! 전투 준비!”

잔해가 박살나며 괴물들이 그들을 발견했다. 헬하운드 무리만이 아니라 그 가운데에는 코끼리만 한 크기의 괴수도 있었다.

비명과 함께 둔중한 충격이 배리어를 강타하며 컷신이 끝났다.

-와씨;; 나였으면 바로 실신가능

-진짜 ㅋㅋ 그대로 영혼 빠져나가서 지옥행일 듯

-저 코끼리 같은 놈은 대체 뭐임?!

-헬비스트라고 몸빵 개쎈 놈임ㅋㅋ

-딱 봐도 세보이네 ㅅㅂㅋㅋㅋ

-왜 어렵나 했더니 헬비스트가 벌써 나오고?

-여기에 타임어택까지 해야 된다고?

화면에는 잔여 배터리 게이지가 나타났다. 그제야 시청자들은 이게 왜 어려운 미션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좋습니다. 일단은 외곽에서 살살 깎아먹듯이…”

지놈이 그에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려 했지만.

“어떡해! 얼른 가요!”

“소인이 놈들의 주의를 끌겠소이다!”

“지 대원? 빨리 오세요!”

나머지 세 사람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이이이! 이 사람들아! 작전은?! 작전으으으으은!?”

지놈이 반쯤은 의도적으로, 나머지 반은 진심을 담아 목소리를 높이며 그 뒤를 따랐다.

-아닠ㅋㅋㅋ 진짜 육성으로 터졌넼ㅋㅋㅋ

-특수부대(작전X)

-울며 겨자 먹기 잼 ㅋㅋㅋㅋㅋ

-이번만큼은 추놈이 안쓰럽달까?

-아닠ㅋㅋ 근데 진짜 이거 맞아?

-헬비스트는 가장 나중에 상대하면 괜찮지 않나?

-ㅇㅇ 잡몹 잡고 마지막에 다굴치면 될 덧

시청자들은 그에 웃으면서도 약간의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시청자들의 예상을 엇나갔다.

“괴물들아! 여길 봐라아아아!”

선두로 달려가던 이클립스가 제 방패를 두드리며 고성을 내질렀다. 그에 배리어를 공격하던 괴물들 모두가 멤버들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아니…!?”

“좋은 판단입니다. 저 덩치부터 떨어뜨려야 생존자들이 안전하죠.”

황당해하는 지놈과 달리 이경복은 미소를 지었다. 데시벨은 그에 눈동자를 굴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기, 사부님? 근데 숫자가 좀 많긴 한데요!?”

-아닠ㅋ 좀이 아닌잖슴ㅋㅋㅋ

-이거 다 정리 가능?

-갓플이 전투직이었으면 모르겠는데 ㅅㅂ ㅋㅋㅋ

-이건 좀 아찔한 거신디요?

-설마 추놈이 옳았다?!

데시벨은 그에 동의하면서도 밀려오는 적들을 보며 긴장했다. 시청자들도 그에 동조했지만 이경복은 여유로웠다.

“지 대원, 신호하면 냉동탄 쏴주세요.”

“예? 아, 준비하죠!”

“얼어붙은 쪽부터 쏴주세요. 그게 더 처리하기 쉬울 겁니다. 헬비스트는 이클 경이 맡을 테니까요.”

“아, 넵! 사부님!”

“맡겨주시오!”

이경복의 지시에 다른 멤버들이 즉각 답했다. 이내 거리가 좁아지는 와중 이경복이 소리쳤다.

“지금!”

“신상이다! 이것들아!”

지놈은 곧바로 적 한 가운데 냉동탄을 쏘았다. 공중에서 폭발한 탄환은 순식간에 일대를 얼렸다.

“사격 개시!”

“부탁하오!”

데시벨이 미끄러지듯 슬라이딩하며 얼어붙은 헬하운드를 박살냈다.

-싹쓸어다스 조코조코!

-오 ㅋㅋㅋ 얼어붙어서 진로도 막히네

-멍뭉이들 옆으로 돌아와야 되쥬?

-엥? 헬비스트는 왜 움직임?

-무친 떡대 ㅎㄷㄷ

시청자들은 그에 감탄하다가 눈을 크게 떴다. 헬비스트는 피부 위에 서리가 생겼지만 여전히 덤벼들고 있었다.

“소인이 막겠소이다!”

이클립스가 그에 속도를 늦추며 방패를 세우려 했다. 하지만 이경복이 그를 제지했다.

“계속 가세요! 제가 신호하면 부스트로 돌진하시고!”

“사부님!?”

이경복은 데시벨을 지나쳐 이클립스의 뒤를 따라 달렸다.

-????????????

-저기에 몸통 박치기를 한다고?

-아니;;; 형은 왜 가!?

-우짤라고!?

-뭐임? 대체 뭐임?!

그에 모두가 놀랐지만 이클립스는 그 판단을 믿었다.

“퍼플 경! 언제든 말해주시오!”

쿵, 쿵하는 둔중한 울림이 귓가를 때렸다. 육중한 뱅가드 슈트의 발소리도 컸지만 그 소음은 헬비스트의 것과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클립스는 그 거체를 향해 속도를 올렸다. 괴수의 그림자가 그를 거의 뒤덮을 즈음.

“지금!”

이경복의 외침과 더불어 드론 하나가 헬비스트를 향해 날아들었다.

고작 저 작은 드론 하나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두가 의아해하는 와중이었다.

“맙소사!”

부스트를 가동한 이클립스는 탄사를 터트렸다. 놀랍게도 헬비스트가 옆으로 휘청거리는 게 아닌가.

이클립스는 그대로 방패를 앞세워 육탄 돌격을 감행했다. 쾅하는 둔중한 울림과 함께 비명 같은 울음이 터졌다.

“대박…!”

“와, 뭐야 이거!?”

뒤에서 지켜보던 데시벨과 지놈이 경탄했다. 완전히 기울어진 헬비스트가 쓰러지며 뒤따라오던 헬하운드 무리를 깔아뭉갰다.

-와앀ㅋㅋㅋㅋ진짜 뭐임?

-이클 경이 몸싸움에서 이겼다고?!

-설마 팀킬을 유도 한 거?!

-아니ㅋㅋㅋ 보고도 믿기지가 않넼ㅋㅋ

채팅창 가득한 물음표에 답한 건 이클립스였다. 그는 호쾌한 웃음과 함께 감탄을 표했다.

“역시, 역시나 퍼플 경이오! 퍼플 경이 놈의 발밑을 정확히 노리셨소이다!”

“발밑이라고? 아! 냉동탄 쓰라는 게 설마 빙판까지 노리고!?”

그에 지놈도 눈을 번뜩였다.

냉동탄으로 어는 건 적들만이 아니었다. 그 일대 ‘지역’에도 빙판이 형성되었다.

“와씨, 원래 헬비스트는 무게 때문에 적용 안 되는데 드론으로 이게 되는구나.”

“2개니까 하나 정도는 써도 되겠지 싶더라고요.”

이경복이 웃으며 인정했다.

헬비스트는 빙판에 미끄러지지 않고 오히려 빙판을 부순다. 하지만 그는 헬비스트의 발바닥과 빙판 사이에 드론을 넣어 미끄러지게 한 것이었다.

-아닠ㅋㅋㅋ 누가 드론을 이렇게 써욬ㅋㅋㅋ

-(게말콘)(게말콘)(게말콘)

-무친ㅋㅋㅋ 왜 뒤따라가나 했더닠ㅋㅋ

-조종범위 때문이었냐구웃!

-이걸 다 계산하고 지시를 내린 거라고?

-거기에 그냥 쓰러뜨린 것도 아니고 밀어서 스플댐까지 먹임

-아아, 그것이 바로 퍼펙트 대장이니까(끄덕)

채팅창에 칭찬이 가득해지자 이경복은 미소로 화답했다.

“아니, 대단한 건 아니고 보조직이 할 일을 한 거죠.”

시청자들은 그 대답에 웃음을 흘렸다.

-따지고 보면 보조가 맞긴 한뎈ㅋㅋㅋㅋㅋ

-보조직 : 몰라 뭐야 그거, 무서워…

-보조직도 모르는 보조직이 할 일ㅋㅋㅋㅋ

-이게 보조? 내가 알던 보조는 대체?

-보조직 컷 왜케 높아짐?

-이 형은 피지컬도 피지컬인데 이런 거 보면 또 스마트하다니깐!

-퍼펙트 오더 ㅁㅊㄷㅁㅊㅇ

오직 이경복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       *       *

잔당 처치는 금방 끝났다.

헬비스트의 팀킬(?)로 그 숫자가 많이 줄기도 했고, 쓰러진 헬비스트가 다시 일어날 때까지 멤버들이 가만히 구경만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이경복이 헬비스트의 스캔마저 끝내자 버프까지 얻어 괴수의 죽음은 더욱 앞당겨졌다.

“후아, 이제 다 잡았죠?”

“에이, 양심 있으면 여기서 끝내야지!”

“적어도 스캔 범위 내에는 없습니다.”

“생존자도 다들 무사하구려!”

정리를 마친 멤버들은 배리어 앞으로 다가갔다. 겁에 질려 있던 생존자들은 배리어를 해제했다.

“오,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떤 말도 제 감사를 표현하지 못할 것 같군요!”

“헬라포머스 특수 부대가 대단하다는 건 듣기만 했는데, 직접 보니 오히려 그 이야기가 부족한 부분이 많았군요!”

“이제, 이제 돌아갈 수 있어…!”

그들은 생존의 기쁨과 감사를 표했다. 멤버들은 그에 웃음을 흘렸다.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이제 탈출 포인트로 호송하면 끝입니다.”

“다들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돌아갈 때까지 안전을 책임지겠소이다.”

-이정도면 이미 성공이나 다름없지 ㅋㅋ

-ㄹㅇㅋㅋ 퍼지데이 앞에서는 전부 숙청된다 이마리야

-생존자들 운도 좋네 ㅋㅋ 퍼지데이 부대한테 구조도 되고

-킹직히 다른 부대였으면 전원 생존 못 했다 ㅋㅋㅋ

다른 멤버들과 시청자들 모두 웃었다. 하지만 이경복은 다른 의미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뭔가 더 남았나?’

생존자들 가운데 위협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었다. 아무래도 함정이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미션 설계 재미있게 했네.’

이경복에게는 재미 요소 중 하나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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