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9화 - 신입 받아라! (5)
멤버들은 생존자들을 모아 탈출을 준비했다.
“생존자 총 8명이죠?”
“그런 것 같습니다. 미니맵에 더 잡히는 사람도 없고.”
“그나마 그 와중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오.”
그 와중 이경복은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걸로 뭐 할 수 있는 건가?’
생존자들이 사용했던 배리어 생성장치가 그의 관심을 끌었다. 괴물들의 처리를 끝냄과 동시에 작동이 정지했건만 여전히 좋은 느낌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대장님, 이제 출발… 오! 맞네, 이거 우리 대장님이 쓰실 수 있겠구나.”
지놈이 그에게 출발을 재촉하려다가 아차 싶은 얼굴로 손뼉을 쳤다.
“아, 이거 다시 쓸 수 있는 거예요?”
“예. 원래 미션 도중 망가지지 않은 소모품은 수거하면 재활용이 되거든요. 다른 직업군은 전초기지로 돌아가야 되는데 엔지니어는 바로 그 자리에서 쓸 수 있습니다.”
“아하.”
이경복은 그에 웃으며 장치를 수거했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같이 즐거움을 누렸다.
-옼ㅋㅋ 개꿀인거시고?
-이클 경이 어그로 개빨리 끌어서 동력 잔량도 많이 남았네 ㅋㅋ
-챙겨뒀다가 다음 미션에 쓰면 될 덧?
-5252, 추슨트! 왜 설명이 이렇게 느린 것이지?!
-ㄹㅇㅋㅋ 빠딱빠딱 안 하나!
지놈은 올라오는 채팅에 즉각 항변했다.
“아니, 의원님들이 뭘 모르시나 본데 엔지니어랑 팀 꾸리는 게 흔한 일이 아니에요. 이거 저 말고 다른 사람이었으면 아예 모르고 넘어갔을 일이라니까?”
그가 그리 답하는 사이 이경복은 배리어 장치를 가볍게 가동시켜 보았다.
우웅하는 진동과 함께 반구 형태의 배리어가 주변을 감쌌다. 이내 그가 몇 번 손을 움직이자 배리어가 여기저기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아, 대충 알겠습니다. 컨트롤 장치랑 싱크해서 사용하는 거네요. 드론 조작이랑 비슷해서 어렵진 않습니다.”
-ㅔ?
-그럼 어려운 거 아님?
-???: (나는) 어렵지 않다
-아 ㅋㅋ 주어 표시를 명확히 해달라 이마리야
-퍼펙트 스탠다드에 따르면 쉬운 거라구욧!
-생성 영역 지정도 가능한갑네ㅋㅋㅋ
-헬붕이들은 지정하다가 끔살당할듯ㅋㅋㅋㅋ
시청자들 반응에 이경복은 웃고는 몸을 돌렸다.
“정리 끝났습니다. 출발하시죠.”
“알겠소이다.”
멤버들이 나아가자 생존자들이 그 뒤를 줄줄이 따라왔다. 이경복은 뒤를 쳐다보며 살짝 눈가를 찡그렸다.
“음, 생존자들은 저희 가운데 끼는 게 낫겠는데요? 돌아가는 길에도 습격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아, 그건 그러네요! 뒤에서 올지도 모르니까요!”
“확실히 그렇구려. 소인은 전후방을 동시에 볼 재주가 없으니 퍼플 경의 색적능력에 의지해야 하외다.”
“자자, 여러분들 조금 더 앞으로 오시고.”
멤버들의 동의에 지놈이 바로 교통정리를 했다. 이경복이 그에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데시벨 님과 이클 경은 주요 전투 인력이니, 지 대원이 생존자들 인솔을 맡으면 되겠습니다.”
-엌ㅋㅋㅋ 퍼피셜 주요 전투 인력이 아닌 추놈 ㅋㅋㅋㅋ
-아주 제대로 파악을 해버리고?
-???: 너는 후방에서 꿀빠니까 사람 관리라도 해라
-추놈이라 여차하면 버리고 도망치는 거 아님?
-???: 내가 왜 지킴? 추놈킥!
-바로 통수 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이 그에 동조하며 몰아가자 지놈이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이경복이 손을 내저었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크으, 역시 대장…”
지놈이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전에 이경복은 말을 덧붙였다.
“제가 맨 뒤에서 도망치지 못하게 감시할 거니까요. 의원님들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아잇! 도망 안 친다고요!”
지놈이 발끈하자 다들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농담을 던지며 대열이 다시 움직였다.
‘뭐, 아주 없는 말은 아니지.’
이경복은 걸음을 옮기며 눈을 돌렸다.
‘지켜보기는 해야 되니까.’
그가 감시하는 건 지놈이 아니라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생존자 쪽이었다.
* * *
멤버들은 복귀 도중에도 몇 번의 습격을 받았다.
“아니, 오면서 다 처리했는데 계속 나오네.”
“역시 지옥에서는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게 좋겠소.”
그러나 그 결과는 복귀하는 길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멤버들은 순조롭게 적들을 처치했다. 그렇다고 다른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었다.
“우아아아아아!”
“피, 피해있읍시다!”
괴물들이 습격해올 때마다 생존자들이 겁에 질려 대열을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넘모 쫄보인 거시고요?
-퍼지데이 왜 못 믿음?(진짜모름)
-한국인이 아니라서 그런 듯
-ㄹㅇㅋㅋ 방송 봤으면 지옥팝콘 콤보 먹으면서 직관했지
-지옥팝콘은 또 뭔데 ㅋㅋㅋ
-그 와중에 콤보로 시킴ㅋㅋㅋ
-그래도 순삭이라 멀리는 안 가네 ㅋㅋㅋ
약간 번거롭기는 했지만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멤버들의 대응이 그만큼 빠르고 확실한 덕분이었다.
그에 시청자들은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었다.
“자, 상황 정리했으니까 다시들 모이세요!”
지금도 그런 상황이었다.
생존자 인솔을 맡은 지놈은 전투가 끝나면 그들을 불러 모았다.
“후아…! 겨우 살았어!”
“정말 헬라포머스 부대가 아니었다면…”
“몇 번이나 이렇게 큰 은혜를 입다니, 어찌 감사를 드려야 할지!”
“이 지옥에서 믿을 건 헬라포머스 부대뿐이야.”
생존자들은 저마다 감사를 표하며 한 데 모였다. 하지만 개중 한 사람이 느릿하게 걸으며 뒤떨어지더니 곧 풀썩 넘어졌다.
-또 넘어지네 ㅋㅋㅋㅋ
-아니 ㅋㅋ 왜 이렇게 심약한 사람들로 뽑았엌ㅋㅋ
-다들 하체 운동 좀 하라구욧!
-마! 얼라도 아니고 놔뚜믄 댄다!
다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이미 몇 번 본 장면이기 때문이었다.
‘우연? 아니면…’
하지만 이경복은 조금 더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이번에 넘어진 생존자는 그가 감시하던 이였기 때문이었다.
‘…뭔가 온다!’
이내 전해져오는 위협 수준이 강렬해졌다. 그런데 대상은 생존자가 아니었다.
이경복은 바로 그 방향으로 드론을 움직였지만.
‘없어?’
미니맵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어떻게 된 건가 싶었지만 이경복은 곧 그 거리가 가까워지자 깨달았다.
‘아래에서 온다!’
이경복은 경고를 하려다가 입을 닫았다.
“자자, 거의 다 왔어요. 조금만 더 가면 탈출입니다.”
지놈이 격려하며 힘겹게 일어서는 생존자를 부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곧 생존자를 보고 기겁했다.
“엇…!”
-???????????
-아이 ㅅㅂ 진짜 개놀램
-뭐임? 대체 뭐임?
-???: 너 눈을 왜 그렇게 떠?
-갑분호러 ㅎㄷㄷ
고개를 든 생존자의 눈동자의 색이 반전되어 있었다. 게다가 검게 물든 눈자위 아래로 피눈물까지 흘리고 있지 않나.
“들켰어… 들켜버렸어…! 들켰다고오오오오!”
이내 생존자가 찢어지는 목소리로 절규했다. 주변을 경계하던 데시벨과 이클립스도 놀라 눈을 돌렸다.
“이런 미친! 조심해요! 패러사이트 이블입니…!”
지놈은 허둥지둥 뒤를 돌며 소리를 높이려 했다. 하지만 순간 바닥이 무너지듯 내려앉더니 지놈과 생존자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지놈 경!”
“어? 아니 뭐야!? 뭔데 저거?!”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
무너진 바닥 아래에서 거대 지렁이 같은 괴수가 솟구쳐 올랐다.
-이런 무친;;;
-마지막에 함정이 있었고?
-지놈이 주거써!?
-난이도 악랄한 거 보소 ㅎㄷㄷ
멤버들도 시청자도 당황했지만 이경복은 담담했다.
“괜찮습니다. 아직 지 대원 안 죽었어요.”
다들 의아해했지만 멤버들이 먼저 상황을 파악했다.
“어? 정말이네?! 지놈 님 바이탈 멀쩡해요!”
“아니, 그럼 대체 지놈 경은 어디에…!?”
협동 게임인 만큼 동료들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화면에 표기된 지놈의 바이탈 사인은 여전히 초록색이었다.
-무친;;; 설마 저 지렁이 안에 있는 거?
-그게 오히려 문제 아니냐
-엥? 지놈 화면 보면 아닌데?
-시뻘건데유?
-이거 지옥 하늘 아님?
-어뜨케 된 겨 어뜨케 된겨!?
의문의 해답은 금방 나왔다.
지놈 본인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다만 설명을 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는 공중에서 추락하는 중이기 때문이었다.
이경복은 차분히 그를 향해 배리어를 전개했다.
“억! 악! 우왓!”
이경복은 추락 속도를 줄이기 위해 배리어로 지놈을 감쌌다가 풀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지놈은 기이한 비명을 뱉었고, 종국에는 데굴데굴 굴러 착지했다.
“끄어어… 살았다, 살았어…!”
지놈은 기진맥진한 목소리와 함께 몸을 추슬렀다.
“흐아, 대장님 아니면 진짜 죽을 뻔했네. 정말 감사합니다…!”
“퍼플 경께서?”
“아…! 잡아먹히기 전에 사부님이 배리어를 치신 거군요!”
-배리어?
-땅 꺼질 때 반응한 거?
-여기서 퍼펙트 컨트롤이?
-갓플의 반사신경이면 가능하짘ㅋㅋㅋ
-아 ㅋㅋㅋ 그래서 안 먹히고 튕겨나간거넼ㅋㅋㅋ
-의문의 스카이다이빙 경험ㅋㅋㅋ
그의 말에 모두가 상황을 파악했다. 지놈은 이내 다급히 설명했다.
“일단 빠져나가죠! 저거 헬 스위퍼라는 놈인데 지금 장비로는 이길 수가 없어요! 탈출만 하면 클리어입니다!”
-안 잡아도 되는 거?
-ㅇㅇ 탈출이 우선임
-이번에는 지슨트 말이 맞다 ㅋㅋ
-이거 패러사이트 이블이라고 걍 확률 이벤트임
-ㄹㅇㅋㅋ 악령이 사람에 빙의해서 지구로 튀려는 거 점마가 잡는다는 설정
-아 그럼 잡아먹힌 애는 신체 강탈당한 거였네
-헬라포밍된 영역 벗어나면 안 된다구욧!
이번 미션의 목표는 생존자 구출이었다. 구태여 저 괴물과 싸울 필요는 없었다.
시청자들 중 게임을 해본 이들도 지놈의 의견에 적극 동의했다.
“저희가 후방에서 견제할게요!”
“옳소! 지놈 경과 퍼플 경께서는 얼른 생존자들을 이끄시구려!”
이에 멤버들이 재빨리 대열을 정비했다. 시청자들도 그에 빠르게 재촉했다.
-킹직히 얼마 안 남아서 그냥 달리기만 해도 될 듯
-ㅇㅇ 탈출포인트까지만 가면 됨
-그래도 개발자가 양심은 있네ㅋㅋㅋ
-뭐하냐구! 얼른 출발하라구!
-다행히 점마도 덩치가 커서 방향전환에 시간 걸리는 듯
탈출로 의견이 굳어지는 와중 이경복이 달리며 물었다.
“지 대원, 혹시 생존자들만 탈출 시키면 미션이 끝납니까?”
“예? 아니, 저희도 나가야죠!”
지놈은 그게 무슨 질문이냐는 듯 의아해 하다가 곧 눈을 크게 떴다.
“아이, 설마. 대장님? 아니죠? 제가 생각하는 거 아니죠?!”
“무슨 생각 하셨는데요?”
이경복이 그에 실소를 흘리며 되묻자 지놈이 빠르게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정말! 이거 장난 아니고 못 잡는다니까요? 지금 저희 장비 수준으로는 저거 외피도 못 뚫어요! 테크에다가 장비까지 한참은 더 업그레이드해야 좀 가망성이 있지!”
그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예상할 수 있었다.
-바로 어겜스 행동 해버리기 ㅋㅋㅋ
-이 형 벌써 재미있어 하는 거 보소 ㅋㅋㅋㅋ
-이미 도망친다는 얼굴이 아니구만ㅋㅋㅋㅋㅋ
-(너는) 못 잡는다 = (나는) 잡는다
-주어 표시가 또?
이경복은 그에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그냥 확인차 물어본 겁니다. 일단 아예 못 죽이는 적은 아니라는 거네요. 저는 이거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는 슬쩍 말을 흐리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데시벨과 이클립스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다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니, 두 분! 진짜 잘 생각하세요! 이거 그냥 나가면 클리어에요!”
지놈이 바로 첨언했지만 두 사람은 이미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다.
“사부님이 된다면 되지 않겠어요? 그리고 어려운 게 재미있긴 하잖아요!”
“생존자의 안전만 보장한다면 위험을 감수할 만하외다. 저런 괴물을 남겨두고 돌아가는 건 기사로서 할 수 없는 일이요.”
-아 ㅋㅋ 역시 데학원생이야!
-퍼교수한테 잘 배워버렸고?
-이것이 리틀 황새의 패기?
-종겜스 수업인 줄 알았는데 어겜스 과정을 밟아버렸자너 ㅋㅋㅋㅋ
-기사도 우선순위 확실한 거 보소 ㅋㅋㅋ
-생존자가 안전하면 괴물 잡아야지 ㅋㅋㅋ
-이클 경은 뼛속까지 기사다 이마리야
시청자들이 그 결정에 흡족해하자 지놈은 헛웃음과 함께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이건 뭐 헬라포밍이 아니라 다들 퍼라포밍이 되셨네.”
그에 다들 웃음을 터트리자 이경복이 말했다.
“자, 그럼 민주주의적으로 결정이 됐네요. 생존자 탈출 시키면서 제가 생각한 작전 설명 드리겠습니다.”
협동게임답게 멤버들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었다.
* * *
멤버들은 탈출포인트에 도착했다.
“드디어…! 이제 돌아갈 수 있어!”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헬라포머스의 기적을 모두에게 알릴게요!”
생존자들은 격한 감사와 함께 사라졌다. 그 앞에서 지놈이 입맛을 다시며 중얼거렸다.
“햐, 진짜 여기서 한 걸음만 가면 되는 건데. 꼭 어려운 길로 가려고 한다니까…”
-아닠ㅋㅋ 왜 그렇게 꿍얼거리시냐구욬ㅋㅋㅋ
-어이! 추씨! 잔말 말고 얼른 자리나 잡아!
-HOXY 꼬우신가요?
-지금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건가요?
-이거 좀 논란 있을 수도?
-농담하자 논란 ㅋㅋㅋㅋ
-ㅔ? 뭔가 바뀐 거 같은데?
시청자들이 그에 장난스럽게 힐난하자 지놈은 목을 가다듬었다.
“어허, 또 이상한 소리들 하시네. 아니, 근데 또 웃긴 게 대장님 작전 들으니까 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지놈은 웃으며 멤버들에게 돌아왔다.
“자, 그럼 다들 준비되셨죠?”
“물론이오!”
“완전 됐슴다!”
“퍼지데이가 간드아!”
네 사람은 뒤를 쫓아오는 헬 스위퍼와 마주했다. 거리가 좁혀지면서 점차 놈의 거체가 뚜렷해졌다.
“여러분이 다 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짜본 작전입니다.”
이경복은 그에 미소를 지으며 지시했다.
“흩어져요!”
네 사람은 빠르게 산개했다.
헬 스위퍼는 개중 가장 눈에 띄면서 속도가 느린 이클립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래! 여기다! 따라와라!”
이클립스는 오히려 좋다는 듯 방패를 두드리며 더욱 주의를 끌었다.
-역시 트루 나이츠!
-이게 올바른 탱커지!
-어그로 낭낭한 거시고요?
-시작부터 갓플 예상대로네 ㅋㅋㅋ
시청자들은 그에 우려보다 기대를 내비쳤다. 이경복은 바로 지시를 이어갔다.
“다들 기억하죠!? 견제로 시간을 법니다!”
“옛썰!”
“에라이! 먹어라!”
데시벨이 즉각 사격을 가하고 지놈이 냉동탄을 발사했다. 이윽고 벌어진 상황에 채팅창이 술렁였다.
-와씨;; 진짜 딜 하나도 안 박히네
-지옥의 지렁이와 딴딴데스네
-냉동탄도 그냥 시원한 정도인듯?
-무친ㅋㅋㅋ 빙판 그냥 밀고 가버리넼ㅋㅋ
-체급차이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두 사람의 대응은 헬스위퍼에게 별 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아주 의미가 없는 건 아니었다.
고작 잠깐의 틈이었지만.
“이거 아주 아슬아슬하구려!”
헬 스위퍼가 집어삼키기 직전 이클립스는 부스트를 사용해 그 궤도를 벗어날 시간은 벌어주었다.
“좋아요! 잘하고 있습니다! 금방 끝낼게요!”
이경복은 격려와 함께 집중했다.
멤버들이 각자 순서대로 헬 스위퍼의 어그로를 끄는, 소위 ‘어그로 핑퐁’을 하는 동안 그는 드론을 움직였다.
-와씨 ㅋㅋㅋ 드론 컨트롤 무엇?
-갑자기 분위기 드론 레이싱ㅋㅋㅋㅋ
-저기서 안 부딪친다고?
-스캔 속도 ㅁㅊㄷㅁㅊㅇ
-이정도면 갓플이 예상한 것보다 더 빨리 될 듯?
-아 ㅋㅋ 지옥청소부쉑 거기 딱 기다려라 ㅋㅋㅋ
본격적인 반격은 이경복의 스캔이 끝난 이후부터였다. 그런데 상황을 보아하니 그때가 더 빨리 올 것 같았다.
‘거의 다 됐어…!’
신기가 수집해온 정보를 통해 드론의 최적궤도가 선명히 그려졌다. 이경복은 단 일말의 중복 없이 스캔을 진행했다.
그리고 마침내.
[‘Hell Sweeper’ 분석 완료]
[>해당 개체 크리티컬 포인트 표시]
[>해당 개체에 대한 데미지 +20%]
[>해당 개체에 대한 NPC 대응 성공 확률 +15%]
나타난 결과 메시지에 멤버들 모두 눈빛이 달라졌다.
“과연 엄청난 속도구려!”
“역시 사부님이셔!”
“자, 숙청 갑시다!”
멤버들의 기뻐하는 목소리에 시청자들도 덩달아 채팅을 쏟아냈다.
-퍼펙트 플랜 ON!
-숙청! 숙청! 숙청! 숙청!
-별로 길지 않은 모멸과 핍박의 시간…!
-아니ㅋㅋㅋ진짜 짧잖앜ㅋㅋㅋ
-지옥청소부쉑 ㅋㅋ 딱 대라
-자 이제 누가 청소당할 차례지?
이제 지옥청소부를 청소할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