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78화 (478/491)

478화 – 과제의 상태가? (3)

도전과제에 이름을 빌려 달라.

지놈이 꺼낸 헬라포머스 개발사의 제안은 데시벨의 환영회를 크루 회의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메일 내용 단톡방에 올렸어. 직접들 봐봐. 오, 이거 맛있는데?”

물론 격식을 차린 회의는 아니었다. 지놈은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크림 튀김을 우물거렸다.

다른 멤버들도 각자 디저트를 맛보며 메일을 훑었다.

“보다시피 제안 자체는 심플해. 우리가 어제 방송에서 보여준 걸 토대로 개발사에서 도전과제를 만들 건데, 거기 우리 크루 이름을 쓰고 싶다는 거지.”

“그게 전부예요? 근데 저희가 돈을 받는다고요!?”

“1인당 5천 달러니까 총 2만 달러입니까?”

“2만 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대충 얼마지? 어, 2500만 원 정도이려나?”

지놈이 구두로 말한 것과 메일 내용엔 차이가 없었다. 그 대가로 개발사는 퍼지데이 크루에 2만 달러의 대금을 제시했다.

“맞아, 2500만 원 되지. 사실 일반적인 광고면 적은 금액이긴 한데 요구 조건이 그거 하나뿐이니까 나쁘지는 않아 보이거든?”

“하기야 그렇긴 하군요.”

“확실히 특이한 제안이긴 하네.”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데시벨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2500이 작다고?’

그녀로서는 크루 활동 첫날의 결과로 계약 얘기가 나온 것부터 놀라운 마당이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비주류 장르를 고수했던 그녀로서는 이 정도의 광고 대금도 황송할 지경이었다.

‘다른 분들은 기준이 아예 다르구나. 진짜 노력해야겠어…!’

그런데 다른 멤버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방송 규모의 차이만큼 기준 또한 다르기 때문이었다.

데시벨이 속으로 다시금 각오를 다지는 사이 지놈은 설명을 이어갔다.

“그치? 나도 이거 보고 개발사에서 메일을 쓰다 말았나 싶더라니까? 근데 진짜 이게 다야. 막말로 우리가 이거 계약하고 당장 다른 게임 해도 된다니까?”

“네? 다른 게임이요?”

각오를 다지느라 잠시 집중하지 못했던 데시벨이 놀라 되물었다. 그에 지놈이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니, 진짜 다른 걸 하겠다는 건 아니고요. 그만큼 우리가 자유롭다는 겁니다.”

“헬라포머스는 시청자들과 약속이니 끝까지 달려야죠.”

“그렇지. 이게 또 오직 도전과제 계약이다 보니 방송 중에 유료광고 표시를 안 해도 될 정도야.”

다들 그에 웃었지만 곧 진중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이거 정말 좋은 제안이긴 합니다만… 오히려 그래서 좀 더 신중해지는군요.”

“그치? 나도 그게 좀 걸려. 뭔가 놓치고 있는 게 있나 싶어서.”

“어, 저는 광고 경험이 또 많지가 않아서…”

그리 미간을 찡그리는 세 사람과 달리 이경복은 담담했다.

‘우리한테는 아주 좋은 제안인데?’

일말의 불길함 없이 깔끔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냥 선뜻 하자고 말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도 받아들이기를 기다리는 게 나았다.

“내 생각에는 이거, 괜찮을 것 같아.”

먼저 입을 연 건 가장 방송경력이 긴 지놈이었다.

“내가 이 제안이 생소하다고 했잖아? 이게 달리 말하면 개발사에게는 불필요한 제안이라는 거거든. 사실 도전과제는 그냥 만들면 돼요. 우리 허락이 필요가 없어.”

“확실히 그것도 그렇습니다. 게임 플레이에 저작권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클립스의 동조에 지놈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렇지! 그러니까 이 제안의 중점은 바로 ‘이름’을 빌린다는 거야.”

“저희 이름이요?”

“자, 왜 하필 우리 이름이 필요한가? 이걸 생각해보니까 좀 이해가 되더라고요. 개발사는 지금 ‘명분’이 필요한 겁니다.”

다른 멤버들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에 지놈은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먼저 반대로 가정을 해봅시다. 어제 방송에서 버그가 발생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도전과제 항목을 보면 그 클리어 과정도 포함되어 있어요. 여기서 일단 개발사가 원하는 게 보입니다.”

“아, 맞네. 버그가 아니라 이것도 플레이라는 거구나.”

“오! 그러네요?”

“버그라고 인정했으면 도전과제로 만들 리가 없을 테니까요.”

멤버들이 바로 이해하자 지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치, 버그에서 플레이로 프레임을 바꾸려고! 자, 그런데 여기서 그냥 도전과제만 만들면 그림이 좀 이상해지거든.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버그를 안 고치고 꼼수를 쓰는 것처럼 보일 거란 말이야.”

“흠, 그건 오히려 악수로군요.”

“아! 그래서 우리한테 제안을 한 거구나? 공식적으로 비용을 들이면 꼼수가 아니라 ‘축하’가 되니까.”

“와! 대박! 그래서 다른 조건도 없는 거네요? 조건이 덕지덕지 붙으면 순수하게 안 보이니까요!”

지놈의 주도하에 개발사의 의도가 파헤쳐졌다. 네 사람 모두 그제야 안도했다.

“이러면 저희로서는 뭐 손해 볼 거 하나도 없는 거 아니에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개발사가 우리 플레이에 감명 받았다는 걸 공식적으로 보여주는 거니까요.”

“게다가 헬라포머스가 또 나름 글로벌 인지도가 있어요. 4인 협력게임의 대표작이잖아. 우리 크루 이름 알릴 기회기도 하거든.”

“그런데 우리는 돈까지 받고?”

수익과 더불어 명예까지 따라온다. 정리가 끝나자 네 사람의 입가에 선명하게 미소가 피어올랐다.

“크흠, 지금 다들 계약하는 쪽으로 일단 결론이 나온 것 같은데…”

하지만 이내 지놈이 헛기침을 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데시벨 님이 가입 문의하실 때 설명 드렸는데 혹시 몰라 다시 또 말씀을 드릴게요. 지금처럼 크루 단위 계약에서 수익 분배는 똑같이 나누어 갖는 게 아닙니다.”

“아! 네네, 기억하고 있습니다! 방송 규모에 따라 비율이 조정된다고 하셨었어요. 그게 진짜 공평한 거죠!”

데시벨은 당연하다는 듯 바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에 다른 두 사람은 안도했지만 이경복이 슬쩍 손을 들었다.

“저는 좀 생각이 달라요.”

“응?”

“사부님?”

다들 돌아보자 그가 담담히 말했다.

“이번 건 좀 경우가 다르지 않나 싶거든요. 동등하게 나누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세 사람은 눈을 껌뻑였다.

비율로 계산하면 가장 많은 수혜를 받는 사람은 이경복이 아닌가.

“물론 원칙을 바꾸자는 건 아니고 예외를 두자는 거죠. 지놈 형이 말했듯이, 이번 계약은 ‘광고’라기보다는 ‘도전과제’ 계약이잖아요? 방송 규모가 아니라 플레이가 중심이 됩니다.”

이경복은 메일에 적힌 도전과제 항목을 다시 훑으며 말을 이었다.

“여기 보시면 ‘터렛 날다’ 같은 건 저 혼자 하는 거지만 대부분은 다른 사람 없으면 못 하는 플레이잖아요. 다 같이 협력해서 만든 플레이이니까 동등하게 나누는 게 더 옳은 것 같습니다.”

헬라포머스는 협력 게임인 만큼 도전과제도 협력에 관한 내용이 많았다.

이경복의 주장에 다른 세 사람은 서로 눈빛을 나누었다.

“햐, 진짜 너는 정말…!”

“퍼플 님이 대단하신 건 실력만이 아니라는 게 이럴 때마다 느껴집니다.”

“와, 진짜! 저는 개발사가 인정해주는 것보다 사부님이 이렇게 저희들을 생각해주시는 게 더 기분이 좋아요!”

마음속 차오르는 감격과 고마움. 세 사람은 그 감정을 숨기지 않으며 약속이라도 한 듯 잔을 들었다.

“오케이! 회의는 이걸로 끝!”

“아, 너무 좋다! 다들 짠하시죠!”

“오늘 저녁도 아주 기대가 됩니다.”

멤버들이 즐거워하자 이경복도 웃으며 잔을 들었다.

“오늘도 재미있게 해보죠!”

4개의 잔이 부딪치며 청명한 소리가 울렸다.

*       *       *

늦은 오후, 메타게이머 사옥.

다른 직원들과 달리 쌩쌩한 얼굴로 신혜림은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었다.

‘아, 역시 공식자료는 다르네. 플랜트 위키에 데이터 업데이트가 안 된 거였어.’

그녀는 헬라포머스 공식 홈페이지 자료를 살피며 공부 중이었다. 이번 퍼지데이 합방에 대한 기사 작성을 위해서였다.

게임에 대해 잘 알아야 기사 내용으로 쓸 거리가 많아지고 오보를 피할 수 있었다.

‘켈베로스 출현 버그에 관련된 내용은 아직 없나?’

이전 방송에서 가장 기삿거리가 될 만한 건 역시나 버그였다. 그녀는 자료 조사와 더불어 수시로 공지사항을 확인했다.

‘오! 떴나!?’

그리 기다리던 와중 새로운 업데이트 내역이 공지됐다. 이에 그녀는 바로 내용을 확인하고 눈을 크게 떴다.

“아니, 미친…!”

뜻밖의 내용에 놀란 그녀는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북미 커뮤니티, 리딧이었다.

‘올라와 있다!’

북미 시간으로는 늦은 밤이기 때문일까. 그곳에는 벌써 패치 노트가 올라와 있었다.

컨텐츠 업데이트 시기도 아닌 만큼 보통은 별 관심이 없겠지만, 그 게시글에는 벌써 수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Is it official? 게임 내 수정사항보다 도전과제 추가 항목이 더 길잖아! XD]

[-That’s Amazing! 개발자들도 방송을 본 게 분명해! 이름부터 퍼지데이잖아?]

[-Purgeday On Hell! 젠장, 도전과제 카테고리 이름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어!]

[-Really? 켈베로스 버그가 아니었다고? 퍼지데이가 너무 잘해서 그런 거라니?!]

[-I knew it! 내가 헬라포머스를 얼마나 오래 했는데! 내가 모르는 버그가 있을 리 없지!]

새로 추가되는 도전과제 카테고리 이름에 다들 퍼지데이를 떠올렸다. 덕분에 그들은 켈베로스 출현의 전말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Damn! 이 정도는 되어야 도전과제지! 오랜만에 접속할 이유가 생겼어!]

[-No doubt, 드디어 개발자들이 지옥의 의미를 더 잘 이해했네. 이번에 추가된 도전과제에 비하면 다른 도전과제는 천국 산책에 불과했으니까!]

[-Challenge accepted! 퍼지데이 덕분에 오랜만에 친구들을 불러야겠어!]

그 업데이트 공지는 일반 게이머들만이 아니라 소위 ‘고인물’들을 자극했다.

이미 도전과제를 전부 달성한 그들은 새로운 목표에 군침을 흘렸다. 더욱이 그 난이도가 다른 도전과제에 비해 월등히 어렵지 않나.

‘전례 없는 버그 클리어에, 개발사가 공식으로 도전과제로 기념까지 해줘?’

그 반응을 살피던 신혜림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전율했다. 이 상황은 업계 사람이 아니라도 바로 알 수 있었다.

‘특종이다…! 또 특종이야!’

마치 계시를 받은 것처럼 그녀는 홀린 듯이 문서 프로그램을 켰다. 머릿속에서 손끝으로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타자 소리에 다른 직원들이 놀라 눈을 돌렸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 무엇도 그녀를 방해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아으, 진짜…’

그 집중을 흩트리는 건 다름 아닌 그녀 자신이었다.

‘알림 미쳤네.’

정확히 말하면 과거의 그녀였다. 모니터 한 구석에 연달아 알림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분명 이 소식이랑 관련된 거겠지.’

실시간 뉴스 파악을 위해 트위티 키워드 알림을 해두었다. 이경복과 관련된 내용이 올라오면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보통 기사 작성 중에는 알림을 꺼두는 데 급박하게 쓰느라 깜빡한 것이었다.

‘보고 싶지만 참아야지…!’

기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팬으로서 다른 이들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업무가 우선인 바, 신혜림은 질끈 눈을 감고 알림을 껐다.

‘빨리 쓰고 봐야지!’

다행히 그 욕망은 기사 작성에 도움이 됐다. 신속히 기사를 작성한 그녀는 팀장에게 초안을 보내고 바로 트위티를 확인했다.

“크으…!”

개발사가 이번 업데이트 소식을 트위티에도 공지했다. 해당 트윗을 북미만이 아니라 일본 게이머들과 팬들도 공유하며 알림이 쏟아진 것이었다.

[-에? 퍼플 씨의 크루, 도전과제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거 완전 무리라고?! 방어전 NPC 전원 피해 없이 클리어는 절대로 무리라니까!]

[-어이어이, 진짜냐 이거www 퍼플 씨야 초-유능한 거 알았지만 말이지. 주변 사람들도 완전 유능하잖아 이거!]

[-아니아니, 퍼지데이 크루! 해야할 건 헬라포밍이라고? 어째서 개발사를 퍼지포밍해버리는 거야www 어라? 혹시 이것이 퍼펙트 상식?]

[-모두! 히카리 슌코입니다! 다들 이 소식 들었지? 그런데 슌코는 놀라지 않았어. 그치만 퍼플 씨, 퍼펙트 챌린지 엄청 많이 만들었잖아? 정말, 개발사들 너무 늦잖아! 빨리 다른 챌린지도 도전 과제로 등록하라구!]

신혜림은 인기 있는 트윗들을 손수 번역기에 돌려가며 확인했다. 뒤로 미루어두었던 만큼 심취한 탓일까.

“신 기자.”

“힉?!”

팀장이 바로 뒤까지 다가와 그녀를 부르고 나서야 그 존재를 눈치챘다.

바로 고개를 돌린 그녀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업무 중 딴 짓을 하다가 걸린 셈이 아닌가.

이내 팀장이 살짝 눈가를 찌푸리며 말했다.

“아이고, 좀 쉬엄쉬엄해.”

“…예?”

“거 기사 쓴 지 얼마나 됐다고 또 해외 반응까지 보고 있어. 하나하나 번역기까지 돌리고… 열정 넘치는 거야 좋은데 사람이 좀 숨도 돌리고 해야지.”

“아, 아하하…”

신혜림은 양심이 콕콕 쑤셨지만 그냥 웃었다. 팀장은 그에 실소를 흘리고는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아무튼 기사 잘 썼더라. 그냥 술술 읽히던데? 바로 업로드 해도 되겠어.”

“아, 넵!”

“그래. 아, 근데 쉬라고 말하자마자 이런 말해서 미안한데…”

팀장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 퍼지데이 합방 좀 더 세심하게 살펴봐. 이 도전과제 이슈, 한 번으로 안 끝날 것 같아.”

“네?”

“아니, 그렇잖아. 이제 시작이라며? 진행하다 보면 이런 플레이가 또 나올 수도 있잖아. 그러면 개발사가 어쩌겠어?”

“아…! 또 도전과제가 추가될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 후속기사가 또 나올 수 있는 이슈란 말이야.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좀 더 신경 써줘.”

신혜림은 그에 당당하게 대답했다.

“아유! 맡겨만 주세요!”

방송에 집중하는 건 잘할 자신이 넘쳤다.

*       *       *

저녁, 방송시간.

“자, 오늘도 퍼지데이! 내일도 퍼지데이! 에브리데이 퍼지데이!”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다들 어서 오시구려!”

“2일차 신입! 데시벨임다!”

퍼지데이 멤버들의 등장에 채팅창이 빠르게 솟구쳤다.

-WA! 연속 합방!

-매일이 퍼지데이? 이게 말이 됨?

-퍼지위크! 퍼지위크! 퍼지위크!

-메타게이머 뉴스 뜬 거 보심?

-공식 박제 너무 조쿠요?

-코이츠www 존재 자체가 도전과제인www

-합방 하루만에 월클이 된 크루가 이따!?

-아 ㅋㅋ 몰카인 거 다 들켰다고 ㅋㅋ 이제 그만하라고 ㅋㅋㅋ

-내가 통속의 뇌가 아니라면? 미친 과학자가 없다면?

-걔네들 이미 지옥갔자넠ㅋㅋㅋ

시청자들의 환대와 더불어 그 내용에 멤버들도 코멘트를 했다.

“아, 역시 소식이 다들 빠르시네. 우리 크루가 또 첫날부터 공식 도전과제로 등극을 해버렸죠?”

“네, 개발사에서 저희 방송을 아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와, 진짜 그때 사부님 따라간 게 진짜 잘 한 거죠. 켈베로스 안 잡았으면 어쩔 뻔?”

“역시 기사도를 따르는 게 옳았던 것이외다.”

-켈베가 나온 게 오히려 다행이었쥬?

-ㄹㅇㅋㅋ 거기에 갓플 말대로 한 게 신의 한수였음

-캡틴 퍼플을 따르라 이마리야

-???: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진짜임)

-뭐예요? 글로벌 추억이라고는 안 했잖아요!?

-전세계에 좋은 추억을 만들어버리기 ㅋㅋㅋㅋ

시청자들의 호응이 잦아들 즈음 지놈이 가볍게 손뼉을 쳤다.

“자, 아마 기사를 본 분들은 아실 텐데 여기서 다시 오해를 바로 잡습니다. 제가 방송 중에 켈베로스 일찍 나온 게 버그라고 엄청 확신을 했거든요?”

지놈은 곧 양손을 공손히 모으며 깊이 허리를 숙였다.

“자, 공식적으로 정정하겠습니다. 해당 상황은 개발사에서 의도치 못했다는 점에서 버그로 볼 여지도 있지만, 게임 내 시스템에 문제는 없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ㅈㅅㅎㄴㄷ

-???: 아무래도 내 영상을 참고한 거 같아!

-내수 드립 멈춰!

-인류의 사기가 너무 쩔어서 켈베로스가 쫄린 거라니깐?

-ㄹㅇㅋㅋ 퍼지데이 부대 가만 놔두면 질 것 같았자너 ㅋㅋㅋ

-킹직히 이게 더 현실적이긴 해

-진짜 ㅋㅋ 보스들이 왜 기다려주냐고 ㅋㅋㅋ

-버그가 아니라 알고 보니 현실 고증이었고?

그리 정리를 마친 멤버들은 간단히 소통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멤버들은 곧 게임을 시작했다.

“자, 그럼 잡담은 여기까지! 다시 지옥 개척에 나서보겠습니다!”

“어제 마지막에 매드 사이언티스트들이 있다는 게 밝혀졌죠?”

“으… 2지역에서는 완전히 다른 적이 나오겠죠?”

“무엇이 나오더라도 우리는 승리할 것이오!”

시청자들도 그에 동조하며 웃음을 흘렸다.

-이 멤버면 헬라포밍 너무 쉽쥬?

-ㄹㅇㅋㅋ 어떤 놈들이 나와도 싹쓸어다쓰지

-아 이미 개발사가 스포를 했다니깐!

-갑자기 뭔 소리옄ㅋㅋㅋ

-도전과제 이름으로 이미 예언했자너 ㅋㅋㅋㅋㅋ

-엌ㅋㅋ 맞넼ㅋㅋㅋ

-WA! 퍼지데이 온 헬!

-지옥에 숙청의 날이 찾아왔다!

지옥 개척 2일차.

멤버들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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