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80화 (480/491)

480화 – 헬트리피케이션 (2)

지옥에 착한 죄인은 없다.

결론을 내린 멤버들은 곧바로 죄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뭐, 뭐야!?”

“다, 당신들은…!?”

“혹시 켈베로스를 처치한…?”

죄인들은 그에 경악하더니 바로 눈빛을 교환했다.

“제발, 제발 저희 좀 살려주십쇼!”

“이 비열한 악마놈들이 저희를 노예처럼 부리고 있습니다!”

“제발 이 지옥에서 저희를 꺼내주세요!”

방금 전까지 죄의 크기를 자랑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피해자인 것처럼 울먹이며 도움을 청했다.

-역시 사기꾼들답게 바로 이빨터는 거 보소 ㅋㅋ

-아 ㅋㅋ 이미 다 뽀록났다곸ㅋ

-???: 저기, ㅈㄹ하지 마십쇼

-조용히 하세욧!

-응 아니야 너네들 숙청이야^^

시청자들은 그에 어처구니없어했다. 데시벨과 이클립스는 말 대신 행동으로 대답했다.

“구해만 주신다면… 꺽!”

“이, 이런 미친!”

“자, 잠깐!”

총구가 불을 뿜고 날아든 손도끼가 미간에 박혔다.

순식간에 죄인들이 쓰러지자 이클립스는 손을 뻗었다. 그러자 말끔하게 뽑힌 손도끼가 손아귀로 돌아왔다.

“참으로 가증스럽구려.”

“으, 그러니까요. 완전 극혐.”

채팅창도 두 사람의 반응에 동조했다. 뒤에서 지켜보던 이경복은 슬쩍 눈가를 찌푸렸다.

‘역시 그냥 넘어가지는 않네.’

뇌리를 자극하는 불쾌함과 더불어 죄인들이 흘린 피가 고인 웅덩이에서 기포가 솟아올랐다.

이윽고 웅덩이가 부글거리더니 곧 그 위로 검붉은 불길이 치솟으며 마법진을 형성했다.

“어! 불이야!? 불!”

“몸이?”

“스토리 진행인가 봐요.”

배경이 전환되지는 않았지만 통제권이 사라졌다. 다들 뭔가 싶은 와중 불기둥이 갈라지며 험상궂은 악마가 나타났다.

“하… 이건 또 뭔 개 같은 경우야?”

악마는 죽은 죄인들을 보더니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빌어먹을! 할당량 채우려면 아직 한참인데…! 이런 쓸모없는 머저리들!”

그 말에 다들 악마의 정체를 직감했다.

-아 ㅋㅋ 얘가 그 감독관인가보네

-죽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못 부려먹어서 하난 것이고?

-기계개조만 한 줄 알았더니 마법도 쓰네?

-원래 악마는 마법이 근본이긴 하짘ㅋㅋㅋ

-마법에 기계까지 쓰면 좀 빡셀지도?

-말하는 거 보면 얘도 중간관리직인 듯 ㅋㅋㅋ

-5252, 여기도 블랙기업인 거냐구웃!

-악마가 쓰는 마법이 왜 흑마법이겠음?

-그 블랙이냐곸ㅋㅋㅋ

감독관은 이내 검은자위로 가득한 눈동자를 멤버들 쪽으로 돌렸다.

“이것들은 못 쓰게 됐으니까 너희들이 대신 할당량을 좀 채워줘야겠어.”

감독관이 손을 들자 죄인의 시체 아래 마법진이 나타났다. 이윽고 시체가 부유하며 주변에 널브러진 광물조각들이 자석에 이끌리듯 시체에 박혔다.

“광물이 몸을 이루고 있소이다…!”

“헐, 무슨 좀비 같은 건가 봐요!”

“비슷한데 좀비는 아니고 마인이라고 합니다.”

“저 악마랑 마인이 2지역에서 상대해야 할 놈들인 거네요.”

시체는 몸이 군데군데 금속화되었고 양팔이 칼날처럼 변해버렸다. 그 마인화(魔人化)가 끝나자 바로 통제권이 돌아왔다.

-몸빵이 단단데스네

-ㄹㅇㅋㅋ 잡몹치고는 방어력이 좀 될 듯?

-킹치만 상관없쥬?

-아 ㅋㅋ 이미 다 대비해놨다고

-사기꾼들 2번 죽다!

시청자들은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멤버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전과 달리 업그레이드를 마치지 않았나.

본격적인 전투가 개시하자 멤버들은 그 기대에 부응했다.

“엄호할게요!”

데시벨은 즉각 철갑탄으로 탄창을 교체, 덤벼드는 마인들을 타격했다. 그와 더불어 이클립스는 주저 없이 2단 부스트로 돌진해 마인과 거리를 좁혔다.

그는 방패를 앞세우고 새로운 기능을 시험해보았다.

“음! 쓸만하구려!”

전방에 방출된 전격이 마인들을 휩쓸었다. 이클립스는 일순간 마비된 적들 중 멀쩡한 놈을 향해 미늘창을 휘둘렀다.

“이런…!”

그러나 마인의 몸은 한 번에 베이지 않았다. 미늘창이 몸에 박혀 걸려버렸다.

이미 죽은 시체로 만든 마인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 바, 그대로 반격하려 했다.

이에 이클립스는 물론 시청자들도 아차 싶어 하는 순간이었다.

-오?

-뭐임?!

-싹둑!

-아닠ㅋㅋㅋㅋ 이거 쓱싹수준이 아닌뎈ㅋㅋㅋ

-ㄹㅇㅋㅋ 뭐 터지듯이 날아가네

-플라즈마 증폭 무엇?!

갑자기 플라즈마 창날이 확장되며 마인이 두 동강이 나버렸다. 어느새 이경복의 오버클럭 드론이 이클립스 슈트에 연결되어 있었다.

-옼ㅋㅋ 버프 효과 확실하고?

-아니;; 근데 이거 이 정도로 세짐?

-무친ㅋㅋㅋ 이형 오버클럭 컨트롤도 개쩌넼ㅋ

-와 게이지 상승률 보소 ㅋㅋㅋ

-지금 보고 하는 거?

시청자들은 이내 놀라움을 표했다. 오버클럭 드론은 그냥 붙여도 효과가 있지만 효율을 더 높이려면 따로 조작이 필요했다.

“간단한데요?”

모두에게 익숙한 청기백기 게임과 같이 좌우에 나타나는 배드 섹터를 정확히 제거하는 방식이었다.

이경복은 단 한 순간도 쉴 틈 없이, 그리고 실수 하나 없이 제거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으음! 장비가 깃털처럼 가볍구려! 고맙소, 퍼플 경!”

이클립스는 변화를 실감하며 감사를 전했다. 이전과 달리 그는 빠르고 강하게 마인을 썰어버렸다.

“이 무슨…!”

감독관은 순식간에 쓰러지는 마인들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이내 놈은 개조된 팔을 이클립스 쪽으로 뻗었다. 마치 혈관이 맥동하는 것처럼 새빨간 빛이 차올랐다.

“한 번에 쓸어주…?”

사악하게 웃던 감독관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갑자기 기계 팔에 감돌던 빛이 사라져버리지 않았나.

“장비를 정지합니다! 어? 잘 되잖아!?”

그 모습을 보며 지놈이 너스레를 떨었다. 그가 터트린 EMP가 정확히 감독관을 견제한 덕이었다.

-아 ㅋㅋ 내가 그 드립 치려고 했는데!

-추하게 청자들 드립까지 훔쳐버리고?

-EMP 잘 써서 봐줘따!

-악마쉑 벙찐 거 보소 ㅋㅋㅋㅋ

-스킬 캔슬 빡치쥬? 아무고토 못하쥬?

감독관의 기습이 실패하는 사이 마인들은 더욱 열세에 몰렸다. 이에 놈은 얼굴을 구기더니 손을 뻗어 마법진을 그렸다.

그와 더불어 불길이 치솟으며 처음처럼 불기둥이 갈라졌다.

“이 치욕은 잊지 않겠다!”

전세가 불리하니 후퇴하려는 모양이었다. 감독관은 다급히 불기둥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억!”

둔중한 소리와 더불어 외마디 비명과 함께 옆으로 비틀거렸다. 시청자들은 그 모습에 다시금 웃음을 터트렸다.

-아닠ㅋㅋ 몸개그 뭔뎈ㅋㅋㅋㅋ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이 형은 또 언제 배리어를 쳐놨엌ㅋㅋㅋ

-오버클럭 유지하면서 배리어까지 컨트롤을?!

-???: 히히! 도망 못 가!

-이쯤 되면 부끄사각 아니냐?

-악마 가오 어디 갔냐곸ㅋㅋㅋ

-그냥 여기서 명예로운 죽음이 나을듯ㅋㅋㅋㅋ

배리어 드론이 불기둥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감독관은 다급히 일어나 그 드론을 박살내려 했지만.

“악즉참!”

어느새 다가온 이클립스의 공격을 막아야 했다. 가까스로 기계팔로 막아 완전한 절단은 피했지만 그 힘에 밀려 몸이 공중으로 떴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탄환이 그 앞으로 날아들었다.

“오케이, 컷!”

데시벨이 사격으로 마무리를 끝내자 지놈이 가볍게 손뼉을 쳤다.

-캬 ㅋㅋㅋ 순삭 ㅁㅊㄷㅁㅊㅇ

-이게 퍼지데이지 ㅋㅋㅋㅋㅋ

-합 딱딱 맞는 거 보소 ㅋㅋㅋ

-싹쓸어다스 너무 조쿠요?

-아니 ㅋㅋ 이거 1지역보다 더 빠른 것 같은데?

시청자들은 전투 결과에 만족을 표했다. 이경복도 그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실제로 1지역 보다 빨리 끝냈어요. 제가 따로 스캔할 틈도 없었으니까요.”

“아, 맞다! 스캔할 놈 하나 정도 남겨둘 걸 그랬어요!”

데시벨이 아차 싶다는 듯 말하자 다들 웃음을 흘렸다.

“에이, 괜찮습니다. 어차피 또 나올 놈들이니까요. 그리고 보셨으니까 말하는 건데 악마들이 기계만 쓰는 게 아니라 마법도 쓰거든요? 그 전에 마법진이 먼저 보이니까 주의만 하시면 됩니다.”

“전조가 있으니까 어렵지는 않겠네요. 그럼 바로 미션 포인트로 가보죠.”

이경복의 말에 다들 고개를 주억거리며 발을 옮겼다.

*       *       *

네 사람은 나타나는 적들을 빠르게 처치했다.

-악마쉑 당황하는 거 보소 ㅋㅋㅋ

-포탈 열리자마자 사격잼ㅋㅋㅋ

-아 ㅋㅋ 오히려 예측이 쉽다니깐?!

-???: 마인! 마인 좀 소환하자고요!

-오버클럭하니까 진짜 개 쎄진다 ㅋㅋㅋㅋ

-스캔도 이미 끝나버렸쥬?

멤버들이 처음과 달리 죄인들을 동정하지도 않기도 했고, 갈수록 전투에 익숙해진 덕분이었다.

이내 미션 포인트에 도착하자 1지역처럼 헬라포밍이 완료되었다.

“오, 기지다!”

“일단은 1지역이랑 비슷해 보이네요.”

“아무래도 광산이다 보니 규모가 좀 더 작아진 것 같소이다.”

배경이 전환되자 멤버들이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지놈은 그에 손뼉을 쳐서 주의를 끌었다.

“자자, 규모가 좀 축소된 건 사실이지만 장소가 광산이기 때문에 추가된 시설도 있거든요? 일단 이쪽으로 오시죠!”

그는 멤버들을 이끌며 설명을 이어갔다.

“스토리는 다들 기억하시죠? 저희가 여기 온 이유가 바로 헬 메탈 확보 때문 아닙니까. 그래서 2지역에서는 미션이 진행될수록, 그리고 헬라포밍 영역이 많을수록 헬 메탈 생산량이 늘어납니다!”

그는 이내 한 구조물 앞에 멈추어 서서 손을 들었다.

“그 헬 메탈이 모이는 시설이 바로 이 ‘정제소’란 말씀!”

“광물을 가공하는 곳이구려?”

“오? 저희가 직접 쓸 수도 있는 거예요?”

“아, 여기 비축량이 나오네요. 지금은 10%? 퍼센티지로 표기가 됩니다.”

멤버들과 시청자들은 정제소를 살펴보고 곧 기능을 이해했다.

“아, 여기서 슈트의 기본 스탯을 올릴 수있구나.”

“슈트 파츠를 헬 메탈로 도금하는 거네요.”

“기지에 기부도 가능하다고 하외다.”

“맞습니다! 기지에 기부를 하면  NPC들 스펙이 오르죠! 그러면 NPC 미션 성공 확률이 당연히 높아지겠죠?”

선택에 따라 플레이어와 NPC를 강화할 수 있었다. 이에 이경복은 웃으며 멤버들을 돌아봤다.

“이것도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하죠?”

“음, 알겠소이다. 경들이라면 옳은 선택을 할 것이니.”

“그럼 정비하고 다시 모이는 거죠?”

“오케이, 그럼 바로 시작하죠!”

멤버들이 각기 흩어지자 이경복은 바로 손을 움직였다. 그는 비축한 헬 메탈을 전부 기부로 돌렸다.

-바로 노업글 박아버리기 ㅋㅋ

-어겜스 행동 못 참아!

-5252, 기부천사냐구웃!

-???: 저요?

-큐다리니?

-대주주 소환 뭔데 ㅋㅋㅋㅋ

채팅창 반응에 이경복은 실소를 흘렸다.

“그런 이유가 없다면 거짓말이긴 한데, 사실 보조직이 스탯을 올릴 이유는 없잖아요? 제가 직접 싸우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보다는 NPC 미션 성공률을 높이는 게 합리적입니다.”

-엌ㅋㅋ 고건 맞지

-퍼펙트 보조직답게 인류 전체를 보조해버리고?

-이 형은 슈트 스탯보다 인자강 스탯이 높아서 ㅋㅋㅋㅋ

-???: 지금도 슈트 쓸만한데?

-킹반인은 빡빡하다구욧!

-근데 이 멤버는 NPC 효율 높이는 게 더 좋긴 해 ㅋㅋㅋ

-ㄹㅇㅋㅋ 퍼지데이는 디폴트가 너무 강하자너 ㅋㅋ

그리 결정을 마치고 기다리니 멤버들이 속속 다시 돌아왔다.

“어이구, 다들 결정이 빠르시네.”

마지막으로 지놈이 돌아오자 시청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그를 몰아갔다.

-아 ㅋㅋ 고민하고 온 척하는 거 보소

-추놈이면 아묻따 셀프 업글 아님?

-추놈은 백프롬돠

-킹부러! 후방에서 꿀 빨면서 혼자 살라고!

“아니, 의원님들! 이걸 또 왜 알려고 하셔? 이거 각자 결정하고 비밀에 부치는 거 아니야? 여러분, 제 말 맞죠?”

지놈이 그에 장단을 맞추며 멤버들을 돌아봤다.

“어, 비밀로 할 수는 없지 않나요? 어차피 다 보고 계신데.”

“그렇소이다. 그리고 사실 선택지는 하나가 아니오? 약자를 위하는 것이 기사도의 도리, 기부를 택하는 게 바람직하오.”

“그쵸 그쵸, 저도 그렇게 했어요.”

그런데 데시벨과 이클립스가 바로 공개를 해버리자 지놈은 눈을 껌뻑였다. 이내 이경복마저 고개를 주억거리자 그는 헛웃음을 흘렸다.

-엌ㅋㅋㅋ 다 기부했쥬?

-추놈 혼자 꿀꺽 한 거냐곸ㅋㅋ

-추또너가 바로 나와버리기 ㅋㅋ

-으윽, 이런 사람이 크루의 맏형?

시청자들이 기회다 싶어 놀리는 순간 지놈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어! 지금 로그 다 남았어! 이래서 선입견이 무서운 거예요. 제가 뭘 선택했느냐? 전부 기부를 택했다 이 말입니다!”

“헐, 진짜요?”

“지놈 경이?”

의기양양하게 지놈이 밝히자 멤버들이 눈을 크게 떴다.

“아잇! 님들이 그러면 안 되지! 또 섭섭하게 왜 이러실까. 아니, 솔직히 다른 멤버면 몰라도 이 멤버는 플레이어 미션은 성공 보장 아닙니까? 여기서 멀리 보고 헬 메탈 싹빠라다스 하려면 NPC들의 미션성공 확률을 높여야죠!”

-고건 맞지 ㅋㅋㅋㅋㅋㅋ

-이제 보니 헬 메탈이 탐난 거였고?

-대의가 아니라 사리사욕이 최고다 이마리야 ㅋㅋㅋ

-결국에는 추해버렸다 ㅋㅋㅋ

-마지막에 싹다 자기한테 올인하려고 큰그림 그렸네 ㅋㅋ

-추픽쳐 ㅁㅊㄷㅁㅊㅇ

시청자들이 수긍하면서도 다시 놀리자 지놈은 당당히 가슴을 폈다.

“아니, 그게 뭐가 나쁩니까? 예? 제가 잘되어야 우리 부대가 잘 되는 거고, 응? 그래야 또 인류가 다 잘되는 거 아닙니까? 아무튼 인류를 위한 거라니까요?”

“아, 이거 저 알아요! 수신제가치국평천하!”

“헌데 지금은 순서가 반대 아니오?”

“아, 맞네요. 마지막이 지 대원이니까 역순이네.”

그에 다들 웃음을 터트리자 지놈이 빠르게 손을 내저었다.

“에헤이! 그만하고 이제 미션 하러 갑시다!”

*       *       *

멤버들은 브리핑 룸에 나타난 지도를 바라보았다. 배경이 협곡이었던 1지역과 달리 광산이기 때문일까, 2지역의 지도는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었다.

“자, 1지역에서 페이즈 개념은 이미 알아봤죠? 이번 공격 페이즈 첫 미션은 이 3가지입니다.”

“광맥탐사랑 채굴기구 설치, 그리고 갱도 발파네요.”

“이번에는 악마 표시가 없구려?”

“대신 광석으로 나오네요. 아마 미션을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는 양 같습니다.”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 역시 지도를 살피며 의견을 나누었다.

-이번에는 광물이 난이도 척도네 ㅋㅋㅋ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겠지?

-그럼 갱도 발파 ㄱㄱ?

-뭔솔 ㅋㅋㅋ 채굴기구로 가는 게 맞지 ㅋㅋㅋ

-이번에는 기준이 좀 애매한 거시고?

-최소치랑 최대치가 달라서 투표가 좀 갈릴 듯?

-최소치로 하면 채굴기구고 최대치로 하면 갱도발파가 어려운 거신디요…

문제는 그 척도인 광물 획득량이 정량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최소부터 최대량으로 표기되어 있어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고하가 달라졌다.

“자, 의원님들 저희 의견도 한 번 들어보시고 결정을 하시죠. 물론 저는 얼추 내용을 아니까 함구하겠습니다.”

혼란해지는 채팅창에 지놈이 나섰다. 그 말에 멤버들이 서로를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어, 저는 무작위라면 최소치를 기준으로 보는 게 맞지 않나 싶어요.”

“흠, 그것도 옳은 의견이오만. 소인은 숫자보다 내용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외다. 발파 작업이 더 소음이 클 테니 적들의 주의를 끌지 않겠소?”

먼저 두 사람이 의견을 밝히자 채팅창 여론도 이리저리 기울었다.

-최악의 경우 생각하면 데눈나 말이 맞지 않나?

-역시 데학원생이야!

-최소치가 안정빵이긴 해 ㅋㅋㅋ

-뭐래 ㅋㅋ 이클 경 말 듣는 게 낫지

-ㄹㅇㅋㅋ 어려운 건 플레이지 보상이 아니자너

-글케 따지면 설치 작업에 소음이 더 클 수도 이씀

-야씨 발파가 더 크지 ㅋㅋㅋ

-아니 ㅋㅋ 지금 웃긴 건 쉬운 길 찾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겈ㅋㅋ

-아 ㅋㅋ 어겜시 모르냐구요 ㅋㅋ

멤버들도 채팅창도 의견이 절반으로 갈린 상황이었다.

“제 생각에는…”

자연스럽게 모두의 주의는 마지막, 이경복에게로 쏠렸다. 그리고 그는 이미 결정을 내려두었다.

“발파 쪽이 좀 더 맞는 것 같네요.”

신기로 가늠을 끝내둔 덕이었다. 직감적으로 갱도 발파 미션이 더 재미있어 보였다.

다만 설명할만한 이유를 생각해보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이었다.

“범위가 넓은 게 더 좋아 보여서요. 이게 만약 운으로 결정되는 거면 뽑기 같은 재미가 있을 거고, 저희 노력에 따라 결정되는 거면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잖아요?”

그 설명에 데시벨이 짧게 탄사를 흘렸다.

“아…! 그러네요? 변수가 많은 게 더 재미있긴 하니까.”

“데시벨 경이 마음을 돌리셨구려.”

“오케이! 저희 의견은 통일 됐습니다! 의원님들, 투표 시작해주시죠!”

지놈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며 투표를 올렸다. 시청자들은 바로 참여하고 채팅을 남겼다.

-범위로 변수 파악 조아따 ㅋㅋ

-최소 최대가 문제가 아니다 이마리야 ㅋㅋㅋ

-그치 ㅋㅋㅋ 다양한 상황이 나와야 꿀잼이지 ㅋㅋㅋ

-역시 재미에 미친 사람이고?

-근데 퍼플 코인이면 최대치 찍을 듯 ㅋㅋㅋ

-이 형은 아래가 아니라 언제나 위를 본다구욧!

-맥스로 싹빠라다스 가즈아!

-큰 사람은 큰물에서 노는 법!

나누어졌던 시청자들의 의견도 금방 하나로 봉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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