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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81화 (481/491)

481화 – 헬트리피케이션 (3)

시청자들은 2지역 첫 미션으로 갱도 발파를 선택했다.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이어 미션목표를 확인한 멤버들은 바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발파가 끝날 때까지 버티면 되는 거네.”

“1지역 지뢰 매설이랑 방식이 비슷하네요.”

“맞소이다. 그때도 공병들을 보호하는 것이었으니.”

“좋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하죠!”

지놈이 바로 지도를 선택하자 배경이 뒤바뀌었다. 어둑한 갱도에 각종 공구와 폭발물을 짊어진 공병들이 나타났다.

“오오…! 헬라포머스 여러분!”

“이전에는 정말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덕분에 무사히 돌아가서 그녀에게 고백을 했습니다만… 크읍!”

“야, 그 이야길 왜 해! 분위기 파악 좀 해!”

“흠흠, 아무튼 헬라포머스 부대와 함께할 수 있다는 말에 다들 지원했습니다!”

이내 멤버들에게 다가온 공병들이 하는 말에 다들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이전이라면?”

“아! 혹시 그 사람들?”

-엌ㅋㅋㅋ 지뢰매설 때 그 공병들임?

-이게 연결이 된다고?

-그 와중에 고백 실패 뭔데 ㅋㅋㅋㅋㅋ

-아닠ㅋㅋ 플래그 세우던 애들 또 왔냐고 ㅋㅋㅋ

-퍼펙트 플래그 맛 못 잊쥬?

-ㄹㅇㅋㅋ 전원 생존 보장 어케 참냐고 ㅋㅋㅋ

시청자들은 물론 멤버들도 그에 웃음을 흘렸다. 이내 이동 중 공병들의 대표가 나와 설명했다.

“이제 갱도 끝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분명 막다른 길인데 그 뒤에 광물이 이상하게 많이 탐지가 됐다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발파 작업만 무사히 끝나면 대량의 헬 메탈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 ㅋㅋ NPC피셜 대량 확보

-최대치 보상 떴냐?

-가챠운 ㅁㅊㄷㅁㅊㅇ

-역시 만해의 갓플이랄까?

-이 형은 진짜 운도 개 쩔긴 해 ㅋㅋㅋ

그 설명에 시청자들은 보상이 무작위로 결정되는 거라 예상했지만, 아직 설명이 끝난 건 아니었다.

“현재 장비로는 총 3번의 발파 작업이 가능합니다. 아마 더 깊이 들어갈수록 많은 광물을 확보할 수 있겠죠. 하지만 소음은 물론이고 작업 시간이 길어질수록 악마들이 눈치챌 확률도 높아집니다.”

대표는 마른침을 삼키고는 멤버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악마들의 상대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그러니 작업 진행여부도 전적으로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사령부에서도 반드시 발파를 끝내라고 명령한 건 아닙니다. 부디 신중히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그가 말을 맺고 돌아섰다. 그제야 다들 미션의 방식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 이거 웨이브 막는 거네요.”

“총 3번의 습격을 막아야 하는 것 같구려.”

“오… 뽑기가 아니라 웨이브 숫자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는 거였구나.”

“그렇죠! 다들 바로 한 번에 눈치채셨네요!”

잠자코 있던 지놈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며 첨언했다.

“뭐, 그래도 너무 걱정하실 건 없습니다. 솔직히 저희면 큰 피해 없이 다 클리어하지 않겠습니까?”

“지놈 님이 그렇게 말씀하실 정도면…”

“흠, 그래도 경계는 늦추지 않는 게 좋겠소이다.”

“그쵸. 전방이랑 후방은 또 다르니까.”

이경복이 장난스럽게 말하자 시청자들도 바로 동조했다.

-뒤에서 꿀 빨면서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킹부러! 이클 경이랑 데학원생한테 다 맡기려고!

-이쯤 되면 추놈도 전방에 가야 되는 거 아님?

-아틸러리 전방 배치 ㅋㅋㅋㅋ

-추피셜 큰 피해 없다고 했으니까 된다고 ㅋㅋㅋ

“아니, 이걸 또 몰아가시네!? 각자 위치에서 잘하면 된다는 거지!”

그리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갱도의 끝에 다다랐다. 공병들이 즉각 발파 준비를 시작했다.

“드릴 준비 완료!”

“폭약도 세팅 끝났습니다!”

“헬라포머스 여러분,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그 물음에 멤버들은 눈빛을 나누었다.

“그 감독관 악마는 포탈을 열 수 있으니까 조심하는 게 좋겠어요.”

“맞소이다.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오.”

“좋습니다! 가시죠!”

“발파, 시작해주세요.”

멤버들의 허락과 동시에 공병들이 작업을 개시했다. 그들은 드릴로 벽을 뚫고 빠르게 폭발물을 매설했다.

-아니;; 생각보다 소리 너무 큰데?

-야씨 ㅋㅋ이정도면 무조건 찾아오지 ㅋㅋㅋ

-ㄹㅇㅋㅋ 완전 초대장 수준이자넠ㅋㅋㅋ

-3지역 악마들도 오는 거 아님?

-오겠냐곸ㅋㅋㅋㅋㅋㅋ

작업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예상을 초과했다. 시청자들의 말마따나 이경복은 다가오는 위협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처음이라 그런가? 기습이 아니라 정공법이네.’

적의는 맞은 편 갱도 쪽에서 빠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이경복은 바로 드론을 보내 멤버들에게도 그 존재를 알려주었다.

“찾았습니다.”

“어! 오나 봐요!”

“흠, 다행히 숫자가 많지는 않구려.”

“아직 1웨이브 아니겠습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멤버들은 미니맵의 점이 아닌 몸으로 악마들의 접근을 느낄 수 있었다. 어둑한 갱도가 붉게 빛났고 빠른 발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뭐지? 쿵쿵 거리는 거?

-작업 소음 아님?

-아니 ㅋㅋ 드릴소리가 아니잖슴

-무친? 큰 거 오나?

-HOXY 새로운 악마?

그런데 그 발소리 중 이질적인 게 섞여 있었다. 시청자들은 물론 멤버들도 바짝 몸을 긴장했다.

“아니, 저게 뭐야…?”

“으음…! 덩치가 상당한 놈이구려.”

“저게 ‘헬 정크’라는 놈입니다. 실험체 얘기 기억나시죠? 그 실패작들입니다.”

그 예상대로 나타난 적은 악마 감독관과 마인, 그리고 또 하나의 새로운 괴인이었다.

그것은 이클립스의 뱅가드 슈트와 비견될만한 덩치에 신체 대부분이 헬 메탈로 뒤덮여 있었다.

-아니;; 뭔 골렘임?

-딱 봐도 맷집캐인 거시고?

-생각보다 빡셀 수도?

-뭐가 됐든 숙청이다!

감독관들은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명령을 내렸다.

“이런 멍청한 침입자 놈들!”

“들키지 않을 거라 생각했나!”

“쓰레기들아! 어서 가라!”

헬 정크를 선두로 마인들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데시벨은 즉각 대응사격을 했지만.

“아니, 뭐야!? 철갑탄으로도 딜이 이거밖에 안 박힌다고?!”

헬 정크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달려왔다.

“아예 쇳덩이로 된 모양이외다! 소인이 맡겠소!”

“데시벨 님, 우리는 잡몹을 맡죠!”

이클립스가 마주 뛰쳐나가자 지놈이 빠르게 냉동탄을 발사했다. 이에 마인들의 속도가 느려지고 이클립스와 헬정크의 1:1구도가 만들어졌다.

두 거체가 충돌하자 채팅이 빠르게 올라왔다.

-이클 경이 밀린다고!?

-와 완전 힘캐네 ㅅㅂ

-하지만 우리 이클 경에게는 관록이 이따 이마리야!

-아 ㅋㅋ 이거지! 바로 적응 해버리고?

-방패 패링 너무 스무스하자너 ㅋㅋㅋ

힘 자체는 헬 정크 쪽이 강한 듯 이클립스가 밀려났지만 그는 곧바로 대응했다. 방패로 공격을 밀쳐낸 그가 반격을 개시했다.

“이클 경이 풀 파워는 안 질 걸요?”

이경복은 곧바로 오버클럭 드론을 이클립스에게 부착했다. 슈트에 빛이 차오르자 이클립스가 대번에 헬 정크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햐 ㅋㅋ 이거지!

-으디 빡대가리가 감히 기사한테!

-얘! 뭐가 잘 안되니!?

-바로 전세 역전 ㅋㅋㅋㅋ

-퍼펙트 버프 받고 어케 짐?(진짜모름)

시청자들은 그에 낙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감독관들도 그를 가만두고 보지 않았다.

“쓰레기는 역시 쓰레기인가.”

“그래도 쓰레기 둘이면 더 낫겠지!”

“어디 이거도 버티나 볼까!”

감독관들이 합심해 마법진을 그리자 불기둥이 천장까지 닿았다.

-?????

-헐?

-하나가 더 있어?

-어씨;; 이건 이클 경도 좀 빡셀덧?

이윽고 그 가운데에서 헬 정크가 하나 더 튀어나왔다.

“으음…!”

“이클 경!”

“아니, 이거 진짜 치사하네!”

그나마 비등하던 전세가 다시 기울어졌다. 이클립스는 공세를 거두고 방어에 집중했다.

자칫 자신이 밀려나면 뒤에 있는 멤버들이 위험해질 터였다.

“지놈 님! 제가 커버할 테니까 도와주세요!”

“아니, 제가 하면 안 됩니다! 제 유탄은 스플 댐이잖아요! 데시벨 님이 도와줘야 돼요!”

두 사람이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헬 정크의 협공이 닥쳐왔다. 이에 시청자들이 아찔해한 순간.

“이클 경은 제가 보조할 테니 각자 하던 대로 하셔도 됩니다.”

이경복의 목소리와 함께 분위기가 일변했다. 헬정크의 협공이 너무나도 손쉽게 가로막혔기 때문이었다.

헬 정크 주변을 스캔하면서 맴돌던 배리어 드론이 이클립스를 보호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놀란 건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뭐임? 뭐가 어케 된 거?

-배리어로 막은 게 아니야?

-무친ㅋㅋㅋ 배리어로 패링ㅋㅋ

-ㅔ?

-원거리 패링이 된다고?

-(게말콘)(게말콘)(게말콘)

-퍼펙트 미세컨트롤 수듄ㅋㅋ

-진짜 이형은ㅋㅋ 개쩐닼ㅋㅋㅋㅋ

단순히 공격을 막은 게 아니었다. 공격을 한 헬 정크 쪽에서 오히려 휘청거리며 자세가 무너지지 않았나.

“정말 경이롭구려! 퍼플 경, 뒤를 맡기겠소이다!”

그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이클립스는 탄성을 내질렀다. 이내 그 말이 진심이라는 듯 이클립스는 자신이 맡을 헬 정크 쪽으로 완전히 몸을 돌렸다.

“와! 대박! 역시 사부님!”

“아니! 이거 도전과제 또 나왔네!?”

걱정하던 데시벨과 지놈 역시 환하게 웃었다.

*       *       *

첫 번째 웨이브는 멤버들의 완승으로 끝났다.

-헬 정크 무너지니까 끝나버리네 ㅋㅋㅋ

-이미 싹쓸어다스 여러번 했다 이마리야 ㅋㅋㅋ

-악마쉑들 쓰레기보다 못 하쥬?

-그래도 헬 정크가 좀 세긴 했음

-1지역이 튜토리얼이 맞긴 한 듯?

-ㄹㅇㅋㅋ 확실히 난이도가 다르긴 하네

-체감난이도가 높아지긴 했자너 ㅋㅋ

시청자들도 그에 안도하며 채팅을 쳤다. 멤버들 역시 그에 공감을 표했다.

“흐아, 1지역이랑 다르긴 한 것 같아요.”

“이번에 퍼플 경께서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위험했을 거요.”

“사실상 여기가 뉴비절단구간이긴 합니다.”

“이제 상대해봤으니까 괜찮지 않나요?”

이경복의 물음에 멤버들이 헛웃음을 흘리는 와중이었다. 공병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1차 발파 작업은 완료했는데, 2차 발파도 진행할까요…?”

멤버들은 그에 서로 눈치를 살폈다. 당연하게도 두 번째 웨이브에서는 더 많은 적이 나타날 터였다.

“만약 헬 정크가 셋 이상이라면 좀 힘들 수도 있겠소이다.”

“어, 그쵸. 사부님이 나서셔도 좀 위험하지 않을까요?”

“일단 시작하면 취소는 안 됩니다.”

-이건 퍼지데이라도 좀 힘들긴 하지

-몹도 몹인데 장소가 불리함 ㅋㅋ

-ㄹㅇㅋㅋ 막다른 길이라 도망도 못 치자너

-킹직히 지금 빼도 이득 아님?

-ㅇㅇ 그 광맥 탐사보다는 보상 큼

-1차 발파는 했으니까 성공 처리 되자너 ㅋㅋㅋ

-복귀가 답일지도?

돌아가도 손해는 없다.

멤버들이나 채팅창이나 그와 같은 여론으로 굳혀지는가 싶었지만.

“음, 헬 정크만 상대하면 할 만하지 않나요?”

이어지는 이경복의 말에 다들 눈을 껌뻑였다.

“어, 사부님? 헬 정크를 제외한 놈들만 상대하는 걸 말씀하신 거죠?”

“네? 아뇨. 다른 거 다 잡고 헬 정크만 상대하는 거요.”

“퍼플 경, 헬 정크가 최선두에 서지 않소이까? 어찌 그 뒤를 잡는단 말이오?”

“아, 내 말이! 대장님, 마인이야 어떻게 처리한다 쳐도 뒤에 있는 감독관들은 못 잡습니다.”

멤버들은 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했고 이경복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아니, 왜 못 잡아요? 지 대원이 스스로 말했잖아요. 유탄이 스플래시 데미지라고. 그걸로 잡으면 됩니다.”

“네? 에이, 아무리 스플댐이라도 그 범위가 한계가 있어서 안 됩니다. 감독관이 바보도 아니고 앞으로 나올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클 경한테 피해만 돌아가죠.”

지놈이 손사래를 치며 부정했지만 이경복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분석을 잘하신다니까. 지금 다 답이 나왔네요. 그 반대로만 하면 됩니다.”

“…예?”

“반대요?”

“그렇죠. 범위는 늘리면 되고 이클 경은 앞에 나서지 않으면 됩니다.”

“소인이 뒤에 있으라는 것이오?”

이어지는 설명은 오히려 모두를 혼란에 빠뜨렸다.

-??????????

-아무리 형이라도 이건 좀?

-이클 경보고 탱킹을 하지 말라는 것인가?

-아니 ㅋㅋ 그건 하려면 할 수 있는데 스플 범위를 어케 늘림

-또 무슨 버그가 있는 거신가?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채팅창에도 물음표가 치솟는 사이 지놈의 입이 서서히 벌어졌다.

“잠깐… 지금 범위 늘리는 방법은 하난데?”

“아, 이제 아셨구나. 저는 말하면 바로 알아들으실 줄.”

이경복이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자 다른 멤버들이 눈을 크게 떴다.

“아니, 대장님! 그건 더 안 되죠! 시즈모드를 여기서 어떻게 써요!?”

“사부님! 여기서 쏘면 천장에 부딪치잖아요!”

“맞소이다. 갱도가 넓기야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오.”

이에 이경복은 멋쩍게 웃더니 곧 손뼉을 쳤다.

“발사각이 안 나오면 돌리면 되는 건데, 이렇게 하죠! 제가 말한 대로 시범 한 번 해보시고 결정하는 걸로?”

가장 쉬운 설명은 시범이었다.

*       *       *

우렁찬 굉음과 함께 갱도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에 악마 감독관들이 얼굴을 구겼다.

“멍청한 인간 놈들!”

“이 쓰레기들아! 얼른 달려!”

“이쪽이다!”

모두의 예상대로 마인과 헬 정크의 숫자는 이전보다 더 많았다. 머릿수에 자신이 있는지 감독관들은 호기롭게 소리를 높이며 발파지점으로 돌진해갔다.

“이 인간들은 너무 멍청해서 바로 실험체로 써버려야겠군!”

“곡괭이질도 제대로 못 할 게 분명해!”

감독관들은 제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발파 작업의 굉음에 가려진 파공음과 더불어 유탄이 날아오기 전까지는 그러했다.

유탄이 헬 정크에 정면으로 부딪치며 일어난 폭발에 마인들이 휩쓸렸다.

“뭐, 뭐야!?”

“어디냐?! 어디서 온 거야!?”

“이게 대체 무슨…!?”

감독관들이 당황하는 모습에 채팅창에 웃음이 차올랐다.

-유탄 카메라 개꿀잼인거시고?

-악마쉑들 황당잼ㅋㅋㅋㅋ

-???: 붐! 이걸 찾으셨나!?

-전혀 감도 못 잡고 있쥬?

-캬 ㅋㅋ 시험한 대로 착착 맞아버리고?

이경복은 그 반응을 보며 지놈을 격려했다.

“잘 맞추셨습니다. 그 각도로 계속 쏘시면 되겠어요.”

“햐, 이게 진짜 되네.”

지놈은 실소를 흘리며 다시 장전을 마쳤다. 발사와 함께 곡사포가 불을 뿜었다.

재차 유탄이 명중하며 어두운 갱도를 밝혔다.

“크으! 다들 봤지!? 이제 더 이상 저한테 후방에서 꿀빤다는 말 하면 안 됩니다! 아, 이거 완전 최전방이잖아!”

그에 지놈은 자신 있게 너스레까지 떨었다. 시청자들은 이에 더욱 즐거워했다.

-최전방이 맞긴 한데 ㅋㅋ

-이걸로 생색내는 건 쵸큼;;;

-ㄹㅇㅋㅋ 추놈은 그냥 곡사포 옆으로 눕힌 거밖에 없잖슴!

-추놈식 최전방ㅋㅋㅋㅋ

-킹직히 혼자서 가야 인정받는 거 아님?

실제로 지놈은 멤버들 중 가장 앞에 있었다. 하늘을 향해야 할 곡사포를 옆으로 기울여 갱도 쪽을 노리고 있었다.

물론 원래대로라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기존에는 곡사포 발사의 반발력을 대지가 지탱해주지만 옆으로 누우면 곡사포가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경복에게는 해결책이 있었다.

“확실히 후방이 편하긴 하구려.”

-이피셜 떳쥬?

-아 ㅋㅋ 후방이 꿀 빠는 거 맞다자너 ㅋㅋㅋ

-추이츠www 오히려 셀프로 확인사살을 해버린www

-킹직히 이클 경도 편한 건 아님ㅋㅋㅋ

-ㄹㅇㅋㅋ 저거 버티려고 힘 빡 줘야되는데 ㅋㅋㅋ

그것은 바로 이클립스였다.

그가 방패를 굳게 잡고 옆으로 누운 곡사포의 지지대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이경복이 오버클럭까지 했으니 반발력을 버티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아니, 이클 경! 거기서는 힘들다고 하셔야죠!”

“거짓은 기사도의 덕목이 아니외다.”

“지놈 님, 그만 투덜거리고 장전에 집중하세요!”

첫 번째 웨이브와 달리 오히려 멤버들은 여유가 넘쳤다. 시청자들은 그 모습에 흡족해했다.

-아 ㅋㅋ 그냥 쏘기나 하시라고요 ㅋㅋㅋ

-고정병기가 말이 많다!

-데학원생과 이클 경도 병기로 만들어버리더니 ㅋㅋㅋ

-추놈도 그 운명을 피할 수 없고?

-역시 블랙기업 사장답게 사람들을 굴릴 줄 안다니깐!

느긋하게 채팅을 보던 이경복이 장난스럽게 지놈을 다그쳤다.

“자자, 의원님들이 보고 계십니다. 장전 더 빨리! 어? 지금 손이 보입니다?”

“아니! 무슨 군대에요? 아, 특수부대니까 군대 맞네?”

지놈이 장단을 맞춰주자 채팅창에 웃음이 만개했다.

-으아니? 손이 보여?

-추놈 셀프 이해하는 거 개웃기넼ㅋㅋ

-지옥이라도 군대는 군대다 이마리야

-니위내밑 소환!

-엌ㅋㅋ 이형 짬바보솤ㅋㅋㅋ

-이 정도면 악마도 갓플한테 사람 굴리는 법 배울 듯 ㅋㅋ

-WA! 퍼교수님 교환실습!

-사탄 : 이번 갈굼세미나에 꼭 초청드리고 싶습니다.

-뭔 세미나야 그건ㅋㅋㅋㅋㅋ

이경복의 해결책이 확실한 효과를 보이니 안심한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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