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의 신들린 게임방송-482화 (482/491)

482화 – 헬트리피케이션 (4)

곡사포를 옆으로 눕혀서 발사한다. 이경복의 발상 덕분에 2차 발파 작업은 무사히 끝났고 3차까지 진입했다.

“오, 그래도 여기까지 왔네?”

“확실히 3번째가 되니 숫자가 더 많구려.”

“뭐, 그래도 거의 다 죽어가네요.”

연이은 폭격때문인지 악마 감독관들은 심기가 불편해보였다. 놈들은 멤버들의 말을 듣자마자 격분을 토했다.

“바로 영혼을 취해주마!”

“네놈들은 단 한순간도 쉴 수 없을 거다!”

감독관의 손이 움직이며 멤버들 뒤쪽에 마법진이 나타났다. 자리를 고수해야 하는 지놈과 이클립스를 노려 폭격을 중지시킬 생각이었다.

그렇게 마법진에서 솟구친 불기둥 사이로 마인들이 뛰어나왔지만.

“이제야 방아쇠 좀 당겨보겠네요!”

“이쪽은 막아둘게요.”

데시벨과 이경복이 그걸 가만 두고 볼 리가 없었다. 마인들은 등장과 동시에 총알 세례를 받거나 배리어에 발목이 붙잡혔다.

“자, 뻥이요!”

지놈은 그에 안심하고 폭격을 이어나갔다. 그 광경에 시청자들은 안심하고 공략을 즐길 수 있었다.

-너무 뻔히 보이는 수였고?

-데학원생과 퍼교수의 공동논문에는 빈틈이 없다아아앗!

-데눈나 이제 할 일 생겼다고 좋아하네 ㅋㅋㅋㅋ

-뻥이요는 뭔뎈ㅋㅋㅋㅋ

-시즈모드로 뚜쉬뚜쉬!

-대포에 소총이랑 몸빵까지? 이거 완전 탱크 아니냐?

-ㄹㅇㅋㅋ 이게 진짜 탱킹이지 ㅋㅋㅋ

-퍼지데이식 탱킹은 방어가 아니라 공격이다, 그게 상식이잖아?

-뭐예요?! 왜 진짜 공격이 최선의 방어에요!?

3번째 웨이브 역시 끝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적들이 전멸하자 멤버들이 가볍게 손뼉을 치며 자축했다.

“오케이! 웨이브 올 카뜨!”

“다들 수고하셨소이다.”

“크으! 생각보다 쉽게 깼네요! 사부님 방식이 제대로 먹혔슴다!”

“어려운 거도 아니었는데요 뭐.”

-킹직히 방식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닌데 ㅋㅋㅋ

-이런 걸 생각하는 게 만만치 안크등요?

-ㄹㅇㅋㅋ 대체 누가 곡사포를 옆으로 눕힐 생각을 하냐고ㅋㅋ

-퍼펙트 씽크빅이었다 이마리야 ㅋㅋ

-곡사포는 직선으로 쏜다, 그게 상식이잖아?

-곡사포(곡선아님)

완전한 승리에 다들 즐거움을 내비쳤다. 그건 작업 중이던 공병들도 마찬가지였다.

“폭약 전부 소진!”

“아무도 다친 사람 없지!?”

“끝났다, 무사히 다 끝났어!”

“역시 헬라포머스 부대⋯! 감사합니다!”

“좋아! 다시 한 번 더 그녀에게 고백할 거야!”

“아니, 그건 포기해야지.”

무사히 작업을 끝마치고 전원 생존했다는 사실에 공병들이 환호했다.

“오, 이러면 보상도 최대치겠죠!?”

“음음, 퍼플 경의 선택이 옳았구려.”

“자, 그건 조금 더 두고 봐야 될 겁니다.”

데시벨과 이클립스는 물론 지놈의 말에 시청자들도 물음표를 떠올렸다. 하지만 곧 그 의문은 다른 쪽을 향했다.

“무슨 통로가 있네요?”

발파가 끝나고 먼지가 가라앉은 갱도, 그 너머의 모습이 기대와는 달랐다.

-?????

-무슨 시설인가?

-뭐임? 헬 메탈 ㅇㄷ?

-우리 광석이 어디 갔어욧!?

-어뜨케 된 겨 어뜨케 된겨!?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갱도가 아니라 사방이 매끈한 단면이었다. 공병들도 놀라 다가가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거 헬 메탈입니다⋯!”

“헬 메탈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라니?”

“이래서 탐지된 광물량이 많았던 건가?!”

“버, 버려진 곳은 아닌 것 같은 데요⋯?”

초입부는 발파 작업으로 생긴 먼지와 파편으로 뒤덮여 있었지만 그 뒤는 말끔했다. 그에 공병들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관리가 되고 있다면 악마들이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닌가.

“이거, 3번째 웨이브가 끝이 아닌 것 같은데요?”

“음⋯! 진짜 보상은 이 너머에 있는 것 같소이다.”

“아이, 개발사 너무 치사하네! 이렇게 되면 들어가야 되잖아요!”

“크! 그렇죠!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야 되겠습니까!”

네 사람 모두 합심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그 결정에 바로 동조했다.

-발파 작업은 그냥 입구 여는 거였네 ㅋㅋㅋ

-즉.시.점.령

-여기서 돌아가면 퍼지데이가 아니제 ㅋㅋㅋ

-뭐가 됐든 털어먹어야 된다 이마리야

-킹직히 아무것도 없어도 시설 해체하면 되는 거 아님?

-ㄹㅇㅋㅋ 블랙지구인들은 싹빠라다스 할 수 이씀

-블랙지구인은 또 뭐얔ㅋㅋㅋ

-지옥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일만해

이에 멤버들은 바로 돌입을 감행했다.

* * *

낯선 장소.

보통은 조심스럽게 탐색을 시작하겠지만 멤버들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공병들 생각이 틀렸나⋯?”

“퍼플 경께서 놓치실 리 없으니 비어있는 게 맞는 것 같소.”

“그렇다고 버려진 장소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당장은 안 쓰는 시설이라는 느낌이네요.”

이경복의 드론이 그들보다 앞서 탐색을 진행 중인 덕이었다. 그러나 미니맵에는 시설 구조만 밝혀질 뿐, 적대적인 존재는 감지되지 않았다.

‘실제로 비어있기도 하고.’

혹시 탐지가 안 되는 적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경복의 감각에도 걸리지 않으니 안심할 수 있었다.

-여긴 그럼 뭘 하는 곳이여?

-HOXY 개발사가 만들다 말았나?

-아니 ㅋㅋㅋ 그러면 발파 미션을 안 넣었겠지 ㅋㅋㅋ

-추놈 입꾹닫하고 웃는 거 킹받네 ㅋㅋㅋㅋ

-스포 안 하려고 하는 건 아는데 아무튼 심술남!

시설의 정체를 아는 지놈만이 그저 입을 다문 채 미소 짓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리 의문이 커지는 와중 하나 같이 걸음을 멈추었다.

“어? 갑자기!?”

“음⋯! 드디어 나타났구려.”

“숫자가 상당하네요. 드론 시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미니맵에 붉은 점과 회색 점들이 빠르게 늘어났다. 이경복은 담담히 손을 움직이고는 곧 덧붙였다.

“이건⋯ 음, 직접 보시는 게 더 낫겠습니다.”

“아, 그렇죠. 역시 대장님이 뭘 좀 아시네.”

지놈이 맞장구를 치자 멤버들과 시청자들 모두 호기심이 커졌다. 이어 통로 끝, 출구에 다다르자 데시벨과 이클립스가 조심스럽게 밖을 살폈다.

“와!? 뭐야?!”

“이건 또 예상외로구려⋯”

상당수의 악마 감독관과 죄인들이 있음은 이미 드론 탐지를 통해 알고 있었다. 다들 놀란 이유는 따로 있었다.

-무친ㅋㅋ 여긴 왜 이렇게 넓음?

-터널 크기 무엇?

-레일도 깔려 있는 것이고요?

-무슨 정거장 같은 느낌인데?

-아 ㅋㅋㅋ 광차 플랫폼이네

-무슨 광차가 보트만하냐 ㅋㅋㅋ

광대한 터널과 그 아래 깔린 열차레일, 그리고 그 위에 놓인 광차에 죄인들이 힘겹게 상자를 옮기고 있었다.

“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다들 바로 알아차리셨네요. 지옥 쪽에서 채굴한 헬 메탈을 운송하는 정거장입니다. 저희가 지나왔던 곳은 헬 메탈을 저장해두는 임시 저장고죠.”

기다렸다는 듯 지놈이 입을 열었다. 멤버들은 그에 다시 눈을 돌렸다.

“그럼 이제 어쩌죠? 공격해요?”

“음, 무턱대고 공격하기에는 숫자가 많소이다.”

“그래도 다 처리하고 저희가 먹어야죠.”

“아, 역시 우리 대장님! 아주 호방하시다니까.”

이경복은 그에 실소를 흘리고는 미니맵을 확장했다.

“물론 그냥 돌격하자는 건 아닙니다. 여긴 갱도랑 다르게 장소가 넓으니까 충분히 붙을 만해요.”

“음⋯ 확실히 그렇구려! 소인도 헬 정크 상대가 어려웠던 건 공간 제약이 많았던 탓이니.”

“악마들에게 자원이 돌아가게 놔둘 수는 없죠!”

“죄인보다는 감독관 먼저 노려서 수를 줄이죠. 저놈들이 없으면 마인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죄인들도 자기 목숨 걸고 싸우지도 않을 거고요.”

멤버들이 그에 동선을 짜는 사이 채팅이 빠르게 올라왔다.

-이건 싹빠라다스 못 참지 ㅋㅋㅋ

-아 ㅋㅋ 힘들게 채굴 왜 함? 채굴해둔 거 뺐으면 되는데 ㅋㅋ

-블랙부대 본성 바로 나와버리기 ㅋㅋㅋ

-???: 야 내가 광산 빼라고 했지?

-사탄: 아이고! 제발 이것만은!

-지역 악마들 다 죽는다 이놈들아 ㅠㅠ

-응~ 죽어버리렴^^

-그와중에 추놈답게 죄인들 마인드 잘 알아버리고?

-통수 전문가의 위엄 ㅋㅋ

어느 정도 방침이 정해지자 지놈은 당당히 대답했다.

“어허, 의원님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모르십니까? 이게 다 전략이다 이 말입니다.”

그에 멤버들이 웃고는 서로 눈빛을 나누었다.

“다들 준비되셨죠?”

“옛썰!”

“지시만 내려주시오.”

이경복은 가볍게 고개를 주억거리고 손짓했다. 그와 더불어 멤버들이 한 번에 뛰쳐나갔다.

“이 쓰레기들아! 더 빨리 움직⋯”

“우, 우아아아악!”

“뭐, 뭐야!?”

윽박지르던 감독관이 총성과 함께 쓰러지자 다른 감독관은 물론 짐을 나르던 죄인들도 혼비백산했다.

“침입자다!”

“이런 빌어먹을! 어딜 도망가는 거냐!”

“맞서 싸워! 도망치는 놈들은 실험체행이다!”

감독관은 죄인들에게 명령했지만 지놈의 예상대로 그들은 도망치기 바빴다.

뒤늦게 감독관들이 헬 정크를 소환하려 했지만.

“어딜!”

“얼음땡!”

“이놈은 내 몫이오!”

데시벨의 총탄과 지놈의 냉동탄, 그리고 이클립스의 손도끼가 날아들었다.

“좋아요. 다들 잘하고 계십니다!”

그나마 불기둥 포탈이 열려도 이경복이 배리어로 진입을 저지했다. 그에 헬 정크 소환이 방해를 받았지만 감독관들의 숫자는 많았다.

“얼른 튀어 나와라! 쓰레기들아!

“저것들을 죽여 버려!”

“도망치는 놈들까지 싹 다 짓밟아라!”

헬 정크가 여럿 소환되자 감독관들은 의기양양해졌다. 그러나 멤버들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엄호 갑니다!”

“그럼 마음 편히 싸워보겠소이다!”

이클립스는 오히려 더블 부스트로 순식간에 접근했다. 미리 부착해둔 오버클럭 드론이 맹렬히 회전하며 슈트에 빛을 채웠다.

“죽고 싶어 환장을 했기기기기긱!”

이윽고 방패에서 반출된 전격에 헬 정크는 물론 감독관들도 휘말리며 바들바들 몸을 떨었다.

그리 모든 전력을 소진한 이클립스는 과감히 방패를 등으로 돌리고 한 손에는 미늘창, 다른 한 손에는 손도끼를 들었다.

“악즉참!”

자유를 얻은 이클립스는 강했다.

널찍한 장소에서는 운신의 폭에 제한이 없었다. 증폭된 플라즈마가 헬 정크의 몸을 갈랐고 자기력에 이끌린 손도끼가 종횡무진 휩쓸기 시작했다.

-캬하! 이거지 ㅋㅋㅋㅋ

-야만기사 나가신다!

-와씨 포스 ㅁㅊㄷㅁㅊㅇ

-야 쓰레기! 폭풍기사 이클립스가 간다!

-이클경의 쌍수무기에는 낭만이 있다 ㅠ

-악멸의 도끼날 ㅎㄷㄷ

-기사도의 호흡이냐고 ㅋㅋㅋ

그에 감독관들이 제 기계팔로 이클립스를 노리려 했지만.

“응 안 돼! 엄호사격은 우리만 할 거야!”

지놈이 시기적절히 EMP를 터트려 먹통으로 만들었다. 그 뒤로 데시벨의 사격이 놈들을 휩쓸었다.

-WA! 내로남불탄!

-내로남불탄 미쳤냐곸ㅋㅋㅋ

-자고로 엄호사격은 퍼지데이 독점이었다!

-ㄹㅇㅋㅋ 이것은 고구려 사격도에 기록되어있자너

-사격도는 어디서 튀어나왔냐곸ㅋㅋ

멤버들의 활약에 전세는 급격히 기울어졌다. 그나마 포화에서 벗어난 감독관들은 불리한 상황을 인지하고 포탈로 탈출을 감행했지만.

“에이, 벌써 가시려고?”

이경복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형성된 배리어에 그마저도 길이 막혔다.

악마 감독관의 표정에는 절망이 떠올랐다. 이건 전투가 아니라 유린이었다.

“이, 이런⋯!”

“광차! 광차를 가동시켜!”

“서둘러!”

그 가운데 살아남은 감독관들은 운 좋게 광차 옆에 자리하고 있던 놈들뿐이었다.

* * *

남은 적들을 모두 처리하고 멤버들은 정거장을 점령했다. 헬라포밍이 끝나자 공병들이 도착했다.

“맙소사⋯ 악마들에게 이런 시설이?”

“이걸 놔뒀으면 놈들이 얼마나 많은 자원을 확보했을지⋯”

“놈들이 비축해둔 광물이 엄청납니다!”

“이 정도면 광산기지 창고의 절반은 채우겠어!”

그들은 시설 곳곳을 살피며 감탄을 터트렸다. 멤버들의 급습으로 악마들이 챙기지 못한 광물이 저장고에 쌓여 있었다.

-엌ㅋㅋㅋ 싹빠라다스 성공ㅋㅋ

-역시 민주주의 배달은 효과가 좋다니깐!

-저 정도면 악마들도 타격이 클덧?

-자원 채취 막으면 개빡치자너 ㅋㅋㅋ

-ㄹㅇㅋㅋ 크래프트스타 해본 사람은 다 알지 ㅋㅋ

-이것까지 다 기부하면 NPC들도 겁나 세질듯?

공병들이 전해준 희소식에 시청자들도 만족을 표했다. 멤버들도 다들 웃었지만 이경복은 조용했다.

“사부님?”

“퍼플 경, 왜 그러시오?”

“아, 혹시 이 정도는 대장님 기준에 별일이 아닌 거 아닙니까?”

지놈의 물음에 이경복은 실소와 함께 손을 내저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약간 아쉬운 점이 있어서요.”

그 대답에 다들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피해 없이 완승을 거두고 자원까지 대량으로 확보했는데 아쉬울 게 있단 말인가?

“그 감독관들 중에 광차 타고 도망친 놈들도 있었잖아요? 그 위에도 화물이 좀 있었는데, 그것까지 다 챙기질 못한 게 좀 아쉽습니다.”

-아니 ㅋㅋㅋ 그것까지 다 싹빠라다스를?

-블랙기업사장특) 계속 뭘 가지고 싶어 함

-이것이 진정한 블랙마인드?

-근데 그건 킹쩔수 없잖슴ㅋㅋ

-ㄹㅇㅋㅋ 고건 못 먹는 게 맞지

채팅창 반응에 이경복은 웃으며 슬쩍 눈을 돌렸다.

그가 아쉬워하는 건 미리 챙기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달리 방법이 있었다면 직감에 느껴졌을 터였다.

‘뭔가 방법이 있는 것 같은데.’

그보다는 지금 그 광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기운은 정거장에 남아있는 광차에게서 느껴지고 있었다.

“혹시 이거 작동시키면 쫓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네?”

“퍼플 경, 임무는 끝나지 않았소이까?”

그 물음에 다른 멤버들은 실소를 흘렸지만 지놈은 크게 손뼉을 쳤다.

“와, 역시 우리 대장님은 마인드가 다르시네. 1회차인데 진짜 고인물 같은 발상을 하신다니까. 아예 쉴 생각이 없으셔.”

그에 모두의 주의가 돌아갔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자, 다들 알다시피 페이즈 전환은 미션이 끝나면 이루어지잖습니까?”

“어, 그쵸? 이제 저희가 방어할 차례잖아요?”

“아직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미션을 안 끝내면 페이즈 전환이 안 되거든요.”

“복귀할 때까지는 미션 종료가 아니다⋯?”

지놈이 손가락을 튕기며 웃었다.

“바로 그거죠! 일부 미션 중에는 바로 연계에서 진행할 수 있는 종류도 있거든요.”

“연계 미션? 아니, 설마 진짜로 이거 타고 쫓아갈 수 있어요?”

“그렇습니다. 이건 스포는 아니고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니까 설명 드릴게요. 이 레일이 어디로 이어지겠습니까?”

“그야 광물을 운송하는 곳이니⋯ 음!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저장소가 있겠구려!”

“맞습니다! 이 레일은 악마들이 광산 여기저기서 채굴한 광물이 모이는 허브로 연결되거든요! 거길 공략하는 미션과 이어집니다!”

지놈의 확언에 채팅창이 들썩였다.

-오? 그러네?

-더 많은 광물이 모이는 곳이 이따!?

-싹빠라다스 더블 이벤트 ㅋㅋㅋ

-이걸 어케 참음?

-즉.시.출.발

-악마쉑들 거덜내버리기 ㅋㅋㅋ

-이쯤되면 먼저 안 바치는 악마들이 나쁜 거 아님?

-아 ㅋㅋ 숙청당하기 싫으면 처신 잘 하라고

-무친ㅋㅋㅋ 진짜 악마들은 채팅창에 살았고?

그러나 멤버들은 빠르게 눈을 굴렸다.

“아니, 그 정도면 경계가 더 심할 것 같은데⋯”

“중요한 장소이니 더 삼엄할 건 분명하오.”

“그렇죠. 그래서 고인물 얘길 꺼낸 겁니다. 고인물들이 방어 페이즈 넘겨서 빨리 진행하고, 보상도 더 챙기려고 하는 거지. 바로 연계해서 들어가는 건 웬만한 사람들이 할 일이 아니에요.”

지놈은 경고의 의미로 한 말이었지만 그것은 이경복을 미소 짓게 했다.

“흠흠, 다들 괜찮으시면 저는 진행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이경복이 그리 말하며 광차에 올라서자 다들 따라 웃었다.

-이 형 바로 반응 오는 거 보소

-???: 뭐? 어렵다고? (빵긋)

-바로 어겜스 행동 나와버리기 ㅋㅋㅋ

-즉.시.신.남

-1회차에 고인물 컨텐츠를 한다, 그게 상식이잖아?

-갓플류 1회차가 또?

-게다가 퍼펙트 숏컷이기까지 함 ㅋㅋㅋ

-제로백 광차 떴냐?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가장 먼저 데시벨이 광차에 올랐다.

“공격이 가능한데 방어를 할 이유는 없죠!”

“음, 이 악마들이 방비할 틈을 줄 수는 없소이다.”

이클립스가 바로 그 뒤를 따르자 지놈은 실소를 흘렸다.

“하이고, 내가 또 이럴 줄 알았지. 사람들이 참 겁이 없다니까. 일단 나부터!”

그 역시 못 이긴 척 광차에 올랐다.

-ㅇㄷㄴㅂㅌ!

-엌ㅋㅋㅋ 은근슬쩍 묻어가는 거 보소

-형? 이미 다수결로 결정됐는데 너무 추한 거 아니야?

-ㄹㅇㅋㅋ 런각 못 잡았쥬?

-아 ㅋㅋ 조용히 쩔이나 받으시라구요

네 사람 모두 올라서니 광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속도가 붙기 시작하자 그에 따라 채팅이 올라오는 속도도 빨라졌다.

-블랙광차 가즈아!

-히히! 다 우리 거야!

-ㄹㅇㅋㅋ 어중간하게 털어서야 되겠냐고 ㅋㅋ

-악마의 것을 빼앗는다, 그게 헬라포밍 이니까(끄덕)

-사탄 : 히익! 저희는 대체 어디로 가라는 겁니까!

-엌ㅋㅋ 악마들 사정 알빠임?

-헬트리피케이션 딱 대!

지옥에 악마들이 발붙일 곳이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