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1부-152화 (152/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152화

53. 지아의 노력(1)

아몬드의 방종 약 3시간 전.

주혁은 해장용 배 음료를 마시면서 아몬드의 방송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푸후!

그는 먹고 있던 배 음료를 뿜어냈다.

“뭐, 뭐야!?”

예기치 못한 타이밍에 등장한 키스신 때문이었다.

주혁이 이 정도인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오죽할까.

그야말로 대폭동이었다.

-해명해! 레이나! 해명해! 레이나! 해명해! 레이나!

-아몬드! 나가 죽어! 아몬드! 나가 죽어! 아몬드! 나가 죽어! 아몬드! 나가 죽어!

-미션금 회수할게요~!

-엄마! 아몬드가 못되느니 죽겠어요! 엄마! 아몬드가 못되느니 죽겠어요! 엄마! 아몬드가 못되느니 죽겠어요!

-이럴수가...

-당장 스토리 모드 하러 간다 ㅅㅂ

주혁의 안경 위로, 파바밧 올라가는 채팅들이 비쳤다. 순간적으로 채팅창에 마비가 올 정도.

“와 씨…… 이, 이 정도야?”

그도 놀라긴 했지만, 채팅창의 반응은 정말이지 살벌했다.

상당히 많은 수의 채팅이 선을 넘고 있어서 주혁의 손이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능숙한 동작으로 밴을 하면서도, 주혁은 감탄했다.

‘이 와중에 집중하네.’

아몬드는 채팅창에 눈길도 주지 않고 스토리 모드에 몰입하고 있었다.

그 덕일까?

[현재 시청자 1.2만]

시청자가 1.2만까지 상승했다.

‘게임 전환에서 잃은 시청자 다 회복했어.’

이는 릴 시작 이래 최고 시청자였고, 배틀 라지의 전성기와도 맞먹는 수준이었다.

어쩌면 아몬드는 방송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 직전이었다.

릴을 플레이한 지 단 이틀 만의 성과였다.

‘이제 3별 클리어를 해낸다면?’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 했던가.

만약 지금 아몬드가 3별 클리어를 해낸다면, 그의 방송은 어쩌면 최전성기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몬드 일행은 클리어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와 유리아를 저렇게까지?

-이게 유쾌한 반란인지 뭔지 그거냐!?

-ㄷㄷㄷ미니언 화이팅 ㅠㅠ

-헐 모트 ㅠㅠ 모트는 간 거야?

3별 클리어의 마지막 관문으로 보이는, 계약자와의 대결에서, 아몬드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아몬드와 미니언들의 화려한 팀 플레이로, 유리아를 교수형에 처해버린 것이다.

-와아아아아!

-지렸다

-피지컬!

-아몬드 역시 칼도 잘 쓰누 풍스나랑 1 대 1 뜨던 거 생각나네

-와……

-헐ㅠㅠ 아몬드 나랑 결혼해!!!

그 뒤에 바트가 등장하고, 아몬드가 희생할 땐 채팅창은 그야말로 눈물바다였다.

이후 레이나의 사연들이 하나씩 더 공개될 때도, 데미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도.

‘대성공이야…….’

[현재 시청자 1.5만]

결국 이날, 아몬드는 시청자 개인 신기록을 세웠다.

‘이러면 종합 게임 스트리머로 자리를 제대로 잡은 거 같은데?’

종합 게임 스트리머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게임 종목이 바뀔 때 줄어드는 시청자들인데.

현재의 아몬드에겐 해당사항이 없었다.

게임 전환 이틀 만에 오히려 더 많는 시청자를 끌어오다니.

‘이건 진짜 재능이다.’

이게 재능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런데 쟤 지금 뭐 하는 거지? 또 게임을 바꿔?”

그런데 지금.

아몬드는 기껏 릴로 시청자를 다 끌어놓고 다른 게임을 실행하고 있었다.

바로 배틀 라지다.

* * *

-드디어 2부제로 운영하는 겁니까?

-??? 배틀 라지?

-왠 갑자기 배틀 라지?

-아 ㅋㅋ 난 뭔지 알 것 같아 ㅋㅋㅋ

아몬드는 어느새 배틀 라지를 실행하고 있었다.

시청자들이 미처 알아채기도 전.

어느새 익숙한 헬기 안이었다.

두두두두두두……!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프로펠러 소리.

“뛰어어어어!”

“뛰라고 이 자식들아!”

뒤에선 늘 그렇듯이 NPC 군인들의 호통이 들려온다.

-와 오늘 방송 개혜자네

-드디어 2게임 스트리머가 되는 거냐?

-이제서야 정상적으로 방송을 할 셈인 거냐? 아몬드?

-와 쩐다 켠왕에 배틀 라지까지!!

-무리 아님? ㅠ

다른 종합 게임 스트리머들이 그렇듯, 하루에 2가지 게임을 하는 것이니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만.

‘건강상 2게임은 못해.’

그들의 예상은 미안하지만 완전히 틀렸다.

아몬드는 게임을 하려고 배틀 라지를 켠 게 아니다.

“리액션 갑니다.”

탁.

아몬드가 낙하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아닠ㅋㅋㅋ 리액션 하려고 게임을 켜는 스트리머가 있다!?

-봤냐 배라 무새들아? 니들 게임은 그냥 자살용이야^^

-ㅋㅋㅋㅋ이거 1등 달리고 자살?

-크~ 이게 아몬드지

“1등까진 못 하구요. 힘들어서 짧게 갑니다.”

-???

-엥?

-활도 없는데?

-다른 거 하려나?

활도, 화살도 없는 상태로 리액션.

아몬드의 방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아니, 전례가 없던 일이다.

그러나, 300만 원 정도를 받았으면 이 정도 퍼포먼스는 해야 한다, 아몬드는 그렇게 여겼다.

“이번엔 제가 화살입니다!”

그 말과 함께, 낙하산 가방을 집어 던져 버리는 아몬드.

“무, 무슨 짓이냐!”

“어이! 미쳤어!”

NPC 군인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외쳤다.

타악!

그러거나 말거나 아몬드는 거침없이 밑으로 뛰었다.

“후원 감사합니다으아아아──”

비명과 함께 화살이 되어 낙하했다.

후우우웅──

거친 바람의 저항. 와중에도 아몬드는 눈을 부릅뜨고 목표물을 찾았다.

목표는 먼저 뛰어내린 사람의 정수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

-진짜다 이 새끼는ㅋㅋㅋㅋ

-왘ㅋㅋㅋㅋ

-총알몬듴ㅋㅋㅋㅋㅋㅋ

-이 남자…… 포탄으론 어떨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진짜 ‘활’이 되어버린 거냐고 ㅋㅋㅋㅋ

슈우웅!!

대기가 갈라지며 낙하하는 아몬드의 신형은, 정확하게 한 플레이어의 머리에 적중했다.

“으, 으앗 뭐──”

그 억울한 플레이어는 아몬드와 나란히 100등, 99등을 차지하면서 끝나버렸다.

[100등]

[아쉽게 됐네요!]

쉽게 볼 수 없는 등수가 떠오르며, 그의 리액션은 끝났다.

[스트리밍 종료]

늘 그렇듯 방종과 함께였다.

-그거 알아? 사람은 아몬드를 맞으면 죽어.

-아닠ㅋㅋㅋ 맞는 놈은 무슨 죄얔ㅋㅋㅋ

-이게 ‘서바이벌’이다. 강한 놈만 살아남지.

-그거 알아? 아몬드는 돈을 맞으면 죽어.

* * *

치이이익──

오랜 시간 뒤에 열린 캡슐.

한참 뒤, 흠뻑 젖은 상현이 기어 나왔다.

수건을 건네주려던 주혁은 그만두었다.

“이야…… 이건 수건으로 될 게 아니네.”

놀리는 듯 말하지만 걱정도 됐다.

우습게도 지금 주혁의 생계가 아몬드에게 달려 있으니,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확실히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쏴아아아…….

상현의 샤워 소리를 들으며 주혁은 고민에 빠졌다.

‘내일 진료이긴 하지만…… 10년 동안 손을 못 쓴 걸 과연 고칠 수 있나?’

상현의 다한(多汗) 증상은 오른손과 관련된 거라는 것쯤은 누구나 추측할 수 있었다.

일전에 의사 송하나도 ‘일을 대신해 주고 있는 상황이, 체력 저하를 불러온다’고 말했었으니까.

오른손을 움직이는 뇌의 어떤 신경 혹은 영역이 비어 있는 게 문제다.

이걸 갑자기 진료를 받기 시작한다고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

‘혼자 하는 스토리 게임도 이 정도인데…….’

주혁은 커다란 수건을 캡슐 안쪽으로 던져넣으며 생각했다.

이런 식이면 스트리머로서 컨텐츠 제한이 너무 크다.

‘스트리머 대회라도 나가면 어떻게 될지.’

일단 모든 건 병원에 가 봐야 알 수 있다.

“난 먼저 잔다.”

주혁은 욕실에 대고 그렇게 외친 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곧장 침대에 드러누워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봤다.

화면 속엔 커뮤니티 반응이 떠 있다.

[빅프로]

릴프로 안에서도 이슈글을 모아놓은 빅프로다.

‘뭐가 좀 나왔나…….’

큰 기대를 하고 본 건 아닌데.

의외의 성과가 있었다.

“이게……?”

주혁 입장에선 생각지도 못한 게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었다.

[지상 최악의 스트리머 아몬드 & 열혈 마궁수 레이나 키스신]

[빅 1,910] [릴 970]

추천인 ‘빅’이 무려 2,000에 육박하는 글이었다.

보통 추천 수 100을 넘기면 빅프로 게시판에 들어갈 수 있다.

그걸 고려하면 엄청난 화력인 셈이다.

-와 ㅅㅂ 진짜 가지가지 하네 저 새끼

└ㅋㅋㅋㅋㅋ 이 새끼는 진짜 단단히 화가 났눜ㅋㅋㅋ

-열혈 마궁수 씹ㅋㅋㅋㅋㅋㅋ

-데협들 공동묘지 단체 예약했답니다~

-헐 ㄹㅇ 감동이다ㅜㅜ

-그냥 두근두근 편의점을 해 씹련아!!!

-걍 할리우드 클리셰로 키스하는 거구만 뭐 과몰입들이여 근데 난 릴 지웠다 ㅎㅎ

-레이나 얼굴 보고 빅 줬다가 바로 움짤 재생되자마자 릴 줌.

-ㅠㅠㅠㅠ 이거 스토리 ㄹㅇ ㅈㄴ 슬픔

└스포 ㄴㄴ

└니가 깰 수나 있을 것 같냐? 뭔 스포 ㄴㄴ야 ㅋㅋㅋㅋ

.

.

.

댓글 수도 굉장히 많았다.

천몇 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댓글 하나하나를 쳐다보는 주혁의 눈이 점점 무겁게 감긴다.

오늘 상현만큼이나 그도 무리를 했다.

‘낮술을 내가 하나 봐라…….’

거기에 낮술까지 들이켜서 몸의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졸리네.’

여기까지만 확인하고, 주혁은 결국 잠에 들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니 다음 날이었다.

“……으.”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켠 다음, 커튼을 젖히니…….

“?”

오늘따라 햇빛이 굉장히 밝다.

“……해의 위치가 이상한데.”

그는 이불을 뒤적여서 휴대폰을 찾았다.

[오전 11:09]

오전 11시.

병원 예약이 오전 10시였다.

“……미친! 야 유상현!!!”

쾅.

그는 얼른 방문을 열어재끼고 상현을 불렀으나.

대답이 없다.

“야! 일어…… 엉?”

상현의 방에도 상현은 없었다.

“……혼자 갔나?”

주혁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휴대폰을 내려봤다.

[상현 : 나 걍 먼저 감. 계속 처자라.]

역시나 메시지가 와 있었다.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아닌가?’

기억이 긴가민가했다.

그러던 중.

띠링.

[서지아 : 단톡 확인 좀.]

지아에게 메시지가 왔다.

‘뭘 확인하라는 거야?’

단체 톡방을 보니 지아가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

오늘 올튜브 영상을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아니, 그럼 그냥 올튜브를 확인하라고 하지.

어이없어하며 채널에 들어가니, 아몬들 채널에 첫 릴 영상이 게시되어있었다.

[릴몬드-0 | 레이나 사기캐 아님?]

[릴몬드-1 | 칼날비는 레이나로 이렇게 막으세요!]

‘오…… 드디어 올렸구나.’

릴 공부해야 돼서 시간이 좀 지체될 거라더니.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았다.

이걸 자랑하려고 구태여 메시지를 보낸 건가.

‘이 녀석도 귀여운 구석이 있구만.’

주혁은 피식 웃으며, 조회 수를 확인했는데.

조회 수는 전혀 귀엽지 않았다.

“뭐야!? 이거 진짜야?”

몇 번을 확인해 봤지만, 진짜다.

[조회수 29.7만]

30만에 가까운 조회수가 찍혀 있었다.

올린 지 5시간 된 영상이.

‘대체 뭐야?’

정답은 댓글이 있었다.

-이게 ‘그 칼날비’냐?

-그 영상이 아몬드였누 ㅋㅋㅋ

-망나니용사 ㅅㅂㅋㅋㅋㅋ

-광고에 무친 새낔ㅋㅋㅋㅋ

-와 ㅋㅋㅋㅋ 이건 전설이네

-근데 쪼렙 노말 구간인 게 아쉽네 ㅋㅋㅋ 랭크에서 했으면 진짜 레전드인데.

-이거였구나 ㅋㅋㅋ 아몬드였누

댓글 반응을 보니, 이 칼날비 막는 영상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글이 많았다.

이전에 칼날비 영상이 릴프로에서 이슈가 된 적이 있었잖은가? 그때 망나니 용사가 실검에도 올랐었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릴프로 유저 대부분은 아몬드가 망나니 용사인 걸 몰랐는데…….

-아니 ㅋㅋ 레이나 키스한 놈이 이거 한 거였어?

-아 ㅋㅋ 이럼 ㅇㅈ이지

-키스할 만하네

-아 난 인정 못 해!!!!

-아몬드…… 기억하겠다.

이번 레이나 키스 사건으로 아몬드가 크게 알려졌고, 이제서야 아몬드가 칼날비 영상의 주인공임을 알게된 모습.

그 타이밍에 딱 맞춰 이 영상이 올라오면서, 대박이 터진 거다.

“캬…… 타이밍 진짜 오졌네.”

타이밍이 정말 귀신같다고밖엔 할 말이 없었다.

사건이 겹치고 겹쳐 만들어낸 화력은, 생각보다 굉장했다.

이러는 사이에도 조회 수가 30만을 돌파하고 있다.

“근데 이거 이 정도 화력이면…….”

이런 화력을 보니 생각나는 게 하나 있다.

실시간 화제 영상.

몇 위일까?

기대에 부풀어 차트를 보려는 순간.

지이이이이이잉……!

그의 휴대폰이 부르르 떨며 화면이 넘어갔다.

[펑크 오 실장]

‘오 실장님?’

주혁은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받았다.

“네. 실장님.”

보통 갑자기 전화를 잘 안 하는데.

오 실장의 목소리는 어딘가 다급했다.

“지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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