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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1부-199화 (199/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199화

67. 챌린저의 벽(3)

서포터가 너무 일찍 죽어버렸다.

‘일단 챌린저라고 생각하고 플레이하자.’

상대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아까의 그 킬 각은, 챌린저인 홍차도 미처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아몬드에 대한 소문들이 다 진짜였음을, 굳이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홍차는 느낄 수 있었다.

‘이제부터 어쩌지.’

홍차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다음 상황을 가늠해 봤다.

[언니 미안해! 얼른 갈게!]

일단 레몬이 다시 부활해서 뛰어오는 중이다.

아마 도착까지는 15초 정도가 소요될 터다.

현실에서 15초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릴에서 15초면 게임 판도가 두 번은 뒤집힐 시간이다.

‘최대한 버티자.’

그 시간 동안 저 둘의 맹공을 버텨야 한다.

포탑을 때리게 내주고 물러날 순 없다.

아몬드와 타코는 아까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서 전선을 밀어내고 있었다.

특히나, 아몬드의 포지션은 미니언들보다도 오히려 더 앞에서 언제든지 홍차를 죽이겠다는 식.

다분히 위협적인 그의 포지션에도, 홍차는 뒤로 빼지 않았다.

파지직……!

하얀빛의 마나가 머스캣 총을 형상화한다.

아버지와 사냥을 다니던 어렸을 적의 기억 덕분에 선택한 형상이다.

철컥.

그녀는 손에 딱 맞는 그 총을 들고 아몬드를 조준했다.

콰아아앙!!

하얀 마력이 공기를 가르며 날았고, 아몬드는 미니언 뒤로 숨었다.

퍼엉!

애꿎은 미니언만 바닥에 널브러졌다.

쓰러지는 시체 뒤에서, 아몬드의 화살이 날아왔다.

홍차는 고개를 꺾어 가볍게 피해냈다.

-와!

-미쳤다

-이게 챌린저!? ㄷㄷ

그러나 그다음도 그렇게 가볍게 피할 순 없었다.

피융!

‘무슨 연사가 이렇게 빨라?’

곧바로 이어져 날아오는 화살은 이번엔 몸통 한가운데를 노렸다.

타악!

홍차는 발을 강하게 박차며 순간 가속해 버렸다. 프레임 사이로 화살이 흘려진다.

연이은 회피로 시청자들이 감탄한다.

-이게 프레임 끊기냐? 오우

-아까 아몬드도 하던데

-와 잡기술 ㅋㅋㅋ

그러나 잡기술로 피하기엔 한계가 있다. 화살은 또 날아왔다.

퍼엉!

결국 한 대 맞았다.

타깃이 터졌다.

‘뭐야.’

마치 왼쪽으로 피할 것을 예상했다는 듯 날아온 화살.

하나 더 오고 있다.

퍼벙!

한 대를 맞으니, 두 대 더 맞는 건 쉬웠다.

[마나 피폭]

콰앙!

푸른 불길이 몸에서 터져 나온다.

‘뭐야. 무슨 활이 연사가 이렇게 빨라.’

[체력 65%]

아까 당한 대미지까지 누적되어서 거의 절반이 날아간 상황.

하나 그렇다고 그녀가 불리해지진 않았다.

‘포탑!’

키이잉……!

포탑이 머리를 돌린다. 타깃팅을 아몬드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포탑의 공격은 약간의 유도 능력이 있어서, 피하는 데 한계가 있다.

콰앙!

아몬드도 첫 발은 피했다.

콰앙!

그러나 두 번째는 맞았다. 결국 뒤로 날아간다.

날아가는 아몬드에게 포탑이 추가 포격을 가한다.

콰앙!

연기가 그의 신형을 뒤덮었다.

[체력 55%]

아몬드의 체력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

공격하기 시작하면 그 어떤 화신보다도 강력한 게 포탑이다.

아몬드는 결국 홍차를 죽이는 건 포기하고 뒤로 물러섰다.

그의 얼굴에 아쉬운 빛이 스쳤다.

동시에 홍차는 안색이 밝아졌다.

‘휴. 막았다.’

그녀는 보이스 채널에 대고 말했다.

[야. 정글.]

[네?]

[와라.]

* * *

“아. 포탑 허깅해서 잡기 힘드네요.”

아몬드가 아쉽다는 듯 중얼거렸다.

-루비소드 : 휴~

-ㅋㅋㅋㅋㅋㅋㅋㅋㄲㅂ

-50만 원 ㄲㅂ

-간만에 대형 후원인데 ㄲㅂ

그야 챌린저를 잡으면 50만 원이니까.

[미션]

[챌린저 킬]

[50만 원]

상대는 역시 챌린저였다. 원딜러의 기본 소양, ‘절대 죽지 않는다’라는 룰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타코가 다가와서 조언했다.

“상대 원딜 못 죽여도 돼. 릴은 뭐 하는 게임이라고 했지?”

“포탑 부수는 게임.”

“그렇지.”

-아니 ㅋㅋㅋ 유치원이냐?

-릴 유치원 입성!

-엄마! 난 언제 빅 유치원으로 가나요!? 엄마! 난 언제 빅 유치원으로 가나요!? 엄마! 난 언제 빅 유치원으로 가나요!?

-ㅋㅋㅋㅋㅋㅋㅋ아몬드 대답 왤케 잘해. 얼마나 세뇌한 거야.

-대답 반응 속도 피지컬 무쳤……!

‘그래도 아쉽네.’

아몬드는 그래도 미련이 남는지. 어떻게든 홍차를 잡을 수 없는지, 계속 이리저리 살피며 관찰했다.

그 잠깐의 고민 사이.

등 뒤쪽에서 뭔가가 다가왔다.

“으악!”

“끄억!”

촤아악!

붉은 혈선이 미니언들을 휩쓸었다.

쿵!

그 혈선에 끝엔 시뻘겋게 물든 도끼가 꽂혀 있다.

‘도끼 광전사?’

적 정글러가 등장했다.

한참 뒤에서 등장해서, 눈치채지 못했다. 적 정글러는 퇴로를 막아서고 있다.

‘홍차를 괜히 죽이려다가…… 이렇게 된 건가?’

홍차가 일부러 시간을 끈거다.

그렇다는 건…….

“다 잡아 족쳐어!”

저기서 도망가던 홍차가 다시 뒤돌아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다.

서포터 레몬과 함께다.

홍차의 손에서 빛으로 만들어진 머스캣 총이 형성된다.

타앙!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당겨진 방아쇠, 총구는 시커먼 화약 대신 새하얀 빛을 내뿜었다.

콰아아앙──

아몬드는 눈에 힘을 주며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아아아앙……!

순백의 결정이 다가오는 속도가 한층 느려졌다.

‘지금!’

아몬드는 왼발에 힘을 가하며 바닥을 박찼다.

퍼어어어──

새하얀 불길이 터져 나오고, 그 사이로 아몬드의 신형이 스치듯이 지나갔다.

──어어어엉!

“컥!’

이번엔 충격파(넉백)가 아니라, 대미지만을 피했다.

[체력 55%]

체력은 그대로.

그러나, 몸은 날아간다.

퍼엉!

붕 떠오른 후 착지한 곳은 적 정글러의 바로 앞.

이는 아몬드가 의도한 바였다.

튕겨 나갈 방향을 미리 계산해 둔 것이다.

“어……?”

갑자기 레이나가 굴러들어오자, 광전사는 흠칫했다.

“제 발로 죽으러 왔구나!”

광전사는 도끼를 들었고, 아몬드는 활을 당겼다.

기리릭──

푸른 마나의 기운이 활에 모여들었다.

〔타깃팅〕

레이나의 타깃이 20개가량 광전사의 몸에 생성되었다.

그사이, 광전사가 도끼를 내던졌다.

후웅!

아몬드가 오른발을 박차면서, 도끼를 곧바로 피해냈다.

아몬드의 잔상 사이로 도끼가 흘려진다.

구르기도 쓰지 않은 채로 완벽하게 공격을 흘린 것이다.

“!?”

프레임 격차를 이용한 것이지만.

고작 해봐야 골드 유저인 광전사의 눈으론,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기 힘들 정도.

‘저게 안 맞는다고? 이 좃망겜…….’

광전사는 속으로 애꿎은 스킬 판정을 탓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퍼엉!

푸른 타깃이 하나 터져 나갔다.

도끼 공격이 빗나간 대가는 컸다.

‘어?’

어벙한 표정을 짓는 그 찰나에, 두 발의 화살이 더 날아왔고.

펑!

퍼엉!!

또 푸른 타깃이 터져 나갔다.

[마나 피폭]

콰앙!

거기에 3콤보로 인한 마나 피폭까지.

푸른 불꽃이 솟구치며 추가로 체력을 앗아갔다.

‘이, 이게 뭔 대미지냐?!’

레이나의 레벨은 현재 5레벨.

마나 피폭의 대미지는 절정이다.

‘때려야 돼!’

광전사는 상대를 때려야 체력이 찬다.

그는 다시 생긴 도끼를 집어 든다.

후웅!

그와 동시에, 뒤쪽에서 홍차의 란이 다시 한번 순백의 결정을 날려왔다.

콰아앙!

두 개의 공격이 동시에 아몬드를 노리고 들어왔다.

빠른 투사체 둘이 점점 그를 조여오는 때.

[구르기]

슥!

아몬드의 신형이 사라졌다.

그를 노리던 두 공격은 전부 허공에서 터져 나갔다.

펑……!

“!?”

갑자기 사라진 레이나.

광전사는 당황했다. 어쩔 수 없었다. 난생처음 보는 구르기 은신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처음 겪는 현상.

골드의 실력으로는 이런 일에 완벽히 침착하긴 힘들었다.

“이리 와!”

촤르륵!

그사이, 타코가 그물을 던졌다.

광전사의 몸을 확 쪼이고 드는 그물.

“잡았다! 몬드야!”

스윽.

사라졌던 아몬드의 신형이 우측에서 나타났다.

파지직…….

그의 활에 푸른 마나가 모여들며 화살의 형상을 이루었다.

“아…….”

퍼어엉!

구른 후의 대미지는 더 크게 들어온다.

[체력 54%]

단 한 발을 맞았는데도, 체력이 10%가 깎여버렸다.

펑!

또 타깃이 터져 버리고.

[체력 47%]

거기에 4콤보 보너스 대미지 증폭까지 더해진다.

[체력 41%]

점점 가공할 대미지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퍼엉!

곧바로 이어서 터지는 또 다른 타깃.

[체력 29%]

퍼벙!

[체력 5%]

퍼어엉!!!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이뤄진 콤보 공격.

[사망]

광전사는 쓰러졌다.

[레벨 업!]

레이나의 레벨이 6으로 올랐다.

‘레벨 6이다.’

릴에서의 레벨 6은 특별한 숫자다.

강신기를 배우니까.

그때.

“으억?!”

퍼어어엉!

굉음과 함께 타코가 바닥을 굴렀다.

홍차의 순백의 결정이 타코를 타격한 것이다.

홍차와 레몬은 타깃을 변경했다.

그들은 타코를 죽이고 돌아갈 생각이다.

“!”

아몬드는 곧장 도우러 가려 했다. 하나, 타코가 외쳤다.

“오지 마! 내가 그냥 여기서 죽을게!”

타코는 자신을 희생할 생각이다.

여기서 타코를 괜히 돕겠다고 돌아서면, 괜히 둘 다 죽는다.

적의 체력 상황이, 아몬드와 타코보다 월등히 좋았다.

타코의 판단은 옳아 보인다.

그렇긴 했지만…….

‘안 빼도 될 것 같은데.’

아몬드는 스스로 판단을 한번 내려보기로 한다.

‘타코 형은 지금 미니맵을 못 보고 있어.’

타코는 얻어맞느라 제대로 판단을 못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미호야.]

[넵!]

[더 빨리 내려와.]

[안 그래도 가고 있어요~!]

‘좋아.’

아몬드는 다시 급격하게 뒤로 턴했다.

그러자 타코가 놀라 외쳤다.

“어……!? 왜 와!?”

“형! 발악해 봐요!”

“……뭐!?”

타코는 아몬드가 왜 저러는지 모르겠으나. 일단 반격을 하려 한다는 것 정도는 이해했다.

그래서 삼지창을 던지며 발악을 시도한다.

동시에 다시 물었다.

“아, 아니, 근데 각이 나오──”

──콰아앙!

홍차가 쏘아낸 순백의 결정이 타코의 말을 끊었다. 타코는 죽어버렸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홍차 → 타코야끼]

타코를 구하는 건, 물 건너갔다.

그러나, 아몬드가 노리는 건 더 큰 미끼다.

아몬드는 당겼던 활시위를 놓는다.

퍼엉!

쿠이판의 몸에 생긴 타깃 하나가 순식간에 터졌다.

쿠이판이 몸을 움찔하며 외친다.

“으힝! 내 토나 먹어라앗!”

입을 쩍 벌리며 역겨운 것들을 쏟아냈다. 그 추진력으로 뒤로 쭈욱 도망가 버렸다.

아니, 도망가 버리려 했다.

“왔어요! 오빠!”

화르륵!

쿠이판이 도망가야 할 동선에서, 갑자기 솔리아가 튀어나왔다.

미호였다.

홍차의 반응 속도도 굉장했다. 그녀는 곧바로 미호를 사격했다.

콰아앙!

쾅!

새하얀 폭발이 미호를 조금 밀어냈으나. 체력 상황이 워낙 좋은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쿠이판에게 불을 뿜었다.

화르르륵!

불주먹과 불덩이가 쿠이판을 태웠고.

쿠이판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주춤했다.

그 시간이, 판을 갈랐다.

기리릭──

아몬드의 활시위가 매끄럽게 당겨진다.

‘됐다.’

난장판이 된 이 전장에서, 그의 오른손은 쥐 죽은 듯 고요하게 시위를 놓았다.

날아간 화살은 쿠이판 몸 위의 타깃들을 하나둘 터뜨렸다.

퍼엉!

퍼어엉!

이어서 빗줄기처럼 쏘아지는 화살들.

퍼버버버벙!

한 치 오차도 없이, 푸른 타깃의 정중앙에 꽂혀 버린다.

-대체 저렇게 작은 걸 어케 맞히는 거야 계속???

-쿠이판ㅋㅋㅋㅋ 또 죽냐??ㅋㅋㅋ

-미호 누나 합류우우우~~!

-와 ㅋㅋㅋㅋ

-엄마 쿠이판은 고슴도치인가요!? 엄마 쿠이판은 고슴도치인가요!? 엄마 쿠이판은 고슴도치인가요!?

[4콤보!]

[8콤보!]

[10콤보!]

점점 늘어나는 콤보.

늘어나는 대미지.

줄어드는 체력.

“꺄아아아아! 언니!”

결국 레몬은 데자뷔처럼 쓰러졌다.

‘다음은 홍차……!’

아몬드는 곧바로 홍차를 향해 활을 돌렸으나.

“미안해~~!”

홍차는 이미 사거리 한참 밖이다.

그냥 죽어라 뒤로 도망가고 있었다.

-와 ㅋㅋ 도망치는 각은 ㅈㄴ 잘 보네 ㅋㅋ

-도망 장인ㅋㅋㅋㅋ

-하 이래서 눈치 빠른 애들은 싫다니까?

홍차는 이번엔 포탑도 안 지키고 그냥 쭉쭉 뒤로 도망가고 있다.

아몬드 팀의 정글러까지 합류할 걸 고려하는 것 같다.

“헐. 원딜은 못 잡나요?”

미호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아쉬운 건 아몬드도 마찬가지다. 이제 점처럼 작아진 홍차를 바라보며.

“너무 멀어…….”

말하던 중, 그는 잠시 고민했다.

“음……?”

그러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

“?”

아몬드의 시선이 시야 한구석에 적힌 텍스트로 향한다.

[마궁수의 자긍심×100]

레벨은 6이고.

아까 쿠이판을 때리면서 강신기를 위한 스택은 다 채운 상태다.

“얼추 될 것 같기도.”

[강신기(降神技) - 데미안의 해방된 화살]

이번에야말로 기회가 온 것 같다.

챌린저를 죽일 기회.

파지지지직……!

거대한 마나의 파동이 일어나며 금발의 여성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아몬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50만 원짜리 강신기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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