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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1부-237화 (237/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237화

82. 껌의 반란(1)

적의 성소를 지키는 포탑은 이제 쌍둥이 포탑 하나뿐이다.

승리를 코앞에 둔 솔로이즈백.

그들은 한껏 흥을 올리고 있었다.

“총알 받아라! 이 문어 쉑!”

“으딜 문어쉑이 수영장 파티를 해!? 저 깊은 바다로 끄지시라구여~~!”

소주와 맥주가 킬킬대며 앞으로 나아가서 타코야끼를 마구 때린다.

타코야끼가 적 진영 중에 가장 앞에 나와 있었기 때문에 총알받이가 되어버린 거다.

“으하하하하!”

“가즈아!”

분명 승기가 거의 기울긴 했으나, 이 정도로 흥을 내면 엎어지기 쉽다. 이럴 땐 팀의 리더가 분위기를 재정비해야 하는데…….

“치키챠아아아!”

콰광!

뒤에서 폭탄을 던지며 가장 흥을 내는게 그 리더, 모솔이었다. 어린 나이 탓인지 막상 본인이 가장 주체가 안 되는 듯하다.

그때였다.

──파직!

맵 어느 한 부분에 시야가 끊겼다.

감시 카메라처럼 작동하는 감시 토템이 하나 사라진 것인데. 모솔과 그의 팀원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맵을 항상 주의 깊게 보고 있어야 하는 서포터조차 흥을 내며 타코를 때리느라 보지 못했다.

“데구르르르르르르!”

뒤로 돌아서 굴러오기 시작하는 저 거대한 비치발리볼을!

“야, 야! 뒤!!”

“뒤에!”

* * *

“풍선껌! 뒤로 잘 들어갔습니다!”

“솔로이즈백 전혀 몰랐던 눈치죠!?”

급작스럽게 대규모 전투가 전개되자, 중계진의 입도 바빠졌다.

“들어가는 위치 너무 좋은데요!?”

“솔로이즈백! 양쪽으로 갈라져서 산개! 산개! 산개 죽이네요?! 무슨 훈련받은 사람들처럼 흩어집니다! 모르고 있었던 반응 속도 맞나요!?”

솔로이즈백은 당황한 것치고는 각자 양갈래로 잘 흩어졌다.

“이러면 풍선껌이 들이박을 곳이 거의 안 보이죠!?”

자신감 넘치게 굴러오던 비치발리볼(아이언볼)이 갈곳을 잃고 우왕좌왕한다. 어디로 들이받아야 하는데, 결정을 못내리는 것이다.

철~썩! 철~썩!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울려 퍼지는 파도 소리 이펙트가 그를 더 멍청해 보이게 만들었다.

“이럴 수가! 헛방 같은데요?!”

“이러다가 아무한테도 못 박겠어요!”

“풍선껌 님! 제발 기억을 잃어버려요! 그냥 아무한테나 들이받으라구요! 이 기회를 버리면 이제 희망이 없습니다!”

-ㅋㅋㅋㅋㅋ기억을 찾은 껌 형 ㅠ

-누가 저 형한테 낯선 천장 좀 보여줘 ㅠ

-근데 구르기 저거 맞히는 거 개힘들어 원래 ㅋㅋ 뭐가 보여야 맞히지.

“아아아아! 벽에다가 박아버렸어요!”

“완전 헛방!?”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굴러오던 풍선껌이 결국 벽에 부딪힌다.

산개하고 있던 적들의 딱 정 가운데에 있는 벽이었다.

쿠웅──!

벽을 중심으로, 충격파가 주변으로 울려 퍼진다.

“어? 이거 애초에 벽에 박아서, 오히려 좋아?”

“이거 대박 났는데요!?”

아이언볼의 ‘데굴데굴 쾅!’ 스킬은 스플래시 효과가 있어서, 굳이 직접 박힌 대상이 아니어도, 그 주변 대상들도 대미지를 받는다.

대미지뿐만이 아니다, 급격하게 느려지는 슬로우 효과도 받는다.

“오히려 한 명을 맞히려고 방향을 택한 것보다, 이게 더 대박이 됐어요!?”

“무려 4명이 슬로우가 걸렸습니다!”

“모솔만 겨우 피했습니다!”

모솔을 제외한 솔로이즈백 전체가 느려졌다.

“모솔은 점핑 폭탄을 자기에게 써서 피했죠! 그럼 피한 게 아니에요! 생존기가 빠졌거든요!”

그마저도 생존기를 써서 피한 것이고, 사실상 5인에게 스킬을 맞힌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는 슈퍼 플레이다.

“5인에게 유효타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의 슈퍼플레이는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거기에! 풍선껌! 강신기!?”

[강신기(降神技) - 빙글빙글 쾅쾅!]

아이언볼의 강신기.

‘빙글빙글 쾅쾅!’이 시전됐다.

‘데굴데굴 쾅!’ 스킬처럼 볼로 변하여 구르는 스킬인데. 다른 점은 지정한 위치에 갈고리를 걸고 돈다는 것, 그리고 훨씬 빠르다는 것.

우우우우웅……!

“돕니다! 돌아요오옷!”

즉, 이 스킬은 원심력을 이용해 아이언볼이 고속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주변 적을 죄다 쳐버리는 것이다.

“빙그르르르르르르!”

여기에 걸리면 한 번 더 진영이 붕괴되고, 꽤 큰 대미지를 입는다.

위이이이이잉──

고속으로 회전하는 아이언볼에 또 다시 4인이 타격당한다.

──퍼버버버벙!!!

“풍선껌 폭딜!!!”

“전부 다 넉백 당합니다! 이거 난장판이에요! 마지막으로 깽판 제대로 칩니다!!”

“성장 차이가 나지 않았다면 여기서 한타 끝이에요!”

아이언볼이 초반에 너무 많이 죽은 탓에 레벨이 낮아서 그렇지, 만약 동 레벨이었다면 여기서 원딜 정도는 그냥 빈사 상태가 되었을 터다.

하나 지금은 원딜이 그냥 앞으로 튕겨 나가는 것 정도로 끝났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걸 노리는 계약자가 따로 있었으니까.

“돌진해 들어가는 타코야끼! 정확히 원딜, 소주로 향합니다!”

퍼억!

타코야끼의 어깨가 소주의 갈비뼈를 밀고 들어갔다. 쭉 밀린 그는 벽에 부딪혀 버린다.

쿵!

눈알이 하얗게 변하며 기절해 버린 소주.

“소주! 기절했어요!?”

“이거 큰일인데요!?”

“제대로 물렸어요!”

탱커류 계약자들이 딜러 계열 계약자를 물고 늘어지듯이 계속 괴롭히는 것.

이런 상황을 소위 ‘물렸다’고 한다.

원딜이 물리면 전투에서 이기긴 힘들다.

“소주 입장에선 억울하죠!? 그냥 갑자기 이리 처이고 저리 치이더니 지금 벌써 체력이 절반이에요!”

“아아아! 딸기슈터의 지원!”

딸기슈터가 기절한 소주를 향해 독침을 조준한다.

[실명 침]

뿅!

수영장 파티 스킨의 우스꽝스러운 소리와 함께 날아간 침이 정확히 소주의 목덜미에 맞았다.

“소주 실명됩니다!”

이러면 기절 시간이 끝난 뒤에도 보이는 게 없어서 제대로 원딜로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원딜 무력화!”

“이러면 딜을 누가 넣나요!”

“모솔이죠!”

그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저 멀리 도망갔던 모솔 쪽에서 시뻘건 빛의 마나가 타올랐다.

[강신기(降神技) - 연쇄 폭파 지원]

두두두두두……!

갑자기 울리는 헬리콥터 소리.

이후, 시뻘건 레이저가 바닥에 쭈욱 일직선으로 마킹된다.

그것과 거의 동시에 떨어지는 폭탄들.

퍼버버버벙!

그것들은 서로의 열로 계속해서 터져 나가며, 연쇄적으로 일직선상의 거리를 불지옥을 만들어버렸다.

“연쇄 폭파 지원!!!”

“제대로 들어갔어요! 적과 아군의 진영을 반으로 갈라버립니다! 게다가 타코야끼는 정통으로 타격!”

타코야끼와 딸기슈터 그리고 미호의 진영이 아예 갈려 버렸다.

“이러면 다시 솔로이즈백이 반격할 기회인가요!?”

솔로이즈백은 모솔의 강신기 덕분에 다시 앞으로 나가며 딜을 넣으려 했는데.

그게 마음처럼 되진 않았다.

“미호의 강신기 나오죠! 적들을 제지합니다!”

[강신기(降神技) - 성난 파도]

쏴아아아아아!

아쿠아의 파도가 밀물처럼 밀고 들어온다.

철~썩!

달려오던 솔로이즈백 전원이 잠시 파도의 저지력에 주춤하게 됐다.

“완벽하게 저지합니다!”

“어? 근데 생각보다 대미지가 너무 적죠?!”

“서폿 아쿠아라 그렇군요!”

그렇다. 파도로 적을 제지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큰 피해를 주진 못했다.

[그냥 쫄지 말고 앞으로 가!]

[개때려!]

솔로이즈백은 파도를 언제 맞았냐는 듯 다시 앞으로 치고 나온다.

쾅! 쾅!

소주가 로켓으로 타코야끼를 연신 두들긴다.

“어어! 솔로이즈백! 다시 밀고 나갑니다! 이거 뚫리면 끝인데!”

그때였다.

퍼벙!

어딘가에서 날아온 물폭탄이 모솔을 두 대 때려버린다.

[망나니 용사가 미쳐 날뜁니다!]

[망나니 용사 → 모솔]

그러고는 모솔이 죽어버렸다.

“아아아앗?! 비, 비상!!!”

“이게 무슨 일이죠!?”

“순백의 결정 연사! 란 강신기에요! 일명 시즈모드! 아까부터 란이 저기서 계속 포지션을 잡고 있었거든요!!!”

“저 거리에서 지금 저격을 하는 건가요!? 미쳤습니다! 이걸 어떻게 봐요!”

상대 팀의 입장에선, 시야의 소실점 거의 끝.

살짝 솟아오른 언덕 위에서 아몬드가 조준하고 있었다.

아까 전 풍선껌이 감시 토템을 제거해 둔 그곳이었다.

* * *

몇 초 전.

아몬드는 적절한 언덕에 자리를 잡은 뒤. 강신기를 발동했다.

〔적들을 섬멸하겠습니다.〕

수평선을 보는 듯 파랬던 란의 눈이 붉게 빛나며, 붉은 텍스트가 떠오른다.

[강신기(降神技) - 초월의 마법진]

[남은 지속 시간]

[10초]

우우웅……!

아몬드의 발밑에 생겨나는 붉은 마법진.

이 위에서라면, 그간의 란이 갖고 있던 제약을 전부 해제할 수 있었다.

[적색 마나 해방]

[봉인해 뒀던 붉은 마나를 사용해 곧바로 총 3개의 순백의 결정을 얻습니다.]

[마나 감응력 상승]

[충전 속도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한번에 3개까지의 순백의 결정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마나 압축력 상승]

[순백의 결정이 더 강하게 압축되어, 시전자를 떠나도 오래 유지됩니다. 기존보다 3배 이상 멀리 날아가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방출 가속 상승]

[거리에 비례하여 최대 250%였던 가속 대미지가 350%까지 늘어납니다.]

[적색 홍채 개안]

[붉은 마나의 힘을 빌려 눈의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립니다. 멀리 있는 적을 확대하여 볼 수 있습니다.]

레벨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강화되었을 충전과 방출의 업그레이드들이 단 10초간 한 번에 다 진행되고, 거기에 보너스까지 더 얹어주는 강신기다.

다만, 마법진의 지속 시간은 단 10초.

최대 효율로 계속 사격한다고 해도 9~10발 정도만 쏠 수 있는데. 그건 이론상일 뿐이고, 조준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보통은 6발 아래로 쏜다.

하나, 한 발도 빗나가지 않는다면 6발로도 충분했다.

아몬드는 호흡을 가다듬고, 저 멀리 이리저리 얽혀 있는 적들을 향해 조준점을 옮겨놓는다.

[모솔]

[체력 85%]

기리리릭──

붉은색으로 바뀐 물의 활시위가 천처히 당겨진다. 하나, 쏘아지는 것은 순식간.

──퍼어엉!!

숨을 놓을 틈도 없이 날아간 순백의 결정이 정확하게 모솔에게 맞았다.

[모솔]

[체력 53%]

워낙 멀리서 쏘다 보니 가속 대미지 효과로 엄청난 대미지가 뿜어져 나온다. 체력의 30% 가까이가 날아가 버릴 정도다.

평소의 란이었다면, 이걸로 끝이었겠지만. 지금은 초월의 마법진 위였다.

연이어서 한 발이 더 날아간다.

펑!

[망나니 용사가 미쳐 날뜁니다!]

[망나니 용사 → 모솔]

단 두 방에 모솔이 죽어버렸다.

조금 모자랐던 대미지는 타코와 딸기가 채워준 것이다.

‘좋아…….’

아몬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절대로 거슬렸던 모솔을 죽여서 기쁜 게 아니다.

승리가 가까워져서 웃은 것이다.

이걸로 적의 화력이 거의 절반으로 준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이제 화력의 나머지 절반을 도려낼 차례다.

‘다음은…….’

바로 원딜, 소주를 조준한다.

[소주]

[체력 33%]

탱커들의 큰 몸집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해봐야 무릎이나 발 정도가 기간트 머신의 다리 사이로 보이는 정도.

하나, 적색안을 개안한 란의 눈으로는 그 정도도 충분했다.

지잉.

붉은 홍채가 확대되며, 소주의 발이 시야에 꽉 들어찬다.

‘잡았다.’

쏴아아아…….

곧바로 풀충전된 상태로 활시위에 걸리는 순백의 결정.

파아앙!!!

마치 피 같은, 시뻘건 물 화살이 날았다. 기간트 머신의 다리 사이를 지나, 원딜러의 발 끄트머리에 적중한다.

콰아앙……!

[망나니 용사 더블킬!]

[망나니 용사 → 소주]

이미 타코와 풍선껌에게 맞았던 게 많았던 터라, 단 한 방에 죽어버렸다.

깔끔하기 그지없는 사격.

하나, 아몬드는 약간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한다. 뭔가가 의아한 걸까? 물론 그 의아함이 오래가진 않았다.

그는 곧바로 다음 타깃으로 눈을 돌렸다.

강신기의 지속 시간 안에 이번 전투를 완전히 승리로 매듭지어야 한다.

‘다음은 서포터.’

그의 눈은 서포터로 향했다.

이미 체력이 낮다.

그의 오른손이 활 시위를 놓자, 순식간에 연기로 사라져 버렸다.

[망나니 용사 트리플킬!]

[망나니 용사 → 맥주]

그가 한 방에 맞힐 걸, 그리고 한 방에 죽을 걸 알고 있었다는 듯 이미 한 방 더 다음 타깃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퍼엉!!

막걸리, 기간트 머신이 쓰러진다.

[망나니 용사 쿼드라킬!]

[망나니 용사 → 막걸리]

거대한 육신이 쓰러지는 풍경은, 마지막 남은 한 명에겐 그야말로 공포였다.

이제 아몬드의 시선이 그 마지막 한 명을 향하고 있었고.

활 시위를 놓으며 그가 보이스에 전했다.

[저 펜타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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