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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1부-238화 (238/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238화

82. 껌의 반란(2)

풍선껌의 강신기 대박으로부터 시작된 역전 한타.

시작의 주인공이 풍선껌이었다면, 마무리의 주인공은 아몬드였다.

[망나니 용사가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망나니 용사 → 모솔]

갑자기 팀의 핵심 전력인 모솔이 죽었고.

이때 킹귤은 몸을 비틀었다.

“엇?!”

[망나니 용사 더블킬!]

[망나니 용사 → 소주]

거기에 원딜인 소주까지 죽고, 솔로이즈백의 딜러 라인이 무너졌을 땐, 테이블을 후려쳤다.

“와앗!?”

[망나니 용사 트리플킬!]

[망나니 용사 → 맥주]

셋이 죽었을 때 즈음.

킹귤이 테이블을 박차고 튀어나가며 비명을 질렀다.

“아니!!!”

-깜짝이야 ㅅㅂ

-아니시에이팅ㅋㅋ

-역시 이게 프로의 이니시

-뭐야 난 트리플킬보다 킹귤 보고 더 깜짝 놀람ㅁㅊ ㅋㅋ

킹귤이 튀어나올 듯한 눈으로 겨우겨우 외친다.

“소, 솔로이즈백! 추풍낙엽!!”

말 그대로의 상황이다.

솔로이즈백이 가을바람에 낙엽처럼 쓸려가고 있다.

-주문을 외우시는 건가요?

-너무 급해서 말을 못 하넼ㅋㅋ

-와 근데 이거 진짜 역전하나?

[망나니 용사 쿼드라킬!]

“쿼드라!!! 과연 펜타 되나요!? 이거 아몬드 펜타 거의 확정이죠! 난트전 최초!”

킹귤이 마지막 숨을 뱉어내듯이 외쳤다.

-헐 쿼드라 ㅋㅋ

-펜타! 펜타!

-오우 쒯!

슈우웅──

마지막 순백의 결정이 언덕을 가로지르며 날았고.

아몬드의 펜타킬은 거의 확정인 것 같았다.

──퍼엉!

완벽하게 명중하여 시원한 물보라를 튀어내는 모습.

그리고 드디어 떠오른 텍스트.

[마무리!]

[풍선껌 → 노가리]

“……?”

잠시의 정적이 흘렀다.

[앗…….]

풍선껌은 앞으로 주먹을 내지른채로 떨떠름하게 주변을 돌아보며 눈치를 봤다.

-???

-뭐여

-헐ㅋㅋㅋ

-?

중계진 중 누구 하나 입을 먼저 열지 못했는데. 그건 모두 다 같이 ‘펜타킬!’을 외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몬드! 페, 펜……드라킬!!!”

킹귤이 대충 얼버무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ㅋㅋㅋㅋㅋㅋ

-펜드라는 뭐옄ㅋㅋ

-펜드라는 뭐죠? 히드라 친척인가요? 엌ㅋㅋㅋㅋ 웃겨 죽어어어엇! (예상댓글: 찐, 뇌절, 노잼, 찐인 척하는 찐)

-이거 킹귤의 저주임 ㅠ

-킹귤 플래그 꽂아서 못 먹었자나!

-귤래그 ㅋㅋㅋㅋㅋ

-거의 ‘해치웠나?’급

* * *

풍선껌이 마지막 킬을 먹는 순간.

들썩.

사랑은 저도 모르게 잠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훌륭한 반응속도로 순식간에 다시 앉기도 했으며.

옆에서 소리를 지르느라 여념이 없는 의사는 다행히 눈치채지 못했다.

“아앗?! 저거 놓친 거야!?”

의사가 탄식을 흘린 후, 다시 사랑을 돌아볼 때쯤엔 이미 언제 그랬냐는 듯 점잖은 자세였다.

“하아. 펜타 놓쳤어요. 봤어요?”

“네.”

“아쉽지 않아요?”

“아쉽죠.”

최사랑의 밋밋한 리액션을 채워주기라도 하듯, 주변에서 탄식이 하나 둘 들려온다.

“펜타 안 된 거야?”

“아니, 뭐야?”

“아쉽네…….”

앉은 사람 대부분이 머리에 아몬드 모자를 쓰고 있었다.

자기들이 응원하는 아몬드의 펜타킬을 놓쳤으니 배는 더 아쉬웠을 터다.

한데 더 성을 내는 쪽은 오히려 풍선껌 응원석 쪽이었다.

“아니 형! 그걸 왜쳐!”

“어디에 내놓기도 창피한 형…….”

“이런 미친! 아오오! 껌딱지 때려치우고 싶다아!”

원래 풍선껌의 팬덤이 이를 악무는 게 특징이긴 하지만, 저들조차 펜타킬이 많이 아쉽긴 했나 보다.

“사랑 씨. 저희 이제 승률이 꽤 높아졌나요?”

“네.”

사랑은 별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헉. 그래요? 계속 솔로이즈백이 유리했었는데도요?”

“후반에 죽으면 페널티가 크잖아요. 릴은 뒤에 이득을 볼수록 더 효율이 좋아요. 물론 앞에 이득을 못보면 뒤에 이득을 보기 힘든 구조이기도 하죠.”

“와. 생각보다 공평하네요?”

사랑은 이 말엔 그저 가볍게 웃어 보이고 말았다.

“공평하죠. 잘하면.”

누구와는 다르게, 그녀의 예측은 웬만해선 빗나가지 않을 터다.

송하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경기를 살폈다.

벌룬스타즈가 역전해 내길 바라는 기원을 담아서.

* * *

“이야 펜타는 아쉽지만 그림 같은 한타였어요?!”

“그렇죠! 풍선껌의 예측 불허 스킬샷으로 시작해서 아몬드의 정밀함으로 끝냈죠. 예술적 한타!”

“저희는 오늘부터 이걸 예술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저희가요?!”

“예!”

5 대 5 완승 후.

벌룬스타즈는 5명 전원 생존, 솔로이즈백은 전원 사망했다.

본래라면 이 정도에 게임이 뒤집혀야 정상이지만…….

“예술도 예술인데, 지금 제가 제일 궁금한 건 이게 역전이 되냐는 건데요!”

캐스터가 물어본다.

역전이 가능한지.

워낙 그 전의 상황이 불리했던 탓이다.

“지금 벌룬스타즈는 일직선으로 돌파한다고 해도 깨야 하는 포탑이 무려 4개거든요! 반면에 솔로이즈백은 딱 1개 남은 시점입니다. 이게 역전이 됩니까?”

킹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글쎄요. 그것참 찬물 끼얹는 질문입니다. 이런 한타가 몇 번 더 나와야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 지금 전선이 너무 뒤로 밀려 있어서…….”

그림 같은 한타로 전투를 한 번 이기긴 했으나, 전쟁을 이기리면 이런 게 몇 번은 더 있어야 한다고 보는 킹귤.

분석관도 그에 동의했다.

“이거 한 번으로는 힘들 겁니다. 하지만, 지금 시간이 많이 주어졌거든요. 그동안 계속 못 깨고 있던 포탑을 깨서 다음 역전을 위한 토대를 만들 수가 있죠.”

방금의 한타로 인해 전부 다 죽어버린 솔로이즈백은 다시 부활하려면 최소 25초가 필요했다.

25초는 상당히 긴 시간이다. 특히 이런 후반에는 계약자들의 대미지가 상당해서, 25초 정도면 포탑 두어 개는 날리기에 충분했다.

“그렇죠! 이제 희망을 가질 초석을 마련할 수 있는겁니다!”

“이 정도까지 온 것도 대단한 거예요! 얼른 밀고 정비하고 다시 아이템 맞춰서 한 번 더 한타 해야죠!”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벌룬스타즈는 순식간에 미드 라인을 밀면서 진격했고.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포탑 하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뒤로도 그들은 진격을 멈추지 않았다.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그 다음 포탑까지 무너뜨렸다.

“어어?! 이, 이거 그냥 가나요!?”

“잠깐. 생각보다 너무 빠른데요!!”

“지금 미니언도 없는데! 풍선껌과 타코가 그냥 포탑한테 막 맞으면서 진격하죠!?”

[적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미드라인을 지키는 마지막 포탑까지 파괴되었다.

탑과 바텀에는 아직 포탑이 꽉꽉 들어차 있지만, 그걸 굳이 다 부술 필요는 없다.

딱 한 라인만 다 부숴도 성소에 걸린 ‘신성 불가침’을 제거할 수 있다

한마디로, 성소를 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제 성소를 지키는 마지막 쌍둥이 포탑만 남았습니다!?”

“아니, 이걸 그대로 간다고요!?”

성소 앞을 지키는 거대한 두 개의 포탑. 흔히 쌍둥이 포탑이라 부르는 그것은, 일반 포탑보다 훨씬 더 강력한 대미지와 체력을 지녔다.

하나 벌룬스타즈는 공격을 그대로 감행했다.

[그냥 치자!]

[여기서 못 끝내면 끝이야!]

[오키!]

[몸 대요! 형!]

쾅! 콰앙!

풍선껌이 앞으로 나가서 포탑 공격을 받기 시작헀다.

쌍둥이 포탑은 공격 속도가 훨씬 빠르다. 게다가 때릴수록 더 빨라진다.

콰광! 콰과광!

[풍선껌]

[체력 20%]

풍선껌의 체력이 절반보다 한참 밑으로 떨어졌다.

“아니! 벌룬스타즈! 성소로 돌아가서 아이템 안 사도 되나요!? 체력이……!”

“이걸 그대로?!”

──콰아앙!

풍선껌 위로 마지막 포탄이 떨어진 후.

성소 앞을 지키는 쌍둥이 포탑 중 하나가 무너져내린다.

[이제 타코로 바꿔!]

[오키!]

체력이 거의 밑바닥이 된 풍선껌은 뒤로 빠지고, 타코가 방패를 세우며 포탑 앞으로 다가갔다.

“성소를 지키는 마지막 포탑을 부수러 진격합니다아!”

“미니언들은 아직 저 뒤에 있어요!”

“지금 솔로이즈백 부활 시간 얼마 남았죠!?”

[부활 대기 시간 3초]

“가장 먼저 죽은 게 하필 모솔이라! 모솔 선수가 나오면 또 몰라요! 자칫하면 벌룬스타즈 다 죽습니다! 그럼 끝이에요! 아니, 하나라도 죽으면 끝이에요!!!”

퍼엉! 퍼엉!

아몬드와 딸기슈터가 마지막 남은 포탑을 치기 시작했다.

뿅! 뿅!

독침(지금은 스킨 때문에 물을 쏘는 빨대에 불과하지만, 분명 치명적이다.)이 지속적인 딜링을 해주고, 중간중간 풀충전된 순백의 결정이 포탑을 때린다.

콰앙! 콰아앙!

란과 독침버니는 포탑을 잘 부수는 편이다.

[쌍둥이 포탑-2]

[체력 45%]

순식간에 절반 밑으로 떨어진 포탑 체력.

이 시점에 드디어 모솔이 부활했다.

“모솔 나왔습니다!”

“모솔! 막을 수 있나요!?”

모솔은 허겁지겁 뛰어나와서 모든 스킬을 던졌다. 일단 탱킹을 하고 있는 타코에게.

휘이잉!

수많은 폭탄이 날아간다.

타코는 대부분의 폭탄을 맞아버렸다. 시커먼 연기가 그를 휘감았고, 연기가 걷힌 후엔 그는 보이지 않았다.

반응할 틈도 없는 완벽한 콤보였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모솔 → 타코야끼]

“아아! 타코!? 죽었어요! 이러면 누가 포탑 대신 맞나요!”

“모솔 선수 이제 아몬드와 딸기를 견제하러 갑니다!”

“미호가 나와서 견제해야죠!”

“이제 3초만 더 버티면 소주가 부활합니다! 원딜이랑 미드라이너 부활이라 막을 수 있어요!”

“아아아 근데!?”

쿵──!

모솔의 옆쪽에서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충격.

“푸, 풍선껌!?”

“모솔에게 데구르르르 쾅?!”

풍선껌이 모솔에게 부딪치며, 잠시 그를 공중으로 띄워 버렸다.

거기에 미호의 아쿠아룸이 덧씌워졌다.

한동안 물감옥에 가둬서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제어기였다.

꼬르르르…….

“미호가 아쿠아룸으로 cc 연계!”

모솔은 그 둘과 투닥거리느라, 아몬드와 딸기를 방해하지 못했고.

[적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결국 성소 앞을 지키는 마지막 포탑마저 사라졌다.

이제 남은 건, 자신을 지킬 힘을 다 잃은 성소뿐.

[신성 불가침 해제]

성소를 감싸고 있던 하얀 빛이 사그라들었다.

[성소]

[체력 100%]

아몬드와 딸기는 뒤를 볼 것도 없이 성소를 치기 시작했다.

펑! 퍼엉!

[성소]

[체력 83%]

시작부터 엄청나게 내려가는 체력.

딱 봐도 이제 어쩔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여기서~~~~ 게임이~~~~”

캐스터는 이제 슬슬 마무리 멘트를 준비하고 있었고.

관객들도 함성을 내지를 준비를 마친 상황.

그때였다.

콰과광!

“어!?”

[모솔 트리플킬!]

[모솔 → 풍선껌]

[모솔 → 미호]

“모솔! 풍선껌과 미호를 죽였어요!”

“엄청나게 빠른 콤보!!”

“진짜 저력이 대단합니다!? 모솔?!”

모솔이 결국 둘을 죽이고 다시 아몬드와 딸기에게 달려왔다.

“이거 모솔이 어떻게든 막나요!?”

[성소]

[체력 53%]

성소 체력은 아직 절반 이상.

“벌룬스타즈는 계속 성소 때려야죠!”

“모솔이 그전에 죽이냐! 아니면 성소가 먼저 터지냐!”

이때, 아몬드는 갑자기 모솔 쪽으로 조준을 틀었다.

[모솔]

[체력 20%]

체력은 단 20%였다.

미호와 풍선껌이 깎아놓은 덕이다.

“어?! 아몬드 선수 모솔을 조준한 건가요?!”

중계진이 미쳐 다 말할 틈도 없이 아몬드의 오른손은 이미 활시위를 놓았고.

순백의 결정은 이미 쏘아졌다.

──슈우우웅!

“저, 저거 빗나가면 끝입니다!?”

“란은 충전 시간이 있어서, 한 발 한 발이 소중한데!!”

모솔을 죽이지 못하면 트롤링이 될 수도 있는 선택.

승리냐 패배냐의 기로에서 순백의 결정이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터져 나갔다.

퍼어엉!!!

[망나니 용사는 전설적입니다!]

[망나니 용사 → 모솔]

“모솔 죽었어요!?”

“이, 이걸 해냅니까!”

“이게 원딜 왕자님이죠!”

모솔은 죽었다.

아몬드의 입이 뭐라 움직인 것 같았는데. 워낙 여러 가지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던 터라 묻혀 버렸다.

아몬드는 다시 성소로 눈을 돌렸다.

승리가 코앞이다.

[성소]

[체력 22%]

이제 란의 충전만 완료되면 날아갈 성소의 체력.

“소주! 소주 살아났어요! 소주 뛰어야죠!”

“이거……!”

그다음으로는 소주의 테러리스트가 다시 살아서 뛰어왔으나.

뿅!

딸기슈터가 그를 향해 실명침을 쏘았다. 아몬드는 마지막이 될 순백의 결정을 쏘았다.

뒤이어,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벌룬스타즈 응원석 쪽에 크게 떠오른 푸른 두 글자 때문이다.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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