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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1부-243화 (243/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243화

85. 또 빼앗긴 펜타킬(1)

정글 몬스터 먹고, 미니언 먹고, 다시 정글 몬스터 먹고, 미니언 먹고.

“다시 정글.”

“어그로 먹고. 내가 다시.”

“힐 넣어줘.”

“이제 푸른 이빨 늑대로. 그다음은 다시 미니언.”

보는 사람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칼처럼 정돈된 전술이었다.

초 단위로 계산된 동선, 빈틈없는 어그로 핑퐁, 안정적이고 빠른 사냥.

-이야 지독하다 지독해 대머리 쉑 ㅋㅋㅋ

-저러니까 대머리가 되지 ㅉㅉ

-솔로이즈백 팬들 뿔났네 ㅋㅋㅋ

-잘한다 우리 문어!

채팅창엔 타코의 완벽한 오더에 대한 칭찬도 많았지만.

-저거 말하는 대로 다 해버리는 아몬드가 더 대단한 거 같은데…….

-아몬드는 무슨 도깨비방망이냐? 말하는 대로 다 돼버리네?

-어떻게 빛의 화살이 무한이지?

-대머리 심술 도깨비와 그의 방망이 아몬드 ㅋㅋㅋㅋ

그 오더를 완벽히 수행해 내는 아몬드의 능력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다.

-이거 대체 얼마나 연습한 거지?

-아니, 이걸 여기서 보여줘도 되는 거야? 단무지 잡으려고 연습한 것 같은데…….

-아타 조합! 사율 조합! 가즈아!

심지어는 사율 조합이 따로 연습해 온 히든 카드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니,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했다.

막상 진짜 히든 카드를 준비했던 건 모솔 쪽인데 말이다.

* * *

“아니. 타코야끼 선수. 대체 언제 이런걸 연습한 거죠? 아몬드 선수의 숙련도가 진짜 발군입니다?”

“예! 진짜 빈틈이 없어요! 타코가 벌써 레벨이 6입니다! 다른 계약자들은 다 4~5인데요!”

캐스터가 흥분하며 침을 튀었다.

그만큼 타코의 레벨링이 압도적이었다.

“그야 미니언도 먹고 정글 몬스터도 먹으니까요! 게다가 사냥 속도가 말이 안 되게 빠르거든요!”

말이야 쉽다.

정글러가 먹어야 할 몬스터 경험치와 골드, 그리고 미드라이너가 먹어야 할 경험치와 골드도 전부 율이 흡수한다.

일부 사나와 나눠 먹긴 하지만, 율이 대부분 다 먹어버린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밑도 끝도 없이 강해지는 건데…….

“아니, 이게 원래 가능한 겁니까!? 그럼 모솔 선수도 둘 다 먹으면 되나요?!”

“아니요. 로프 어쌔신이랑 용 조련사로는 절대 안 되죠. 서로 못 크고 방해만 됩니다. 릴의 경험치와 골드의 총량은 정해져 있거든요.”

“아, 그럼 사나의 경험치와 골드를 율이 어느 정도 뺏어가는 구조군요!?”

“예. 사나는 레벨과 아이템에 크게 영향을 안 받고, 율은 영향을 크게 받거든요. 게다가 둘의 시너지가 엄청납니다. 이게 다 합쳐지면서 사율 조합이라는 더러운 전술이 등장한 겁니다! 특히 사나의 강신기가 무적기라서 율에게 쓰면 거의 둘이서 5인분도 가능해요!”

-ㅋㅋㅋㅋ 극찬

-더러워? 여기선 포상입니다.

-우린 이걸 포상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둘이서 5인분이 가능하다구요? 팀원 전체가 5명인데요!? 이거 사기 아닙니까?”

캐스터가 흥분해서 되물었고, 그에 킹귤이 이제야 알았냐는 듯이 대답한다.

“사기 맞죠. 그래서 너프했던 건데요?”

-ㅋㅋㅋㅋㄹㅇ

-맞네 ㅋㅋㅋ

-아니, 근데 너프했는데 왜 지금 되는 거임?!

-너프한 거 맞냐? ㅋㅋ

캐스터도 같은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너프했는데! 이게 왜 예전처럼 되고 있어요? 이거 못하게 너프한 거 아닙니까!?”

“그건 아몬드 선수의 사나 플레이 덕이죠! 너프는 무한정이었던 빛의 화살에 제약을 거는 방식으로 이뤄졌었는데. 이게 아몬드 선수한텐 의미가 없어요!”

“왜죠?!”

캐스터의 질문에 분석관은 구태여 대답할 필요가 없었다.

아몬드가 지금 그 이유를 보여주고 있었다.

“마침 다시 미드로 왔거든요? 그냥 보시면 압니다!”

정글 쪽에서 다시 미드로 오자마자, 그는 미니언들부터 노린다.

그 특유의 실전 궁술 파지법으로 인해 말도 안 되는 연사 속도가 나오는데.

그게 전부 타깃에 정확히 맞는다.

파바바방!

빛의 화살이 한순간에 열댓 개 이상 생긴다.

“일단 미니언들 타깃 전부 맞혀서 빛의 화살 챙깁니다. 이러면 어지간해서 죽을 일이 없죠.”

그 뒤, 타코가 미니언들을 처리한다.

그러는 중에 아몬드는 모솔에게 화살을 날려 견제한다.

“타코가 미니언을 먹는 중에는 모솔에게 화살을 날려 견제까지 합니다.”

모솔은 미니언을 먹는 타코를 견제하려다가도, 그림자 화살을 몇 대 맞고는 뒤로 가야만 한다.

성녀의 저주가 더 쌓이면 오히려 타코가 자신을 죽일 각이 나온다.

“심지어 이 견제용 화살들도 타깃에 맞혀 버려서 빛의 화살이 조금 더 생기게 되고요.”

이도 저도 못하는 모솔을 두고, 둘은 다시 정글로 떠나버린다.

“이러고 나서 다시 둘이 같이 정글로 가서 몬스터 사냥 데이트를 즐기고 오는 겁니다! 단, 이걸 엄청 빠르게 하는 거예요! 그래야 정글까지 먹을 시간이 있죠!”

-아몬드와 정글 데이트 ㅋㅋㅋ

-ㅁㅊ ㅋㅋㅋ

-???: ……가능!(대머리를 반짝거리며)

캐스터는 어이없어하며 외친다.

킹귤의 데이트 발언이 아니라, 아몬드의 수행 능력이 어이없는 것이다.

“아니! 대체 팔이 몇 개인가요, 아몬드!? 어떻게 동시에 저걸 다 하나요!?”

-연습 엄청 했나 봄

-연습하는 거 못 봤는데 히든 카드였나?

-엄마아! 나 이거 환불해죠! 게임 밸런스가 이상해!

아몬드의 연사 능력은 사나 같은 화신에 한해서는 분명 밸런스를 이상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다.

제작진은 사나의 활을 이렇게 빨리 당기는 걸 염두에 두지 않았으니까.

정확히는 염두에 둘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빨리 당기는 게 불가능할뿐더러, 이렇게 빨리 당기면서 정확히 타깃을 맞힌다는 건 더더욱 불가능하니까.

애초에 빛의 화살이 무한이었을 때도 OP 취급을 안 받고 있던 게 사나라는 화신이다.

활이라는 무기가 현대인들에게 워낙에 진입 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나 그게 아몬드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다. 진입 장벽은커녕 오히려 날 써달라는 호객 행위 수준이다.

“레이나에 이어서 사나도 필밴 카드가 되겠군요.”

분석관에게 필밴 카드로 거론될 정도였다.

중계진이 이런저런 감탄을 내뱉는 중에도, 타코의 레벨은 계속 상승했고.

[레벨 7]

누구보다 빠르게 7레벨에 도달했다.

“율이 벌써 7레벨?!”

“모솔은 아직 5레벨입니다. 사나도 5레벨이긴 합니다만.”

“이거 눈 뜨고 코 베이는 느낌이겠습니다. 모솔 선수. 뭐라도 시도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모솔 선수도 그러고 보니 준비한 게 있잖아요? 용 조련사랑 다른 라인으로 날아가서 영향력을 끼쳐야 하는데…….”

해설진의 말을 들었다는 듯, 모솔은 정글러를 불러서 다른 라인으로 로밍을 감행한다.

[크아아아아!]

용 조련사 노가리가 용을 소환하고.

용이 노가리의 어깨를 부여잡고 날아오른다. 강신기가 아니면 큰 사이즈의 용을 소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날아간다.

이때 로프 어쌔신이 용 쪽으로 갈고리를 던져서 맞힌다.

이러면 둘이 같이 날아가게 된다.

“이것도 나름 버그급 시너지죠?”

“그렇죠. 로프 어쌔신이 저런 식으로 왔다 갔다 한다고 생각하면, 진짜 끔찍합니다.”

“근데 가는 방향이 탑이네요!?”

“아, 그렇죠. 풍선껌의 아이언 볼이 밴됐었죠. 탑을 후벼파겠다? 이런 전술입니다!”

용을 타고 순시간에 탑에 도착한 둘.

풍선껌은 아이언볼만큼 익숙하지는 않은 ‘위대한 거석 - 쿠탄’을 고른 상황이다.

갑자기 하늘에서 적이 둘이나 떨어지자, 지켜보는 사람들에게조차 당황한 게 다 티가 날 정도다.

우당탕!

그는 땅을 뒤집어엎어 가면서 어떻게든 도망가 보려 했으나.

휘리릭!

로프 어쌔신의 로프에 걸리고 말았다.

치이이익!

낚시줄에 걸린 물고기마냥 펄떡이는 풍선껌. 그 위로 모솔의 발이 착지한다.

터억!

그는 풍선껌의 어깨를 밟고 서서 공격 스킬을 퍼부었다.

거기에 용 조련사가 보낸 작은 용 하나가 불길을 쏘아 대미지를 보탰다.

[퍼스트 블러드!]

[모솔 → 풍선껌]

이 게임의 첫 킬이 나왔다.

게임 흐름이 아까와는 다르게 굉장히 느리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였다.

“이야, 이제서야 퍼블이군요?”

퍼스트 블러드는 골드를 추가로 지급해준다.

“근데…… 이걸 포블이라고 하던가요?”

근데 킹귤이 갑자기 포블 이야기를 꺼낸다.

퍼스트 블러드에 포탑을 붙인 합성어로, 처음 깨는 포탑 보너스 골드를 말한다.

“솔로이즈백. 포탑이 무너질 것 같거든요!?”

당연한 말이지만, 킬보다는 포탑 하나 무너뜨리는 게 몇 배는 더 가치가 높았다.

심지어 그게 맵의 중앙을 담당하는 미드 포탑이라면 더더욱.

[포탑이 무너졌습니다!]

쿠구궁……!

결국 무너져내리는 솔로이즈백의 미드 포탑.

-아니 속도 뭐야 ㅋㅋ

-이게 율이지 ㅋㅋㅋ

-와ㅋㅋㅋ 적팀 율이다!

“속도가 미쳤어요!”

“모솔이 잠깐 자리를 비워서 이렇게 된 겁니까!?”

율의 공격력은 견제를 받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릴에서 최강이다.

퍽! 퍽! 퍽! 퍽!

그런 공격력으로 포탑을 자유롭게 때린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심지어 사나의 서포팅까지 받으면서.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하나 날아가는 걸로 멈추지 않을지도 모른다.

율은 검을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가속’이라는 효과가 생기는데.

몸의 모든 움직임이 빨라진단 뜻이다.

“두, 두 개가 날아갔어요!?”

“아아, 이거 너무 뼈 아픈데요! 모솔 선수가 사율 조합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낮은 것 같습니다!”

너무나 허무하게 포탑 2개를 내줘버린 솔로이즈백.

“포탑 2개와 풍선껌의 목숨 1개라뇨…… 이건 수지가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습니다!”

“그렇죠. 풍선껌의 목숨은 목숨으로 일대일 교환해도 조금 안 맞는데요…….”

-너무하네 ㅋㅋ

-껌형 무시하냐!? 1세트의 주인공이야

-캐리머신 껌형을 무시해?

-길 가다 껌이나 밟아라 킹귤쉑

“무시하는 게 아니라, 이번 판에서 풍선껌의 역할은 단순 고기 방패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판은 사율 조합이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저 둘을 저렇게 노마크로 풀어두면 안 돼요!”

“그래도 모솔은 계속 탑을 후벼파나요? 또 탑으로 갑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모솔 → 풍선껌]

모솔이 다시 한번 풍선껌을 죽였다.

그러면 또 포탑이 하나 더 무너졌다.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아 또 이상하게 교환되고 있어요! 풍선껌이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요!?”

전략의 차이일까?

이상하게 게임은 계속 벌룬스타즈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 * *

솔로이즈백의 보이스엔 볼멘 목소리들이 가득했다.

딱히 제대로 싸워본 적도 없는데, 팀이 지고 있으니까 답답한 것이다.

[아니.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율 성장 왜 저래?]

[미드 갭…….]

워낙 스스럼없이 할 말 하는 분위기인지라, 이럴 때 따끔하게 한마디씩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모솔은 억울했다.

[아니, 저거 저는 처음본다구요? 예? 저게 뭐냐고 제가 시작부터 물었잖아요!?]

[사율 조합이라고 했잖아! 저거 근데 너프 당해서 이제 안 되는데. 어이가 없네…….]

팀원들은 마치 모솔이 너프된 사율 조합 하나 상대 못 한다는 듯이 말했다.

물론 노가리도 묶여서 같이 공격당했다.

[미드 정글 차이 미쳤다~]

[아니, 여러분. 저거 제정신이 아니라니까? 아몬드한테 활 쏘는 거 제발 쥐여주지 말자고 내가 그랬잖아! 모솔아!]

노가리는 다시 모솔을 탓했다.

[그러는 형님도 활 잘 쏘시네요.]

[뭐? 난 용 조련사인데?]

[저한테 화살을 돌리는 실력이 발군이라구요!]

모솔이 노가리를 일갈한 뒤, 마지막 판단을 내린다.

[저희 일단 미드 모여서 쭉 밀어보죠. 이대로는 안 되잖아요.]

[5 대 5 하자고? 쟤네가 해주겠어? 또 어디로 가서 딴 데 밀어버리겠지.]

[어쩔 수 없잖아요! 그냥 무대포로 다섯 명이서 밀어내야 됩니다!]

[……그래.]

딱히 좋은 방법 같진 않았지만, 별다른 수가 없다는 건 모두가 동의하는 바였다.

하나 그들은 알지 못했다.

율의 레벨이 10이 넘어간 뒤부터는 5 대 5 전투를 유도하는 게 가장 미친짓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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