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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1부-264화 (완결) (264/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264화

93. 새로운 도약(3)

여자 친구가 어떻게 하면 생기냐는 모솔의 질문에 아몬드는 약간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아…… 모솔 님. 진짜 모솔 님인가요?”

-중의적 질문 ㅋㅋㅋ

-진짜 모태솔로냐는 거야 아니면 모스트 솔리아냐는 거야 ㅋㅋㅋ

-대충 물어봐도 팩폭이 되는 닉네임이 있다!?

-찐 맞아요 ㅋㅋㅋ

-찐 모솔임. 어떤 의미로든.

진짜 모솔이 맞는 것 같다.

아몬드는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여자친구, 그건 음…… 일단 10만 원 감사합니다.”

-일단 감사 ㅋㅋㅋ

-니 여친은 모르겠고 10만 원 감사합니다~

-모솔쉑 개불쌍하네 ㅋㅋㅋ

아몬드는 뭐라도 대답해 주려 했으나, 그사이 다음 질문이 들어온다.

띠링.

[궁금쓰 님이 10만 원 후원해 주셨습니다!]

[양궁 선수 하던 시절에 친구분들이랑 아직도 연락해요?]

‘아까 그분인데.’

궁금쓰는 처음 Q&A를 하자고 했던 사람이었다.

아마 이 질문이 하고 싶어서 Q&A를 신청한 모양이다.

“연이어서 무려 10만 원. 감사합니다.”

단순히 질문을 하기 위해 20만 원이나 태운 시청자다. 아몬드는 이 질문부터 찬찬히 답변해 주기로 한다.

“친구들은 연락 안 하다가 얼마 전부터 연락이 닿았어요.”

-성공하니까 연락?

-방송 때문에 다시 알게 된 건가?

-모기~? ㅋㅋ

-이이이이이잉.

아몬드의 말에 오해의 여지가 조금 있다.

아무래도 짧게 줄여서 말하다 보니 그렇다. 친구들이 딱히 성공했다고 연락 오고 그런 건 아니었는데 말이다.

“성공해서 연락 오고 그런 건 아니구요. 원래 친했는데, 제가 일부러 차단하고 있었어요.”

-아하

-헐 왜용?

-으이구 모기는 무슨 ㅋㅋ 말 가려서 해라ㅡㅡ

-호두님 여기 다 쳐내!

금세 또다시 바뀌는 여론.

아몬드는 이젠 익숙하다.

“제가 양궁 쪽 관련은 아예 생각나지 않도록 모든 걸 다 차단했거든요. 올림픽도 안 보고, 뉴스도 원래 안 보고. 그래서 현주가 금메달 딴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헐…… 그 정도로 힘드셨나.

-ㅠㅠㅠ

-일부러 다 막았구낭 ㅠㅠ

[장사치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왜 코치 같은 건 안 하셨어요?]

-그…… 질문에 영혼이 안 담겨 있네요.

-왜 만 원 같은 건 안 하셨어요?

-닉값하는 후원금이네요 ^^

-정성을 담으란 말이야!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들어온 후원에 몇몇 채팅이 타박했으나.

어차피 다 웃으라고 하는 말일 뿐이다.

아몬드도 그들을 딱히 관리하지 않고 질문에 대답해 줬다.

“아까도 말했듯이, 그쪽이랑 관련된 걸 하기가 싫었습니다. 제가 딱히 코치 스타일도 아니고요.”

-와 이걸 답변해 줘?

-천 원으로 아몬드가 몇 마디나 하게 만든 거임?

-수줍은 여포좌는 100만 원 꼬라박고 정수리 샷 하나로 퉁쳤는데.

-크~ 이게 장사인가?

[장사치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ㅠㅠ 제가 대학생이라 돈이 없네요…… 아몬드 님은 코치하셨으면 많이 버셨을 것 같은데. 안 해서 의아했습니다.]

“당장 생계가 힘든 적이 있긴 했는데…… 그래도 그쪽 일은 못 하겠더라구요. 그냥 멀리하고 싶었어요.”

어찌 보면 철없는 선택일 수도 있었다만.

당시의 아몬드로선 극복하기 힘든 난제였다.

‘그때 생각 많이 나네.’

질문과 답을 주고받다 보니 자연스레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

이 이후로도 시시콜콜한 질문들이 꽤나 거금으로 계속 이어졌고, 대체로 아몬드의 과거사에 관한 것들이었다.

후원이 많이 들어오는 건 좋긴 했지만.

‘이 얘기만 할 수는 없는데.’

아몬드는 이쯤에서 끊어내기로 한다.

“아무래도 과거사는 올튜브에 정리해 놓은 게 거의 다라서,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난트전에 대해서 궁금한 건 없나요?”

그때, 익숙한 후원이 다시 들어온다.

[모솔 님이 20만 원 후원했습니다!]

[혀, 형님. 여자친구 어떻게 만들어요? 제발 가르쳐 주십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트전 질문하라곸ㅋㅋㅋ

-기찬아…… 자라.

-정귀찮 쉑ㅋㅋㅋ

-모솔 쉑 ㅋㅋㅋ

-이거 뭐야 도르마무냐?

눈물바다였던 채팅창이 어느새 웃음소리로 도배된다.

“아…… 아까 제가 까먹었네요. 죄송합니다.”

아몬드는 무안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모솔의 질문을 까맣게 잊고 있던 것이다.

“일단 모솔님. 20만 원 감사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만나실 겁니다.”

하지만 역시나 시원찮은 답변이 나간다.

솔직히 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니까.

-???: 그냥 생기던데?

-속보) 아몬드, 여친은 자연 발생

-“아몬드, 여친은 허공에서 마구 생겨나는 것.”

-일단 여기에 돈 쓰지 말고 데이트 비용에나 보태 인마ㅋㅋㅋㅋㅋㅋ

하나 모솔은 포기하지 않았다.

[모솔 님이 5만 원 후원했습니다.]

[여자들 게임하는 남자 안 좋아하나요? 어떤 남자 좋아하나요?]

정말 어린 친구들이 할 법한 질문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자식 발정 났냐고 ㅋㅋㅋ

-20살이면 저러는 거 이해하지 ㅋㅋ

-그런 걸 여기에 물어보는 남자를 안 좋아한다고 기찬아…….

-저 견과류 쉑이 어케 알아 쟨 태어날 때부터 모든 여자가 다 좋아한다니까!?

“……게임이랑은 상관없는 것 같은데요. 사람마다 다르겠죠. 그나저나 또 후원 감사합니다.”

-속보) 아몬드, “난 상관없어.”

-한마디 한마디가 왜 괜히 팩폭 같냐 ㅋㅋㅋ

-모솔아 여기서 이러고 있는다고 생기겠냐?

모솔을 향해 쏟아지는 수많은 놀림.

이런 채팅이 익숙하지 않은 아몬드는 뭐라도 더 말해줘야 하나 고민했다.

‘그냥 이렇게 끝내면 좀 그런가.’

15만 원이나 받았는데 아무래도 답 비슷한 거라도 주고 보내고 싶었던 것이다.

“좀 기댈 수 있고, 책임감 있는 분들이 인기 많지 않나요? 얼굴은 각자 취미니까 빼고…….”

-취미요?ㅋㅋㅋㅋㅋㅋㅋ

-제일 중요한 걸 은근슬쩍 빼버리누 ㅋㅋ

-이름? 아몬드. 취미? 얼굴.

-속보) 아몬드, 난 얼굴이 취미

-당장 호두 불러와! 아몬드 렉걸리잖아!

-인싸들은 취미가 얼굴…… 메모…….

얼굴 취미 발언에 채팅창 여론이 들썩인다.

“아, 취향이요. 취향. 얼굴은 별로 안 중요해요. 실제로 주변 보셔도 그렇잖아요.”

아몬드는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었다.

-그건 그래 ㅋㅋㅋ

-사실 남자 얼굴 별로 중요한 건 아님.

-미녀와 야수 커플 클리셰잖어 ㅋㅋ

채팅창 여론이 대강 아몬드의 의견에 동조해가는 듯하던 그 시점.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는 후원이 들어온다.

[커여워 님이 무려 5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당황한 아몬드 커여워 ㅠ]

“무려 50만 원……! 감사합니다.”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솔아…… 봤냐? 얘한테 여친 상담하지 마라

-아, 저게 취미라는 거구나. 메모…….

-아~ 별로 안 중요해서 오늘 후원 중에 탑 쓰리 가격의 후원이 ‘커여워’ ㅋㅋㅋㅋㅋ

이에 모솔이 추가로 후원을 보냈다.

[모솔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날 속였어.]

-뭘 바란 건뎈ㅋㅋㅋㅋ

-천 원으로 내려간 게 ㅈㄹ 웃기네 ㅋㅋㅋ

-모솔 방송감 좋네ㅋㅋㅋㅋㅋ

“모솔 님. 감사합니다. 속인 적은 없는데…… 진짜 별로 안 중요해요…….”

빠바바밤!

[유입 님이 무려 10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사연 보고 유입된 뉴비예요! 라이브로 보는 게 훨씬 더 잘생겼네요! 흐아아아악!]

순간 흐르는 침묵.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반증

-논파!

-모솔아 얼른 도망가! 여긴 니가 있을 곳이 아냐!

아몬드는 무안한 와중에도 일단 감사 인사는 전했다.

“……무려 100만 원이나…… 감사합니다. 뭐라도 해야 하는데…… 음…….”

100만 원이나 터졌는데 인사만 할 수는 없잖은가.

그는 고민하다가, 손 하트를 내밀며 외쳤다.

“치키챠!”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갑자기 ㅋㅋㅋㅋ

-그러니까, 모솔을 이겼다는 뜻이죠?

-모솔 극딜 박네 ㅋㅋㅋㅋ

-너무해 ㅠㅠ

-엌ㅋㅋㅋ

이 이후로 모솔은 더 이상 후원하지 않았다.

방에서도 나간 것 같았다.

이후, 모솔 이외의 다른 난트전 멤버들이 들어왔다.

[홍차 님이 30만 원 후원했습니다!]

[난트전 원딜 중에 누가 제일 상대하기 힘들었나요?]

-답정너 ㅋㅋ

-이거 찐이야?

-와 홍차까지 왔네 ㅋㅋㅋ

-엌ㅋㅋ

-진짜 뒤풀이 같다 이러니까 ㅋㅋ

“아…… 물론 홍차 님이죠. 무려 30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정보) 뒤에 말만 진심이다.

-홍차가 그래도 챌린저인데 당연하지

띠링.

[그린티 님이 35만 원 후원했습니다!]

[난트전 원딜 중에 누가 제일 잘하는 것 같았나요? 아몬드 제외]

“그린티 님입니다!”

-미친 견과류 쉑 ㅋㅋㅋㅋ

-견과류의 견이 개 견 자라는 게 사실이군요!

-반응속도 피지컬 무쳤네 ㅋㅋㅋㅋ 0.01초 만에

[홍차 님이 60만 원 후원했습니다!]

[저…… 제가 잘못 들은 거죠?]

“저는 실력은 랭크대로 간다고 생각합니다.”

-정보) 홍차는 챌린져, 그린티는 마스터따리다.

-거의 한 프레임 안에 생각이 바뀌는 아몬드! 클립 땄습니다!

-이, 이게 아성의 처세술?

-아몬드 말 잘하누

-근데 쟤네 또 싸웠냐? 왜 저래 ㅋㅋ

-그린티야, 남자 놈이 치졸하게 랭크로 져놓고 이러고 있냐 ㅎㅎ

[진지충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여러분…… 방금 모솔이 여자친구가 없다며 울분을 토한 이곳에서 굳이 커플 싸움을 하셔야겠습니까? 우리 한 번이라도 모솔의 고통을 생각해 보신 적 없나요? 10년 뒤에 정말로 내 심장에 마나가 흐르면 어쩌나 벌벌 떠는 저 어린…….]

팟.

후원이 나오다 말고 끊겼다.

심지어 시청자는 30분 동안 침묵에 걸려 버린다.

“장문은 안 됩니다.”

-바로 컷!

-크 이게 피지컬이지 ㅋㅋㅋ

-이건 호두 피지컬 아님? ㅋㅋ 뇌지컬임.

-장문은 안 돼요 만 원으론 안 돼요.

* * *

‘반응이 괜찮네.’

방송을 지켜보던 주혁은 미소를 지었다.

아몬드가 몇 번 해보지 않은 뒤풀이 형식의 토크 방송의 어색함. 거기에 너무 많이 몰린 관심으로 인한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아몬드는 잘해주고 있다.

자연스럽게 질문을 주고받고, 처음 몰려들었던 10만이 넘는 시청자들이 지금까지 거의 다 유지되고 있다.

‘홍차, 그린티, 모솔한테 슬쩍 흘리길 잘했네.’

뒤풀이 방송의 흥행에는 주혁의 공도 있다.

그가 시청자인 척 슬쩍 다른 방송에 들어가서 미리 아몬드가 방송을 시작한다는 말을 흘려놓은 것이다.

현재 아몬드의 시청자가 워낙 높으니 당연히 그들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싶었을 것이고.

그들의 후원으로 아몬드 방송도 흥하고, 돈도 더 벌게 된 셈이다.

띠링!

[풍선껌 님이 20만 원 후원했습니다!]

[와! 아몬드님! 제가 릴 가르쳐드릴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발언

-껌! 껌! 껌!

-와 껌형!

-와! 정말 잘 가르쳐 줄 듯!

-맞아! 아몬드는 릴 모르니까!

시간이 지나자, 이제 방송을 시작한 풍선껌도 아몬드 방송에 한번 들러주었다.

그는 한때 자신의 방에 도배가 되어버렸던 ‘그 발언’ 클립을 언급하며 웃음을 자아내고 있었다.

이후로 서로 디스월드를 연결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미호나 다른 멤버들도 들어와 이야기꽃을 피웠다. 심지어 중간에는 단무지까지 들어왔다.

이날 방송이 끝날 때쯤 시청자 수는 15만 명.

굉장한 수치로 마무리되었다.

“이야. 잘했다.”

주혁은 등받이로 기대며 중얼거렸다.

“마무리까지 아주 좋네…….”

뿌듯함이 몰려온다.

난트전 우승, 그리고 뒤풀이까지 다시 벌룬스타즈의 멤버들이 모여서 이렇게 끝내주는 시청자 수로 마무리한다니.

이보다 더 만족스러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 * *

다음 날.

주혁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올튜브 실시간 화제 1위의 힘은 어마어마했다.

‘구독자 수, 조회 수…… 전부 급상승.’

단기성으로라도 한 번 찍기만 하면, 구독자 수가 증가하는 건 물론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아몬드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게 된다.

‘심지어 과거사 푸는 영상으로 1위를 했으니…….’

이게 고무적인 거다.

아몬드는 자신의 과거사를 밝히는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의 영상으로 1위를 찍어버렸다.

그러니까, 아몬드가 누구인가를 설명하는 영상이 1위를 먹어버린 거다.

즉, 사람들은 아몬드를 훨씬 더 잘 기억할 수 있게 됐다.

-아 그 양궁 소년?

-팔 다쳐서 스트리머 한다는 사람?

-아 그 사람 알아 양궁하다가 스트리머 한다며…… 금메달도 땄던데.

이런 식으로 단순히 아몬드라는 이름과 얼굴만 아는 것보다 이렇게 사연이 추가되는 게 사람들이 기억하기 훨씬 쉽다.

마치 어머니들이 자식 친구들을 외울 때 어디 어디서 뭐 하는 친구라고 기억하는 것처럼.

또 하나 더.

[지아 : 주혁쓰! 진짜 대박이다! 난트전 하이라이트 영상 전부 다 50만 기본으로 넘었어!!]

다른 영상들의 조회 수도 폭등하고 있다.

‘진짜 팬이 늘었다는 거잖아.’

새로 유입된 사람들이 아몬드의 게임 영상들까지 전부 다 보고 있다.

이는 지금의 이 화제성이 어쩌면 일회성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징조였다.

‘특히 난트전 위주로 엄청 오르네.’

엠바고가 풀리고 올라간 난트전 하이라이트 장면들.

지아가 난트전 대회 기간 내내 준비해서 그런지 몰라도, 현재 다른 영상들 보다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특히나 점멸검 플레이 장면 같은 경우는 100만 직전인 것들도 있다.

아직 24시간이 안 지났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희소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음?’

커피를 한 잔 타서 마시며, 습관처럼 자신의 이메일을 열어보던 중. 어떤 메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채널 SCB의 ‘이브닝와이드’ 담당 피디입니다.]

메이저 채널로부터의 컨택이다.

1부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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