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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2부-119화 (399/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19화

42. 방해 세력(1)

매칭 상대가 잡혔다.

상대는 AK47.

아몬드와 본투비를 막고자 하는 단톡방의 멤버들 중 하나였다.

[AK47: 내 등짝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소.]

[무지무지성: 4천왕의 힘을 보여줘!]

[날빌심판자: 적을 섬멸하라!]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채팅들.

‘지랄들을 하네.’

치승은 속으로 욕하며 눈을 찌푸렸을 뿐. 내색하지 않았다.

덕분에 킹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활기차게 해설을 시작한다.

“자. 게임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세로 배치네요! 12시에 아아몬드와 본투비의 진영! 그리고 6시에 지휘관 AK47의 진영입니다!”

킹귤이 김치워리어에게 말을 넘긴다.

“김치워리어님. 이 매치업 어떻게 보십니까?”

“음. 본투비 님은 가장 필요한 목재가 가깝게 배치되었다는 점…… 대신 금광은 마을 회관의 보호를 받기 힘들겠네요.”

시빌 엠파이어는 다른 RTS들과 다르게 시작하면서부터 유불리가 나뉜다.

맵의 요소들이 전부 랜덤성을 갖고 있다 보니 일어나는 일이다.

그는 상대가 저격이라는 특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말을 이었다.

“제일 중요한 건, 서로 거리가 가깝군요. 패궁러를 쓸 예정인 본투비 입장에선 호재라고 할 수 있죠.”

“아. 지금 본투비 쪽으로 좋은가 보네요?”

보기엔 그렇지만, 사실 그렇지 않을 거다. 상대가 다 알고 있으니.

하지만 그렇다고 해주기로 한다.

“예. 심지어 상대의 진영은 목재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금광은 가깝지만요.”

“그게 어떤 의미입니까?”

“목재 견제가 쉬워지죠. 아몬드가 진입해서 목재를 완벽하게 통제해 버리면 초중반에 건물 올리기도 힘들고, 패궁러에 궁병으로 대응할 수가 없습니다.”

“근데 기마병을 뽑는 수도 있잖아요? 기마병은 목재가 안 들어가는데요.”

“2시대 기마병은 돈 효율이 영 안 나옵니다. 정말 필요한 경우 아니면 잘 안 쓰죠. 패치 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 그 정도예요?”

“기마병 훈련소는 비용이 상당하게 들어갑니다. 기마병들이 낙마 후 다시 말을 소환하려면 마구간도 따로 지어놔야 하고, 기마 궁수나 랜스 차지를 위해 편자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든가…… 해줘야 하는 게 많아요.”

“오~”

킹귤은 채팅창을 흘끔 보더니, 설명한다.

“이 게임을 아예 모르는 분들을 위해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옛날 택시 타시면 말 달릴 때마다 100원씩 나가죠? 말은 비싸다 이거예요!”

-??

-그게 뭐임……ㅋㅋ

-아 ㅋㅋㅋㄹㅇ

-요즘 것들은 모르는 듯ㅉ

-임마 나땐 말이야! 말이야!

-뭔 말?

킹귤의 설명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듯한 모습.

“아니, 이걸 몰라요? 예?!”

킹귤이 시청자들과 싸우기 시작한다.

와중에 김치워리어는 경기 화면으로 시선을 돌린다.

“아니……! 어……? ……러니까!”

킹귤의 목소리를 흘리며, 그는 신중하게 적의 동태를 관찰했다.

‘특별하게 준비한 전략이 있을 텐데. 분명히.’

아직까진 일반적으로 일꾼들로 자원을 캐고 있는 AK47이다.

딱히 뭘 더 준비해 온 건지 알기 힘들었다.

‘어?’

그러던 중 김치워리어는 뭔가 묘한 느낌을 받는다. AK는 분명 평소처럼 자원을 캐고 있는데…….

‘일꾼 숫자가…….’

일꾼 숫자가 늘어나질 않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창병 훈련소가 올라간다.

‘설마 몽골식?’

기본전에선 문명 특성이 없어서 쓰지 않는 전략이지만, 국가대항전에서 몽골이 자주 쓰는 전략.

“1시대 타워 러쉬…….”

이건 타워 러쉬다.

“잼민이들 어쩔티…… 예?”

아직도 시청자들이랑 싸우고 있던 킹귤이 고개를 휙 돌린다.

김치워리어가 재차 설명한다.

“지금 상대 지휘관이 1시대 타워 러쉬를 할 겁니다.”

“버, 벌써요? 지금 아직 3분대인데?! 그럼 본투비 선수 알고 있나요?”

킹귤이 황급히 미니맵과 시간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리고 옵저버는 곧장 줌아웃을 하더니 본투비의 진영을 살폈다.

“아아……!”

킹귤이 탄식을 흘린다.

뭐, 당연한 것이지만 본투비는 원래 하던 대로 패스트 2시대 궁병 러쉬를 위해 2시대를 올리는 데 전념하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본투비는 모릅니다! 사실 알아도 패궁러 할 테니 모르는 게 낫죠!”

-ㄹㅇㅋㅋㅋ

-엌ㅋㅋㅋ맞말

-born to “B”

그렇다.

본투비는 A랭크에 들어온 뒤로 같은 전략으로 연승을 해왔기 때문에.

이젠 눈 감고도 하는 게 패궁러 전략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정말 눈을 감아버린 게 문제다. 정찰에서 적의 동태가 이상한 걸 발견하지도 못했다.

‘역시. 장님이 됐구나.’

이는 김치워리어의 예상대로였다.

그간의 연승은 랭크는 올려줬을지 몰라도 사실상 본투비의 실력엔 독이 되어버렸다.

‘본투비야 상관없지. 선수도 아니니까.’

본투비는 이렇게 넘어가도 되지만.

‘아몬드는 안 되지.’

쉬운 승리는 독이다. 그건 용병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몬드 역시 그간 똑같은 전투만 해왔다. 적 진영에 몰래 들어가서 일꾼 머리 몇 개를 꼬챙이로 만들어주면 적 지휘관들은 알아서 항복해 버리기 일쑤였다.

A랭크로 올라온 뒤로 이 현상에 가속이 붙었다. 이들은 게임을 보는 눈이 뛰어난 만큼 항복을 판단하는 시간도 빨랐다. 이미 구조적으로 자신이 패배했음을 빨리 깨달아버리니까.

이런 요소 덕분에 승리는 빠르게 쌓아갔다. 그런데, 순수한 실력 상승은? 의문이다.

‘시련이 필요해.’

국가대항전은 변수에 누가 더 잘 대응하느냐의 싸움이다.

이 게임에서 있을 수 있는 온갖 변수가 다 일어난다.

유럽의 독창적인 전략, 몽골의 저돌성, 중국의 인재풀에서 나오는 최상위 피지컬, 일본의 완벽한 조직력…….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패궁러라는 온실 속에서만 자란 아몬드가 과연 저들을 맞닥뜨렸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여기서부터 변수에 길들여져야 한다.

그게 바로 지금이다.

킹귤이 흥분하여 몸을 들썩인다.

“어어어! 옵니다! 이럴 수가, 3분 30초에 러쉬!”

AK47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빠르게 기본 창병을 3명 뽑은 후, 일꾼들을 우르르 데리고 본투비의 진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래서 등짝이 식기 전에 어쩌고 했던 건가.’

김치워리어는 단톡방에서 AK가 했던 말을 되새기며 턱을 매만진다.

어떻게 진행될지는 치승조차도 알 수가 없다. 일단 이건 본투비의 판단이 중요했다.

“패스트 궁병 러쉬는 아무리 ‘패스트’라도 2시대 베이스 빌드오더이기 때문에 빠르면 4분 50초, 느리면 5분 넘어서 진출이거든요? 이건 지금 그거보다 1분 30초나 빨라요!?”

1분 30초가 더 빠르다.

이런 게임에선 한 진영의 운명이 갈리기에 차고도 남는 시간이다.

“일꾼이랑 창병! 달립니다!”

일꾼 10명과 창병 3명이 달리기 시작한다.

30초가 채 안 걸릴 거리다.

“자, AK가 말합니다! 이제 누가 패스트지?!”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슬로우 궁병 러쉬가 되버림ㅋㅋㅋ

-아니 이런 미친 게임이 ㅋㅋ

패스트 궁병 러쉬라는 말이 무안할 정도로 빠른 초반 러쉬.

그만큼 더 도박적이고, 리턴은 더 적지만.

‘상대는 다 알고 있으니.’

상대는 전혀 리스크를 감수한 게 아니다.

“속도에 미친 자들의 대결! 본투비! 조금 서둘러야 하는데요! 이제 곧 2시대 가긴 하는데……! 우연인지 뭔지 제일 약한 타이밍이에요!!!”

두둥!

[본투B]

[2시대 - 봉건시대]

딱 맞게 2시대로 들어가는 모습.

이 절묘한 타이밍은 우연이 아닐 거다.

2시대로 넘어가는 이 타이밍.

본투비가 제일 약할 때이다.

이때 하필 적이 들어온다.

“지금 다 도착했어요! 마주쳤습니다!”

드디어 AK의 병력이 본투비의 진영으로 들어갔다. 사실상 무혈입성이었다. 그 어떤 방어 건물도 없었다. 있는 건 오로지 마을 회관뿐.

“지금 공격 가능한 건물이 마을 회관뿐이에요!”

AK의 병사들이 마을 회관 사거리 밖을 빙 둘러싸며 돌아다닌다.

“그렇죠. 마을 회관은 일꾼이 나오는 건물이기 때문에…… 저걸 부수면 게임 끝나지만, 초반 화력으로는 무리입니다. 그래서 보통 주변에 있는 자원 적재소를 타격하죠.”

“예! 금광 채광소가 마을 회관에서 멀죠?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AK47의 일꾼들이 어느 한 곳에 방어탑을 올리기 시작한다.

바로 금광 쪽이다.

[목조 방어탑]

[건설 중……]

-와ㅠㅠㅠ

-ㅈ됐다

-걍 끝 아님?

“아아아! 금광에 역시나 통제 들어갑니다아! 본투비 속수무책인가요!?”

이때 킹귤은 자원 현황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란다.

“게다가 본투비 금이 거의 없어요!?”

“2시대 올라가느라 다 쓴 거죠…… 흐음.”

방금 2시대로 올라가기 위해 업그레이드 비용을 거하게 지불한 터라, 남은 금이 하나도 없는 모습.

말했듯, 타이밍이 절묘하다.

금에 견제가 들어가는 이때가, 본투비의 잔고에 금은 하나도 없고, 일꾼은 죄다 금광으로 향하고 있을 때다.

그런데 다행히 반응은 빨랐다.

“오오!”

팅!

[대피]

긴급 대피 핑이 찍히면서, 다가오던 일꾼들이 일사불란하게 도망가기 시작한다.

“반응합니다! 반응은 했어요!”

눈치를 챈 본투비가 후다닥 일꾼들을 후퇴시켰으나.

몇몇에겐 제대로 명령을 내리지 못하고 흘려버렸다.

그들은 방어탑을 향해 달려버리고 만다.

“아…… 본투비 선수! 지금 놀랐죠!? 당황했나요! 일꾼들 몇몇은 그냥 지옥으로 돌진합니다아!”

-엌ㅋㅋ

-개판났네 ㅋㅋ

-일꾼 역주행ㅋㅋㅋㅋ

“끄억~! 일꾼 죽어요! 또 죽어요!”

푹! 푹!

창병들이 창으로 찌르고, 일꾼들이 순식간에 쓰러져 나간다.

“아! 지금 하나하나가 소중한데! 일꾼을 셋이나! 아주 황당하게 잃어버렸습니다! 목조 방어탑! 올라갑니다! 뚝! 딱! 뚝! 딱!”

결국 방어탑도 완성된다.

[목조 방어탑]

[5/5]

곧바로 5명의 일꾼이 그 안으로 들어갔고.

곧바로 화살이 쏘아졌다.

피융! 피융!

방어탑은 사거리가 상당한 편인지라, 도망가던 본투비의 일꾼 두어 명을 추가로 쏘아 죽인다.

“방어탑이 말하죠! 자, 이제 누가 방어지!?”

-엌ㅋㅋㅋㅋ

-공수 전환 ㄷㄷ

-공격탑ㅋㅋㅋㅋ

“본투비! 금광에 아무도 가지 못했어요! 결국! 현재 금이 딱! 3이에요! 3골드!”

현재 남은 금은 3골드.

여기서 끝난다면 사실 괜찮은 편이리라.

“아! AK도 올인이라 더 들어오죠!? 남은 일꾼 다섯이 이제 식량을 통제하려고 들어옵니다! 마을 회관 범위 아슬아슬하게 방어탑, 아니, 공격탑 하나 더 올라가요!!!”

AK가 방어탑을 하나 더 올리기 시작한다.

이번엔 식량을 수급하던 과일나무 근처였다.

“식량은 유닛 생산에 필수 요소 중 하나입니다. 없으면 일꾼도 못 뽑아요!”

어떤 자원이든 중요하지만, 식량은 일꾼에까지 관련된 거라 너무나 중요했다.

“본투비는 선택해야 합니다! 일단 창병이라도 뽑아서 일꾼이랑 같이 막을지!”

본투비에겐 두 가지 선택권이 남겨졌다.

똑같이 창병을 뽑아서 응수할지.

“아니면! 난 곧 죽어도 패궁러다아! 그냥 궁병 뽑는 거죠!?”

아니면, 곧 죽어도 궁병을 뽑을지.

“아, 그런데 남은 식량과 금으로 궁병을 뽑으면 너무 많은 리스크가 있습니다!”

본투비는 아직 궁병 훈련소를 짓지도 못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값이 싼 창병을 좀 뽑아서 막는 것도 방법이었다.

궁병으로 무리해서 올렸다간, 자원이 다 동나버릴 것이다.

“이제 금과 식량 통제를 마친 AK! 방어탑을 더 짓습니다!? 일꾼들이 더 와요! 진짜 여기서 끝내겠다는 거죠!”

AK47은 기세를 몰아서 게임을 끝내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여기서 본투비에게 기회가 왔다.

“오, 이건 기회인데요?”

“그래요?”

“예. 사실 자기 진영 업그레이드를 동시에 진행하면 안전하게 이길 수 있는데. 지금 약간 무리하는 거거든요? 기세 타려구요.”

창병 수가 더 많아지고, 일꾼들이 대거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제 슬슬 총인구수를 책임지는 [집]에 불을 지르려 한다.

그리고, 본투비는 [궁병 훈련소]를 짓기 시작한다.

일꾼 10이 넘게 달라붙으니, 짓는 건 순식간.

“아아아! 구, 궁병 훈련소! 결국 선택했습니다아! 역시 아몬드 뽑고 기도하는 걸 택한 본투비!”

몇 초 후.

[궁병 생산 완료]

아몬드가 생산됐다.

그리고 그를 기다리는 건 거의 반쯤 불타버린 본진이다.

“본투비가 지금 머리 박으면서 말하죠! 도와줘어~~! 도라애몬드~~~!”

-엌ㅋㅋㅋ도라애몬듴ㅋㅋㅋㅋ

-ㅅㅂㅋㅋㅋㅋ 본진구ㅋㅋㅋ

-나오니까 게임 져있누 ㅋㅋ

-목소리 무엇 ㅋㅋㅋ

-이건 너무하네 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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