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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2부-135화 (415/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35화

46. 베테랑 vs 뉴비(3)

킹귤은 의아해하고 있었다.

여태까지 계속 자신을 좌절시켰던 베테랑 기사를 앞에 두고 도망이라니.

그런데 잠시 후.

“아니!! 뭐예요, 이거?!”

누군가 벌떡 일어나서 이렇게 외치더니.

[엄마! 나 커서! 아몬드가 될래호우우!]

활과 화살을 냅다 던지는 게 아닌가?

“이, 이럴 수가! 견과류단인가요!? 미친 충신 호우두우!! 근데 대체 뭐라고 하는 거죠!?”

해설진은 멀리 떨어진 시점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다 제대로 듣진 못했다.

-아니 미친ㅋㅋㅋㅋ

-호두 좌…… 기억할게!

-뭐라고한거??

일부 시청자는 들은 것 같지만, 또 일부는 듣지 못했다.

“리플레이 안 되나요!”

킹귤은 리플레이를 요청했으나, 그럴 시간은 없었다.

기리릭……!

아몬드가 곧바로 뒤로 돌아 활시위를 당겼기 때문이다.

시위가 팽팽함을 유지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거의 찰나라고 해도 좋을 만큼 짧은 조준 후.

파앙!

화살이 곧장 바람을 가르며 날았다.

“쏩니다아! 아몬드! 마상에서 활을 쐈어요!”

텅……!

하나 허무하게 막힌다.

그래도 킹귤은 정확하게 들어갔다는 것에 높은 평가를 한다.

막지 않았다면 목구멍에 박혔을 테니까.

“아니, 뒤로 돌아서 쏘는 이게! 정확하게 갔습니다!?”

김치워리어도 마찬가지로 고평가했다.

“예! 베테랑 기사라 막히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마상인 걸 고려하면! 정확도가 굉장했습니다!”

“그렇죠! 아…… 지금 제보에 의하면 저 베테랑 기사가 살라만카인데. 랭킹 200위 안에 든다고 합니다!?”

“오. 나름 실력자네요.”

“랭킹 200위 안이면 국가대항전에서 마주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랭킹 200위 안에 드는 실력자가 상대였다.

그럼에도 아몬드는 개의치 않고 말을 계속 달렸고, 활을 당겼다.

파앙!

“!?”

킹귤은 할 말을 잃었다.

쉬이이익──

화살은 뱀 같은 소리를 내며, 크게 꺾여졌기 때문이다.

베테랑 기사는 정면을 막았으나, 화살은 그의 좌측으로 돌아갔고.

──푸욱!

팔 관절부에 박혔다.

“……마, 맞혔습니다!? 말 타면서 커브샷을 날려서 기사를 맞혔어요!!”

추욱.

베테랑 기사의 팔이 축 늘어지면서 방패가 떨어졌다.

“바, 방패가!”

방패가 떨어진다면 화살 방어에 당연히 더 불리하다.

“베테랑 기사! 안 되겠다 싶어 더 속도를 올립니다!”

베테랑 기사는 죽어라 말을 더 달렸다. 조금만 더 따라잡으면 자신의 칼이 닿을 테니. 그렇게만 된다면, 궁수 따위 두려워할 게 못 된다.

스릉……!

거의 다 거리를 좁힌 순간, 그가 칼을 높이 치들었는데.

푸욱!

말의 눈에 화살이 박혔다.

말의 투구 중 유일하게 비어 있는 곳이었다.

“이번엔 말! 말에 맞았어요!”

이히이이잉!!!

말이 죽진 않았으나, 투레질을 하며 기사의 중심이 흔들렸다.

후웅!

칼질은 빗나가고, 거리가 한참 더 벌어져 버린다.

“거리 벌립니다!”

일직선으로 거리가 쭉 벌어진다.

그러던 중, 아몬드는 좌로 방향을 틀더니.

파앙!

동시에 화살을 쐈다.

텅!

기사는 건틀릿으로 튕겨낸다.

아몬드는 아랑곳 않았다.

계속 말을 달리며, 또 쏘았다.

텅!

또 화살이 막혔다.

그러나…….

피유웅!

피융!

화살이 계속 쏘아졌다.

“아몬드! 이게 뭐죠!? 돌려깎아버립니다!”

어느 순간부터 아몬드는 기사를 축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화살을 마구 쏴대고 있고, 기사는 막기에 급급한 구도가 됐다.

“화살이 안 박힌다고!? 그럼 깎아!!!”

-돌려깎기 인형;

-아성식 추진력 ㄷㄷ

-기사 완전 당황한 거 같은데

기사는 어느 순간부터 쩔쩔매며 화살만 쳐내고 있었다.

한번 거리가 벌어진 후. 화살을 다 막아내면서 그를 쫓아간다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게다가 상대가 원을 그리며 돌면서 사방에서 화살을 쏘아댄다.

──퍼억!

“결국! 한 발 맞았어요! 옆구리에!”

한 번 빈틈이 생기자, 계속 화살이 박혔다.

“화살이 사방에서 날아옵니다아!”

계속 이동하면서 쏘기에, 화살이 날아오는 지점이 계속 바뀌었다.

이것만으로도 기사에겐 반응하기 어려운 하나의 장애물이었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심지어 몇 개는 커브로 들어와요!”

쉬이이익──!

어떤 화살들은 커브를 그리며 날아들었다.

쏘는 지점도 바뀌는데, 날아오는 방향도 시시각각 바뀌는 것이다.

어떤 화살이 어디서 쏜 것인지, 언제 쏜 것인지, 어디로 들어올지.

기사로서는 생각할 게 너무 많아졌다.

푹!

푸욱!

점점 몸에 박히는 화살도 많아졌다.

“계속 공격을 허용합니다!”

이히잉!

기사의 말도 체력을 다해 쓰러진다.

낙마하는 기사.

말이 있었다 해도 다가가지 못했지만, 이젠 정말 따라잡을 가능성조차 사라졌다.

[체력 35%]

절반 이하로 떨어진 체력.

화살은 봐주지 않고 또 날아들었다.

기사는 애써 자신의 유일한 급소라 할 수 있는 목을 가렸으나.

“또! 또! 박힙니다아!”

퍼벅!

푹!

애초에 아몬드는 목을 제외한 곳을 공략하고 있다.

[체력 14%]

계속해서 떨어지는 체력.

아무리 원거리 방어력이 높더라도, 이렇게 박혀대면 죽는다.

“처참합니다! 이게 베테랑 기사인지 베테랑 샌드백인지!”

-ㅁㅊㅋㅋㅋ

-고슴도치 전술 ㄷㄷ

-???: 그거 알아? 사람은 화살이 박히면 죽어.

-주, 죽여줘……

기사는 이제 목을 구태여 가리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 어딜 맞아도 한 대만 더 맞으면 죽을 테니 말이다.

“유일한 변수는 화살 개수인데.”

“그렇죠. 기마 궁수로 나온 게 아니라 화살이 무한대가 아닙니다.”

“지금 화살이 몇 개 남았는지까지는 여기서 안 보이는데. 기사는 화살이 떨어질 때까지 버틸까요? 아니면…….”

기사는 화살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걸 선택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가진 검을 꽉 쥐더니.

후웅!

아몬드에게 내던졌다.

“으아아! 더 이상 못 참겠다! 샌드백으로 살 수 없다! 분노의 칼 던지기! 마지막 발악!”

“아. 결국 못 참네요.”

꽤나 정확하게 아몬드가 말을 타고 달리는 경로로 날아간 검.

그러나 아몬드는 기다렸다는 듯 화살 3개를 연사했다.

카강!

연이어 두 발이 검에 부딪혔다.

불꽃 튀는 굉음과 함께 검이 떨어져내린다.

화살에 막힌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발은─

“슈우우웃!!!”

허망한 눈을 하고 있는 기사의 목으로 갔다.

──푸욱!

킹귤이 벌떡 일어나며 어퍼컷을 날렸다.

“고오오오올!!!”

베테랑 기사가 천천히 무너지듯이 쓰러졌다.

-와아아아아아

-ㅊㅊㅊㅊ

-나 왜 살라만카가 불쌍하니……

-개쩐다

-결국 잡네 와

* * *

털썩……!

천천히 쓰러지는 베테랑 기사의 인영을 보며, 아몬드는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하아…….”

이제야 겨우 한시름 놓은 느낌.

-미쳤다

-이걸 하네

-어질어질하네 (빙글빙글 돌아서 ㄹㅇ로 어질함ㅋ)

-돌려깍기 와 ㅋㅋㅋㅋ

-무친넘. 무친넘.

말을 타고 돌면서 활을 쏜다는 건, 그야말로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했다.

체감상 릴의 점멸검을 플레이했을 때와 비슷했다. 시빌 엠파이어는 릴만큼의 보정치가 없기 때문이다.

아몬드는 잠시 숨을 돌릴 시간이 필요했다.

하나 여긴 전장. 마음놓고 쉬는 것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다그닥! 다그닥!

지쳐 있는 틈을 타, 누군가 말을 달려 아몬드에게 달려든다.

“죽어어어어!!”

그는 베테랑 기사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건지 아니면 샤르르가 또 미션을 준 건지. 무식할 정도로 직진해 왔다.

아몬드는 반사적으로 화살통에 손을 넣었으나.

‘없어?’

화살이 없다.

궁병이 아니기에 화살 개수에 제한이 있었다.

방금 베테랑 기사를 마지막에 잡은 것으로 화살을 다 쓴 것이다.

‘카운트 안 하고 있었어.’

이제야 아몬드는 깨달았다.

방금 베테랑 기사를 잡은 건 순전히 운이 따라줘서였다고.

자신은 화살을 카운팅하는 것도 잊고 마구 쏘아대고 있었으니 말이다.

‘제길.’

스릉!

검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아몬드는 일단 피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후웅!

뒤에서 누군가의 창이 날아들었다.

──푸욱!

그것이 심장 깊숙이 말뚝처럼 박히더니 기마병은 멀리로 날아가며 죽어버렸다.

“호우우우우 ── 두!”

그를 죽인 건 뒤에서 괴성을 지르는 한 남자.

[호우두우]

호우두우다.

-미친 호우좌 ㅋㅋㅋ

-잰슨이냐고 ㅋㅋ

-널 기억해!!!

-저격충 희망편

-믿고있었다고! 호우좌!!!

그는 떨어져 있던 창을 내던져서 아몬드를 지킨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기합과 함께 본투비의 모든 병력이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가즈아아아아!!!”

수많은 창병들이 아몬드를 지나쳐 적의 기마병들을 향해 달린다.

아몬드는 멍하니 그 광경을 주시했다.

‘이건…….’

기류가 바뀐 것이다.

방금 베테랑 기사의 전사로, 상대는 완전 기세를 잃었고.

반면 아군은 제대로 기가 살았다.

“죽여어어!”

“공포에 떨어라! 좃밥들아! 으하하하!!!”

마치 파도에 쓸리듯이 기마병들이 우르르 쓰러져 나갔다.

‘나도…….’

아몬드도 같이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무기가 없었다.

그래서 말에서 내려 창을 집어 들고는 냅다 앞으로 뛰었다.

어깨 나란히 수많은 인파가 함께 달렸다.

“와아아아아!!!”

본투비 진영의 함성이 온 전장을 다 덮었다.

본투비 군의 사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른 채 치솟았다.

사기가 높아지는 것이 실제 전투 효율로 이어진다는 게 시빌 엠파이어가 일반적인 RTS랑 가장 다른 점이었다.

여기의 유닛들은 다 하나의 개인 플레이어들이기 때문이다.

즉, 사람이 하는 일이니 측정될 수 없는 변수가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 그 변수들은 전부 본투비의 군대 편을 들고 있다.

이 승리의 기류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샤르르의 군은 거짓말처럼 전멸을 반복했다.

결국…….

[적 지휘관이 항복했습니다!]

결국 샤르르는 항복하고 말았다.

* * *

결국 이어지는 적군의 항복에, 킹귤이 시원하게 외쳤다.

“아~~~! 쥐이 쥐이이이!”

“정말 멋진 승부였습니다.”

김치워리어도 이번 경기는 감흥이 남달랐는지 한마디 보탠다.

“그렇죠?! 김치 님까지 인정할 정도면! 진짜 이번 승부가 괜찮았던 겁니다! 여러분!

-ㅇㅈ

-앞에서 했던 날먹승에 비하면 ㅅㅌㅊ

-저격충 칼로썰어버림ㅋㅋㅋ

-아몬드! 아몬드! 아몬드!

-오박사: 아아몬드는 아몬드의 진화 개체라는게 밝혀졌단다!

.

.

.

시청자들의 채팅도 마구 올라오고 아몬드와 그의 팬들은 축제 분위기였으나.

장례식장 저리 가라 하는 분위기가 된 곳이 하나 있을 터다.

‘단톡방 한번 볼까.’

저격 단톡방이다.

김치워리어는 슬며시 웃으며 그 단톡방을 힐끔거렸다. 벌써부터 뭐라고 하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치승은 어느 순간부터 이 과정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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