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2부-199화 (479/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199화

69. 잡았다 요놈(1)

서포터의 트롤에도 불구하고, 적을 몰아붙인 아몬드.

“이런 씹──”

소총수는 자기 총알을 유유히 다 흘려 버린 아몬드에게 경악한다.

이걸 쏜답시고 도망가는 속도를 잠시 줄였으니.

이제 본인이 맞을 차례인 것이다.

덜그럭!

아몬드의 화살통에 화살이 다시 충전됐고.

척.

아몬드는 특유의 손 모양을 앞으로 내밀었다.

[로프 이동]

휘리릭!

날아간 로프는 소총수의 뒤편, 포탑 쪽에 박혔고.

소총수는 퇴로가 막힌 거나 다름없는 꼴이었다.

자기 퇴로에 상대가 먼저 도착하게 생겼으니.

‘이렇게 된 거 계속 쏴.’

로프로 이동하는 동안엔 날아가는 루트가 정해졌을 터.

소총수는 그걸 노리기로 하고 방아쇠를 연이어 당겼다.

타다당!

기이이익!

로프가 줄어들며, 아몬드의 신형이 날았다.

퍼버벅!

날아가는 아몬드의 상체에 총알이 박히기 시작했다.

[체력 72%]

체력이 꽤 떨어졌으나.

“날아가면서 쏩니다!”

아몬드는 개의치 않고 활을 쏜다.

파앙──

[바람의 화살]

가장 강력한 대미지를 자랑하는 바람의 화살이 쏘아졌다.

──뻐억!

소총수의 머리가 뒤로 훽, 젖혀진다.

“나는 놈을 맞히고! 날면서 맞히고! 자강두천이에요!”

[체력 54%]

소총수의 체력은 54%.

한편 아몬드 역시 적 포탑에 공격당한다.

콰앙!

[체력 55%]

얼추 비슷해진 체력.

포탑 바로 앞에 안착한 아몬드.

그는 다시 활시위를 당겼다.

기리릭.

‘다음 포탑 공격 전에 죽인다.’

포탑에게 몇 대 더 맞으면 자신이 죽을 것이다. 서둘러야 했다.

그런 생각으로 연이어 시위를 놨다.

퍼벙!

화살 두 발이 연달아 소총수 머리에 적중한다.

[체력 19%]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화살.

기릭.

아몬드는 손목을 틀어 원소를 정한다.

[바람의 화살]

바람의 화살이다.

퍼엉!!!

[체력 0%]

적을 처치했다.

[더블킬!]

“더블키이이이일! 혼자서 포탑 다이브로 적 원딜까지 죽여 버립니다아!”

“근데 아몬드도 죽나요!?”

콰앙!

적 포탑의 연이은 공격.

[체력 23%]

아몬드의 체력이 크게 떨어진다.

포탑의 공격은 느리지만 강력하며, 그 강력함은 맞을 때마다 배가 된다.

다음 공격에 죽을 것이다.

얼른 포탑 사거리 밖으로 벗어나야 했는데.

“이거 벗어날 수 있습니까!?”

지금 아몬드는 적 포탑 밑에 딱 붙은 형국이다.

이 거리를 달려서 벗어나기 전에 한 대 더 맞을 게 뻔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말이다.

척.

그는 특유의 손 모양을 만들며 다시 어딘가를 가리킨다.

[로프 이동]

킬 관여로 쿨타임이 초기화된 로프 이동이 다시 발동된다.

텅!

로프는 아이언볼에게 걸린다.

지이이익!

로프가 줄어들며, 아몬드의 신형이 쏜살같이 끌려간 후.

타악──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아이언볼 옆으로 돌아온다.

“사, 살았어요!?”

“살아가기까지 해버립니다아! 이건 바텀 터졌어요!!!”

킹귤과 진행자도 극도로 흥분했으나.

이 모든 과정을 본 아이언볼과 수도승은 똑같이 턱이 빠져버린 듯 입을 벌린다.

‘얘 뭐야?’

‘이 티어가 아닌데?’

이 전투를 기점으로 게임은 겉잡을 수 없이 빠르게 굴러갔다.

아몬드와 아이언볼은 바텀 포탑을 순식간에 밀어냈고, 미드, 탑 순으로 맵을 점령해나갔다.

초반에 그렇게 불만이 많던 아이언볼은 그저 조용히 할 말만 하며 게임에 임했고.

[적이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게임 시작 15분 만에 적의 항복을 받아내며 끝나버렸다.

[승리!]

이때, 누구보다 아이언볼이 방방 뛰며 신나 했다.

심지어 적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응~ 서폿 차이~ㅋㅋㅋㅋㅋㅋㅋㅋ]

[응~ 난 마스터 개같이 승급~~ㅋㅋㅋㅋ]

아무래도 다이아 1티어에서 마스터로 올라와 적잖이 신난 모양이다.

-와 저 ㅅㅂㅋㅋㅋ

-존나 꿀밤마렵네 ㄹㅇ

-제발 죽어라 ㅠㅠ

-응 리폿 차이~ 병시나 ㅋㅋ

-병신ㅋㅋㅋ 정지인데 ㅋㅋㅋ

* * *

“자. 입릴의 화신의 첫 번째 검증이었던 솔로 랭크가 끝났네요.”

입릴의 화신은 새로 나온 화신의 성능을 점검하는 프로그램으로, 그 점검은 여러 단계로 진행된다.

솔로랭크 플레이는 그중 가장 기초적인 것일 뿐이었다.

물론, 아몬드의 이번 플레이로 사실 더 이상 검증이 필요 없을 정도긴 했다.

이미 소리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어 있었고, 판매량도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ㅈ사기 캐였네

-당장 사러간다

-소리 누님! 제가 갑니다!

-로프가 개사기임

-로프 킬초 진짜 지리더라

이를 놓칠 진행자가 아니었다.

사람들의 긍정적인 인식을 더 강하게 쐐기를 박아줄 필요가 있었다.

“처음에 우려했던 것보다 실전에서 굉장히 활약했어요. 킹귤 님. 어떻게 보십니까? 이 화신. 포텐이 있나요?”

“물론입니다! 심지어 한 명이 작정하고 던졌는데도, 게임을 이겨 버렸으니까요! 일단 킬이나 어시를 먹으면 쿨이 초기화되는 이 로프 이동이 굉장한 포텐이 있습니다.”

“그렇죠? 아. 근데 던진 거 얘기 나와서 말인데요. 우리 아이언볼 서포터님. 어떻게 되는 걸까요?”

진행자가 제작사 직원들 쪽을 바라봤다.

촬영진이 그들에게 마이크를 넘겨줬다.

“아. 흠흠.”

폴리스 직원은 잠시 목을 가다듬더니 말을 꺼냈다.

“고의 트롤 현장을 라이브로 직접 다수의 직원들이 목격했기 때문에 뭐…… 처벌은 확정이구요.”

“그 처벌 강도가 어느 정도일까요? 지금 마침 자료 화면이 나오네요.”

킹귤이 한쪽의 스크린을 가리킨다.

아이언볼이 대놓고 던지는 현장이 찍혀 있다.

“저거 분명히 고의죠? 대화도 다 녹음됐구요.”

-한문철 tv냐고 ㅋㅋㅋ

-???: 피할 수 있나요? 피할 수 있나요?

-ㅋㅋㅋㅋㅋㅁㅊ

“단순 트롤이 아니라, 협박, 부정적인 태도, 욕설…… 다 들어가 있어요!”

킹귤은 강력한 처벌을 바라는 듯 아이언볼의 죄를 강조했다.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킹귤의 패기에, 폴리스 직원은 당황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거 처벌 기준 한번 설명해 주세요!”

“아…… 예. 킹귤 님의 의견은 잘 알았습니다만. 일단 기준을 설명드리자면, 고의 트롤 행위가 증명될 경우 상당히 긴 기간 정지를 당하게되어 있습니다.”

“그게 얼마죠?”

“3개월입니다. 거기에 앞선 부정적인 태도, 협박, 욕설 등이 합쳐지면 4개월로 늘어날 겁니다. 만약 다 적용된다면요.”

-그게 긴 기간?

-1년은 나올 줄 ㅋㅋ

-캡슐 게임이니 3개월이면 크긴함

-이 새끼들은 이게 뭔 징역인 줄 아나 ㅋㅋ 1년 ㅋㅋ

-4개월 쉬다오면 마스터는 딴 겜되어있음

캡슐 게임으로 넘어오면서 다른 명의의 계정 생성이 불가능해졌다. 그러니 정지를 당하면 정지를 당하는 기간 그대로 해당 게임을 못 하게 된다.

그러니 3개월 정지면 이는 게임을 주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겐 상당히 치명적이고, 그냥 게임을 취미로 하던 사람에게도 꽤 고통스러운 일이다.

킹귤은 이런 현실을 알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티어는 어떻게 되죠? 저렇게 하고 지금 마스터로 승급한 거 같거든요?”

“아. 만약 정지를 당한다면, 정지 기간 동안 자연스럽게 랭크가 하락할 겁니다. 그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죠. 플레까지 떨어질 거예요.”

-캬

-이게 법이지

-플레ㅋㅋㅋㅋㅋ

-굿바이! 아이언볼!

-존나 꼬시닼ㅋㅋ

처벌 수위에 대해 이야기하자, 채팅창의 시청자들은 잔뜩 신이 나버렸으나…….

“단…… 객관적으로 따져봤을 때…….”

직원이 딴소리를 한다.

“이 게임에서 적용할 수 있는 죄목은 부정적인 태도, 욕설……? 정도뿐입니다. 이것뿐이라면 상습이라면 정지는 한 달 정도. 처음이라면 일주일 정지일 겁니다.”

“예!?”

킹귤은 하늘이 무너진 듯 반문했다.

“아니. 보셨잖아요 지금?! 저 악랄한 트롤을!!!”

-킹귤 대가리 ㅈㄴ 크네 ㄹㅇ

-ㅋㅋㅋㅋㅋ악랄한 트롤을!ㅋㅋㅋ

-ㅁㅊ 이거 짤 저장

“예. 막상 한 번도 적에게 고의로 죽은 적은 없고, 오히려 킬을 먹어서요…… 물론 의도가 그게 아니었다곤 하지만 결과를 보면 그렇잖아요?”

-하긴…… 크게 트롤한 게 막상 없음 띠꺼울 뿐임

-헐

-맞네 ㅅㅂ

-ㅈㄴ 얄밉네 개자식

“아…… 세상이 이렇게 굴러가도 되는 겁니까? 예?”

“그…… 이미 방송에 박제되었으니, 그것도 처벌이 아닌가 생각해 주시고…….”

“아니, 이거 박제해 봐야 아이디도 안 나오잖아요!?”

방송에선 아이디를 철저하게 가려준다. 의도치 않게 방송에 참여하는 셈이니, 나름대로 보호를 해주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상 박제도 불가능했다.

킹귤은 뭔가 더 따지고 싶어 하는 듯했으나, 진행자는 이쯤 해서 원래 주제로 돌아가고 싶었는지, 화제를 전환했다.

“아. 좋네요. 좋습니다. 판결은 폴리스에서 알아서 해주실 거라 믿구요. 다음으로 넘어가시죠.”

짝.

손뼉을 치자, 트롤 장면이 나오던 스크린에서 이제 아몬드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흘러나왔다.

“우리 아몬드 님 하이라이트 한번 보고. 이 소리라는 화신 활용성에 대해서 한번 말해볼까요?”

하이라이트 장면의 전투는 미드에서 진행됐다.

바텀에서의 활약상이 끝나고, 게임을 결정짓는 미드 한타인 것이다. 여기서 아몬드는 빙결 강신기로 적의 퇴로를 막은 뒤. 로프를 연이어 다섯 번 활용하며 적을 전멸시켰다.

“이 장면. 거의 유사 펜타킬이었죠?”

지이이익.

로프가 쏘아지고, 화살이 연달아 상대 안면에 박히면, 일단 죽고 시작한다.

거기에 강신기로 퇴로까지 막히니 적은 혼비백산.

-저 장면 뽕 지리네

-와 ㅋㅋㅋ

-다시 봐도 쩐다

-빙결 강신기로 퇴로 막고 로프 쏴서 다 죽이는거 ㄷㄷ

-사실상 펜타네

“아, 예. 그렇죠. 사실상 펜타킬입니다.”

킹귤이 비로소 아몬드의 하이라이트 화면에 집중하며 말한다.

“단순히 많이 킬을 먹었다. 그런 수준이 아니라, 화신 활용이 기가 막혔어요.”

“어떤 점이 그럴까요?”

“여기서 벽으로 막고 그 벽에 로프를 던져서 상대 따라가는 장면 보이시나요? 이게 진짜 소리의 무서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아…… 얼음벽이랑 로프도 연계가 되는군요?!”

“예. 그뿐이 아니라 소리는 강신기도 3가지가 있고, 원소 화살도 3가지로 나뉘어서 사실상 스킬 개수가 다른 화신에 비해 엄청 많은 거라고 봐야 하거든요.”

“아!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이런 화신의 경우 잘만 컨트롤하면 엄청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일단 스킬 개수가 많으면 잠재력이 당연히 더 높거든요.”

-ㄹㅇ 그렇네

-오……

-일리가 있누

킹귤의 말대로, 소리는 스킬 가짓수가 일단 많았다.

그 스킬들이 좋냐 나쁘냐를 떠나 일단 가짓수가 많으니 기본적으로 플레이에 있어 포텐이 높은 것이다.

“자, 그럼 킹귤 님. 이제 다음 검증으로 넘어갈까요? 소개 한번 해주시죠.”

“아. 다음 검증은 솔로랭크가 아닌 팀전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이 소리를 기반으로 4명이 소리에게 딱 맞는 그런 조합…….”

* * *

입릴의 화신 두 번째 검증이 진행되고 있을 무렵.

커뮤니티엔 이런 글이 돌기 시작했다.

[현재 입릴의 화신 트롤러 ‘애호박’ 박제 ㅋㅋ]

입릴의 화신은 편집본이 메인인 포맷이다.

그러니 그 유명세에 비해선 라이브 시청자가 몇 되지 않는다.

진짜 많아 봐야 1~2만 명인데.

그들 중 하나가 결국 트롤러의 아이디를 찾아낸 것 같았다.

-오. 지금 입릴의 화신 하나보네

-와 이걸 어케 찾았누

-대전 기록보면 걔맞네

-ㅈ호박 개같이 멸망ㅋㅋㅋㅋ

-ㄷㄷ

-집단지성 ㅋㅋㅋ

-ㅋㅋㅋㅋㅋ자, 매달러 가즈아~

-오늘 저녁은 지옥의 호박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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