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2부-208화 (488/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08화

72. 의혹(2)

-아니 써본 사람은 안다니까? 이게 무슨 실력으로 커버되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닌데 ㅋㅋㅋㅋ

└ㄹㅇㅋㅋ

└그러면 폴리스가 주도적으로 주작해서 유저들 기만했다는 거임???

└2222 말도 안됨ㅋ

└ㄴㄴ 굳이 폴리스 주도 아니어도, 그냥 상대 플레이어들이 조금씩 봐주면서 눈치껏 져주지 않았을까?

└그런 걸로는 1, 2초 안에 소리 화살 다 박는 게 말이 안 됨

아몬드가 방송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릴프로에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만.

일부는 이런 논란 자체를 의아해했다.

[아몬드 플레이 처음 보냐??]

그야, 아몬드가 이런 플레이를 보여준 건 처음이 아니니까.

-ㄹㅇㅋㅋ

-맞아 레이나 할 땐 더 하면 더 했지 못하진 않았는데…… 왜들 이럼?

그가 레이나를 잡을 때 보여준 퍼포먼스는 오히려 지금 소리에서 보여준 것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의혹에 불을 지피는 이들도 이유가 없진 않았다.

└공속 보정 들어간 캐릭터랑 걍 쌩으로 활 쏴재끼는거랑 같냐??

레이나는 물론이오, 그간 플레이한 다른 화신들 역시 모두 보정된 캐릭터.

즉, 시스템적으로 공속 및 정확도 보정이 들어간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른 화신들로 보여준 퍼포먼스를 소리로 보여준 것과 대등하게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견견들 역겹네. 소리로 그렇게 쏘면 사실상 현실에서도 그 정확도로 활 쏠 수 있다는 거나 다름없다는 얘긴데 ㅅㅂ ㅋㅋㅋ 말이 됨??? 그럼 왜 스트리머함?

그러니까, 소리를 저렇게 다룰 수 있다면, 현실에서도 거의 비슷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하는 것이다.

└ㄹㅇ맞네…… 이럴거면 양궁선수하지 왜 스트리머함? 엌ㅋㅋㅋㅋ

└그러게…… 올림픽만 나가면 싹쓸인데. 왜 광대짓? 이해할 수가 없네……

└그러게 겜돌이가 설마 우리나라 최연소 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일리도 없고…….

└ㅁㅊㅋㅋㅋ 조리돌림ㅋㅋㅋ

다만, 애초에 아몬드는 현실에서도 활을 잘 쏘는 사람이었고.

가상현실에서의 퍼포먼스가 현실의 것과 괴리가 꽤 있다는 연구는 이미 기정사실로 밝혀진 지 오래였다.

[가상현실 퍼포랑 현실 퍼포랑 다르다는 건 옛적에 다 나온건데 또 억까하네]

실제로, 아몬드의 가상 공간 퍼포먼스가 좋은 이유는 그의 양궁 실력보다 그가 10년간 이미지 트레이닝을 반복해왔기 때문이 더 크다.

이는 이미 VNS 수치를 측정했던 엔지니어들이 밝혀낸 사실이다.

그러나……

커뮤니티에서 굳이 근거를 가지고 불을 지피는 경우는 없다.

이들은 그저 땔감이 있으면 불을 지필 뿐이고.

[견과류 방송 타이밍 보소]

[범인쉑 방송 켰다 드가자~ ㅋㅋㅋㅋㅋ]

[방송 제목 ㅅㅂㅋㅋㅋ]

아몬드는 그 불로 화력 발전을 하면 그만이었다.

[아몬드 님이 스트리밍을 시작하셨습니다.]

[릴) 세상에 나쁜 화신은 없다]

-ㅎㅇㅎㅇ

-아하~!

-어제 방송 잘봤어요 ㅎㅎ

-제목 ㅋㅋㅋ

-뭔 일이냐 제목 또 ㅋㅋ

.

.

.

방송이 켜진 후, 채팅창이 쇄도하고 아몬드의 얼굴이 한쪽에 등장했다.

“트하!”

-ㅎㅇㅎㅇ

-오늘도 존잘이고~

-캬 얼굴 봤으니 이제 나간다

-오늘도 릴함?

입릴의 화신 녹화 이후 처음으로 켜진 방송이었다.

그러다 보니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현재 시청자 9.7천]

곧바로 1만에 육박한 시청자들이 들어와 있다.

-뭔 겜함?

-오늘 릴해여??

-오 릴이네 방제 ㅋㅋ

“아. 네. 오늘 1부는 릴을 할 예정입니다.”

현재 아몬드 방송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었고.

2부는 늘 시빌 엠파이어 국대전 비공개 스크림인 터라 사실상 1부가 전부인 상황이다.

-앗……

-킹덤은 언제?

-잿펌 안함?

다른 게임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한마디씩 묻는다.

그럴 만도 하다. 얼마 전에도 스위프트 스토리 모드를 깬다고 계속 릴을 해댔으니까.

“잿펌프드 원래 해보려 했는데요. 오늘…….”

짝.

아몬드는 뭔가 깨달은 듯 갑자기 박수를 친다.

“아. 일단 트스게로 한번 가 보겠습니다.”

-???

-발연기 ㅋㅋㅋ

-얘 뭐함ㅋ

아몬드는 뭔가 본인이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는 빌드업이 있었던 모양이다.

“자. 글을 한번 보겠습니다. 오늘도 또 누가 릴프로의 글을 퍼올려 주셔서.”

그는 트스게에서 곧장 한 게시물을 클릭해서 보여준다.

-하필 그걸 보는 이유가?

-아닠ㅋㅋㅋ 다 생각하고 왔냐고ㅋㅋㅋ 너무 커엽ㅋㅋㅋ

-티난다 견과류야……

베스트 글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목에 어그로가 잔뜩 들어간 글도 아닌데.

굳이 클릭해서 보여준다는 건 이미 이 글을 클릭해서 보여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시청자들도 다 알 수 있었지만, 귀엽게 봐주거나 오히려 동조해 준다.

-와! 무슨 내용일까요!? 선생님?!

-흥미진진한 게시물을 클릭하는 피지컬! 엄청나요!

-견의 의지에 토를 달지 말거라.

아몬드가 열어본 게시물은 릴프로의 현재 논란을 정리해 둔 것이다.

[릴프로에서 나오고 있는 주작 떡밥]

떡밥이라고 하면, 본래 물고기에게 주는 싸구려 사료를 뜻하는데.

커뮤상에선 유저들을 물고기처럼 낚게 하는 화젯거리를 말하기도 한다.

“제 입릴의 화신 방송이 주작이라는 논란이 있네요.”

-릴프로발 주작 논란은 걍 업계 포상임 ㅋㅋㅋ

-아니 별게 다 주작이라네 얘네들은 ㅋㅋㅋ

-어휴 병신들ㅉㅉ

릴프로에 대한 일반적인 시청자들의 인식이 어떤지 알 수 있는 채팅이었다.

애초에 이런 의혹을 완전히 믿는 사람들은 몇 없었다.

“의혹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닙니다. 너무 압도적인 실력은 주작과 구분되지 않는다…… 라는 명언도 있으니까요. 크흠…….”

-??

-방금 지어낸 말 아님?ㅋㅋㅋ

-이거 대본 누가 짜주냐 ㅋㅋㅋㅋ 골때리네

-크~ 압도적인 힘은 마법과 구분되지 않는다.

-그 명언 혹시 호두가 말한 건가요?

아몬드 방송은 거의 3만, 아니, 이젠 4만도 보는 방송이다.

이들 중 모두 아몬드에게 우호적인 자들만 있을 수는 없었다.

-어그로 끌어놓고 증명은 없고 ㅋㅋㅋ

-그래서 주작 아니라고?ㅋㅋ

-아니 솔직히 화신 팔아먹는 방송인데 주작이 하나도 없겠냐 ㅋㅋ 양심 없누

이런 채팅들도 간간이 올라오고 있었다.

사실, 아몬드가 기다리던 채팅이기도했다.

“이쪽에서 주장하는 의혹이 폴리스에서 제공하는 슈퍼 계정에 뭔 짓을 해놓은 게 아니냐는 것과 상대 팀인 팝콘 님의 팀이 일부러 져준 것 아니냐. 이 두 가지인데요.”

-ㅇㅇ 그런듯

-이거 상대해줄 필요 없음 걍 무시 ㄱ 킹덤이나 하자

-이걸 문다고?

물론 이런 논란은 피해가는 게 스트리머로서의 최고 덕목이다만.

아몬드에겐 이게 논란이 아니라 그냥 컨텐츠 기회 정도로만 보였다.

그렇기에 피한다기보다 오히려 달려들고 있는 형국이었다.

“그 논란은 오늘 제가 소리를 플레이하면 다 해소되는 것들이긴 한데…….”

그랬다.

오늘 아몬드가 소리를 플레이해서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다 끝나는 것이었다.

오늘은 슈퍼 계정도 아니고, 상대편도 섭외된 자들이 아니니까.

“대충 솔랭을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만, 저는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혹시 상대 팀을 섭외한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어서요.”

-??

-솔랭 상대팀을 어케 섭외해 ㅋㅋㅋ

-ㅁㅊ ㅋㅋㅋㅋ

-만물 주작ㅋㅋ

그는 단순한 솔랭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이 논란을 타파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하면 재미없잖아.’

무엇보다, 방송각을 위해서다.

“저도 킹덤이 인기 투표 1위 하는 주작을 당했던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릴프로 여러분 심정을 이해합니다. 그렇기에 더 완벽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건 진짜야 임마

-ㅁㅊㅋㅋㅋ

-아니 그거 주작 아니라고 ㅋㅋㅋ

엉뚱한 소리를 하더니, 아몬드는 뜬금없이 누군가를 지목한다.

“자. 아까 채팅 치셨던 분들.”

그가 그렇게 말하자 주혁이 채팅창에서 불미스러운 말을 했던 사람들의 아이디를 주르륵 클릭해서 보여줬다.

대체로 아몬드가 나왔던 방송이 조작된 거라고 주장하던 시청자들이다.

한 일고여덟 정도의 사람들 중, 딱 한 명이 주혁에게 걸러졌다.

==== ====

[백설공주와일곱호미들]

-아니 주작 아니라고 그래서?

-광고 방송에서 주작 안한다고 그래서?

-니가 신캐로 팝콘을 이긴다고?ㅋㅋㅋ

-솔직히 신캐로 오면 나도 이길듯

==== ====

그가 오늘까지 쳤던 채팅들이 주르륵 나열된다.

“오…….”

아몬드는 사실 위의 채팅 내용엔 별 상관하지 않았다.

‘한 명쯤 있을 줄 알았다.’

그가 주목한 건 마지막 말.

“당첨!”

아몬드가 어떤 한마디에 밑줄을 그었다.

솔직히 신캐로 오면 나도 이길듯

바로 이 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백설공주 님. 제가 오해를 해소시켜 드리겠습니다. 아이디 한번 불러주세요.”

-??

-ㄹㅇ?

-해소…… 맞죠?

-해소가 아니라 말소일듯

-와 부럽다

-업계포상이다ㄹㅇ

그렇다.

그는 이 논란을 시청자 참여 컨텐츠로 승화시킨 것이다.

-견과류방 최초 시참 컨텐츠가 악플러 머리 깨기 ㅋㅋㅋㅋㅋ

-컨텐츠 개꿀~

-올튜브 킬각 무쳤네 ㅋㅋㅋㅋ

아몬드 방송에서 시청자가 참여하는 건 최초였으니.

이 일은 커뮤니티에도 금세 번졌다.

단순히 최초인 걸 넘어, 그들이 지핀 논란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더 관심도가 컸다.

이게 일종의 커뮤니티 소통이 된 셈이다.

[아몬드 지금 도장(사실 시청자 머리) 깨기 들어감ㅋㅋㅋㅋㅋ]

[속보) 아몬드 시청자한테 현피 신청]

[???: 야! 미드로 따라와!]

[개꿀잼각ㅋㅋㅋㅋ]

[지목당한 용자 누구냐?]

[이거 안 나가면 평생 고자]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글이 양산되기 시작했고. 관심이 끓어올랐다.

이제 여기서 백설공주가 아이디를 말하기만 한다면 대결은 곧바로 성사될 것이다.

모두가 그의 대답을 기다리던 중…….

-닉 똑같음. 초대 ㄱ

그가 대결을 승낙했다.

-캬 상남자네 ㅋㅋㅋ

-오우

-미친ㅋㅋㅋ

-좀 치는 놈인가?ㅋㅋㅋ

-일부러 아몬드랑 겜하려고 어그로 끈 거같은데 ㅋㅋ

“그럼 오늘 저스트 채팅은 여기까지 하고, 곧바로 1부로 들어가겠습니다.”

이로써 아몬드 방송 최초의 시청자 참여 컨텐츠가 성사됐다.

* * *

릴은 기본적으로 팀전이다.

팀워크가 개인의 기량만큼 중요시되는 만큼 이 게임에서 일대일 대결은 크게 의미가 있진 않지만.

그럼에도 게이머로서의 자존심 대결에선 일대일만 한 게 없다.

본래는 릴에 일대일을 즐길 만한 모드가 따로 제공되지 않았으나.

유저들의 니즈가 워낙에 확고해서 하나 만들어졌다.

[나락 결투]

이전에 딸기슈터와도 원딜러 자리를 두고 한 번 대결했던 그 모드다.

“초대해 보겠습니다.”

아몬드는 시청자의 닉네임을 입력해 초대를 신청했다.

잠시 후.

[백설공주와일곱호미들]

채팅창 닉네임과 똑같은 플레이어가 하나 들어왔다.

얼굴은 비공개로 해놨으나 티어는 당연히 노출된다.

[다이아 - Ⅰ]

그는 다이아 1티어였다.

다이아 중에서는 가장 높은 티어이며, 사실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굉장히 잘하는 플레이어라고 봐야 했다만…….

-다이아 1?? 장난하냐?

-ㅅㅂㅋㅋ

-어떤 선생님 말씀이 다이아가 입은 젤 많이 턴다더니 ㅋㅋ

-다딱이 ㅋㅋㅋ

아몬드는 티어를 보고 그에게 물었다.

“다이아 1이신데. 괜찮으신 거죠?”

“제 탑레이팅 그마까지도 간 적 있음. 걱정 노.”

-ㅅㅂ 탑레높은 다이앜ㅋㅋㅋ

-과학이네 ㄹㅇ

-그마???

-구라 ㄴ

-대가리 깨지기 1초전 ㅋㅋㅋㅋ

“그리고 어차피 소리 고르시는 게 확정이면, 전 카운터 고르면 됨.”

“아. 벌써 카운터가 연구된 건가요?”

“네. 고고 하죠.”

쿵!

각자의 픽이 끝난 후.

게임이 시작됐다.

[신중한 사냥꾼 - 소리]

[별의 신녀 - 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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