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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2부-238화 (518/69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38화

82. 마왕 김이서(2)

방금 빛이 번쩍한 임팩트.

아몬드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오…… 이런 게 있네?”

허원무를 두들겨 팰 때는 너무 일방적으로 아무렇게나 때려대는 바람에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만.

‘이번엔 의도적으로 명치를 때렸지.’

방금은 달랐다.

아몬드는 노림수를 갖고 타격했고, 그게 제대로 먹혔기에 기억한다.

‘급소 타격에 보너스가 있다.’

타닥.

아몬드가 스텝을 밟는 느낌이 훨씬 가벼워졌다.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감이 ‘더’ 붙은 것이다.

“금세 끝낼 수 있겠는데요.”

-캬~!

-ㄷㄷ

-자 신 감

-이게 견과류의 알파!?

기본적으로 아몬드는 가상 세계에서 모든 피지컬 요소에 자신이 있겠지만.

정밀 타격 관련은 아몬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종류였다.

그것에 한해서만큼은 월드 랭킹 1위를 찍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정도다.

정밀 타격은 매커니즘이 양궁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초집중을 통해 먼 거리에서부터 타깃의 정중앙을 노리는 행위.

먼 거리라기엔 겨우 발을 뻗으면 닿을 거리이지만.

이 역시도 이 게임에선 리치가 긴 편이니, 먼 거리라 할 수 있다.

매커니즘은 같았다.

[아몬드! 또 들어갑니다!]

[최고서연! 이번엔 같이 들어오는데요!?]

휘릭!

아몬드의 발차기가 시작됐다.

-워워

-와우

-이제 ㄹㅇ 적응 끝났나?

처음 허원무를 상대할 때하고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기세 좋게 들어오던 최고서연의 죽도는 아몬드의 발을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아몬드으! 몰아붙입니다!]

[돌려차기! 턴 킥! 뒤돌려차기!]

퍼엉! 펑!

일단 죽도로 발차기를 쳐내고는 있었으나.

[최고서연! 어떻게 된 거죠!? 패링이 안 돼요!?]

상대를 경직시킬 수 있는 패링 판정은 나지 않고 있었다. 단순 막기였다.

‘이럴 수가.’

최서연은 당혹스러움에 심장이 뛰었다.

‘벌써 파악했어.’

죽도는 사거리가 태권도의 발차기보다 길다. 그러니까 사거리 싸움에서는 분명 검도 젯이 유리한데.

문제는 그건 이론상 그렇다는 것이다.

사실 검도 젯은 찌르기 공격을 제외하고는 검의 날로 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휘두르는 공격은 동작이 크다.

정확히는 동작이 크게 보인다.

손은 조금 움직일지라도, 검 끝으로 갈수록 큰 반경으로 움직이기에.

확실하게 적의 공격이 눈에 들어오게 되고, 아주 노련한 플레이어는 이 틈을 파고든다.

‘근데 이 녀석이 왜……!’

개발자 입장에서 아주 노련하다는 기준이 고이다 못해 썩어버린 유저들인데.

오늘 처음 하는 놈이 이런 플레이를 하고 있다.

그것도 연이어서.

펑.

아무리 막아봐도.

펑.

결국 파고든다.

퍼억──!

“윽!”

최서연의 턱이 위로 치켜 올라간다.

[아아아아! 결국 타격이 들어갑니다! 이게 대체 뭐죠!? 속수무책입니다!?]

[아무고토 못 하죠!? 최고서연!!!]

이어서 들어오는 옆차기가 명치를 정확히 가격했다.

번쩍!

빛이 번쩍거리면서 최서연의 몸이 붕 날아간다.

콰아앙!

[체력 52%]

거의 절반의 체력이 소모된 최서연.

‘…….’

다시 검을 들고 선 그녀.

표정이 처음과는 사뭇 달랐다.

상당히 살벌하다.

“그냥은 안 되겠네…….”

뭔가 불안한 기운이 풀풀 올라오는 듯한 느낌.

[아아! 최고서연! 페이즈 2인가요!? 완전 다른 사람 느낌인데요!?]

[이제 최악서연인 걸까요?]

-최악서연ㅋㅋㅋㅋㅋㅅㅂㅋㅋ

-뭔 보스몹이냐고 ㅋㅋㅋ

-사슬낫의 제니에서 포승줄의 문희가 됐구나

파앗!

최고서연의 신형이 흩어지더니, 선제공격을 감행한다.

“머리!”

훙!

아몬드는 가볍게 옆으로 스텝을 밟으며 피했으나.

휘릭!

최고서연이 빙글 돌면서, 뭔가를 내던진다.

쨍그랑!

아몬드에게 타격이 온다.

[체력 85%]

뭔지 모를 것이 아몬드를 때린 것.

‘병?’

샴페인 병이었다.

그걸 던진 것이다.

‘이런 것도 무기였다니.’

최서연은 또다시 한 손에 병을 들고, 한 손엔 죽도를 휘두르며 달려왔다.

후웅! 훙!

죽도 콤보에 이어서 병을 내던진다.

쨍그랑!

아몬드는 두 손을 크로스 시키며 막아냈으나.

“허리이이이!”

그 막는 동작에 허리가 빈다.

뻐억!

[체력 74%]

역시 검도 젯.

공격 딜레이가 큰 만큼 대미지가 살벌했다.

[아! 검도 젯의 둔한 공격을 병 던지기로 무마하고 있습니다!]

[이야……! 저는 매화검존이 검으로 매화를 피우는 줄 알았더니! 매화수를 던져서 매화를 피우는 거였네요!?]

[알콜 환각 증상이었군요!?]

-엄연히 샴페인입니다만?

-매화수 ㅁㅊㅋㅋㅋ

-매화수였누 ㅋㅋㅋ

-이래서 매화검존?!ㅋㅋㅋ

최서연은 술병과 검을 동시에 쓰는 전술로 점차 아몬드를 압박해 나갈 수 있었다.

주변 무기 사용에 아직 익숙지 않은 아몬드 입장에선 대처하기가 까다로웠다.

심지어 상대의 기본기 실력까지 좋으니 말이다.

쨍그랑!

퍼억!

아몬드만 일방적으로 때리던 때와 달리 서로 대미지가 오간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아몬드는 왜 갑자기 게임 구도가 바뀌었는지 생각해 본다.

분명 최서연이 병을 잡을 틈도 안 주고 계속 팰 수 있었는데.

‘콤보가 끊긴 게 문제였어.’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명치 타격으로 멀리 날려 버린 뒤부터 이렇게 됐다.

즉, 정밀 타격 효과로 대미지를 크게 주면서 멀리 날리는 건 좋지만.

콤보를 넣어야 할 때, 혹은 경기 흐름이 좋을 땐 최대한 상대가 멀리 날아가지 않게 하면서 계속 때리는 게 좋다는 거다.

‘무조건 정밀타격한다고 좋은 게 아니었어.’

일부러 강 공격을 날리지 않고, 작은 공격으로만 계속 때리는 것.

사실 이는 젯펌프드에선 당연하게 널리 쓰이는 잡기술이지만, 아몬드에겐 아직 낯선 개념이었다.

물론 방금까진 그랬다는 거다.

[아! 이제 술병이 다 떨어졌죠!]

[매화를 더 이상 피울 수 없는 매화검존!]

최서연은 다른 파티 테이블로 옮겨가려 했는데.

아몬드는 지금이 기회라고 여겼다.

타다다닥.

따라붙어서 콤보를 시작해 본다.

무작정 따라붙는 공격이라, 당연히 제대로 먹히진 않았다.

그러나 적절하게 페이크, 반 박자 늦은 엇박 공격 등을 섞어보니.

퍼억!!

상대의 목에 발등이 떡하니 달라붙는다.

[이야! 엇박 발차기!!]

[최서연도 반격합니다!]

최서연은 막는 건 포기했는지, 검으로 아몬드를 그냥 후려치는데.

“허리이!”

터억!

아몬드는 팔 가드로 막아낸다.

[아아! 나왔죠! 태권도 젯의 또 다른 장점! 다리 공격 위주라서 공격과 가드가 동시에도 됩니다!]

물론 막기는 피하기나 패링에 비하면 가장 소극적인 방어 기술이다.

대미지도 소량 받을뿐더러, 상대를 제약하거나 카운터 칠 방법도 없다.

그래도 여전히 그냥 맞는 거보단 훨씬 유리한 방식이다.

무엇보다, 아몬드는 상대를 타격하는 데 성공하지 않았던가?

퍼벙!

아몬드의 발이 연달아 최서연을 때린다.

[이야! 발 그대로 든 채로 연타!]

[근데 콤보를 지금 끝까지 안 씁니다?!]

2타까지만 친 후.

3타 마지막 타격은 스킵.

정밀 타격도 하지 않고 있다.

대미지는 훨씬 적다.

그러나, 이게 훨씬 더 길게 때릴 수 있다.

퍼억!

퍼벅!

최서연은 계속해서 불리한 딜 교환을 해야 했다.

자신의 검은 대부분 막히고, 상대 발은 계속 때리는데.

몸이 날아가지도 않으니, 다시 새로운 구도로 시작할 수도 없다.

[작전을 바꿨군요!?]

[예! 로또식 딜교에서 연금복권식 딜교로 바꿨죠! 오~~래 치겠다 이겁니다!]

[그냥 엇박 치기의 지옥입니다!? 벗어날 수가 없어요!!]

계속 같은 구도로 타격이 교환되고 있다. 아몬드는 발로 치고 손으로는 검을 막는다.

점점 구석으로 몰리는 최서연.

“……으!”

그녀는 결국 큰 공격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티잉──!

검도 젯의 필살기를 가동한다.

“찌르기!”

검도에서 찌르기는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공격이었다.

땅을 디딘 발에서부터 허리, 손목 그리고 검 끝의 점으로 모여 타격되는 일격필살.

후웅!!

그러나, 너무나 뻔한 타이밍에 나와버린 회심의 일격이다.

‘……아.’

아몬드는 가볍게 몸을 뉘어 피해버렸다.

[아몬드! 피해버렸습니다아!]

[너무 뻔했어요!]

큰 공격이 실패했다면, 그에 맞는 응징을 당한다.

번쩍!

아몬드의 뒤차기가 명치를 제대로 가격했다.

[아아아악! 정밀타격 뒤차기! 또 나왔습니다아아!]

[끝난 거 같은데요!?]

콰아아아앙!

정밀 타격 성공 특유의 불꽃 이펙트가 터져 나왔고.

최고서연은 그대로 불에 활활 타버리면서 재가 되어 사라졌다.

[승리]

아몬드의 승리였다.

* * *

아몬드의 승리가 확정되자, 채팅창이 매우 빠르게 치솟았다.

-캬~!

-미쳤다

-???: 최고서연!? 넌 오늘부터 최저임금이다!

-최고다 아몬드으!

-최저서연! 최저서연! 최저서연! 최저서연! 최저서연! 최저서연!

-그냥 순수 실력으로 처발랐네 이번엔ㄷㄷ

-엄마 나 커서 아몬드으가 될래요!

중계진도 흥분한 목소리로 경기 결과에 대해 떠들었다.

“아니! 최고서연! 앞선 둘이 고기 방패였다더니! 막상 본인이 젤 많이 맞은 거 같은데요!?”

“그렇죠, 아무래도 아몬드가 계속 작은 공격으로만 때려서 엄~ 청 오래 맞았습니다!”

“앞의 두 고기가 그냥 고기였다면! 여긴 돈가스 고기예요!”

이번 게임은 앞선 두 어떤 경기보다도 타격 교환이 많이 이뤄진 게임이었다.

그만큼 최서연이 많이 맞기도 했다.

-ㄹㅇ ㅋㅋㅋ

-돈까스 고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인도 고기방패였던거임~

-모둠고기 이삼천왕 ㅋㅋㅋㅋ

“아 그렇죠! 그만큼 압도적이었습니다?”

“예. 유일하게 비빌 수 있었던 시점이 매화검술을 펼칠 때였죠?”

-매화검 “술”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ㅅㅂㅋㅋ

-그게 매화검술이냐곸ㅋ

-ㅅㅂㅋㅋㅋ

“아, 예. 그 술병 던질 때 말하시는 거죠?”

“예…… 지금 막 최서연 님 짤리는 거 아니냐. 이직해야 되는 거냐. 최고서연이 아니라, 최저임금이다. 엄청 말이 많습니다…….”

“이삼천왕이 다 짤리면 게임 회사를 어떻게 돌리나요.”

-너무 처참한 패배라 ㅋㅋㅋ 그럴법도 함

-ㅋㅋㅋㅋㄹㅇ 쪼인트 까일듯

-???: 어이. 매화검존. 연봉이 삭감되고도 매화를 피울 수 있는지 보자고 ㅋㅋ

“최서연님이 남성 팬들이 많아서 또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예. 예. 진정들 하시죠.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왜냐?”

두두둥……!

기다렸다는 듯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두둥!

두두두둥!

시끌벅적하던 관중들은 저도 모르게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우리 싸장님이! 다 해결하시러 나왔으니까아아아아!!”

“예 그렇죠! 드디어 나왔습니다!”

“위플러그의 대표! 수많은 게임을 히트시킨 천재 개발자! 그러나 그러면 뭐합니까!? 악마와 계약해서 받은 재능인데!!”

“데스노트 대신 패치노트를 쓴다는! 게임계의 마왕!”

중계진 둘이 동시에 일어나며 외친다.

-마왕 ㅇㅈㄹㅋㅋㅋㅋ

-어우 ㅋㅋㅋ

-캬~!

-데스노트 ㅋㅋ 패치노틐ㅋㅋㅋㅋ

“김! 이이이이!! 서어어어어어어어!!!”

빠바밤!

우렁찬 트럼펫 소리와 함께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등장한다.

“아. 아.”

어김없이 이번에도 마이크를 들이밀며 인터뷰를 시도하는 인터뷰어.

김이서는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낚아채며 질문도 듣지 않고 입을 열기 시작했다.

“잠깐. 아몬드 님 나와보시죠.”

김이서는 캡슐 안에 들어간 아몬드에게 잠시 나와줄 것을 요청했다.

“어차피 잠시 쉬어야 하잖아요.”

치이익.

캡슐이 열리고, 아몬드가 나왔다.

땀에 푹 젖어 있었다.

“자, 여러분? 기본 젯으로만 싸우는게. 과연 의미가 있습니까?”

아몬드더러 나오라 해놓고 갑자기 관중들에게 질문을 돌리는 김이서.

-??

-설마 ㅋㅋ

-그럼 어쩌라고

-이 새키 빌드업하네 뭔가 수작부리려고 ㅋㅋㅋㅋ

-기본기 싸움은 안되겠다~ 싶겠지 ㅋㅋ

그는 특별한 제안을 한다.

“오늘 튜토리얼을 깬 유저가 여기까지 온 것. 저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제가 아몬드 님께 직접 천만 제터 캐시를 드리겠습니다.”

웅성웅성.

관중들은 액수에 놀라 웅성거렸다. 천만 제터 캐시면 현찰로도 천만 원이다.

그러나 역시나 주는 이유가 있었다.

“그 천만 캐시로 원하는 젯을 펌핑해서 완성시켜 오시죠. 저는 제 나름의 젯으로 상대하겠습니다. 어때요?”

김이서의 질문에 모두의 시선이 아몬드에게 향했다.

과연 수락할 것인가? 아니면 기본전으로 밀고 갈 것인가?

초조함에 웅성거리는 소리조차 나지 않는 가운데.

막상 아몬드는 별 고민도 하지 않고 되물었다.

“거절해도 천만 캐시는 주는 건가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아치니?ㅋㅋㅋㅋ

-ㅅㅂ ㅋㅋㅋㅋ

-아아가는 아무것도 몰라! 돈밖에 몰라!

-???: 조건은 개나 줘라. 원하는것만 받겠다 ㅋㅋㅋㅋㅋ

-기본전으로 뜨고 천만캐쉬는 받자

-역시 매화검존을 쓰러뜨린 천마 아몬드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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