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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2부-247화 (527/699)

84. 조별 과제(3)

“아니, 형님. 이해 안 됩니까?”

타코는 답답하다는 듯 아몬드를 휙 돌아봤는데.

휙.

순식간에 고개를 돌리며 딴청을 피우는 아몬드.

-고개 돌리는 반응속도 무쳤네

-캬~! 든든하다! 피지컬!

-ㅁㅊㅋㅋㅋㅋㅋ 얘도 모르는거임?

-정보) 아몬드는 걍 안듣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아몬드 너마저도 ㅠㅠ

어휴.

타코는 한숨을 한 번 내쉬더니. 설명을 시작했다.

“사람 숫자로 알 수 있는 겁니다. 정확한 것까진 아니지만, 사람이 적고 좀비가 많을수록 후에 일어난 일일 가능성이 높죠. 사람이 죽으면 좀비가 되는 거니까.”

“오. 진짜네.”

풍선껌이 고개를 주억거린다.

“좋습니다. 그럼 형님 꿈이 제일 앞이잖아요?”

내가?

……라는 눈빛으로 되돌아보는 풍선껌.

“형님. 이해 못 했죠?”

“아냐~ 아냐~ 이해했어. 조크지. 조크.”

와하하.

풍선껌은 그렇게 웃어 보이더니 말한다.

“그래. 내가 젤 앞이지. 좀비가 젤 적었으니까.”

“예. 좋습니다. 그렇다면 말이죠. 형님이 꾼 꿈이 대체 어느 시점인지 아는 게 중요합니다.”

“음…… 시간?”

풍선껌은 인상을 찌푸리며 턱을 매만진다.

“시계탑을 봤어야 하는데…….”

순식간에 지나가는 프롤로그쯤 되는 상황에서 시계를 유심히 봤을 리는 없었다.

이에 아몬드가 끼어들어 물었다.

“체육 시간…… 이었던 거 아니에요?”

“응?”

“운동장에 있었다고 했잖아요.”

“아!?”

그렇다.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운동장에 있을 만한 시간은 체육 시간뿐이다.

그렇다면 시간표에서 언제가 체육이었는지 확인하면 될 터다.

“그렇네! 체육이네!”

“……체육은 무슨! 야 너네 안 나가!?”

우당탕!

매점 안에서 가판대를 다 넘어뜨리며 등장한 여자가 빽 소리친다.

“너네 이제 수업시간 1분도 안 남았잖아! 수업시간 중에 매점에 있다가 걸리면 나도 한 소리 듣는단 말이야!”

-헐

-제갈 현아 ㄷㄷ

-와 ㅠㅠ 구현됐네 대박 ㅠㅠ

-갓점 누나 등장 ㅋㅋㅋㅋ

-피자빵은 어딨냐

“야! 거기 피자빵 먹는 놈! 너도 좀 가!”

“…….”

덥수룩한 머리의 소년 하나가 테이블에서 몰래 피자빵을 먹다가 움찔거린다.

이어폰을 낀 채라 못 들은 척하려 했으나. 이미 움찔거린 거에서 다 들켰다.

“너 다 들리잖아아아아!”

매점 점원이 그에게 다가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깜짝 놀라 펄쩍 뛰어오르다 넘어진다.

“어휴. 진짜. 너네들 싹 다 나가! 안 그러면 이 대걸레로 패버린다!”

풍선껌은 누구보다 빠르게 부리나케 튀어 나갔고, 그다음 타코도 피자빵 소년도 나갔지만.

“…….”

아몬드는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야. 넌 뭔데? 얼굴 믿고 지금 거기 서 있냐?”

-엌ㅋㅋㅋ

-안전 자산이긴 하지~

-아몬드 얼굴은 우량주입니다만?

“아…… 그…….”

그는 현아를 보고는 잠시 멍해진 것뿐이었다. 좀비 스쿨을 플레이할 때 상당히 인상적인 캐릭터였으니까.

“시도는 좋았다? 어? 미남계를 쓴다 이거지? 아주 나 방금 가슴이 콩닥대서 넘어갈 뻔했잖아. 이 민짜 자식이 감히 누님을 꼬셔?”

-나가라고 할 때 가만히 서있음 여자가 콩닥댄다…… 메모……

-유혹당함(능동)

-ㅅㅂㅋㅋㅋㅋ 넘어갈 뻔한 건 뭔데

-근데 본인 혼자 꼬심당한 거 아닌가요?ㅋㅋㅋㅋ

아몬드는 딱히 이성적으로 현아를 꼬시려고 한 적은 없기 때문에 억울했다.

변론을 펼치려 해보지만.

“제가 언제…….”

“나가아아아아아아아앗!!!”

버럭!

돌아오는 건 초고주파 고함뿐이었다.

설정상 사자후 스킬이라도 쓰는 건지 아몬드는 천지가 진동하는 것을 느끼며 뒤돌아 뛰었다.

[공포]

상태 이상이 걸린 채였다.

-사자후로 상태이상ㅋㅋㅋ

-미쳤넼ㅋㅋㅋ 무림고수냐곸ㅋ

-ㅅㅂㅋㅋㅋㅋㅋ

-입 ㅈㄹ 크다 ㄹㅇㅋㅋㅋㅋ

* * *

잠시 후.

아몬드는 또다시 상태이상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아야 했다.

‘뭐야.’

자리에 앉아 일단 수업을 듣는(척) 중인데. 그의 시야 한편에 보이는 시간표가 이상했다.

‘왜 체육 수업이 없지?’

언제 체육 수업이 있는지가 꿈이 주는 실마리의 시작점이었는데.

지금 그 시작점이 행방불명됐다.

오늘 우리 반엔 체육 수업이 없으니까.

“……뭐지.”

“헐.”

교실 사이사이에서도 비슷한 말이 들려온다. 풍선껌과 타코야끼다.

그들도 시간표를 확인한 것이다.

“하 씨…… 어떡하냐? 체육 없는데?”

“뭔지 저도 잘…….”

그들은 선생님이 듣지 못하게 최대한 조용히 속삭이듯 말을 주고받았다.

“……x는 y의 제곱. 이렇게 되는 거다. 즉, y는 루트 x가 될 것이고…… 아.”

무기력하게 답안을 읊던 수학 선생은 갑자기 말을 중단한다.

꿀꺽.

풍선껌과 타코야끼는 떠든 게 들킨 줄 알고 마른침을 삼켰으나.

“너희들. 그거 들었지? 이번 수업 시간은 10분 일찍 끝나고, 너희 2학년들 오늘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이 있는 거.”

이미 전달된 사항이었는지.

예~ 하며 웅성거리는 대답이 나온다.

‘이거구나.’

아몬드는 직감했다.

아이들이 운동장에 모이는 건 이 훈화 말씀 때문이라고.

풍선껌이 분명 그랬다.

사람이 훨~ 씬 많았다. 정말 많았다.

단순히 체육 시간에 나온 학생들만으로는 그런 인원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은 학년 전체가 운동장에 나가는 날인 것이다.

띠리리 띠리리 띠~리 띠리리 띠리리 리~♪♩

수업이 끝난 후.

아몬드, 타코, 풍선껌은 빠르게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타코가 먼저 물었다.

“훈화 말씀 때 일이 벌어지는 것 같지?”

이견이 없었다. 아니, 더 확실해졌다.

“아 그래. 내가 이상하게 생각했던 게, 운동장에 도열해 있는데 다들 체육복이 아니라 교복이었어.”

풍선껌의 이 증언으로 봐서 이번에 일이 벌어지는 게 확실했다.

“이런. 그럼 앞으로 한 시간 안에 벌어진다는 거네. 준비된 것도 없잖아?’

아무래도 팀 모드는 훨씬 템포가 빠른 것 같다.

이전 좀비 스쿨에선 학교 시설에 적응할 시간을 줬는데.

이번엔 그런 시간이 아예 없었다.

“이대로 그냥 다 운동장으로 나가면…… 결과가 너무 뻔해.”

타코가 이젠 풍성해진 머리를 문지르며 곤란해한다.

“자! 얘들아! 이제 슬슬 나가야 된다! 교장 선생님 훈화 때 늦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안경을 쓴 반장이 고래고래 소리치며 애들을 닦달하고 있었다.

아몬드는 커다란 뿔테안경을 번뜩이는 반장을 보며 생각했다.

‘반장도 그대로네.’

얼리억세스에서도 봤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아마 성격도 똑같은 것 같다.

“저 반장이 닦달하기 시작하면 버틸 수 없어. 빨리. 결정해야 된다. 무슨 묘수가 없을까?”

이때 의외로 풍선껌이 말을 시작했다.

“양호실 루트부터 뚫는 거지!”

그는 꽤나 자신만만해 보였다.

너무 당연한 거 아니냐는 듯.

“거기 헌혈 초코파이랑 의료용품 다 있잖아. 내 기억으론 골프채도 있던데. 무조건 거기부터 가야지.”

그의 기억은 정확했다.

얼리억세스 시절.

양호실엔 의외로 생존을 위한 필수품들이 다 갖춰져 있었다.

정말 우연찮게 양호 선생님은 골프를 치는 분이라 무기인 골프채도 확보됐었고, 헌혈을 하는 날이라 초코파이가 들어와 있었다. 양호실이니 의료용품이 있는 것도 당연했다.

심지어는 침대까지 있어서 지내기도 편했다.

“음. 맞습니다. 양호실이 꿀이었죠.”

타코도 기억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린다.

“그래! 그럼 훈화고 나발이고! 지금 당장 가자!”

“……예?”

타코는 어이가 없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짓는다.

“아니. 왜. 훈화 말씀 듣게!? 내가 와이프한테 잔소리 듣는 거 넘어서 교장한테도 들어야 되겠냐!?”

-ㅋㅋㅋㅋㅋㅋㅋ그게 문제냐고 지금

-아 개웃곀ㅋㅋㅋ 껌형 표정ㅋㅋㅋ

-부인 여기입니다. 무기는 늘 들던 걸로 드릴까요?

“아니, 형님. 지금 바로 가자구요? 저희끼리?”

“어. 그래야지. 살아야 되잖아?”

타코야끼는 풍선껌의 놀라운 게임 이해도에 벙찐 표정이 됐다.

“아니…… 형님. 저희만 살면 뭐 합니까!? 이거 최대한 많은 애들 구하는 게임인데요?”

“?!”

풍선껌은 금시초문이라는 듯 한 발짝 뒤로 간다.

“애들을 구해야 된다고?”

-ㅁㅊㅋㅋㅋㅋㅋㅋ

-모르고있었냐곸ㅋㅋ

-지 혼자 살려곸ㅋㅋㅋ

“아이고. 형님. 반 애들 많이 구하는 게 챌린지잖아요!”

“앗…….”

타코는 답답하기 그지 없었지만, 풍선껌과 일하는 게 하루 이틀인가.

그는 고개를 탈탈 털듯이 젓고는 온 생각을 다 집중시켰다.

“일단 여기서 애들이 못 나가게 막는 게 제 생각엔 베스트입니다!”

“어떻게 못 나가게 하는데? 억지로?”

“…….”

그게 문제다.

딱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애들을 하나씩 붙잡고 좀비가 올 거라고 설득할 수도 없고, 무력으로 막을 수도 없었다. 그랬다간 아이들과의 신뢰가 완전 무너질 것이다.

‘어떻게 하지? 일단 나가고 나서 생각해야 하나?’

이미 반장의 분노 수치와 데시벨은 맥시멈을 향해 가고 있었고.

“빨리 나가자! 줄 못 맞추고 있으면 우리 다~~ 죽어~~~~!”

-ㅋㅋㅋㅋ1번 참가자냐

-너무 열심이다 ㄹㅇ ㅋㅋ

-이 새키 예전에 누가 좀비한테 물렸는데. 줄 안맞춰서 그렇다고 ㅈㄹ하더거 생각나넼ㅋㅋㅋ

-일단 나가야겠는데?

더 이상 반장의 인내심을 테스트할 순 없었다.

“하아. 나가야겠네. 근데 나가면 어떻게 막지?”

허허벌판에서 밀려오는 좀비들을 막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일단 다 패닉해서 죽어라 뒤로 뛸 것이다.

그때 아몬드가 이런 생각을 말해본다.

“타코 형. 어차피 처음엔 좀비가 많이 없을 거예요.”

“그렇지.”

“초기진압을 하면 어떨까요.”

“좀비를 죽인다는 소리야? 아무리 그래도…… 무기가 없는데…….”

어떤 매체에서나 그렇지만, 좀비의 체력은 무적이나 마찬가지다.

좀비 스쿨의 좀비는 뇌를 파괴시키지 않으면 살상할 수 없었다.

두개골을 뚫고 뇌를 파괴하는 일을 무기도 없이 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그 정돈 생각해 놨죠.”

아몬드는 ‘저 그렇게 생각 없지 않습니다?’라는 듯이 뭔가를 꺼내 든다.

“필통에 이런게 있더라구요.”

드르륵.

칼날이 왔다 갔다 하는, 커터칼이었다.

“……그, 그걸로?”

-ㄹㅇ 미친놈인가 ㅋㅋㅋㅋ

-뭔 대단한 묘수인것처럼 말하지말라고 ㅋㅋㅋ

-커터칼로 좀비를 잡는게 뇌지컬인척 ㅋㅋㅋ

-타코 동공지진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4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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