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2부-276화 (556/699)

10. 내게 달리기는 살인이다(3)

지스타.

분명 모든 게임 관련 종사자들의 축제이다.

그렇기에 흥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기에 망하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넷상의 언급량이다.

[불떡 챌포 몇?]

[와 ㅋㅋㅋ 창베 개못하네 진짜 ㅋㅋ]

[큐티파이 리듬게임 갓……]

거의 모든 스트리머들이 일제히 출동해서 야외방송을 켜고 지스타를 돌아다니다 보니.

온갖 스트리머들의 언급이 나오며, 한쪽으로 스포트라이트가 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대부분 스트리머 관련 이야기들은 이슈글이 되진 못했다.

관심을 줄 유저들은 정해져 있는데, 그 관심을 받고자 튀어나오는 사람은 너무나 많은 것.

그런데, 그 많은 경쟁을 뚫고도 추천을 마구 받기 시작하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속보! 아몬드 사기당함]

-??

-ㅁㅊ 이왜진 ㅋㅋㅋ

-아 ㅋㅋㅋ

-10배를 뻥튀기하누 ㅁㅊ넘들ㅋㅋㅋ

-표정ㅋㅋㅋ

-아직도 모르는 거 같은데?ㅋㅋ

바로, 아몬드다.

거짓된 천만 원에 낚인 아몬드.

그의 반응이 웃겼는지 다른 관련 글도 더 올라오기 시작한다.

[실시간 돈미새 폭주기관차 유상현ㅋㅋㅋ]

그들은 상현이 ‘천만 원이요!?’라고 되묻는 클립을 따서, 바로 런가이즈 장면과 이어붙였는데.

그게 꼭 천만 원에 눈 돌아가서 마구 뛰어가는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ㅁㅊㅋㅋㅋㅋㅋㅋ

-아 개웃겨 ㅋㅋㅋ

-넘 커엽ㅋㅋㅋㅠㅠ

-속은거라고 생각하니 달리는게 애처로워 ㅠㅠㅠ

└222ㅋㅋ큐ㅠㅠㅠㅠㅠㅠ

-시청자들도 대단하다;; 저걸 다같이 연합해서 속이다니ㅋㅋ

└한미합동훈련급임ㅋㅋㅋ

급기야는 이런 합성물까지 나왔다.

[돈미새 폭주기관차 돈마스]

토마스라는 불쾌한 골짜기스러운 얼굴이 달린 기차를 누구든 한 번은 보았을 것이다.

그 토마스에 강낭콩이 된 아몬드를 합성해 놓은 사진이었다.

-ㅅㅂㅋㅋㅋㅋㅋㅋ

-토마스…… 니가 기괴한 건 얼굴 탓이었구나?

-왜 거기서도 잘생겼니?

└돈마스 ㄴㄴ 존잘스 ㅇㅇ

└ㄹㅇ 존잘스야 ㅋㅋㅋㅋㅋㅋ

-“유쾌한 골짜기”

아몬드가 토마스가 되어서 철로를 달리는 움짤은 커뮤니티 곳곳을 돌아다니게 됐고.

[와 돈마스 지금 1위하나?ㅋㅋㅋ]

[지금 실시간으로 뛰고 있는데??ㅋㅋ]

[아몬드 런가이즈 하네 ㅋㅋ]

이런 글들을 타고 타고 넘어와 원본 글에 추천이 박히기 시작하더니.

20위) 속보! 아몬드 사기당함

기어코 이슈글에 하나 등재된다.

-보증 사기당해서 지금 강낭콩이 되어서 살인 달리기에 참가한 모습……

-형…… 그래서 오징어 게임에 참가했구나.

-ㅅㅂㅋㅋㅋㅋ진짜 돈 뜯긴줄 알았네

-그래서 아몬드 진짜 1위하냐?

여기에 쏠린 관심은 자연스레 런가이즈의 결과로 향하게 됐고.

그걸 넘어 그가 챌린지 포인트 1위를 할 수 있냐에 대한 호기심으로 번졌다.

* * *

[이제 남은 건 3인입니다! 그 외에는 차이가 너무 많이 나요!]

이제 실질적으로 우승이 가능한 건 3인이다.

뿅망치를 든 1위, 로켓 런처를 든 2위. 그리고 활을 들고 쫓아가는 3위 아몬드.

[3인의 무기가 전부 다른 것도 재밌네요! 어떻게 될까요?]

[아무래도 1, 2등 무기에 비해 3등 무기가 좀 빈약하긴 한데! 이게 아몬드라 또 모르거든요!?]

이 세 가지 무기들 중 아몬드의 것만 1단계였으나, 이는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뭔가 생각이 있어서 활을 고수한 것이다.

[예! 아몬드는 2단계 무기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걸 거르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활이 더 좋다는 판단이죠!]

사실 처음 하는 게임에 어떤 대단한 전략이 있을 리는 없었다.

[아무래도 활이 자신에게 잘 맞는다는 거겠죠.]

[하지만 1위 선수인 제육볶음도! 탱커로 유명하잖아요?]

-탱커였어? ㅋㅋㅋ 닉값 무엇 ㅋㅋ

-ㄹㅇ

-제육 근본 닉에 포지션도 근본

-상남자 그 잡채

[예. 맞습니다! 탱커들이 저런 망치류! cc기 거는 무기를 잘 다루거든요!?]

런가이즈 챌린지 역시 게임 전문 스트리머들이 다수 참여하다 보니, 상위권엔 실력으로 이름 좀 날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건 1위도 마찬가지.

그는 처음 받아보는 ‘울렁울렁 뿅망치’라는 무기에 대해, 이해도가 상당했다.

[정말 잘 쓰고 있어요!]

콰앙!

땅을 찍어놓으면 그 땅은 한동안 울렁거리며 달리는 주자를 방해하게 되는데.

[적재적소입니다!]

오르막길 혹은 좁은 코너 같은 곳에 이 효과를 뿌리고 가서, 도저히 피할 수 없게 만들어놨다.

[망치의 능력을 발동시키면서! 2등과 거리를 계속 벌립니다!]

[1위! 제육볶음! 너무 앞입니다! 다음 관문에서 크게 역전이 일어나지 않으면 사실상 1위죠!?]

[지금 2위는 너무 아쉽겠습니다! 로켓 런처를 맞히기만 하면 역전각인데요!]

‘댄스댄스 로켓 런처’를 들고 있는 2위.

그는 사거리 안에만 들어오면 상대를 쏘고 싶었으나.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이젠 오히려 3위에게 추월당하지 않을지 걱정해야 하는 신세다.

[이제 뿅망치 스킬 횟수도 다 썼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관문으로 가장 먼저 입성!]

[예! 다 쓰면 어떻습니까!? 쓰라고 있는 건데요! 지금으로선 제육이 1위! 가장 유력합니다!]

1위는 벌써 마지막 관문으로 진입한다.

[세 번째 관문: 맥모던타임즈]

세 번째 관문은 알 수 없는 의미의 제목이었다.

[맥모던타임즈?]

[이게 뭐죠? 맥모닝과 모던타임즈?]

[한번 보시면 되겠죠!]

이건 새로 나온 관문이다. 정보가 없었다.

이런 경우 먼저 들어가는 1위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본인이 실패하면, 다시 관문 처음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러면 후발 주자에게 이 관문에 대한 힌트만 주는 격이었다.

‘첫 시도에 성공해야겠는데.’

제육볶음은 무조건 한 방에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긴장한 표정.

그때─

[어어어어!?]

[땅이 움직입니다!]

──지이이이이잉!!!

런닝머신을 탄 것처럼 땅이 갑자기 뒤로 가기 시작한다.

[아! 컨베이어벨트군요!]

[이래서 모던타임즈!?]

타다다다다닥!

제육은 죽어라 앞으로 뛰었다.

[생각보다 앞으로 잘 가지긴 합니다!]

컨베이어벨트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그냥 무시하고 뛰면 느리지만 결승점에 도달하는 데 문제 될 수준은 아니다.

‘이게 끝일 리가 없는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철컹……!

저 멀리, 거대한 대포가 생기더니.

[뭐가 나옵니다!?]

퍼엉──!

노랗고 기다란 뭔가가 쏘아진다.

감자튀김이다.

거의 전봇대만 한 감자튀김이 야구공 같은 속도로 쏘아지고 있었다.

“히이이……익?!”

──퍼억!

그 감자튀김에 정통으로 맞아버린 제육은 컨베이어벨트에 끌려가 저 밑 미지의 공간으로 떨어져 버린다.

[아아아아! 제육 바로 아웃됐습니다! 금세 부활하겠습니다만……!]

[부활해도 지금 아직 2위하고 차이가 있죠? 근데 거의 다 따라잡혔어요!]

여전히 역전까진 아니었지만.

이젠 2등이 노려볼 만한 차이로 좁혀진다.

[이제 2차 시도!]

제육은 다시 빠르게 컨베이어벨트 위로 뛰었다.

그러나─

[탱커들이 원래! 피하는 걸 잘 못합니다!]

──퍼엉!

또 쏘아지는 대포에 그는 정신을 못차렸다.

혼신의 힘을 다해 겨우 추락사만은 면했어도, 너무 뒤로 가버린 모습.

[이러면 2등이 따라잡겠는데요!?]

[2등이 로켓 런처를 쏠 수 있거든요!]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 탓에, 이제 2등이 댄스댄스 로켓 런처를 겨눌 수 있는 거리까지 왔다.

“하아! 하하하하!? 넌 뒤졌다!”

아니나 다를까, 2위 플레이어가 숨을 헐떡이면서 신나게 웃는다.

그는 컨베이어벨트에 올라가지 않은 채.

철컥!

이때를 위해 한 발 남겨놓은 로켓 런처를 장전한다.

[아! 벨트 밖에서 쏠 생각이에요!]

굳이 쏘기 어렵게 벨트 위에 올라타지 않아도, 제육은 그의 사거리 안이었다.

제육이 애원한다.

“한 번만 봐줘!”

“봐주긴 무슨. 너 때문에 토하는 줄 알았어!”

로켓 런처의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이었다.

“잘가……랅?!”

털썩.

2위 플레이어가 힘없이 쓰러지며, 로켓 런처는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터졌다.

퍼엉!

헛발로 나간 로켓 런처가 피어올린 핑크색 연기.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그 틈 사이로 등장한 검은색 인영.

“!?”

그는 강낭콩 슈트 속의 아몬드였다.

그가 화살로 2위의 뒤통수를 쏴버린 것이다.

아몬드는 기절해 있는 2위의 뒤통수를 밟고 올라오며 중얼거렸다.

“아. 좀 늦게 쏠걸. 왜 멈췄나 했네.”

그는 상황을 보고 나서야, 2위가 1위를 쏘려 했다는 걸 알게 됐다.

멀리서 봐선 뭐가 뭔지 알 수 없으니.

“으하하! 살았다아!”

제육은 이젠 진짜 1위라는 생각에, 신나서 계속 컨베이어벨트 위를 달려나갔다.

아몬드는 그를 향해 화살을 쏴봤으나.

로켓 런처면 모를까, 활로는 닿을 수 없는 거리.

로켓 런처는 이미 저 아래로 굴러떨어졌고…….

‘별수 없네.’

별수 없이 달리기로 승부해야 했으니.

그는 마지막 관문을 향해 몸을 날린다.

* * *

[아몬드! 관문 안으로 합류합니다!]

[그리고, 제육은 관문의 절반을 건너가는데! 대포가 업그레이드됩니다아!?]

[예! 그냥 쉽게 안 보내주죠!]

퍼벙! 펑!

계속해서 쏘아지는 감자튀김에, 제육볶음은 진땀을 빼고 있다.

“하아…… 하…… 그냥 좀 보내줘!”

마지막 관문이라 그런가, 단순히 감자튀김만 쏴대는 게 아니었다.

쿠구구궁!

집채만 한 햄버거가 굴러오기 시작했다.

-십ㅋㅋㅋㅋ

-햄버거 ㅋㅋㅋㅋ

-엌ㅋㅋㅋㅋ

-맥모닝~!

쾅!

심지어 중간중간 속재료를 이리저리 흩뿌리며 터지기까지 했다.

뻐어엉!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누 ㅋㅋ

-캬 ㅋㅋㅋ

-속이 뻥(진짜임)

후두두둑……!

비처럼 떨어지는 속재료들. 정말 콩알만 한 강낭콩의 입장에선 하나하나가 부딪히면 재앙이었다.

“미친!”

제육은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이 수난을 겨우겨우 헤쳐 올라간다.

케첩이 범벅되어서, 버둥거리면서도 어찌저찌…….

‘다 왔어.’

그래, 이제 고지가 보인다.

저 멀리에 있는 황금색으로 빛나는 왕관.

저것만 차지한다면 우승이다.

[우승 왕관]

그런데─

“!?”

──휘익!

믿기지 않지만, 누군가의 그림자가 뒤로 스쳐 간다.

‘뭐?’

벌써 따라잡혔다고?

말이 안 되는데.

[아몬드! 아몬드! 엄청난 속도예요!]

[이거 완전 폭주기관차예요!!! 미쳤습니다아아!]

[장애물이 없는 거처럼 뜁니다!]

[모든 장애물을 전부 완벽하게 피하면서…… 역저어어언!!]

아몬드가 1위를 추월해 버린다.

-캬 이게 살아남아라챌린지 월드 1위!

-미쳤다 와

-견한테 이 정도 피하는건 껌이지 ㅋㅋㅋ

-아몬드를 막을 거면 버거킹 정도는 데려오라 이말이야 ㅋㅋ

[추월했습니다아! 아몬드!!!]

[아아아 제육! 코앞에서 왕관을 뺏깁니까!?]

아몬드가 왕관과 제육의 사이를 가리고 섰다. 제육은 이대로 왕관을 빼앗길 수 없었다.

여긴 무기가 있다.

달리기가 곧 살인인 곳!

“죽어어어어!”

제육이 회심의 망치를 꺼내 휘둘렀는데.

──푸욱!

“!?”

대체 언제 쏜 건지 모를 화살이 정수리에 박혔다.

“엥?”

황당해하는 제육.

쏘는 걸 못 봤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에 아몬드가 대답(?)했다.

“내게 달리기는 살인이다아!”

아몬드는 그렇게 외치며 왕관을 집어 든다.

띠링!

[미션 클리어!]

[우승하고 ‘내게 달리기는 살인이다!’ 외치기]

[20만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이 타이밍엨ㅋㅋㅋㅋ

-미션 ㅋㅋㅋ

-미션 굇수 아몬드 ㄷㄷ

‘뭐야 저 또라이 새끼.’

이게 미션인지 알 리 없는 제육은 어이가 없는 표정이 되어 쓰러졌고.

스르르…….

컨베이어벨트에 몸을 맡겨 뒤로 쭈욱 밀려난다.

[아아아아! 아몬드!! 우스으으응!]

[이야! 결국 1등을 해내내요!!]

우승, 그리고 미션 달성.

축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빠바밤!

[빅son 님이 무려 10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상금으론 부족할 텐데! 이거라도 보태라!]

-캬아

-백만원 ㅁㅊㅋㅋㅋ

-와 클라쓰

-앗……ㅋㅋㅋㅋ

-상금ㅋㅋㅋㅋㅋ

갑자기 들어온 엄청난 액수의 후원.

“아. 배, 백만 원! 엄청난 후원!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그 이후로도 큰 단위 후원이 몇 개 더 들어왔다.

[루비소드 님이 2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제, 제것도 보태주셔요…….]

[소룡포 님이 3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캬아 우승!]

“와. 감사합니다! 루비소드 님! 소룡포 님!”

아몬드는 이때도 몰랐다.

왜 고작 런가이즈 이긴 걸로 이런 후원이 들어오는 건지.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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