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2부-287화 (567/699)

14. 지스타 총결산(2)

지스타의 총결산이 진행되는 한편.

커뮤니티에서는 아몬드가 오늘 하루에 받은 돈이 이슈가 되고 있었다.

[계산해보면 900 넘긴 거 아님?]

[아직 900 못 넘김.jpg]

[미션으로만 500을 받누 ㄷㄷ]

[최소 700이라는 증거]

스트리머 당사자가 아닌 이상 정확히 계산할 수는 없었지만,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역시 누가 얼마 벌었다더라~ 라는 말의 파급력 때문일까?

이런 글도 이슈글로 올라가 버렸다.

17위) 아몬드가 돈을 많이 버는 이유

아몬드가 리액션을 하는 장면이 움짤로 들어간 게시글이었다.

그리고 밑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

본인 목숨 + 한나까지 싹 다 돈으로 환전하는 꺾이지 않는 집념.

==== ====

-꺾이지 않는 집념ㅋㅋㅋㅋㅋㅋ

-그게 아니라 사실 오늘 누가 천만이라 구라쳐서…… 으우웁! 당신 누구야!?

-꺾이지 않는…… 제 군생활 같네요.

-누가 이거 보고 환전연애라고 해서 개웃겼는데 ㅋㅋㅋㅋ

└환승이 아니라 환전 연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환전ㅋㅋㅋㅋ 연앸ㅋㅋㅋ넘하넼ㅋㅋ

-십원 한 푼 안아끼고 다 돈으로 바꾸니 부자가 될 수밖에~

└ㄹㅇㅋㅋ

-팩트) 걍 잘생기고 잘쏴서 벌었다.

이후로도 각종 커뮤니티에선 관련된 이야기들이 계속 흘러나왔다.

방송 활동을 하는 스트리머로서는 참 좋은 현상이었다.

유명인들은 어쨌거나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중요한 거니까.

[트렌딩 순위]

1) 지스타

2) 코스프레

3) 배틀라지 닌자모드

4) 아몬드

5) 환전

아몬드는 의도치 않게 900만 원어치의 오해(?)를 하면서, 곧 극대노하겠으나.

이번 지스타에서 스트리머들 중엔 독보적인 언급량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쩌면 그는 900만 원보다 훨씬 더 값진 뭔가를 얻고 있는 셈이다.

* * *

“여기다. 여기.”

주혁이 손을 흔들고 있는 곳은 행사장의 VIP석이었다.

시끌벅적하고 혼란스러운 일반석에 비해 이곳은 한결 조용했다.

“와. 사람 진짜 많네요.”

그래서 아몬드가 말하는 소리도 무사히 방송 마이크로 전달될 수 있었다.

-ㄹㅇ

-VIP 아녔으면 제대로 보지도 못했을 뻔 ㅋㅋㅋㅋ

-재밌겠당

VIP석에는 초청받은 스트리머들과 셀럽들이 모여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당연히 둘러보면 아는 얼굴들이 조금씩 보였다.

미호, 풍선껌, 타코야끼는 물론이고 홍차와 그린티도 보였다.

‘저건 큐티파이인가?’

저 멀리에선 꽤나 화려한 차림의 누군가도 보였는데.

거물급 스트리머인 큐티파이인 것으로 보였다.

그녀의 주변엔 어떻게든 그녀 방송에 한 번 나가보려는 스트리머들로 북적였다.

삐이이이이.

그때 마이크 연결음이 한 번 귀를 강타하더니.

“자아아! 지스타를 찾아주신 게이머 여러분!”

진행자가 스테이지 위로 나와 인사했다.

“이제 곧 챌린지 포인트 결산의 첫 번째 이벤트. 랭킹 시상이 시작됩니다!”

결산쇼의 첫 번째 이벤트는 챌린지 포인트 랭킹에 따른 시상이다.

이 시상을 통해서 챌린지 포인트가 어떻게 분배되었는지를 파악하고 경매에 참고할 수도 있고.

주최 측 역시 흐름을 예측해 보면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 결산을 통해서 오늘 스폰서들의 제품 판매 가격과 경매 추이가 정해질 텐데요! 과연 누가! 얼마나! 많은 포인트를 가져갔는지! 잘 지켜봐 주세요!”

챌린지 포인트는 한도가 정해진 화폐이기에, 어떻게 분배되었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그러니 만약 시상을 열지 않고 그냥 진행했다간 구매 가격 책정이 심히 이상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단 한 명이 포인트의 90퍼센트를 가져가는 극단적인 상황이 나왔다고 생각해 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쓸 포인트가 없는데,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라면?

시장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한 명이 돈이 많아도 혼자서 살 수 있는 구매 물품은 제한적이니까.

그러니 최상위권의 챌린지 포인트 점유율은 상당히 중요했고,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 듣는 것이다.

“이제 곧 순위권 발표가 있겠습니다. 올해는 10위권만 호명합니다.”

촤락!

스크린이 펼쳐지고, 스태프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준비에 들어간다.

잠시 후.

핑! 스크린이 켜지며, 진행자가 외쳤다.

‘얼마려나.’

상현은 조금 굳은 얼굴로 스크린을 주목했다.

천만 원을 받겠다고 자신 있게 얘기하긴 했으나.

사실 다른 도전자들의 챌린지 포인트 상황을 전혀 모르는 터라,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무엇보다 상현은 챌린지 포인트 최종 결산에 대해 모르고 있었기에, 눈에 불 켜고 포인트를 찾아다니지도 못했었다.

그게 불안한 점이었다.

“일단 10위! 공개합니다!”

두둥.

공개 자체는 그리 뜸을 들이는 방식이 아니어서 바로 바로 결과가 나왔다.

[10th]

[player code: 589]

[1,032pt]

“오오오.”

“10위가 1,000포인트야?

1,032포인트가 10등.

-1,000포 높은거냐??

-우리는 볼 수가 없으니

-견과류쉑이 안보여줌 ㅠ

-이봐요 아사장 천 포보단 높은거지?

각자의 챌린지 포인트는 오로지 개인만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군가 상현의 고글을 뺏어가지 않는 이상, 볼 수 없다.

상현은 슬쩍 자신의 고글 위에 쌓인 숫자를 바라봤다.

씨익.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크흠.”

아닌 척했으나. 이미 다 티가 난다.

-아 저 여유롭다는 표정 ㅋㅋㅋ 킹받네 ㅋㅋ

-치타는 웃고있다……

-크~ 넘나보네 ㅋㅋㅋ

-아아가 몇 포임???

-ㅋㅋㅋㅋ여유~~

10위에서부터 걱정하는 건 정말이지 기우였다.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상현은 웃으며 10위를 축하해 줬다.

“아. 1,000포라니. 되게 높네요.”

짝짝짝.

-비틱 ㅋㅋㅋ

-ㅋㅋㅋㅋ안속아요! 안속아!

-되게 높네요(한참 내려보며)

-또 무슨 빌드업이여 ㅋㅋㅋ

“자. 10위 하신 분? 여기 계신가요?!”

진행자가 객석을 둘러보며 묻는다. 가끔 먼저 가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요!”

다행히도 10위 참가자는 가지 않았다.

“올라오세요!”

“와. 감사합니다.”

10위를 한 도전자는 스트리머였다.

하기사 스트리머가 아니고서야 챌린지에 저렇게까지 목숨을 걸 수가 없다.

“이야. 오늘 하루 거의 밥도 안 먹고 챌린지를 하셨어요! 개수가 무려 30개?!”

“아하하. 몸으로 좀 때웠죠.”

“딱 10초 홍보 시간 드리겠습니다.”

“예!”

그는 기다렸다는 듯 카메라 쪽으로 돌아서 “스트리머! 양갱입니다! 양! 갱갱! 어쩌구저쩌구…….” 등의 소개를 신나게 하고는 퇴장했다.

-갱갱 ㅇㅈㄹㅋㅋ

-ㅅㅂ뭔데

-갱이 말라갱이라는 뜻이죠?

-아니 겜을 30개나 했다고? ㅋㅋㅋ

-견은 겜 몇 개 못하지 않았나? ㅠㅠ 갑자기 걱정되네

“좋습니다. 아주 파이팅 넘치는 스트리머네요. 다음은 9위!”

9위, 8위, 7위. 연이어 호명되었고, 전부 올튜버 아니면 스트리머들이었다. 이들도 나름 챌린지 사냥꾼이라고까지 불리는 자들이었는데.

‘음?’

막상 이들이 모은 포인트는 상현이 모아놓은 포인트에 비하면 턱도 없는 수준의 포인트들이었다.

“오. 꽤 높네요.”

-이 악물고 높다하네 ㅋㅋ

-ㅋㅋㅋㅋ 표정 ㅋㅋㅋ

-대체 얼마나 높은거야 이 남자……

표정 관리가 안 된 모양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나?’

점수가 정말이지 턱도 없었던 탓이다.

별로 참여한 챌린지도 많지 않은데.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

역시 마지막에 두 게임을 더 한 게 큰 도움이 된 걸까?

어찌 됐든 상현은 비교적 여유로운 마음으로 랭킹 정산을 지켜봤다.

“4등 올라와 주시죠!”

그리고, 4등이 나왔는데. 아는 얼굴이었다.

“아, 스트리머 깍두기 님이네요! 저번에도 챌린지 싹쓸이로 유명하셨는데. 이번엔 안타깝게도 4등입니다?”

“아…… 예. 큰 챌린지 하나 말아먹어서…… 하하.”

꼴찌로 떨어지면 사실상 참가 점수 정도만 받게 된다.

그 꼴찌를 만든 범인이 누군지, 상현은 너무나 잘알고 있었다.

바로 본인이다.

“앗…….”

그는 안타깝다는 듯 침음한다.

사실상 깍두기를 두 번 죽이는 셈이다.

-앗……ㅇㅈㄹㅋㅋㅋㅋㅋ

-앗 뭔뎈ㅋㅋㅋ

-좀비고에서 깍둑썰기 당한 놈 아님?ㅋㅋ

-1초 빌런좌 ㅋㅋㅋ

-또 너야? 아몬드!?

진행자는 깍두기에게 마이크를 내밀며 말했다.

“자. 깍두기 님. 홍보 시간 드릴게요.”

올라온 김에 방송 홍보하라는 것이다.

실력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스트리머들에겐 이렇게 해주기도 했다.

“아. 방송보단…….”

“?”

근데 깍두기는 되려 방송 홍보는 됐다 한다.

“제가 사실 여자친구가 없거든요.”

“아! 언제 헤어지셨죠?”

“아뇨. 없어요.”

“……그전에도 없어요?”

“예. 없어요. 그냥 없어요.”

-앗…….

-모솔?

-헐

-정기찬 친구네 ㅋㅋ

-그냥 없어욬ㅋㅋㅋㅋㅋ

아아…….

관중들 사이에서 안타까워하는 침음이 흘렀다.

“아……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여자친구를 찾는 겁니까?”

-뭔 ㅋㅋㅋ 누구 죽었냐고 ㅋㅋ

-상심ㅋㅋㅋㅋ

-ㅋㅋㅋㅋㅋ상심 ㅇㅈㄹ

-죽긴 죽었지. 신이 죽음

“예.”

“그럼 여기서 한번 제대로 외쳐 보시죠?”

“예! 저는 방송 잘되는 거보다도, 혹시 뭐 시간 괜찮은 여성분 있으시면! 만나고 싶습니다아! 으아아아아!”

와아아아아!

관객들이 환호성으로 그의 열망에 보답해 주었다.

[모태솔로 님이 2천 원 후원했습니다.]

[견과류 쉑은 학교에서 제시랑 연애질하면서도 1등했는데. 깍둑좌는 ㅠㅠ ㅋㅋ 아ㅋㅋㅋ “신은 죽었다”]

-ㄹㅇㅋㅋㅋ

-“신은 죽었다”

-에이맨!

-ㄹㅇ 죽은게 확실

-제시

-아멘……

“아니. 여러분 저도 연애 별로 못 해봤는데요.”

상현이 일견 억울하다는 듯 말한다.

그러나 이걸 그대로 믿어주는 자들은 없었다.

[명언충 님이 5만 원 후원했습니다.]

[니체가 말했습니다. “아몬드 개새끼”]

-ㅅㅂㅋㅋㅋㅋㅋㅋ

-이젠 진짜 명언도 아니냨ㅋㅋㅋㅋ

-이거 진짜임. 내가 들음.

-저게 유언이었다지…… 얼마나 기만에 시달렸으면ㅜㅜ

-니체좌……ㅋㅋㅋㅋㅋ

“니체 님. 후원 감사합니다.”

-니체?ㅋㅋㅋ

-십ㅋㅋㅋ

-명언충이다 견쉑아 ㅋㅋㅋ

-솔직히 명언충보단 니체가 간지지

그러는 사이 4등이 홍보하는 시간은 끝났다.

“아. 멋있었습니다! 깍두기 님! 꼭 사랑을 찾기를 바랍니다! 자, 다음!”

깍두기의 패기 넘치는 구애가 지나간 후.

4등 3등이 스테이지로 올라왔다.

‘이젠 슬슬…… 포인트가 올라가나.’

[4th] [1,732pt]

[3rd] [2,001pt]

웅성웅성.

주변에서 놀라며 떠든다.

“와. 이번엔 분배 제대로 안 된 거 아녀?”

“상위권 포인트 왜 저러냐.”

“2천?? 토 나오네.”

3등에 와서는 급기야 2천 포인트가 넘는다. 주변에서 말하는 걸 보면 분명 높은 포인트인 것 같은데.

아몬드는 자신의 고글 한편에 보이는 포인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직도?’

아직도 근접하지 못할 줄은 몰랐다.

3등이 스테이지에서 축하를 받고 순식간에 지나간 후.

“이제 2등입니다!”

어느새 발표는 이제 2등.

-ㄷㄱㄷㄱㄷㄱ

-설마 2등인가?

-이젠 진짜 모르겠네

-아몬드 없는거 아님??ㅋㅋㅋㅋ

-아니 아몬드 진짜 없는 거 아님???

-제발 몇 포인지 말을 해줘 ㅠㅠ

2등부터 갑자기 점수가 팍 치솟을 수도 있다.

적은 확률이지만, 그런 경우가 있을 수는 있는 거다.

그런데…….

“……?”

2등의 점수를 본 아몬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잘못된 거 아냐?’

그는 다시 한번 고글에 뜬 점수를 확인했다.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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