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47화
49. 진짜 같은(2)
[가짜 국대 ep.5 진짜 같은]
[1시간 후 최초 공개!]
간만에 업로드된 가짜 국대.
-와
-전설의 시작
-드디어
-ㄷㄱㄷㄱ
-캬
-왔구나
시청자들은 파도처럼 거세게 밀고들어왔다.
안 그래도 본선 경기 날이라 관심도가 상당한 와중에, 본선 준비 기간 업로드되지 않던 가짜 국대까지 나왔으니까.
반응이 폭발적인 건 당연했다.
[3.7만 명 대기중]
1시간 후 공개를 선언하자마자 순식간에 3만이 몰린다.
아무리 간만에 뜬 것을 고려해도 엄청난 인기였다.
-사람 왤케 많아
-영상 끊기는 거 아니냐??
-이거 올튜브가 감당할 수 있음?ㅋㅋㅋㅋ
-망사용료 최대로~~!
-통신사는 웃고있다……
올튜브는 애초에 생방송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라이브 시청자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거 아무래도 본선 진출 역할이 상당했나 본데.”
가짜 국대 영상 추이를 지켜보던 주혁이 중얼거렸다.
평소와 같이 컴퓨터 앞에 앉아 여러 가지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는 모습.
다른 게 있다면 캡슐에 상현이 들어 있지 않고, 그저 열려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주혁이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가 평소보다 더 크게 들린다.
“비인기 종목, 언더독이었던 조선이 본선 진출. 언론이 다루기 딱 좋은 소재라서 기사도 꽤 있었지.”
타다다다닥.
그는 포털에서 기사를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오가며 본 것들은 꽤 있으나, 정말 몇 개가 올라왔고, 메이저 언론에선 얼마나 다뤘는지 제대로 기록해 본 적은 없었으니까.
“아.”
검색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니,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일반적인 기사는 무려 37개가 올라왔고, 그중 노출도가 높은 메이저 언론이 올린 기사는 2개.
다만 이 2개가 상당히 메인에 노출되어 있었다.
아예 포털 최상위, 가장 앞페이지에 배치되어서, 댓글 개수도 엄청났다.
주혁이 봤던 기사도 이거였는데.
[게임 강국의 사각지대, “비인기 게임” 조선의 이름을 걸고 국제 대회 본선에 진출한 청년들]
아마 랭킹에 올랐던 기사로 기억한다. 그곳엔 지금도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
기존에 올라오던 기사들과 맥락이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아무래도 메인 포털에 올라왔다는 게 큰 것이다.
달린 댓글 개수는 무려 1천 개.
게임에 관한 기사치고는 엄청나게 많은 것이다.
이런 기사가 메인 포털에 하나 더 존재했고, 메이저가 아닌 언론사엔 수도 없이 많았다.
즉, 뉴스 보며 사는 대부분의 대중들은 이들에 대해 알게 된 것.
“아무래도 괴수 쪽에서 손을 쓴 기사들도 좀 보이기도 하지만.”
주혁은 쓰게 웃으며 시청자를 확인했다.
[13.9만 명 대기중]
가짜 국대가 곧 시작할 때가 다가오자 거의 15만에 육박하는 숫자가 대기하고 있었고.
[최초 공개 시작!]
가짜 국대 최초 공개가 시작되었다.
* * *
[조선 vs 로마 2차전 당일]
[희철의 집]
영상의 시작은 희철의 집이었다.
-어? 왜 쿠키 집에서 함?
-뭐지
-와 집 좋다
싱크 탱크 팀이 보였다.
“……아.”
“어, 어떡하냐.”
그들은 좌절 중이었다.
로마에게 조선은 한도 끝도 없이 밀려 버렸다.
아무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그저 마치 자신이 아픈 듯 신음을 흘릴 뿐이다.
“으…….”
“하.”
조용하고도 치열한 한 판이 끝났다.
결과는 패배.
누구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치지지직.
이후, 화면이 넘어가고,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여느 때처럼 하얀 배경에 앉아 각잡고 찍은 인터뷰가 아니라, 현장에서 따로 불러내서 물어보는 식이었다.
“로마전이요? 아, 네. 많이 힘들었죠.”
인터뷰 대상은 치승이었다.
“아무리 이미 본선에 진출했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질 줄은 몰랐거든요. 심지어 이론의 문제였어요.”
[이론이라면…….]
“전략을 쌓는 데에는 일종의 이론들이 기반이 되거든요. 인수분해를 하기 위해선 사칙 연산부터 알아야 하는 것처럼. 아주 기초적인 기반이 잡히면서 전략을 그 위로 덧씌우는 건데…….”
치승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로마전은 저희가 가진 사칙 연산에 대한 개념까지 바꿔 버렸어요.”
-ㄷㄷ
-그 정도였어?
-헐 ㅠㅠ
-2차전이 심하긴 했음
-로마가 잘하긴 하더라…….
“아. 이대로면 본선 진출이 문제가 아니구나. 우린 본선 가면 바로 떨어지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플레이어들도 크게 상심할 거라 생각하시나요?]
질문의 요지는 전략을 잘 모르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병사들도 정신적인 대미지를 입을 것 같냐는 것이었다.
“……뭐 그분들도 사람이니까. 당연히 상심이 크겠죠. 아무래도. 또 현장에서 직접 당하면 저희가 보는 것보다 훨씬 힘들 거예요.”
-ㅠㅠㅠ
-로마전이 힘들었구나 난 그냥 아무렇지도 않을 줄
-본선 너머를 보고 있네
치지지직─
이때 갑자기 장면이 넘어가더니.
화면에 아몬드가 나타났다.
그의 얼굴 옆 하단엔 채팅이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 이건 소통 방송이었다.
본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진행했던 방송.
“아…… 로마전이요……?”
그는 누군가 채팅에서 물어본 로마전에 대한 질문에 답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빠바밤!
[빅son 님이 무려 100만 원 후원해 주셨습니다!]
[그…… 괴수로 변하는 거 한 번만 해주면 안 되나?]
타악!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금액에 놀라는 채팅이 올라오기도 전에 캔의 뚜껑이 따였다.
벌컥. 벌컥.
그는 괴수 음료를 마구 들이켠 후.
두 손을 번쩍 들었다.
“크아아아아아.”
쿵!
여기서 화면이 암전하며, 타이틀이 튀어나왔다.
[가짜 국대]
[Fake Athelete]
-ㅁㅊㅋㅋㅋㅋㅋㅋㅋ
-???: 아 로마전이요? 백만 원 크아아아!
-엌ㅋㅋㅋㅋㅋ
-진짜 가짜 국대네 ㅋㅋㅋㅋㅋ
-정보) 이 자식은 가짜가 맞다
-ㅁㅊㅋㅋㅋㅋㅋ
-반응 속도는 국대 맞누
-치승이 한 말은 뭐가 되냐곸ㅋㅋ큐ㅠㅠㅠㅠ
-여기서 가짜 국대 튀어나오는 게 개웃곀ㅋㅋㅋㅋ
치지지직.
화면이 바뀌면서, 아몬드의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여느 때처럼 계단을 오르고 있는 그를 따라가 작가가 물어본 것이다.
“로마전이요?”
그는 질문이 매우 이상하다는 듯 인상을 한 번 찌푸렸다.
“기억이 안 나요.”
-??
-엌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
-걍 지워 버렸눜ㅋㅋ
그게 언제 적이람…… 라고 하며 아몬드는 그냥 다시 계단을 올라갔다.
“아, 아니. 아몬드 님!? 바, 바로 이틀 전이었는데…… 패배로 힘들진 않으셨어요?”
“기억을 못 하는데. 어떻게 힘들어요.”
-ㅁㅊㅋㅋㅋㅋㅋㅋ
-무적의 두뇌 ㄷㄷ
-아몬드의 피지컬은 자신의 뇌 신경마저 조절해서 기억을 컨트롤하는 경지에 오른 것임.
-그렇긴하네 ㅋㅋㅋ
-맞말
계단을 마저 올라가던 아몬드는 뒤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어차피 본선은 갔음 됐죠.”
-ㄹㅇㅋㅋ
-이게 맞지
-ㅋㅋㅋㅋ조선놈들이 뭘 바라냐고~
“그럼 오늘은 뭐 하세요?”
“오늘 소통 방송 해요.”
“그거 광고 아니에요?”
“기억이 잘…….”
왠지 모르게 아몬드가 계단을 오르는 속도가 빨라진다.
-?
-광고 ㅋㅋㅋㅋ
-밀린 광고 ㅈㄴ 했잖아 본선 전에 ㅋㅋㅋ
-아 그때 생각나네
-정보) 넛틸리언들은 외장 호두를 달고 다녀서 기억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다.
-기억ㅋㅋㅋㅋ
치지지직.
화면이 넘어가고, 아몬드가 개인 방송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가 시청자들과 소통하면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뿐 아니라, 본선 출국 전까지의 시간이 간단하게 흘러나왔다.
아몬드 외에 다른 멤버들의 생활도 잠시 짧게 편집되어 나오고.
화면이 바뀌었다.
[출국 당일]
마침내 출국일.
현재 보이는 곳은 공항이었다.
입구에 버스가 멈춰 서고, 선수들이 내리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내린 이는 쿠키였다.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작가 중 한 명이 쿠키에게 따라붙으면서 물었다.
“아직은 본선 경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별다른 생각은 없습니다. 대진도 안 나왔잖아요. 대진에 따라서 어떻게 대처할지만 생각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말을 하면서 쿠키를 선두로 선수들이 공항에 들어서는데.
파앙!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오옷
-?
-아
-크
그 순간, 화면이 멀리로 줌아웃된다.
공항 입구 아래, 모든 선수들의 등이 보였다.
그 앞엔 수많은 카메라가 도열해 플래시를 터뜨린다.
파앙!
팡!
그리고 그 뒤로는 수많은 인파가 보인다.
그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곳곳에서 응원 팻말이 올라오고, 흔들린다.
그들은 국가대항전 팀을 응원하러 와준 팬들이었다.
-캬
-와
-크
-쩐다 ㄷㄷ
-와ㅋㅋㅋㅋ
-ㅁㅊ
선수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걸음을 멈춘 채 멍하니 사방을 바라봤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아몬드! 아몬드!”
“치승아아아! 고백해 줘!”
수많은 팬들의 환호.
그 사이로 터져 나오는 카메라 플래시, 이들을 촬영하는 수많은 휴대폰들.
길을 따라 내밀어진 팬들의 손길.
“미, 미쳤다.”
“이거 뭐야. 진짜 우리한테 온 거야?”
“헐…….”
“나, 나한테 공격해 달래.”
국가대항전 멤버들은 각자 한마디씩 중얼거리며 이 환대를 얼떨떨하게 둘러본다.
그들은 천천히 발을 떼며, 길을 걸어 나갔다.
점차 현장의 소리가 줄어들고, 치승의 목소리가 따로 삽입되어 흘러나왔다.
[한 발짝씩 뗄 때마다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이 뒤로는 당근의 목소리였다.
[막…… 몸이 붕 뜨는 듯한 기분?]
이어서 팡어가 말한다.
[그…… 허공으로 걸어가는 거 있잖습니까? 무공 중에. 그거 하는 거 같았죠. 아. 내가 경지에 올랐구나. 이런 느낌. 물론 착각이지만.]
이 셋의 등이 보이던 화면은 천천히 한 바퀴 뒤로 돌더니.
누군가를 유심히 비춰준다.
모든 선수들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도, 유독 나아가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던 한 사람.
-아 ㅠㅠ 어떡해
-ㅠㅠㅠㅠ
-감동받았나 봐
아몬드였다.
그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붉게 달아오른 눈. 힘겹게 뭔가를 삼켜내는 듯 요동치는 목젖.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아몬드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느낌을 간직하고 싶어서…… 최대한 거기 오래 서 있었던 것 같아요.]
화면은 점점 그의 눈으로 다가갔다.
그의 동공에 비친 수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그 느낌이 뭐냐면…….]
플래시가 번쩍일 때마다, 그의 눈이 반짝이더니.
그것은 이내 눈 바깥으로 밀려 흘러내렸다.
-ㅠㅠㅠㅠㅠ
-아 ㅠㅠㅠ
-미치겠다 ㅠ
-난 안 운다 난 안 운다
-ㅅㅂ ㅠㅠ
[진짜…… 같은?]
키이이잉──
이 말과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여지껏 가짜 국대에서 나온 적 없던 웅장한 느낌의 음악이었다.
무언가 거대한게 시작되는 듯한, 심박수가 요동치는 듯한 그런 진동을 내는 소리.
동시에 화면이 바뀐다.
공항이 아닌 경기장이다.
그가 하얀 유니폼을 입으며, 경기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느리게 슬로우로 재생된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인터뷰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진짜 국대 같은 느낌]
그의 하얀 유니폼 뒤엔 이런 글자가 큼지막히 박혀 있었다.
‘KOREA’
그가 점점 경기장으로 다가가면서, 양옆으로 수많은 선수들이 나란히 걷고 있다.
같은 하얀 옷에 같은 문구.
200명의 하얀 파도 같은 물결이 경기장으로 밀고 들어갔다.
-캬ㅠㅠ
-이게 국대가 아니면 뭐임!
-대한민국은 당장 ㅅㅂ 사실혼처럼 사실국대 같은거 만들어라!
-ㅠㅠ아 나 울어버려
-저 울다가 휴대폰 눈물에 수장됐습니다. 책임지시죠?
-ㅠㅠㅠ
음악이 절정으로 오르며 화면이 서서히 암전했다.
[이 영상은 스폰서 ‘괴수’와 함께합니다.]
-크~
-크아아아.
-괴수 크아
-크아아아~
-키야아~
-퍄아
화면이 완전히 꺼진 후.
쿵!
[가짜 국대]
[Fake Athelete]
영상은 종료됐다.
-와 오늘도 ㅈㄴ 재밌었다
-너무 울어서 눈 부음 낼 출근 어케 하냐고 ㅠ
-ㅠㅠㅠㅠ
-지렸다
-아 너무 기대된다 ㅋㅋㅋ
-본선 제발 이기자! 화이팅!
-바로 다음이 본선 경기라는 게 너무 행복해 ㅠㅠㅠ
종료된 후.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어떤 문구가 하나 더 흘러나왔는데.
[*내일 연이어 업로드될 ‘일본 / 디너 파티’ 편을 기대해 주세요!]
영상이 하나 더 나온다는 소식이었다.
-와 낼 또 나온다고??
-대박
-하긴 기간이 길었잖어
-디너 파티 ㅠㅠ 대박
-ㅈㄴ 재밌겠닼ㅋㅋㅋㅋ
-일본 생활 하나도 안 나와서 이상했음
.
.
.
이것을 끝으로 가짜 국대 최초 공개가 마무리됐다.
[28.9만 함께 보는 중]
이미 엄청난 숫자의 시청자들이 몰려 있는 상태.
그 기세를 그대로 이어서 중계 방송이 열렸고.
[조선 vs 바이킹]
조선이 맵 선택권을 갖고 있는 1차전 경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