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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11화 (11/251)

#011화 – 안개의 숲(1)

다음 날, 티그리스는 전보를 받고 학교로 향했다. 부른 사람은 학교장 바스티

얀이었다.

“홍차 좋아하나?”

“가리지 않는 편입니다.”

“좋군.”

바스티얀은 비서에게 홍차를 부탁한 뒤, 티그리스와 바스티얀은 서로 마주보

고 앉았다. 학교장실이라 상석이 있을 법도 하건만, 원탁 테이블 하나만 있었다.

내부도 굉장히 단출했다. 다른 귀족들은 쓰지도 않는 비싼 플레이트 갑주로

방을 꾸며놓거나 오우거의 목으로 된 장식품을 벽에 걸어놓는 등 사치를 부렸

지만, 바스티얀은 기껏해야 고아한 난초가 전부였다.

“자네를 이리 부른 것은 형식적인 절차도 있기도 하고 조언해줄 말이 있기 때

문이네.”

“경청하겠습니다.”

바스티얀은 부드럽게 웃으며 근로 계약서를 먼저 꺼내 들었다.

“일단 자네가 원하는 근무 기간을 말해주지 않았으니 얼마나 근무할 것인지는

적지 않았네. 어차피 자네는 노르베르드로 돌아가야 할 몸 일테니 말이야. 얼

마나 근무할 생각인가?”

“4년입니다.”

“딱 내년 입학생들이 졸업하면 같이 퇴직하겠군.”

“네. 그렇습니다.”

“꼭 4년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4년 이상 재직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아서입니다.”

4년은 아이린과 라칸 모두가 졸업하는 시기다. 그뿐만이 아니라 로타의 신체

와 깎아내는 자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기 때문에 학교에 몸이 묶여있

을 수 없었다.

바스티얀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을 휘저었다. 그러자 근로 계약서에 비어

있던 근무 기간 란에 ‘4년’이라고 적혔다.

“근로 계약서를 보면 알겠지만 자네는 그저 검술 교관으로 되어 있네. 다른

교관들처럼 교수직도 겸하여 논문을 작성할 필요도 없다는 거지.”

논문을 작성할 필요가 없다면 생각보다 시간이 널널할 것 같았다. 그것이 일

부러 바스티얀이 배려해준 것임을 눈치챘다.

“그리고 내년부터 자네가 원한다면 강의를 개설할 수 있을 걸세. 원래는 한

1~2년 정도는 보조 교관으로 일을 하면서 배워야 하지만 수습과정을 내 직권

으로 없앴네. 괜한 오지랖이었나?”

“아닙니다. 좋습니다. 배려해주시는 것은 정말 감사드립니다만···. 이렇게까

지 해주셔도 되는 겁니까?”

바스티얀은 흰 수염을 만지며 말했다.

“내가 네이션 학과장의 실력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네만, 썩은 나

뭇가지를 이용해 바위를 가를 수 있을 정도라고 보지 않네. 자네는 고리가 3

개일 뿐이지 준비만 된다면 당장이라도 고리 4개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이

되네.”

티그리스는 바스티얀의 눈썰미가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바스티얀이 현자라고

소문이 나긴 했지만 티그리스의 검술의 경지를 어렴풋하게 알아챌 정도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바스티얀은 검사도 아닌 마법사니까.

“그런 인재가 제국 학교에 제 발로 찾아왔는데 당연히 배려해줄 수 있을 만큼

배려해 줘야지. 안 그런가?”

티그리스는 할 말이 없었다. 바스티얀도 대답을 바라고 한 질문이 아니었기에

허허 웃었다.

“대신 강의는 총 두 개를 해줘야겠네. 검술 강의는 자네가 만들어야 하고 하

나는 자네가 원하는 교관의 밑으로 들어가 보조 교관으로 일하는 거지. 각 교

관마다 최소 8학점 이상의 강의를 진행해야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이건

배려해주기가 힘드네.”

“아닙니다. 그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교관이 해야할 일들이 있으니 자세한 것은 학과장과 자네 사수인 베

드리안에게 들으면 될 것이고···. 출근은 언제부터 가능하겠나?”

“내년 1월 16일에 하겠습니다.”

“가족과 새해를 보내고 바로 오겠다는 거군?”

“네. 그렇습니다.”

“좋네. 그럼 그렇게 하지.”

바스티얀은 비서가 내온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

“이제 조언을 해줘야 할 시간이군. 혹시 내가 주제 넘는다고 생각하면 무시해

도 좋네. 들어보겠는가?”

“현자의 말은 언제나 귀를 기울이라고 아버지께 배웠습니다.”

“허허. 현자라고 남들이 치켜 세우지만 아직 세상은 배울 것이 너무나도 많이

남아 있네. 자네의 실력을 의심했던 것도 세상을 많이 모르기 때문이겠지.”

자신이 기대한 현상이 나오지 않았을 때, 몇몇 사람들은 부정하곤 한다. 대표

적으로 모리타처럼 자신이 이길 것이라 생각하고 티그리스에게 계속 덤빈 것

처럼 눈에 보이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바스티얀은 자신의 이해를 뛰어넘는 일이 일어났음에도, 곧바로 자신

이 잘못 판단했다며 되려 사과를 해왔다.

티그리스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는 것도 사과의 한 종류란 것을 알고 있었다.

티그리스는 바스티얀의 넓고 깊은 지식보다, 순순히 인정하고 고칠 줄 아는

유연한 사고가 굉장히 부러웠다.

“남들 눈에는 보기엔 자네가 교관이 되기에 어리고 부족하다고 생각할 걸세.

그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자네 강의에 많은 불만을 표출할지도 모르네. 심하

면 아예 자네 강의를 신청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건 티그리스도 알고 있는 바였다. 비슷한 나이 또래의 교관에게 수업을 듣

는 것은 귀족들에게 있어서 치욕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테니까.

“자네는 교관이 되기 전에 명성을 드높일 수 있는 업적을 세워야 할 것일세.

사람은 겉을 볼 것이 아니라 안을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겉을 본다는 뜻이니까. 자네도 자네 이력에 어느정도 구색을 맞춰놔

야 할 걸세.”

“예를 들면 젊은 피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는 것처럼 말씀이십니까?”

바스티얀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자네도 그걸 생각하고 있었군.”

젊은 피 토너먼트.

황실에서 4년마다 주최하는 토너먼트로 신분고하 구분 없이 10대에서 20대의

기사 지망생들이 참여하는 토너먼트였다. 1등을 하면 3등 보고(寶庫)에서 원

하는 무기를 하나 가져갈 수 있었고, 황제 폐하에게 알현하여 소원을 하나를

빌 수 있었다.

사실 말이 소원권이지 기사 서임의 명예를 달라고 청하기 위한 구색이었다.

황제가 나서서 기사 서임을 하는 것은 없어 보인다는 명분 때문이었다.

각설하고, 젊은 피 토너먼트에서 우승자와 4강까지 오른 사람들은 황제 폐하

에게 금ㆍ은ㆍ동패(牌)를 수여 받게 된다. 황제 폐하께 금패를 받았다는 명예

는 제국 대학 내에서도 먹힐 만큼 대단했다.

“우승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네. 동패만 받아도 충분히 명성을 얻을 테니까.

너무 무리했다가 심각한 부상을 당하면 교관 일을 하기 어려울 테니 말일세.”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 그건 자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당연하겠지만 티그리스는 4강에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1등을 해서 3등 보고

에 들어가 ‘묵철검’을 얻을 생각이었다.

“아, 그리고 모리타는 오늘 오전에 퇴원했네. 양손을 잃은 충격이 심각한 것

같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그렇군요.”

모리타가 나왔으니 네메시스가 추적을 시작했을 것이다. 카운트 다운이 시작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모리타에게 레비스가 접촉하는 날, 그날이 바로 레비스가 죽는 날이 될 것이다.

티그리스는 주먹을 꽉 쥐었다.

‘더 강해져야 한다.’

지금의 육체로 레비스를 제거하는 건 요행에 가깝다. 최소 고리 네 개, 안전

하게 죽이려면 다섯 개를 만들어야 한다.

‘고리를 하나 더 만드는 게 가능할까?’

지금의 상태론 불가능하다. 아직 육체가 덜 여물었고, 마력 회로도 충분히 넓

혀지지 않았다. 이대로 고리를 하나 더 만들면 티그리스의 육체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망가지고 말 것이다.

그때, 불현듯이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영약을 먹으면 된다.’

황국 남쪽 신비의 땅과 맞닿아있는 안개의 숲에 ‘별빛을 머금은 얼음 정수’라

는 영약이 있었다.

먹으면 몸에 흐르는 마력을 정순하게 만들어주고 마력 회로도 넓혀주며 몸에

쌓인 노폐물들을 모두 씻어주는 천고의 영약이었다.

지금 티그리스에겐 가장 필요한 영약이었다.

그러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 영약의 원래 주인은 라칸이었다.

라칸은 그 영약을 먹고 오러 고리를 4개 만들고 3서클의 마법사가 되었다.

‘···흠. 녀석에겐 상관없겠지.’

티그리스가 생각하기로 라칸에게 그 영약은 별 쓸모가 없었다. 라칸은 6성 기

사이자 6서클 마도사가 된 이후로 수십 종류의 영약들을 어떻게든 찾아서 먹

어 치웠지만 결국 그 어떤 것도 극에 다다르지 못했다.

라칸에겐 영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심득을 얻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니 그 별빛을 머금은 얼음 정수 하나쯤은 내가 먹어도 별 상관은 없겠군.’

그걸 티그리스가 먹는다고 라칸의 성장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테니까.

바스티얀은 티그리스의 굳은 표정을 보며 헛기침을 했다.

“큼! 자네는 할 만큼 한 것일세. 패배를 시인할 기회를 23번이나 주지 않았

나? 그러니 양심에 가책을 느낄 필요는 없네. 혹시 어제 처음으로 피를 본 것

인가?”

바스티얀은 티그리스의 표정이 심각한 것이 모리타 때문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티그리스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오해하게 놔두었다.

“네. 그렇습니다.”

“역시 그랬군. 만약 마음이 많이 복잡하면 언제든지 찾아오게. 내가 상담 정

도는 해줄 수 있네.”

“그러실 필요까진 없습니다.”

“아니네. 앞으로 제국 대학의 검술 교관이 될 자가 마음이 혼란스러우면 안

되지. 그냥 할아버지 댁에 놀러 온다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오게.”

티그리스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허허. 좋군. 좋아. 그··· 혹시 마음에 둔 여자가 있나? 다른 게 아니라 내

손녀 중에···”

티그리스는 바스티얀의 12살짜리 손녀 자랑을 무려 1시간이나 넘게 듣고 나서

야 학교장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 *

티그리스는 펜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조금 지쳤기에 소파에 바로 앉았다.

품위 없게 흐트러진 모습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정갈하게 앉아 레니

가 내온 냉수를 마셨다.

티그리스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토너먼트는 11월 22일에 열리고 오늘은 11월

2일이니 대략적으로 19~20일 정도 남았다.

‘시간이 애매하군.’

황국 수도에서 안개의 숲까지 마력 열차를 타고 가는 데만 24시간이 넘게 걸

린다. 돌아오는데도 24시간이 조금 넘게 걸릴 테니 넉넉하게 이틀하고 반나절

이 걸린다고 치면 티그리스에게 남는 시간은 16일 정도 여유가 있다.

‘토너먼트를 끝내고 마음 편히 갈까?’

토너먼트를 끝내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안개의 숲을 가면 마음 편히 갔다가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여동생과의 약속을 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티그리스는 바로 판단했다.

‘급하지만 내일 당장 출발해야겠군.’

별빛을 머금은 얼음 정수가 대략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는 라칸이 하도 떠들고

다녀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영약을 얻었던 방법도 알고 있었다.

문제는 하나였다.

그 영약을 지키고 있는 혼령을 달래려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음식이 필요했

다. 그것도 사람의 손길이 닿은 따뜻한 음식.

티그리스는 야전 요리는 해본 적이 있지만 영 엉망이었다. 티그리스가 해준

음식을 먹으면 그 혼령이 되려 화를 낼지도 몰랐다.

“티그리스 님 혹시 오늘 점심은 무엇을 드시고 싶으신가요?”

티그리스는 레니를 빤히 쳐다봤다.

“찾았군.”

“···네?”

레니는 고개를 갸웃했다.

레니라면 혼령을 달래줄 음식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레니는 마음까지 따뜻

하게 만드는 요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나 아주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아···. 아···. 그···왜 그렇게 쳐다보시는 것인지···.”

“최근 살이 쪘군.”

쿠궁-!

레니의 얼굴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제···제가요?! 그···그럴리가! 어? 어?”

레니는 자기 배를 만져봤다. 조금이지만 살집이 잡혔다.

“···세상에.”

황국 수도는 레니의 천국이나 다름이 없었다. 초콜릿 케이크도 하루에 하나씩

먹을 수 있었고 세바스찬도 없었다.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분들도 오시는 터라

레니가 할 것은 거의 없었다.

여러모로 업무 강도가 그리 높지 않다보니 당연히 살이 찔 수밖에 없었다.

“모레부터 많이 걸어야 할 텐데 조금 문제가 되겠군.”

“거···걸을 수 있습니다! 저는 물을 길으러 네 시간이나 우물까지 왔다가 갔

다가 해본 적이···”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잘못하면 일주일동안 걸어야 하니까.”

“일주일 이나요?!”

레니는 울상을 지었다. 레니의 얇은 다리론 일주일의 강행군은 굉장히 어려웠

기 때문이었다.

“걱정하지 마라. 그곳에서 내가 걷는 법과 호흡법을 알려줄 테니. 안개의 숲

은 마나가 풍부해서 쉽게 지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살이 쪄서 며칠은 꽤 고

생하겠군.”

“사···살은 빼보겠습니다.”

“그렇다고 밥은 굶지 말거라. 건강에 좋지 못하니.”

티그리스는 오랜만에 베이튼을 부르기로 했다.

“베이튼을 부르거라. 내일 안개의 숲을 가야하니 오늘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네···.”

레니는 풀이 죽은 채 홀로 중얼거렸다.

“오늘부터 밥을 줄여야 겠어.”

레니는 케이크를 먹지 않는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 * *

베이튼은 부른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펜트하우스에 도착했다. 베이튼은 조

금 긴장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옷을 정리하고 머리도 다시 손봤다.

티그리스는 사람과 만나는 것이 일인 베이튼에게도 껄끄러운 존재였다.

베이튼은 티그리스를 보자마자 바로 고개를 숙였다.

“검술 교관이 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고맙네.”

티그리스는 레니가 타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내일 나와 레니는 안개의 숲을 갈 것이네.”

안개의 숲이란 말에 베이튼은 안된다는 말이 자동으로 나올 뻔했다.

안개의 숲은 모험가들에게 굉장히 위험한 곳으로 유명했다. 마나와 영기를 잔

뜩 머금은 안개 때문에 혼령들이 자주 출몰하고 길을 잃기 굉장히 쉬웠기 때

문이었다. 그건 검술 실력이 좋은 것과는 별개의 일이었다.

‘안개의 숲이 얼마나 위험한데 그곳을···.’

베이튼은 목젖까지 차오른 말을 삼켰다.

베이튼은 아직 티그리스의 사람이 아니다. 괜히 기분을 수틀리게 했다가 첫

만남 때처럼 큰 수모를 당할 수 있었다. 티그리스가 베이튼에게 요구한 것은

그저 순종이지 주제 넘는 조언이 아니었다.

“···무엇을 준비하면 되겠습니까?”

“최소 한 달은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많은 식재료들과 요리도구 그리고 악령

쫓음 부적. 그 외에 오래 걸어야 할 수도 있으니 질긴 옷과 질 좋은 신발도

여벌로 필요하겠군.”

베이튼은 잠깐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다른 것은 모두 준비할 수 있지만 악령 쫓음 부적은 조금 어렵습니다. 부적

을 만들 수 있는 혼령술사는 수도 내에서도 흔하지 않습니다.”

“그럼 됐네. 안개의 숲에서 내가 알아서 조달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베이튼은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티그리스는 그런 베이튼을 보

며 잠시 생각했다.

‘눈치가 굉장히 빠른 녀석이군.’

괜히 어줍잖은 조언을 하려 했으면 경을 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베이튼은 왜

안개의 숲을 가려는지 묻지 않았고, 안개의 숲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조언

하지 않았다.

‘가려 쓰면 괜찮을 것 같군.’

욕심이 많은 것이 문제긴 하지만 티그리스에게 이빨을 드러내지만 않으면 된다.

12. 안개의 숲(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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