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화 – 맞지 않는 검(2)
아이린은 어렸을 적부터 칼이 무서웠다.
날카롭고 뾰족하며 생명을 앗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날붙이는 정이 들 수 없는
물건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아빠는 굳이 검을 강요하지 않았다. 아이린은 검을 다루기엔
너무 유약하고 선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대신 그녀는 외교관이 되길 꿈꿨다. 무시무시한 칼날이 아버지와 오빠를 다치
게 하기 전 부드러운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길 바랐다.
그러나 아이린은 아직 세상을 몰랐다.
세상엔 대화로 풀 수 없는 존재가 있었다. 그 존재는 마치 메뚜기 떼가 곡식
을 모조리 갉아 먹는 것처럼 아이린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붉은 혈귀의 핏빛 대검은 무자비했다. 악룡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만
들어진 성벽은 무참히 파괴되었고, 벨프 가문의 창천 기사단은 모조리 살해당
했다.
아이린에게 몸을 피하라고 말했던 가신들은 건물의 잔해에 깔려 죽었고 벨프
가문의 가호 아래에 살아가던 백성들이 형체를 알 수 없는 핏덩이로 변했다.
그리고··· 혈귀는 아빠의 목을 날리고 오빠의 허리를 양단했다.
핏빛 대검에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가주도 죽고 후계자도 잃었으며 봉토를 이끌어나갈 능력도 지킬 힘도 없었기
에 벨프 가문의 봉토는 주변 영주들이 피자 조각 잘라먹듯 나눠 가졌다.
혈귀 사태 이후에 아이린에게 남은 것은 오직 셋뿐이었다.
엄마 그리고 오빠가 사용하던 흑룡아(黑龍牙), 마지막으로 벨프 가문의 대검
술 ‘용 가르기’.
그래서 아이린은 대검을 들었다.
아이린은 날붙이의 공포를 분노로 뭉개버리고, 선량한 성질을 들끓어 오르는
복수심의 장작으로 삼아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아이린은 복수심과 분노가 밖으로 표출되는 것을 막았다.
표출되면 복수심과 분노가 소모되기에.
아이린은 이 복수심과 분노를 복수의 날까지 참고 견디며 속으로 썩혀 지독한
독(毒)으로 만들 것이었다.
* * *
아이린의 독니가 샤를로트의 옆구리를 물어뜯기 위해 달려들었다. 어린 독사
는 살기를 조절하는 법을 몰랐다.
샤를로트는 지독한 살기가 담긴 대검을 맞받아쳤다.
쩡-!
대검에 실린 힘은 장난이 아니었다. 샤를로트의 검이 흑철과 함께 3대 강철로
불리는 미스릴로 만들어진 검이 아니었다면 부러졌을 것이다.
샤를로트는 대검의 검신을 타고 앞으로 전진했다. 대검과 일반 롱소드는 명백
한 리치 차이가 있다. 자신의 검이 닿는 거리까지 나아갈 필요가 있었다.
끼기기기긱-!
쇠와 쇠가 긁히는 소리가 연무장을 날카롭게 가로질렀다. 아침에 벼려두었던
샤를로트의 검날이 무뎌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전진했다.
결국 대검의 가드와 롱소드의 가드가 맞부딪쳤다.
샤를로트와 아이린은 서로 코 닿을 거리에서 서로를 노려봤다.
“살기 좀 죽이지? 이거 대련이라고.”
“죄송하지만 살기 죽이는 법은 잘 모릅니다.”
빠드득-
땅이 깊게 파여 발목까지 흙이 들어왔다.
“그러니까 넌 내게 질 수밖에 없는 거야.”
샤를로트는 순간적으로 힘을 주어 대검을 위로 밀어냈다. 팔꿈치로 아이린의
코를 향해 내리찍었다.
아이린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피해냈다. 그러나 샤를로트는 그것까지 계산한
상태였다.
샤를로트는 오른발로 아이린의 발목을 걸었다. 그러나 아이린은 제국 공통 오
러 운용술 ‘뿌리 내리기’로 발을 단단하게 고정했다.
훙-!
아이린의 반격이 이어지자 샤를로트는 검을 위로 쳐냈다. 살기는 여전히 지독
했지만 좀 전처럼 강력한 힘이 실리지 않아 쉽게 튕겨낼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린이 아무리 오러 연공술로 몸을 단련해도 저 무식한 대검을 작대기처럼
휘두를 정도로 근력을 단련시킬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린은 저 대검을 휘두르는 것일까?
바로 오러로 몸 전체를 강화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 때문에 아이린은 상시 오러 고리 하나를 사용하고 있었고, 검술을 펼칠 땐
남은 오러 고리를 하나를 이용해서 필요한 부위에 오러를 부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샤를로트의 발목 공격을 막기 위해 ‘뿌리 내리기’를 사용한 상
황이기에 남은 오러 고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샤를로트는 아이린의 몸이 열리자 어깨로 아이린의 명치를 가격했다.
“컥!”
아이린은 숨이 순간 턱 막히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검을 멈출 수는 없었
다. 샤를로트의 검이 다시 날아왔기 때문이었다.
이번엔 오러 고리를 사용하여 샤를로트의 검을 막아냈다. 이번엔 힘이 제대로
실려 샤를로트의 검이 위로 튕겨져 나갔다.
“넌 지금 굳이 지지 않아도 될 리스크를 지고 있는 셈이야. 전에도 티그리스
교관님이 언질을 줬을 텐데?”
“···대련에나 신경 쓰시죠!”
아이린은 샤를로트를 향해 대검을 내질렀다.
이성을 잃은 아이린의 대검의 검로는 단순했고, 샤를로트는 그 대검을 굳이
맞받아 쳐주지 않았다.
샤를로트는 오러 고리를 모두 사용해 사선으로 돌진했다. 대검이 샤를로트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샤를로트는 폼멜로 아이린의 옆구리를 노렸다. 아이린은 피할 수 없었기에 대
검을 강제로 끌어와 검 면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똑같이 오러 고리 두 개를
모두 사용했던 상황이라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몸의 균형이 다시 무너졌다.
샤를로트는 또다시 발목을 걸었다. 뿌리 내리기로 막아내면 또 똑같은 패턴으
로 당할 것이 분명했기에 아이린은 뒤로 공중제비를 돌았다.
그건 악수(惡手)였다.
“회피 동작이 너무 커.”
샤를로트는 그날 티그리스가 자신을 제압했던 방식대로 검을 역수로 잡고 아
이린의 품으로 들어갔다.
‘아차!’
아이린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샤를로트는 아이린을 잡고
그대로 바닥으로 내리찍었다.
쩡-!
아이린의 브로치에서 배리어가 발동되며 충격을 흡수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컥!”
샤를로트의 검이 아이린의 목에 닿아 있었고 왼손은 단단하게 대검을 속박했
다. 완벽한 샤를로트의 승리였다.
샤를로트는 몸을 일으켰다.
아이린은 눈을 가린 채 누워있었다. 입술을 씹고 있는 것으로 보아 눈물을 참
고 있는 듯했다.
샤를로트는 이 광경이 굉장히 익숙했다.
몇 개월 전 티그리스가 똑같은 방식으로 자신을 이겼고, 똑같은 위치와 각도
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샤를로트는 입을 달싹였다.
할 말이 분명히 있었다.
대검은 아이린의 가벼운 육체와 전혀 맞지 않는다. 그러니 자기 몸에 맞는 검
을 들어라.
샤를로트는 이 대련을 이기고 선배로서 그걸 지적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울음을 참는 아이린의 모습에서 그날의 샤를로트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돛 꺾인 배처럼 말이 길을 잃었다.
샤를로트는 반사적으로 티그리스를 봤다.
티그리스는 특유의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묵묵하게 샤를로트를 쳐다보고 있었다.
학생들도 먼발치에서 둘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멍하니 샤를로트와 아
이린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날과 너무 똑같았다.
“···젠장.”
샤를로트는 입술을 씹었다.
기억하기 싫은 일이 기억나 심장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제일 싫은 것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티그리스에게서 무엇을 해야 하
는 지 찾고 말았다.
샤를로트는 눈물을 훔치고 있는 아이린에게 손수건을 꺼내 건넸다.
그날의 티그리스처럼.
“아이린. 좋은 승부였다.”
그날 왜 티그리스가 자신에게 손수건을 건넸는지 이해가 갔다.
그땐 티그리스가 귀족적으로 화해의 제스쳐를 취한 줄 알았지만, 그것이 아니
었다.
샤를로트가 패배의 눈물을 흘렸다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하기 위
해서였다. 샤를로트가 패배해도 당당하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멋진 기사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이린은 그날의 샤를로트처럼 이를 빠득 갈며 일어났다.
아이린은 샤를로트의 손수건을 받지 않았다.
“됐습니다. 괜히 동정하지 마세요.”
아이린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아이린은 자꾸 흐르려는 눈물을 빠르게
닦아냈다.
샤를로트는 패배감에 잠식되어 터뜨렸던 분노의 말들이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꺼져 이 개새끼야!
-꼴에 선생 짓을 하겠다고 가르치려고 들어? 네가 벌써부터 검술 교관이라도
된 것 같아?!
샤를로트는 손에 들린 손수건을 꽉 잡았다.
“아이린.”
아이린은 샤를로트의 말을 무시하고 지나치려고 했다.
샤를로트가 아이린의 손목을 반사적으로 잡았다.
“아이린.”
“왜 그러시죠? 저는 대검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려는 건가요? 하지만
저는 대검을 포기···”
“그게 아니야.”
아이린의 손목을 잡은 손이 작게 떨렸다.
“그게 아니야···.”
손에서 시작한 떨림이 어깨를 타고 입술로 전염되었다. 아이린은 그 떨림에
살짝 당황했다.
“아이린···. 눈물을 남들에게 함부로 보이지 마.”
샤를로트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뚝 떨어졌다. 왜 눈물이 나는 것인지 샤를
로트도 알지 못했다.
그냥 눈물이 났다.
“넌···넌 대단한 사람이니까. 고작 나한테 한 번 졌다고 해서 눈물을 보여서
는 안 될 녀석이니까.”
아이린에게 말하는 것이지만 샤를로트 자신에게도 말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넌 그러면 안 되는 사람이니까···.”
아이린은 몰락한 가문의 귀족이다.
그녀는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지만, 아이린이 무슨 마음으로 검을 휘둘러왔
는지 모든 사람들이 알았다.
아이린은 무너진 가문을 다시 세우고 가문을 무너뜨린 붉은 혈귀에게 복수하
기 위해 검을 단련한 것이다.
그러니 아이린은 눈물은 어울려선 안 되는 사람이다. 그녀는 귀족으로서 당당
함과 고고함을 연기해야만 했다.
봉토도 작위도 없는 허울 뿐인 귀족이지만, 언젠간 복수를 끝내고 모든 것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업을 짊어진 기사이니까.
그녀는 패배에 초연하고 언제든지 다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깊은 슬픔
을 감춰야만 했다.
“내가 몸을 가려줄게. 어서.”
아이린은 샤를로트가 우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샤를로트의 눈물이
불타오르던 아이린의 복수심과 분노를 식혀주었다.
머리가 이성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다른 학생들이 모두 자신들을 쳐다보
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아이린은 샤를로트가 쥐여준 손수건을 받았다.
아이린은 말없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샤를로트는 아이린의 몸과 머리카락에 묻은 먼지도 털어내 주었다.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지만, 패배감에 짓눌린 패배자의 눈빛이 아니었다.
“···오늘은 졌지만, 다음번에는 제가 이길 겁니다. 선배.”
아이린은 도전자의 눈빛으로 샤를로트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그날의 샤를로트가 티그리스를 쳐다봤던 것처럼 멋지고 당당했다.
“그래. 언제든지 도전을 받아줄게.”
* * *
그날 수업이 끝나고 티그리스는 뒷정리를 했다.
티그리스가 칠판을 들어서 창고로 옮기려 하자 한 손이 도왔다.
샤를로트였다.
“거참 학생들한테 시키면 될 것을 왜 혼자하고 있어요.”
티그리스는 샤를로트를 말없이 잠깐 쳐다보곤 입을 열었다.
“학생들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규정 위반이다.”
“이게 사적 심부름이예요? 그냥 칠판 좀 들어주는 게?”
“본래라면 교관 보조에게 시켜야 할 일이겠지. 하지만 아직 구하지 못했다.”
샤를로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잔말 말고 이거 어디에다가 둬야해요?”
“단상 아래 창고에 두면 된다.”
샤를로트와 티그리스는 큰 칠판을 들고 단상 아래로 내려갔다. 단상 아래에
있는 문을 열고 칠판을 집어넣었다.
“으~ 퀴퀴한 냄새. 난 이런 먼지 냄새 싫더라.”
샤를로트는 손을 탁탁 털며 티그리스를 흘금 봤다.
티그리스는 특유의 무감정한 눈빛으로 샤를로트를 쳐다보고 있었다.
“할 말이 있으면 해라.”
“뭐···뭐가요. 제가 무슨 할 말이 있다고 그래요?”
“할 말이 없나?”
샤를로트는 입술을 삐죽였다.
“뭐 할 말이라기보단 궁금한 게 있긴 하죠.”
샤를로트는 밖을 흘금 쳐다봤다. 밖엔 아무도 없었다.
“아이린 말이에요. 혹시 그 대검··· 아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샤를로트는 아이린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졌었다. 그러나 왠지 아이린의 삶
에 너무 깊게 들어가는 게 아닌가 싶어 말을 잘랐다.
“아이린의 대검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 궁금한 건가?”
“···알고 있어요?”
티그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티그리스는 창고 문을 닫은 뒤 입을 열었다.
“그녀가 사용하는 대검의 이름은 ‘흑룡아(黑龍牙)’라는 검이다. 대대로 벨프
가문의 후계자에게 내려지는 두 개의 검 중 하나지.”
“잠시만 그 말은···.”
“벨프 가문의 가주가 쓰던 성물 ‘용혈검(龍血劍)’은 부러져 사라졌고, 아이린
에게 남은 것은 흑룡아 하나뿐이다. 게다가 벨프 가문의 검술 비급 또한 대검
술 ‘용 가르기’ 밖에 남지 않은 상태지.”
샤를로트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 무거운 이야기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런 과거가 있는 사람한테 저보고 대검을 놓게 만들라고 한 거예요? 제가
어떻게 아이린에게 대검을 놓으라고 말해요!”
“오해가 있는 것 같군. 난 단 한 번도 아이린에게 대검을 놓게 만들라고 한
적이 없다.”
“분명 나한테 ‘믿겠다.’라고 말했잖아요. 그건 뭐예요?”
“넌 내 신뢰에 제대로 응답해주었다. 넌 아이린을 꺾었고 아이린이 자신의 문
제를 다시 한번 직시했으니까. 넌 잘해주었다.”
아이린은 분노와 복수심으로 자신의 문제를 외면하고 있었다. 반드시 벨프 류
의 대검술로 혈귀를 찢어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선택은 옳지 않다.
결국 그녀는 대검으로 혈귀에게 맞섰다가 죽고 말았으니까.
아이린은 주기적으로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직시할 필요가 있었다.
샤를로트는 눈썹을 찌푸리며 팔짱을 꼈다.
“참나. 사람 오해하게 만드는 건 진짜 잘하네. 그렇게 제대로 말해줬으면 아
이린한테 주제넘는 얘긴 안 했잖아요.”
“그래도 아이린은 대검을 놓아야 한다. 아이린은 대검과 전혀 맞지 않으니까.”
“어떻게 아이린한테 대검을 놓으라고 말해요. 유일하게 남은 벨프 가문의 유
산이고 검술인데. 그건···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티그리스는 밖을 나서며 말했다.
“그건 내가 해야 할 몫이다. 교관은 학생을 올바른 길로 인도해줘야 하니까.”
“참나. 그렇게 말하면 멋있는 줄 아나 봐. 어떻게 대검을 놓게 할 건데요?”
티그리스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사라진 용혈검을 찾아주고 벨프 가문의 검술인 ‘용살(龍殺)’을 되찾아주면
된다.”
“···그게 가능해요?”
티그리스는 담담히 말했다.
“가능하다.”
샤를로트는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 이미 부서진 가문의 보검과 실전
되어 버린 가문의 검술을 어떻게 되찾아준다는 얘긴가?
그러나 샤를로트는 티그리스의 담백한 말투에서 안도감이 느껴졌다.
티그리스라면 정말로 아이린에게 가문의 보검과 검술을 되찾아줄 것 같았기에.
34. 샤를로트와 아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