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44화 (44/251)

#044화 – 케일 자작(1)

티그리스는 현자의 검에 돋보기를 가져다 댔다.

현자의 검은 총 다섯 가지의 능력을 갖고 있었다.

마법 저장, 마법 증폭, 쾌속 캐스팅, 거짓을 판별하는 눈썰미, 마법과 검의

조화.

마법 저장은 총 7개까지 마법을 미리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었고

마법 증폭은 말 그대로 마법을 증폭시켜주는 것이었고

쾌속 캐스팅은 마력으로 마법진을 그릴 때 빠르게 그릴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능력이었다.

그 외에 거짓을 판별하는 눈썰미는 검을 들고 있으면 상대방이 거짓을 말하는

지 알 수 있었으며, 환각이나 환청과 같은 감각을 어지럽히는 사술에 걸리지

않을 수 있었다.

마지막 마법과 검의 조화는 검을 휘두르는 와중에도 캐스팅을 할 수 있게 보

조해주는 능력이었다.

굉장히 길게 설명했지만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마검사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검

을 찾을 수 없었다.

티그리스는 잠시 고민했다.

이 검을 라칸에게 줄 것인가.

고민은 길지 않았다.

주지 않는다.

라칸은 검은 포기하고 오로지 마법의 길만 걷게 될 것이었다. 이 검을 줘봤자

의미는 없었다.

그리고 라칸에게 1등 보고에 있는 성물을 주는 것은 그레이 타운 한복판에 어

린아이에게 금화 주머니를 들려주는 행동이나 다름없다.

로타와 아르펨의 권속들은 너무나 당연하고 수많은 갱단과 강도들이 라칸을

죽이고 성물을 빼앗기 위해 암살 공작을 펼칠 것이 분명했다.

티그리스는 돋보기로 성물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시작했다.

검이든 창이든 반지든 망토든 상관할 것 없이 일단 모두 확인했다.

뒤에서 찌르면 거인도 죽이는 독을 품은 단검, 던지면 반드시 심장을 꿰뚫는

창, 벼락을 일으키는 도끼 등 굉장히 다양한 성물들이 있었다.

그러나 능력이 마음이 들면 생김새가 이상했고, 장신구처럼 휴대하기 쉬운 형

태의 물건이면 능력이 하나씩 살짝 애매했다.

물론 2등 보고에 있는 성물들보단 훨씬 좋았지만, 기왕 1등 보고에 들어왔는

데 아쉬운 성물을 고르고 싶진 않았다.

‘대적자의 검이 있었다면 대적자의 검을 골랐을 텐데···.’

티그리스가 마지막 최후의 전쟁에서 사용한 루체트 황가의 보검인 대적자의

검은 두말할 필요 없이 굉장히 강력한 검이었다.

거인이 대륙을 점령했던 거인의 시대에 거인의 왕을 베어낸 대적자 ‘아함브

라’가 사용한 검으로, 공격력 하나만큼은 황국 3대 보검 중에서 최고를 달리

는 검이었다.

대적자의 검은 황국 루체트를 상징하는 보검이기 때문에 황제에게 계승되는

검이었다.

회귀 전에도 루체트 황국이 멸망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티그리스는 대적자의

검을 들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티그리스는 모든 성물을 다 확인했다.

이제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 성물 중에 티그리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성물은 네 개가 있었다.

절대로 부러지거나 녹슬지 않으며 무디어지지 않는 검.

강제로 상대를 일정 범위 이상 도망치지 못하게 속박시킬 수 있는 사슬.

눈먼 공격으로부터 목숨을 한 번쯤은 지켜줄 수 있는 절대 방어의 능력을 갖

고 있는 반지.

현재 위치 파악, 아공간, 짧은 비행, 짧은 순간이동, 은신, 자동 세탁, 온도

조절, 습기 조절 등 사용하기 좋은 보조 능력들을 다 갖춘 망토.

이 중에 제일 마음이 끌리는 것은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 검이었다.

최후의 전쟁 때 티그리스가 사용하던 보검 세 자루 모두 부러져서 홍역을 치

른 경험이 있었다.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 검이라면 최후의 전쟁까지도 꽤 쓸만하게 가능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 검은 선택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 검의 하위호환 격인 샐러맨더의 검이 있었고, 결

국에 티그리스는 드윈의 검이나 대적자의 검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부러지지 않는다는 장점 하나만으로 로타와 아르펨의 권속들을 모두 처리하기

엔 부족함이 있었다.

부러지긴 하더라도 티그리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 능력이 많은 드윈의

검과 대적자의 검을 사용하는 편이 나았다.

최종 후보는 이제 세 개가 남았다.

도주하려는 로타와 아르펨의 권속들을 붙잡아두고 죽일 수 있는 성물이냐

눈먼 공격으로부터 몸을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성물이냐

앞으로의 모든 여정을 윤택하게 해주고 전투 시 쏠쏠한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성물이냐

고민은 길었지만 결국 결정을 내렸다.

“이 천공의 사슬로 하지.”

티그리스는 회귀 전, 번번이 권속들을 놓친 이유가 바로 작심하고 도주하는

상대를 붙잡아 둘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놈들 중에선 수준 높은 마법사들이 많았고 상황이 불리해지면 번번이 공간계

마법이나 텔레포트 스크롤로 도망을 쳤다.

특히 레비스는 영혼술사답게 자신의 영혼을 육체에서 꺼내 도주하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 천공의 사슬을 사용한다면 레비스가 도망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 천공의 사슬을 가져갔다는 것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가능하겠나?”

마테오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 폐하께만 고하겠습니다.”

“고맙네.”

티그리스는 천공의 사슬을 들었다.

그리고 항시 가지고 다니는 회중시계를 꺼냈다.

인퀴지터의 상징 은사(銀蛇)가 회중시계 형태로 변한 것이었다.

“사슬을 없애라.”

그러자 회중시계에 달려있던 사슬이 사라졌다. 그리고 티그리스는 두꺼운 천

공의 사슬을 회중시계의 머리 부분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금빛으로 빛나던 천공의 사슬이 얇아지고 짧아지더니 회중시계의 금줄

로 변했다.

은사도 천공의 사슬의 구멍에 맞춰 자신의 머리를 변형시켰고 은사와 천공의

사슬이 달라붙었다.

티그리스는 천공의 사슬을 단추에 걸고 회중시계를 품에 넣었다.

티그리스의 고급스러운 외모와 너무나 잘 어울렸기에 그 누구도 저 금줄이 성

물일 거라 생각하지 못할 것이었다.

티그리스는 착실히 레비스를 포함한 로타와 아르펨의 권속들을 처리할 준비가

되어 가는 것 같아 작게 미소가 지어졌다.

* * *

다음 날, 티그리스는 수업을 끝마치고 라칸을 찾아갔다.

라칸은 일일 퀘스트를 깨고 있는 듯 연병장을 돌고 있었다.

라칸은 티그리스를 발견하자마자 해맑게 웃으며 곧바로 달려왔다.

“교관님!”

티그리스는 라칸의 몸을 확인했다. 녀석의 몸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져 있었다.

근육의 양이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몸의 균형이 맞아있었다.

매일같이 달리고 팔굽혀 펴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많이 달라질 수 있었다.

“잠시 얘기하지. 시간이 되나?”

“아, 네. 마침 일일··· 그 할당량을 다 끝냈거든요.”

티그리스는 주변을 살폈다.

주변에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티그리스가 연병장에 나타났을 때부터 사람들

이 모여든 것이었다.

예전에도 티그리스가 나타나면 학생들이 몰려들곤 했는데, 키메라 실험실 사

건 이후로 더욱 유명해져서 숫자가 더 늘어났다.

“일단 자리를 옮기지.”

티그리스와 라칸은 집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티그리스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네게 맡길 일이 있다.”

라칸은 씨익 웃었다.

“이거 퀘스트 냄새가 풀풀 나는데요? 어떤 거죠?”

“케일 자작을 찾아야 한다. 케일 자작이 어떤 사람인지 아나?”

라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그 키메라 실험실을 만든 나쁜 놈 아니에요.”

라칸은 케일 자작에 대해 의외로 많이 알고 있었다.

케일 자작과 함께 사라진 집사장 그리고 슬하에 자식 2명 있다는 것, 그리고

키메라 실험실 사건이 터졌을 때 황도에 있었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

“따로 조사했었나?”

“네. 최근에 퀘스트가 떴거든요. 그래서 나름대로 조사를 하고 있었죠.”

라칸이 벌서 수사에 들어갔으니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 퀘스트는 제한 시간이 있어요.”

“제한 시간?”

“네. 다다음 주 수요일까지 찾지 못하면 끝나요.”

“원래 퀘스트에 제한 시간이란 조건이 자주 붙었나?”

“아뇨. 그리 흔한 건 아니죠. 아, 교관님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 것 같아

요.”

라칸은 가방에서 종이 뭉텅이를 꺼냈다.

“어디 보자···. 아, 여깄다.”

라칸은 오늘 자 신문을 꺼내 티그리스 앞에 두었다.

“왜 퀘스트가 다다음 주 수요일까지 해결하라고 했는지 생각해봤어요. 그런데

그날에 황국에 특별한 이벤트가 열리더라고요.”

라칸은 신문의 헤드라인을 가리켰다.

<4월 29일 수요일 각 영주들이 황궁에 방문 예정.>

<토드 황제 폐하께서 지시한 내부 점검 결과 보고를 드릴 예정.>

“지금은 계엄령이 떨어져서 그 누구도 황국을 벗어나지 못하지만 딱 다다음

주 수요일은 외부에서 주요 인사들이 다 들어와요.”

“유일하게 성문이 열리는 날이지.”

“네. 맞아요. 아마 이날에 어떤 방식으로든 케일 자작과 가족들은 도망칠 거

예요.”

라칸의 날카로운 통찰력에 티그리스는 살짝 감탄했다.

“그리고 키메라 실험실을 찾으라고 했을 때는 15,000포인트였는 데, 케일 자

작을 찾으라는 퀘스트는 겨우 3,000포인트밖에 되지 않아요. 그 말은 키메라

실험실의 위치를 찾는 것보다 케일 자작의 위치를 찾는 게 더 난이도가 낮다

는 말이겠죠.”

티그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라칸의 말을 경청했다.

“그래서?”

“그 말은 적어도 케일 자작은 아직 제가 그나마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있다

는 말일 테고, 아마 100% 황도 안에 있을 거예요. 현재 계엄령이 떨어진 상태

라 29일까지 제가 밖을 나가지 못하니까요. 시스템은 제게 불가능한 임무를

주지 않아요.”

라칸은 물증을 뛰어넘어 시스템의 원리까지 파악하여 추측했다.

티그리스는 라칸의 추측을 멍하니 들을 수밖에 없었다.

라칸은 이어서 지도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케일 자작이 있을 만한 곳을 제가 추려봤는데, 총 두 곳이에요.”

지도엔 빨간색 동그라미가 총 두 군데에 그려져 있었다.

하나는 그레이 타운의 서남쪽이고 다른 하나는 트레져 타운의 ‘블랙 스네이

크’ 용병 사무실이었다.

“케일 자작이 이 황도에서 숨을 곳은 거의 없어요. 얼굴이 쫙 뿌려져 있는 데

다가 걸려있는 현상금도 많아서 현재 용병들이고 모험가들이고 일확천금을 벌

어보겠다고 난리를 벌이고 있거든요.”

“그런데 왜 하필 두 곳이지?”

“우선 블랙 스네이크 용병단은 케일 자작 가문이 만든 사설 용병단이라고 해

도 과언이 아닌 곳이에요. 케일 자작 가문이 갖고 있는 모든 빌딩에 보안 요

원으로 들어가 있고, 각종 더러운 일도 도맡아서 처리해준다는 소문이 자자해

요. 그래서 블랙 스네이크가 케일 자작을 숨겨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

가 많이 나오고 있죠.”

하지만 그건 인퀴지터와 경찰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인퀴지터도 현재 케일 자작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데, 케일 자작의 손

길이 닿은 용병단을 의심할 게 뻔했다.

그러나 인퀴지터는 케일 자작을 찾지 못했다. 그 말은 블랙 스네이크 용병단

이 보유한 건물에 없다는 게 확실했다.

“그럼 그레이 타운의 서남쪽 부근은 왜 의심하는 거지?”

“이곳에 케일 자작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곳에서 케일 자작의 흔적 같

은 흔적? 아니지, 케일 자작의 것으로 의심되는 증거물들을 찾아냈어요.”

라칸은 사진 한 장을 꺼냈다.

라칸은 파파라치들이 사용하는 소형 카메라로 몰래 찍었기에 날것 그대로의

현장을 담을 수 있었다.

사진에는 거지들이 한곳에 모여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여기는 그레이 타운이예요. 그런데 이 거지들이 먹고 있는 음식이 보이세요?

밀빵이랑 고기에요.”

티그리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원래 그레이 타운의 거지들이 이런 것을 먹지 않았나?”

저번에 티그리스가 갔을 때도 거지들은 쓰레기를 뒤지며 이런 음식물 찌꺼기

들을 먹고 있었다.

“그레이 타운 서남쪽에 있는 쓰레기 처리장에 들어오는 음식물 쓰레기들은 대

부분 퍼플 타운에서 공장 노동자들이 먹고 남은 음식이 와요.”

쓰레기 처리장이 강 이남 지역엔 그레이 타운에 있고 강 이북 지역엔 아카데

미 타운에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런 디테일까진 몰랐다.

“최근 공장 노동자들에게 주로 배급되는 빵은 호밀빵이거든요? 3월에서 5월은

호밀을 추수하는 계절이라서 호밀이 싸고 보리는 그보다 조금 더 비싸고 그

다음으로 밀빵이 제일 비싸요.”

티그리스는 라칸의 말을 곧바로 이해했다.

“그런데 이 거지들은 밀빵을 먹고 있군.”

“게다가 최근 보기 드문 고기까지 먹고 있죠. 아무리 공장 노동자들이 일을

잘한다고 해도 점심 저녁에 고기를 주는 공장은 없거든요. 결정적으로 거지들

에게 물어봤는데, 최근에 밀빵과 고기들이 버려졌다고 했어요. 그것도 아주

적은 양만요.”

“···확실히 이상하긴 하군.”

“제 순수한 감이긴 한데요. 이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지를 추적해 가면 케일

자작이 숨은 은신처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라칸은 사소하거나 버려진 것들로부터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는 재주가 있었다.

전에 라칸이 키메라 실험실에 각종 물자를 대는 공장 3곳을 단번에 잡아낸 것

도 비슷한 원리였다.

공장 세 곳에서 나오는 폐기물에서 특이하게 하수구 냄새가 났기 때문이었다.

티그리스는 라칸의 통찰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이 되는군.”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드는 게 왜 케일 자작은 텔레포트 스크롤을 사용하

지 않았을까요? 제가 만약 케일 자작이라면 키메라 사건이 터지자마자 바로

텔레포트를 사용했을 텐데.”

“텔레포트 스크롤이 향하는 목적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네? 왜요?”

“전에도 말했지만 인퀴지터의 히드라는 7서클의 대마법사다. 만약 텔레포트

스크롤이 발동하면 곧바로 추격하여 텔레포트 스크롤의 목적지를 찾아낼 수

있다.”

“아하~ 만약 케일 자작에게 도움을 주었던 다른 귀족 가문의 저택이나 비밀

키메라 실험실로 이동하면 바로 추격할 수 있는 거군요.”

정리하자면 황국의 입장에선 케일 자작이 텔레포트 스크롤을 오히려 써주길

바라고 있었다.

케일 자작을 잡는 것은 둘째치고 케일 자작에게 협조한 귀족 가문이나 비밀

실험실을 또 찾을 수 있으니까.

“그럼 텔레포트로 도망칠 생각은 못 하겠네요.”

“그렇지. 그럼 넌 이번 주말에 그레이 타운에 가볼 생각인가?”

“네. 이번 주말에 이 근처 쓰레기 처리장에 잠복해 있다가 밀빵을 버리는 사

람이 나타나면 바로 뒤를 쫓아가 보려고요.”

“꼭 네가 해야 하나? 인퀴지터를 불러서 해도 될 것 같은데?”

라칸은 고개를 저었다.

“퀘스트 내용에 제가 직접 케일 자작의 위치를 찾아내라고 적혀 있어요. 인퀴

지터가 찾으면 아마 이 퀘스트 보상을 받을 수 없을 거예요.”

“흠···.”

라칸이 직접 퀘스트를 깨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한데 너무 위험하다.

만약 라칸이 실수를 해서 들키기라도 하는 날에는 비명횡사할 수 있었다.

티그리스는 품속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열었다. 그 안엔 연인 자리의 성물이

들어 있었다.

티그리스는 이 목걸이의 이름을 그냥 ‘페르셴과 아드네’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그게 뭔가요?”

“페르셴과 아드네라는 이름의 성물이다.”

“성물이요?”

티그리스는 페르셴과 아드네의 복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주문을 외웠다.

“그대 앞길에 축복만이 가득하길.”

그러자 목걸이가 덜덜 떨리기 시작하더니 툭! 하며 새로운 목걸이가 튀어나왔다.

마치 슬라임이 분열되는 것 같았다.

티그리스는 라칸에게 목걸이를 건넸다.

“받아라. 그리고 목에 걸거나 품속에 항시 넣고 다녀라.”

“이 성물에 무슨 능력이 있나요?”

“위험 감지와 순간이동이다. 네가 위험에 빠지면 내 목걸이가 반응하여 네 근

처로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이 일어나선 안 되겠지만 추격하다가

만일 문제가 생기면 네게 바로 이동하겠다.”

“오···. 뭔가 보너스 목숨이 하나 늘어난 느낌인데요?”

라칸은 곧바로 목걸이를 착용했다. 붉은 루비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옷

안으로 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지금 포인트가 얼마나 쌓여 있지?”

“35,000포인트 정도요. 아, <하급 탐색> 능력만으론 조금 부족한 감이 있어서

최근에 10,000포인트를 투자해서 <상급 탐색>을 구매했어요. 왠지 제 길이 이

쪽인 것 같아서요.”

라칸도 자신의 재능이 수사 쪽에 있다는 것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아마 회귀 전의 라칸도 그 기술을 포인트로 구매했을 것이다.

“아, 이제 일어나야겠네요. 이제 다른 퀘스트를 깨야 하거든요.”

“···무슨 퀘스트지?”

“도서관에서 마법 공부하기요.”

“마법?”

“아, 네. 저 마법 학부로 전과해야 하잖아요? 그것과 관련된 연계 퀘스트예

요. 하루에 4시간씩 앉아서 마법 공부하면 50포인트를 줘요.”

티그리스는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의외로 정상적인 퀘스트도 주는군.”

“아, 물론 웃통을 벗고 공부하면 50포인트 더 줘요.”

“······.”

웃통을 벗을 거냐는 질문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45. 케일 자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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