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152화 (152/251)

#152 슈베어트(3)

“뭐, 내 딸 이야기는 이만하고 슈베어트 관련 이야기를 하도록 하지.”

만약 티그리스와 결투를 한다면, 티그리스가 검강을 사용할 수 있는 시점에서부터 로건은 이미 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오히려 로건이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들고 싸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걱정해야 한다.

티그리스가 실수로라도 검강을 사용해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자르는 순간, 티그리스와 로건은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리니까.

그땐 진짜 딸의 스승이고 뭐고 할 것 없이 전쟁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자네가 성의를 보이며 사과를 하면 받아줄 수 있네. 그리고 아마 그 성의도 준비되어 있을 것이고.”

“예. 그렇습니다.”

기사끼리 결투를 벌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명예 때문이다.

굳이 결투를 하지 않고서도 로건과 프리하르덴 가문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 정도의 간곡한 사과와 성의만 준비되어 있다면 굳이 결투를 치를 필요가 없다.

하지만 티그리스는 결투를 하길 원한다.

그 말의 의미는 숨겨진 다른 이유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편지 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무엇이길래 나와 프리하르덴 가문을 도발한 것인지 속 시원하게 말해보게. 웬만하면 들어줄 테니.”

티그리스는 곧바로 답했다.

“프리하르덴류의 검술 사용 권한과 프리하르덴의 여름이 필요합니다.”

“프리하르덴의 여름까지?”

“예. 그렇습니다.”

티그리스는 현재 드라코 레퀴엠에 황금용 아우로므가 봉인되어 있다는 내용과 함께, 아우로므를 죽이려면 프리하르덴의 여름이 필요하다고 간략히 설명했다.

로건은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결투를 부탁한 것이었군.”

슈베어트의 세 번째 규칙 ‘슈베어트 내에선 타 가문의 검술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해도 상관이 없다’를 적용하면 티그리스는 프리하르덴류를 사용할 수 있다.

티그리스가 프리하르덴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거나, 황금용 아우로므의 목을 베기 위해 프리하르덴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로건과 가헌의 기사들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일 테니까.

하지만 프리하르덴의 여름의 사용 권한은 법리적으로 해석해 봐도 적절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프리하르덴의 여름과 드윈의 검, 용혈검과 같은 가문의 보물은 황제의 왕관과 같이 각 가문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그런 보물들이 가문 외의 사람에 들어가는 경우는 전쟁에서 져서 가문이 멸문당했을 때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주나 가문의 일원을 제외하곤 가문의 보물을 만질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혹시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빌리는 대가로 원하시는 것은 없습니까? 황금용 아우로므를 죽이고 난 후에 나온 부산물을 드릴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말도 다른 사람이 했다면 검을 휘둘러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무례한 말이었지만, 티그리스가 무엇 때문에 이 검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기에 로건은 진중하게 고민했다.

로건은 한참 고민 끝에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안 되겠군.”

로건은 어깨를 으쓱했다.

“뭐, 정 필요하면 자네가 내 딸 아이에게 장가를 오든가. 그게 제일 평화적인 방법이지.”

“……그렇겠군요.”

로건의 눈이 희번뜩 떠졌다.

“정말 우리 딸아이에게 장가를 올 건가?”

“……그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쉽군. 아쉬워. 레인로버 황녀님도 아름답고 매력적이시긴 하지만 우리 딸 아이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 꿀리지 않거든.”

로건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나저나 이 상황이 굉장히 웃기군. 마음 같아선 난 자네에게 검을 빌려주고 싶네. 하지만 그놈의 가헌(家憲)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가헌을 경시하는 귀족들은 하나같이 멸문했습니다.”

“하지만 답답한 것은 사실이지 않나?”

로건의 눈이 매서워지기 시작했다.

“오늘 결심을 했네. 우리 딸 아이가 내 뒤를 이어받기 전에 불필요하고 허례허식으로 가득 찬 가헌들은 모조리 없애 버려야겠어.”

“험난한 길을 걸으시겠군요.”

가헌을 바꾸는 일은 정말 힘들다.

프리하르덴 가문처럼 긴 역사와 전통을 함께한 가문의 경우 특히나 그렇다.

프리하르덴 백작의 휘하에 놓인 가문들과 연관되어 있는 조항들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기 때문에 법을 하나 바꾸거나 없애기만 해도 그와 연관되어 있는 수많은 법 조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내가 힘든 만큼 샤를로트가 편해지지 않겠나?”

로건은 스스로 멋있는 말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티그리스의 눈에는 한도 끝도 없는 딸 바보로 보일 뿐이었다.

‘……역시 무리한 부탁이었나.’

티그리스는 로건이 자꾸 말을 돌리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로건은 계속 티그리스에게 다른 방법은 없냐고 돌려 묻는 것이었다.

사실 다른 방법이 하나 더 있긴 하다.

그 방법은 티그리스도 알고 있고 로건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로건이 먼저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방법이 아니고 티그리스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었기에 꺼내지 않는 것이었다.

“자네가 굉장한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예. 그렇습니다.”

로건은 깊은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역시 그건 안 되겠군.”

티그리스는 로건이 거절할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내가 왜 그러는지 이해하겠지?”

“샤를로트 때문이겠죠.”

“그래. 대의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샬롯에게 있어서 이 일은 너무나도 끔찍한 일일걸세. 하나뿐인 스승과 아비와의 결투라니. 샬롯은 진실을 알아도 우리 둘에게 크게 실망해 떠날 것이고, 진실을 모르면 우리 둘을 이해하지 못해 떠날 것일세.”

그뿐만이 아니라 로건이 가문을 설득할 명분이 없다.

로건이 결투를 벌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대가로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빌려주는 일은 가주 자리에서 쫓겨나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일이다.

루체트 황국에 비유하자면 토드 황제가 티그리스에게 왕관을 잠깐 빌려주는 꼴이랄까?

이 일은 로건 개인뿐만이 아니라 프리하르덴 가문 전체를 욕 먹이는 일이다 보니, 제아무리 로건이라도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

“미안하네.”

“아닙니다.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티그리스는 굉장히 심각했다.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얻을 수 없다면, 철혈 심장을 구하러 간 이유 자체가 없어진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네.”

“말씀하십시오.”

“그 철혈 심장이란 거 굳이 자네가 먹어야 하는 건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알 수 있겠습니까?”

“철혈 심장이라는 게 육체를 임시적으로 극한까지 성장시켜주는 것이지 않나? 그러면 내가 그 철혈 심장을 먹고 아우로므의 목을 벤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말일세.”

티그리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도 생각해보지 않은 게 아닙니다. 하지만 너무 확률이 낮습니다.”

봉인되어 있는 아우로므를 한 번에 죽이지 못하고 괜히 자극했다가 난동이라도 부리면, 황도 빅토리에는 끝장이다.

“답이 없는 문제군.”

로건은 팔짱을 끼며 깊게 고민했다.

“일단 내일 슈베어트가 끝날 때까지 우리 서로 고민을 좀 해보세.”

* * *

로건은 저녁까지 티그리스의 펜트하우스에서 먹은 뒤 자리를 떠났다.

어차피 로건은 티그리스의 펜트하우스 맞은편에 있는 콘티넨탈 호텔에서 머물 것이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머물러도 괜찮았다.

물론 샤를로트는 마치 신혼집에 불쑥 찾아온 부모님을 보는 것처럼 로건을 쏘아보긴 했지만, 그 정도는 가벼운 미소로 무시하며 딸 아이와의 즐거운 식사를 함께했다.

로건이 호텔에 들어와 씻고 나오자 익숙한 사내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베르강이었다.

“못 본 사이에 샬롯이 많이 달라졌지?”

로건은 퉁명스러운 말투로 답했다.

“자네 막내딸만 할까? 노아가 이제 6살이라지?”

“그렇지. 내년에 황립 초등학교에 들어갈 예정이라네. 그리고 노아의 키가 벌써 110cm를 넘었네.”

“어휴 어느 세월에 다 키울까? 노아가 결혼하겠다고 남자를 데리고 오면, 자네는 포크도 못 들 정도로 늙어 있겠군.”

“뭐?! 노아가 결혼을 한다고?! 절대 안 되지! 어느 놈팡이가 우리 딸 아이를 데려간다는 말이냐!”

“……말을 말자.”

로건은 젖은 수건을 빨래통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렇게 아이들을 좋아할 거였으면 빨리 결혼하지 그랬나?”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법이지.”

로건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피식 웃고 말았다.

“그게 자네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현실에 충실하자는 말일세.”

로건은 베르강과 이런 잡담을 나눌 때면 멋모르던 20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땐, 베르강과 베오울프와 이런 시답잖은 대화를 나누며 지냈는데…….

세월이 참 얄밉다.

로건은 베르강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래서 이 늦은 시간에 나를 찾아온 이유가 뭐지?”

“그냥 네 얼굴 보러 온 거지.”

“사람은 역시 주변 환경이 어떻냐에 따라 달라지는 모양이군. 검밖에 모르던 바보가 정치꾼처럼 혓바닥에서 꿀 냄새가 진동하는 걸 보면.”

로건은 소파에 젖은 수건을 놓으며 말했다.

“프리하르덴의 여름 때문에 온 건가?”

“뭐, 그런 셈이지.”

베르강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티그리스에게 비밀은 들었겠지?”

“티그리스가 회귀했다는 거를 말하는 건가? 아니면 드라코 레퀴엠 산에 황금용이 봉인되어 있다는 걸 말하는 건가?”

“다 들었군.”

베르강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황제 폐하께서 자네에게 전하라는 말씀이 있었네.”

“뭐지?”

“뭐긴 뭐겠나. 그냥 눈 한번 딱 감고 빌려달라는 거지. 대가로 황금용의 비늘을 죄다 벗겨서 주기로 했네.”

“이건 단순한 실리를 따지는 문제가 아니란 것을 알고 있지 않나? 가문의 명예와 관련되어 있는 문제네.”

로건은 마른세수를 하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나쁜 놈은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입 밖으로 꺼내질 않았네. 고지식하고 답답한 녀석.”

“……정말로 그 방법을 허락해 줄 생각이었나?”

“어쩔 수 없지 않나? 아우로므를 잡아야 황도가 완전히 안전해진다면서. 나도 황제 폐하를 섬기는 몸일세.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해야 할 거는 해야지.”

로건이 말하는 다른 방법은 하나였다.

로건이 모르는 척 티그리스에게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도둑질당하는 것이었다.

로건이 항상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옆구리에 차긴 하지만 잠을 자는 중에도 차고 다니진 않는다.

로건이 잠을 자는 사이에 티그리스가 몰래 훔쳐서 아우로므를 베고 다시 돌려놓으면 모두 끝날 일이다.

그런데 티그리스는 그 방법을 아예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고, 언질조차 주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로건이 직접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훔치라고 할 수도 있는 노릇도 아니고.

베르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천재라 불리는 것일 수도 있지. 원래 천재는 다른 사람의 이해를 벗어난 행동을 하거나, 고집이 굉장히 강하거든. 뭐, 티그리스는 좀 유별나긴 하지만.”

“자네처럼?”

베르강은 피식 웃었다.

“난 티그리스에 비하면 양반이지.”

“내 눈에는 둘 다 똑같아 보이네.”

로건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베르강.”

“말하게.”

“만약 내가 눈깔이 돌아가서 티그리스에게 결투를 신청한다면, 자네가 입회를 봐줄 수 있겠나?”

베르강은 로건의 말의 의미를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 * *

슈베어트는 검술 가문의 역사 깊은 사교 모임답게 생각보다 많은 귀족들이 모인다.

직계 귀족들은 당연하고 방계 귀족들도 신청만 하면 모두 참석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 슈베어트가 열리면 최소 300명에서 많게는 500명까지 모이곤 한다.

그런데 이번 슈베어트는 황도의 영웅 티그리스가 참석하는 것도 모자라 황궁 안에서 열린다는 말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모두 슈베어트에 참석하겠다고 연락을 취했다.

“확인되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모르겐 남작님.”

“확인되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얀 경.”

그 때문인지 황궁 입구는 새벽부터 번쩍거리는 마차들이 일렬로 서 있었고, 보기 힘든 귀족들의 얼굴을 보고자 몰려온 관중들로 황궁 앞은 난리 법석이었다.

“벌써 500명을 넘겼나? 숫자를 보아하니 1,000명을 채우겠군.”

“역사상 최다 인원이 참석한 슈베어트가 되겠어.”

슈베어트는 황금 기사단이 훈련할 때 사용하는 연병장과 대련장에서 열렸다.

보통 사교회라고 하면 거대한 별장이나 무도회장에서 열리는 게 당연하지만 슈베어트는 달랐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면…….

“크억!”

“억!”

“어억!”

고급스러운 현악기로 연주되는 음악이 아닌 강철이 부딪히는 소리와 고통의 비명으로 채워진 음악이 흘렀다.

슈베어트는 다른 고고한 사교 모임과 달리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결투가 끊이지 않는 것이 전통이다.

그 누구에게라도 결투를 신청이 가능하고 결투를 받은 대상은 무조건 받아줘야 하는 규칙 때문에 언감생심 노려보지도 못했던 전설적인 기사들이나 귀족들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것이다.

“그래. 이게 슈베어트지.”

“올해는 없는 줄 알고 얼마나 섭섭했는 줄 알아?”

방금 전에 결투를 벌였던 이가 입회인이 되고, 방금 입회를 벌였던 입회인이 결투자가 되는 상황.

슈베어트는 사교 모임이라기보단 피와 전투에 미친 바바리안 전사들의 모임이라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몰랐다.

슈베어트 가장 중앙에는 누가 승리했고 누가 패배했는지 기록되는 마법 칠판이 있었는데, 프리하르덴 백작 가문의 기사들은 기록하고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와중에 멀찍이 떨어져 음료를 즐기고 있는 수준 높은 기사들은 옹기종기 모여 오직 한 사람만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티그리스 경은 도대체 언제 오시는 거지?”

“원래 주인공은 늦게 등장하는 법이지.”

“하긴 아침부터 오시면 결투를 받느라 피곤하실 테니까.”

그때, 한 사내가 잠잠한 호수에 돌을 던졌다.

“그런데 누가 먼저 신청할 거지?”

음료를 마시고 있던 기사들은 서로를 쏘아봤다.

“당연히 나지.”

“그게 말이 되나? 당연히 나지.”

“자네는 나보다 실력이 떨어지지 않나? 원래 고수가 먼저 신청하는 법일세.”

“자네가 나보다 강하다고? 겨우 4성 기사 주제에?”

“자네는 4성 기사가 아닌가?”

사내들은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럼 결투로 정하도록 하지.”

눈이 닿는 곳마다 결투장이고 피를 흘리는 기사들인 슈베어트의 정문으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다운 기사들이 나타났다.

“……티그리스의 제자들하고 전속 기사들이다.”

“정말이야. 샤를로트와 아이린이야. 검술의 천재들.”

“20대 초반에 3성 기사가 되었다면서?”

“저기는 티그리스 경의 여동생도 계시네. 18살인데 2성 기사라고 하더군.”

“역시 피는 못 속이는 모양이야.”

그 뒤로 네메시스와 소라 그리고 트리샤까지 나타나자 슈베어트는 물 끓기 직전까지 열 받은 주전자처럼 잠잠했다.

누군가 건드리기만 하면 주전자 휘슬이 울리는 것처럼 사방에서 결투 신청이 올 것이다.

그때, 샤를로트가 제일 앞으로 나섰다.

샤를로트의 표정은 결연해 보였다.

“지금부터 한 가지 조건을 걸겠습니다.”

결투를 하던 사람들도 검을 멈추고 샤를로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지금부터 저를 이기는 사람이 있다면 전 그 사람과 결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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