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슈베어트(5)
베르강은 샤를로트의 소식을 듣고 구호소로 향했다.
그곳엔 침상에 누워 있는 샤를로트와 함께 옆에 앉아 있는 로건이 있었다.
베르강은 옆에 대기 중인 치유술사에게 말했다.
“혹시 연초 생각이 안 나나? 내가 여기는 잠깐 맡아주지.”
“아, 예. 알겠습니다.”
치유술사는 눈치 좋게 구호소를 나가 입구 커튼을 내렸다.
로건은 말없이 샤를로트의 손을 잡고, 샤를로트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샬롯은 괜찮나?”
“괜찮네. 당분간 검을 사용하긴 힘들겠지만, 완쾌할 수 있다더군.”
“다행이군.”
베르강은 로건의 맞은편 간이 의자에 앉았다.
로건의 표정은 베르강이 봐왔던 그 어떤 표정보다 좋지 못했다.
마치 부서지기 일보 직전의 모습이랄까?
로건의 입에서 메마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부 내 잘못이네.”
로건은 티그리스에게 화를 낼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분노를 참지 못했다.
모든 게 다 티그리스의 잘못이라고, 티그리스가 이 지경으로 만들었노라고 탓하고 싶었던 것이다.
“티그리스는 그저 샬롯에게 검을 가르쳤을 뿐이고, 샬롯은 검이 즐거웠을 뿐이네. 그런데 내 이기심 때문에 샬롯이 다치고 말았네.”
“로건…….”
로건의 손이 덜덜 떨렸다.
“티그리스에게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놈이라고 말했네. 티그리스가 도대체 뭐라고 내게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티그리스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었는데. 가문을 들먹이며 샬롯을 궁지로 내몬 건 바로 나일세. 그런데 왜 티그리스의 잘못이라는 건가?”
로건은 결국 참았던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이기적인 놈. 무책임한 놈. 샬롯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그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는데. 왜 나는…… 나는 이리 못나서…….”
베르강은 티그리스의 회고록을 떠올렸다.
로건은 샤를로트가 죽었을 때, 티그리스에게 힐난을 쏟아부었다.
티그리스가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샤를로트가 죽을 일이 없었노라고 모진 말을 쏟아부었다.
그때, 로건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베르강은 알 길이 없었다.
“……난 이미 티그리스에게 졌네. 실력으로나 인성으로나.”
로건은 샤를로트의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제 확인받으러 가야겠지.”
로건은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잡고 일어났다.
* * *
티그리스는 그날을 떠올렸다.
샤를로트가 로타의 손에 죽은 그날.
로건은 티그리스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그놈의 복수가 뭐라고 레비스를 쫓았던 것이냐! 네놈의 복수가 내 딸의 목숨보다, 아니! 수만 명의 목숨보다 더 귀중하다는 것이냐!
황도가 공격을 당했던 그날 샤를로트와 티그리스는 서로 다른 선택을 했다.
샤를로트는 적을 추격하는 대신 부서진 황궁 입구를 가로막고 로타의 손과 키메라들을 막았고, 티그리스는 레비스를 추적했다.
-이 개자식아! 어서 돌아와! 어서!
티그리스는 샤를로트의 분노와 절규에 찬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하지만 못 들은 척하며 레비스를 쫓았다.
베오울프에게 저주를 건 레비스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레비스가 자신을 일부러 황도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수작을 부리는 것임을 뻔히 알고도 티그리스는 여우에 홀린 듯이 뒤를 쫓았다.
그 때문에 티그리스를 보좌하기 위해 뒤를 쫓았던 하얀 늑대 기사들은 모두 전멸하고, 티그리스만이 간신히 살아남았다.
하지만 샤를로트는 달랐다.
샤를로트는 로타의 손을 죽인 것도 모자라 수천의 키메라들을 모조리 베어 죽였으며, 대피하던 수만의 백성을 살렸다.
아직도 티그리스는 죽어가는 샤를로트의 차가운 손길을 잊지 못한다.
-네가 영웅이라면 꼭 지켜내……. 이겨내……. 그 사람들을 지켜줘.
-약속할 수 있지?
티그리스가 그때 무슨 대답을 했던가?
아마……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티그리스는 이루지 못할 약속은 하지 못하니까.
“티그리스.”
티그리스는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여기가 어디인가?
사방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들은 모두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티그리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티그리스는 로건과 결투를 하러 이 자리에 온 것이었다.
로건은 티그리스의 과거 속에 조각났던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들고 있었다.
티그리스는 로건에게 사과를 건네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티그리스는 샤를로트의 죽음에 대해 로건에게 사과를 건넸어야만 했다.
샤를로트가 죽고 난 후에도 티그리스는 제멋대로 전장을 쏘다녀 프리하르덴의 기사들을 사지에 내몰고 로건을 욕 먹였다.
그에 대한 사과를 먼저 했어야 했는데.
드래곤 하트가 뭐라고.
소드 마스터가 뭐라고 사과를 잊은 건가?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소드 마스터가 된들 의미가 없다.
베르강이 티그리스의 상태가 이상함을 감지하곤 입을 열었다.
“티그리스 괜찮나? 결투를 할 수 있겠나?”
티그리스는 베르강을 쳐다봤다.
티그리스는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최적의 상태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검을 든 손이 무거웠다.
검에 망설임이 담긴 것이다.
티그리스는 처음으로 싸움을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싸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티그리스는 로건을 꺾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얻어서 아우로므의 목을 베어 드래곤 하트를 얻고, 그 드래곤 하트로 소드 마스터가 된다고 한들 무엇이 달라지는가?
속 알맹이는 변하지 않았는데.
티그리스는 로건의 말대로 여전히 샤를로트를 이용한 이기적인 놈이다.
샤를로트에게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겠노라고 말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사과하지 못했다.
무엇 때문일까?
모르는 게 약이라는 선조의 지혜 때문이라 티그리스는 스스로 답을 내렸지만, 그것은 진짜가 아니었다.
티그리스가 진실을 말하고 사과를 건넸을 때, 샤를로트가 무슨 말을 쏘아붙일지 두려워서 그런 것이다.
사과를 하는 것.
용서를 받는 것.
여전히 티그리스는 익숙하지 않았다.
티그리스는 샐러맨더의 검을 뽑아 들며 말했다.
“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싸움은 멈출 수 없다.
로건은 티그리스에게 명예로운 결투를 신청했고 티그리스는 받아들였다.
피할 수 없는 결투다.
동시에 티그리스의 처형식이다.
“꼭 지금이 아니어도 되네.”
“아니요. 오늘 해야 합니다.”
오늘이 지나가면 로건과 티그리스 둘 중에 하나가 죽는다.
슈베어트라는 안전장치가 있는 이 상황에서 싸워야 한다.
그게 모두에게 덜 상처가 되는 길이니까.
티그리스든 샤를로트든 로건이든.
베르강은 떨어지지 않는 입을 간신히 열었다.
“결투를 진행하기에 앞서 문답을 진행하겠다.”
베르강은 검을 뽑아 들었다.
“무기는 각자 가지고 있는 검만 사용한다. 동의하나?”
““동의한다.””
“결투는 슈베어트의 규칙에 따라 상대방에게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히는 경우 불명예를 떠안게 될 것이다. 동의하나?”
““동의한다.””
베르강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에게 원하는 바를 말하라.”
로건이 먼저 말할 차례였지만 로건은 감히 입을 떼지 못했다.
티그리스에게 책임을 지라고 말했지만, 정확히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지 로건이 정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티그리스 때문에 겪게 될 고독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 티그리스에게 평생 샤를로트와 친구 또는 스승 그 이상의 관계를 요구해야 한다.
티그리스 때문에 겪게 될 고통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 티그리스는 샤를로트를 반드시 소드 마스터 그 이상의 존재로 성장시켜줘야 할 것임을 요구해야 한다.
로건은 티그리스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가?
답은 티그리스에게서 나왔다.
“제가 지면 프리하르덴 가문의 실추된 명예를 복권시키고, 샤를로트 드 프리하르덴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들어주겠습니다.”
답은 티그리스와 로건 둘 사이에 존재하지 않았다.
샤를로트에게 있었다.
로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건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내가 지면 티그리스 디 노르베르드에게 진중한 사과를 하고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들어주겠다.”
프리하르덴 가문의 가헌의 기사들은 얼굴이 사색으로 변했다.
티그리스가 로건을 꺾는 순간 티그리스는 프리하르덴 백작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된다.
한 가문의 가주로서 너무나도 무책임한 말이었지만 이미 밖으로 나온 말이다.
가헌의 기사들은 티그리스가 제발 상식적인 선에서 답을 해주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입회자인 베르강은 티그리스와 로건을 번갈아 쳐다봤다.
둘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베르강은 알 수 있었다.
티그리스는 로건에게 지고 싶었고, 로건도 티그리스에게 지고 싶었다.
프리하르덴의 여름이든 백작의 권위든 드래곤 하트든 이 둘에겐 전혀 상관이 없었다.
이 자리에 없는 샤를로트 하나만이 중요했다.
베르강은 무거운 입을 뗐다.
“입회를 맡은 자의 권한을 사용하여 둘 모두에게 한 가지 조건을 추가하겠다.”
지금 둘은 하고 싶지 않은 결투를 해야 한다.
서로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으니 검이 제대로 나갈 리가 없었다.
그래선 안 된다.
서로 지기만을 원하는 결투는 하나 마나 한 싸움이다.
어차피 비극으로 치달을 연극이라면 최대한 덜 비극적인 결말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1시간 이내로 결투가 끝나지 않을 시, 입회자의 권한으로 결투를 중지시키고 무승부로 결판을 내리겠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결투를 재개하겠다.”
베르강의 말에 티그리스와 로건은 베르강을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결투에서 무승부가 나오는 경우는 오직 결투자들이 모두 죽었을 때뿐이다.
단, 베르강이 말한 것처럼 정해진 시간 내로 결투의 승패가 나지 않을 경우엔 입회자가 무승부를 내리고 날짜를 다시 잡아 결투를 열 수 있다.
그 선택은 둘 모두에게 최악의 결말이다.
오늘, 아니,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둘 중에 하나는 죽는다.
오늘 승자와 패자가 반드시 갈려야 한다.
“그러니 오늘 안으로 결투의 끝을 보도록.”
베르강은 둘의 시선을 무시하고 회중시계를 꺼내 들었다.
“현재 시간 오후 1시 35분 30초. 정확하게 1시 36분에 결투를 진행하겠다. 둘 다 준비.”
베르강은 검을 뽑아 들어 하늘 높이 올렸다.
로건과 티그리스는 서로를 쳐다봤다.
그제야 서로의 표정을 본다.
둘 다 금 간 유리잔처럼 표정이 엉망진창이었다.
베르강이 왜 자신들에게 시간 제한을 건 것인지 이해했다.
둘은 모두 승리를 원하지 않았다.
로건은 이해할 수 없었다.
티그리스는 왜 자신에게 지고 싶어 하는 것일까?
티그리스는 이 말도 안 되는 결투를 해서라도 프리하르덴의 여름을 얻어야만 하는 게 아니었나?
도대체 왜 티그리스의 검에 망설임이 담긴 것인가?
생각할 시간은 그리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 결투의 막이 올랐다.
“시작.”
베르강의 검이 내리그어진다.
그럼에도 둘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뭐지?”
“왜 둘 다 안 움직이는 거지?”
철혈 마법사들이 만들어낸 배리어 뒤에서 숨을 죽이며 보고 있는 관중들은 서로 쑥덕였다.
“소드 마스터에 근접한 자들의 싸움을 우리가 어찌 알겠나?”
“하긴 손가락 하나 잘못 움직여도 승패가 갈리는 싸움인데 신중해야지.”
관중들은 저마다 이유를 붙여가며 로건과 티그리스를 평가했다.
그러나 트리샤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티그리스는 손에 검을 들고 있지만, 들지 않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상태였다.
지금 트리샤가 달려들어도 유효타를 먹일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무방비 상태다.
그건 로건도 마찬가지였다.
둘에게 필요한 것은 검이 아닌 대화였다.
로건이 입을 연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네.”
“말씀하십시오.”
“샤를로트에게 보여주었던 그 검술을 샤를로트가 완전히 익히면 자네를 뛰어넘을 수 있나?”
티그리스의 대답은 바로 나왔다.
“아닙니다.”
로건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럼 자네가 샤를로트에게 책임지겠다고 한 말은 거짓이었나?”
“아닙니다.”
“그럼 그 검술을 보여준 이유가 뭐지?”
티그리스는 눈을 감고 샤를로트를 떠올렸다.
“샤를로트는 예민하고 날카로우며 차갑고 질투심 많고 승리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티그리스의 검이 얼어붙기 시작한다.
“하지만 단 한 명의 백성을 살리기 위해 단 한 발자국도 뒤로 물러서지 않는 따뜻한 용기를 가졌고, 피를 쏟고 체력이 떨어져 바닥을 기고 눈을 잃었지만 검을 절대 놓지 않았던 투지를 갖추었으며.”
티그리스를 중심으로 날카롭지만 아름다운 얼음꽃이 피어난다.
티그리스의 고유 오러 색은 은색이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티그리스의 오러로 피어난 얼음꽃은 샤를로트와 똑같은 창백한 푸른색이었다.
“그 무엇보다 제가 그토록 바라고 원하는 차가운 이성과 따스한 마음을 가진 완성된 기사입니다.”
프리하르덴의 여름이 진동한다.
아니, 로건의 세포 하나하나가 등허리를 타고 흐르는 전율을 이기지 못해 떠는 것이다.
로건은 화사하게 핀 얼음꽃 한가운데에 선 티그리스의 모습에서 샤를로트가 보였다.
저것인가?
티그리스가 보았던 샤를로트의 경지가.
로건의 심장이 크게 박동하며 오러가 마력 회로를 성난 소처럼 질주한다.
로건은 버틸 수 없었다.
참을 수 없었다.
저 화사한 얼음꽃 안에 샤를로트의 미래가 피어나 있었다.
“전 그저 샤를로트의 미래를 보여준 것뿐입니다.”
로건은 샤를로트의 미래를 알고 싶었다.
프리하르덴의 여름이 청명하고 서늘한 대검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프리하르덴류는 서리용 프리하를 베어낸 검술이고, 프리하르덴의 여름은 서리용 프리하에게서 여름을 되찾은 검이다.
검술과 검의 형태를 보면 프리하가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존재인지 알 수 있다.
프리하르덴의 여름이 끝없이 길어지고 거대해지더니 20m까지 길어졌다.
이 무시무시한 대검으로 프리하의 단단한 만년빙정의 비늘을 부수고 살을 갈랐으며 뼈를 토막 냈다.
이것이 로건과 프리하르덴 가문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다.
로건은 묻고 싶었다.
잔혹하지만 세상을 구해낸 이 검을 샤를로트는 받아낼 수 있느냐고.
로건이 검을 하늘 높이 치켜세웠다.
검이 얼마나 높게 올라갔는지 철혈 마법사들이 배리어 마법을 수정해야 할 정도였다.
“받아내라!”
프리하르덴의 여름이 가열차게 진동한다.
“그리고 증명해라! 네가 보았던 샤를로트가 나와 너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티그리스도 검을 치켜 올려세웠다.
단순한 움직임이었지만 티그리스의 검술은 티그리스의 몸이 아닌 환경을 변화시켰다.
사방에서 얼음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더니 바닥에 닿자 수려한 꽃으로 피어났다.
검이 움직인 것은 동시였다.
로건의 검이 벼락처럼 떨어진다.
프리하르덴을 구원한 차갑지만 뜨거운 검이 티그리스에게 자격을 증명하러 온다.
티그리스의 검도 내리그어진다.
피어났던 꽃들을 중심으로 그 무엇보다 날카롭지만 아름다운 수십 개의 창들이 솟구쳐 올라갔다.
화아아-
창들이 대검에 부딪힐 때마다 찬란한 얼음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피어나는 수백 송이의 얼음꽃이 프리하르덴의 검을 막아내기 시작한다.
“으아아아아아!”
로건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바닥에 떨어지며 꽃을 피워냈다.
사시사철 봄처럼 따스한 황궁에 300년 만에 눈꽃이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