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입학(1)
티그리스가 홍보 목적으로 황국 일주를 하고 있을 때, 라칸은 마사라이의 뼈 바늘로 자신의 재능을 확인받았었다.
라칸의 상태창엔 ‘재능’이라는 란이 없었기에, 마사라이의 뼈 바늘에 재능이 없다고 나올지도 모른다며 나달이 테스트도 해볼 겸 받아보라고 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재능이 아예 없다기보단, 테호가 전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사건이 터지자 당황을 금치 못했다.
“과거에도 저 같은 케이스가 있었나요?”
“이런 케이스는 단 한 번도 없었네. 적어도 수인족이 보관하고 있는 자료에선 말이야.”
“그럼 기록 보관소를 열어봐야 한다는 의미인가요?”
테호는 고개를 저었다.
“아마 거기에도 없을 걸세. 마사라이의 뼈 바늘과 관련된 자료는 수인족이 모두 보관하고 있거든. 검성 호스의 재능도 이쪽에 남아 있지.”
라칸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페레이라는요?”
페레이라란 말에 레인로버가 순간 움찔했지만, 최대한 표정 관리를 했다.
“내가 알기론 페레이라는 자신의 재능을 확인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네.”
“왜죠?”
“그 내용은 나와 있지 않아 나도 모르네.”
“그 말은 확인을 받았지만 적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말이네요.”
“그럴 수도 있지.”
레인로버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예 재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재능이 있긴 한데 확인이 불가능한 재능이라니……. 이걸 어떻게 한담.”
트리니티에 다니는 학생들의 자세한 신상명세는 국가 보안으로 설정되어 있어 아무나 열람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트리니티 홍보와 트리니티를 탐탁지 않게 보는 귀족들의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트리니티에 합격한 사람의 이름과 재능을 공개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라칸의 재능은 최상급인지 상급인지 아니면 최하급인지조차 알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테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제가 이 문제로 생각을 좀 했었는데, 어쩌면 라칸의 재능은 하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나가 아니라뇨?”
“라칸의 몸에서 빛나는 붉은빛이 사실 모든 문양이 빈틈없이 겹쳐서 일어난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라칸이라는 이름의 흰 도화지에 너무 많은 재능이 가득 차서 붉은색으로 염색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럼 말도 안 돼요. 그럼 라칸이 검술에 재능이 없을 수가 없잖…… 아, 미안해요. 라칸. 라칸이 재능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아뇨. 레인로버 황녀님의 말씀대로 저는 검술에 재능이 없죠. 티그리스 교관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는데요.”
다른 재능도 아니고 검술에 대해선 티그리스를 따라올 수 있는 존재는 없다.
티그리스가 라칸의 재능에 대해 평가하길 범재 그 이상으로 발전할 수 없다고 했으니, 아무리 잘나도 상급의 재능 이상이 나올 수 없었다.
“하지만 테호 대장로님의 말이 맞을 수 있어요.”
“그게 무슨 말이죠?”
“저는 남들과 달리 포인트로 기술을 익힐 수 있어요. 그래서 회귀 전에는 6성 기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6서클의 마법사가 될 수 있었죠. 그럼 한 가지 질문을 드릴게요. 6성 기사와 6서클의 마법사가 대단하지 않은 존재인가요?”
레인로버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죠. 6성 기사는 황국에서도 손에 꼽으니까요. 6서클의 마법사도 마찬가지고요.”
“그럼 6성 기사나 6서클의 마법사가 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 타고난 소질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겠죠. 이건 비단 검술이나 마법에 제한된 게 아닐 거예요. 마공학이나 연금술 심지어 음악이나 미술도 이에 포함될 수 있겠죠.”
한마디로 라칸은 모든 종류의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소질을 갖고 있지만, 그 한계가 명확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넓고 얕다.
아니, 얕지만 넓다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것이 라칸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표현일 것이다.
“아, 그래서 이렇게 된 일일 수도 있군요.”
“그런 셈이죠.”
라칸은 다소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말은 저는 모든 것을 익힐 수 있는 몸이긴 하지만 그 무엇 하나 끝까지 이뤄낼 수 있는 몸은 아니라는 뜻이겠죠. 그래서 10년이 넘도록 소드마스터는커녕 대마법사도 되지 못한 거예요.”
“말이 안 되는데요. 그럼…….”
레인로버는 순간 ‘페레이라는 왜 소드마스터이자 대마법사가 될 수 있었냐’는 말이 나올 뻔했지만 참았다.
아직 이 정보는 티그리스와 레인로버, 아모리스 그리고 라칸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테호가 이상하게 바라보자 레인로버는 빠르게 말을 얼버무렸다.
“……아무튼 라칸은 모든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소질을 타고난 거예요. 물론 상위 0.1%에 달하는 재능은 없지만 모든 기술을 터득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거죠.”
“하지만 트리니티에 입학 기준엔 맞지 않죠. 최상급 재능 하나와 연계된 상급 재능 한 개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요.”
레인로버는 고개를 갸웃했다.
“라칸에게 최상급 재능이 없긴 왜 없어요.”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재능의 한계가 명확한데요.”
“아니죠. 라칸은 포인트로 기술만 구매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스테이터스를 끝까지 올릴 수 있잖아요.”
“아!”
재능에는 단순히 기술만 포함된 것이 아니다.
근력이나 마력, 민첩과 같은 기본적인 스탯에도 재능이 부여된다.
레인로버가 하고 싶은 말은 근력, 체력, 민첩, 마력, 내구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한 한계는 없다는 말이었다.
“체내 마력량을 최상급으로 적고 연계된 상급 재능은 대충 아무거나 집어넣으면 되죠. 아니면 근력과 민첩, 체력, 내구, 마력 모두에 최상급 재능을 갖췄다고 설명해도 되고요.”
테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제일 좋아 보이는군요. 정 찝찝하면 거기에 마법 하나만 상급 재능으로 추가해도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라칸은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졸속으로 처리되는 느낌이 없지 않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도 되는 건가요?”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니까. 그리고 이 사실을 남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겠나? 설명할 이유도 없고 할 수도 없는걸. 저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상식 수준에서 설명하기만 해주면 되네.”
“그 말도 맞긴 하네요.”
“그럼 근력, 민첩, 내구, 체력 마지막으로 체내 마력 보유량에 최상급 재능이 있다고 적고 마법에 상급 재능이 있다고 적겠네.”
테호는 쪽지를 적어 라칸에게 건넸다.
“그럼 입학을 축하하네. 라칸.”
“감사합니다.”
***
입학 테스트는 2월 말까지 이어졌다.
티그리스의 홍보가 효과가 있었는지 입학 테스트를 보러 온 응시생들은 마지막 날 저녁까지 있었다.
그 결과 트리니티 입학생은 아슬아슬하게 당초 목표했던 15명을 채울 수 있었다.
티그리스는 고생한 테호를 위해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했고, 테호는 기쁜 마음으로 펜트하우스로 향했다.
테호가 유난히 기쁜 이유는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레니 때문이었다.
테호는 레니가 만든 산채 비빔밥을 야무지게 다 먹곤 배를 두들겼다.
“역시 천재 요리사의 요리는 환상적이군.”
레니의 얼굴은 빨간 물이 뚝뚝 흐를 것처럼 화악! 붉어졌다.
“처…… 천재라뇨. 저는 아직 부족한데…….”
“그럼 트리니티에서 요리를 더 배우면 이것보다 더 맛있어질 거란 거 아닌가? 그땐 정말 누구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겠군!”
레니는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레니도 리니아와 동갑이니 입학 테스트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거기서 레니가 요리에 최상급 재능이 나올 줄을 누가 예상을 했겠는가?
레니의 요리 솜씨가 보통이 아니란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진짜 천재일 줄은 티그리스조차도 몰랐다.
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왠지~ 레니 요리가 왜 이렇게 맛있나 했어. 안 그래?”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혼령들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레니가 차려주는 제삿밥은 환상적이었으니까.
아모리스도 스테이크를 한 입 먹으며 말했다.
“천재 요리사가 한 스테이크라고 하니까 더 맛있는 느낌이 드는데? 느낌이 아니지 진짜로 맛있는 거겠지?”
제인은 흘흘 웃으며 말했다.
“아~ 난 진짜 축복받은 수호령이야~ 세상에 그 어떤 혼령이 천재 요리사의 무쇠 팬에 빙의하겠냐고? 그래! 난 오늘부터 제인이 아니야. 천재 요리사 레니의 무쇠 팬이야!”
“그…… 그만 놀려요! 제인!”
“놀리긴! 난 있는 그대로 말하는 건데! 아니지! 죄송합니다. 미천한 제가 천재 요리사 레니 앞에서 말대꾸를 하다니! 죽어 마땅합니다.”
“으으으……! 난 이렇게는 못 살아!”
레니는 결국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테라스를 떠나 주방으로 뛰쳐 들어갔고.
“미안! 미안 레니. 내가 잘못했어!”
제인은 그런 레니를 달래주러 달려갔다.
한바탕 웃음 가득한 식사 자리가 끝나고, 모두 차나 와인을 즐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 주제는 당연하게도 트리니티였다.
“그나저나 레니의 요리 교관은 어떻게 구하실 셈이신가요? 조금 촉박하지 않나요?”
“레니가 다니던 그라지에 요리 아카데미에 있던 교관들을 섭외했다.”
“그 그라지에 아카데미에서 뭐라 하지 않나요? 갑자기 요리 교관들을 죄다 데려간 건데요.”
“황제 폐하의 교지를 거부할 모자란 요리사는 없더군.”
“아. 그렇겠네요.”
레니는 당분간 그 요리 교관들로부터 1대1 교습을 받다가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요리 분야를 찾게 된다면, 그쪽으로 밀어줄 생각이었다.
“그것보다 문제는 루안이지.”
트리샤는 고개를 갸웃했다.
“루안이 왜요?”
“재능이 검술이 아니라 창술이었어.”
“에? 루안은 레이피어를 주로 사용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래서 전 영락없이 검술에 재능이 있는 줄 알았는데.”
“나도 그렇게 착각했었지.”
루안의 빠른 발과 천재적인 오러 운용술에 가려져 그의 검술을 잘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루안이 주로 보여준 검술도 딱 하나 찌르기였고.
회귀 전에 왜 루안이 길고 두꺼운 랜스를 사용하나 했더니만, 이런 비하인드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문제는 황국에 루안을 가르칠 창술사가 없다는 거다. 창술 가문이 있긴 하지만 알아보니 귀족 가문 출신도 아니고 누굴 가르칠 수준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요?”
“황국에는 없지만, 그래도 외국엔 있지.”
“외국이라면…… 설마…….”
트리샤의 뇌리에 스쳐 지나가는 유명한 창술 가문 하나가 떠올랐다.
티그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트리샤, 잠깐 서재에서 따로 이야기하지.”
***
서재 문이 닫히자 제일 먼저 입을 연 건 트리샤였다.
“혹시 고디바 왕국의 아즈라크 가문에 협조 요청을 보내셨나요?”
“그래. 황국에 창술에 재능이 있는 자가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고, 한 달 전쯤에 혹시 몰라 협조 요청을 보냈었다.”
“답변은 왔나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하더군. 고디바 왕국은 루체트 황국에 빚진 게 있으니까.”
“빚이요?”
“고디바 왕국에 숨어 있는 키메라 실험실의 위치를 알려줬거든.”
“아, 그게 있었군요.”
트리샤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래서 그 가문 쪽에서 온대요?”
“최소 고리 5개 이상짜리 기사를 보내주기로 했다.”
“5개면……. 혹시 아즈라크 가문 본가 쪽 사람인가요?”
“직계라곤 들었다. 하지만 정확한 신상명세는 아직 듣진 못했고.”
“음……. 그렇군요.”
트리샤가 난처해하는 이유는 티그리스도 알고 있었다.
트리샤는 고디바 왕국을 도망쳐 나온 공주고 한때 수배까지 났던 인물이다.
다른 가문 사람도 아니고 하마자르 왕가를 모시는 아즈라크 가문에서 사람이 온다고 하니 괜한 분란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네가 불편하다면 넌 따로 트리니티 교관 임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좋다.”
“아뇨. 그렇게까진 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뭐…… 오래전 일인데요. 아마, 제가 살아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을걸요? ……아빠 빼곤.”
트리샤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리고 이제 와서 공주 행세할 생각도 없고요. 물론 지원 오는 그 교관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겠죠.”
“고디바 왕국에 대해 조금 조사를 해봤지만, 아즈라크 가문의 사람들은 하마자르 왕족에 대한 존경심이 강하다고 들었다.”
“조금 지긋지긋할 정도죠. 하지만 걱정 마세요. 어차피 절 알아보지도 못할 거예요. 제가 집을 나왔을 때랑 지금이랑 많이 달라졌거든요.”
트리샤는 실눈을 뜨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아, 혹시 뭐가 달라진 건지 궁금하시다면~”
“궁금하지 않다.”
“진짜 재미없는 사람이라니까~”
티그리스는 서재를 나가며 말했다.
“고디바 왕국 측에서 지원 오는 교관의 이름을 알려주면 바로 알려주도록 하마.”
트리샤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하지만 티그리스의 눈을 마주치진 않았다.
***
레니는 심장이 두근두근거려 잠이 오지 않았다.
레니는 평생 살면서 내 방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항상 카렌이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방을 써야만 했었다.
그게 딱히 불편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항상 그래왔으니까.
하지만 레니는 오늘 비로소 자신만의 방을 얻게 되었다.
2층 침대도 아니고 양옆으로 한 바퀴 반은 굴러도 떨어지지 않는 거대한 침대와 레니의 개인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서랍장과 장롱 마지막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따뜻한 나무 소재의 책상과 의자까지.
트리니티 기숙사에 들어오니 커다란 방 전체가 레니의 것이 되었다.
이 모든 게 더할 나위 없이 너무너무 좋았다.
“그런데 조금 쓸쓸하다.”
항상 자기 전에 카렌과 함께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잠드는 게 하루의 끝이었는데…….
카렌은 잘 있을까?
너무 고요해서 조금 외롭다.
“산책이나 좀 하자.”
이러다가 한숨도 자지 못할 것 같았다.
트리니티 기숙사엔 딱히 통금 시간이랄게 없었기에 조금 걷기로 했다.
신선한 밤바람이 레니의 복잡한 마음을 털어내 주었다.
산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달도 예쁘고 가로등도 예쁘고 서리가 내려앉은 풀잎도 예쁘다.
노르베르드 가문의 저택에 있을 땐 이렇게 오밤중에 나와 산책을 할 수 없었고, 펜트하우스에 있을 땐 레니의 안전 문제 때문에 도시 산책을 할 수 없었다.
기껏해야 테라스 작은 의자에 앉아 달을 보는 것 정도랄까?
그런데 트리니티에선 딱히 제약이라 할 게 없어서 좋기도 하지만 어색하다.
과연 내일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리니아 아가씨는 뭐라고 불러야지?
트리니티에선 존칭을 부르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었다.
그럼 동갑이기도 하고 같은 1학년이니까 ‘리니아’라고 불러야 하는 걸까?
레니는 다시 심란해졌다.
복잡한 마음에 무작정 걷다 보니 기숙사와 너무 떨어졌다.
이제 돌아가야지.
꽥-! 꽥-!
그때, 옆 수풀 속에서 오리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일일까?
레니는 호기심보단,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무서워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려 했다.
하지만 발을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꽥-! 꽥-!
레니의 앞으로 오리의 목을 턱! 잡은 금빛 안광을 빛내는 소녀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 안광은 분명 맹수의 것이었다.
그녀는 레니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고기?”
레니는 졸도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