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천재가 가르친다. 250화
모든 것의 끝.
티그리스는 검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그제야 라칸과 다른 사람들이 내려왔다.
“티그리스 님! 괜찮으세요?!”
라칸을 비롯한 샤를로트와 트리샤 그리고 네메시스는 티그리스의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것에 놀랐다.
티그리스가 이토록 많은 상처를 입은 걸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티그리스는 아공간 주머니에서 포션을 꺼내 몸 구석구석에 부어 치료했다.
“아모리스 님.”
“걱정 마. 혹시 몰라서 아주 꽁꽁 싸맸으니까.”
아모리스의 말에 티그리스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쳐다볼 수 있었다.
감회가 새로웠다.
아르펨을 죽였을 땐 주변에 살아남은 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티그리스의 주변엔 살아 있는 동료들이 있다.
티그리스는 그것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감격스러워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티그리스 님. 조금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얘기를 좀 드려도 될까요?”
심각한 문제란 말에 티그리스는 정신을 차렸다.
그래.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아르펨을 신비의 땅에 봉인하고 로타도 찾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마왕성으로 가서 우노의 성물을 찾아내야만 했다.
“뭐지?”
“그…… 베르강 경하고 레인로버 황녀님이 수도 마리나에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텔레포트 게이트는 찾았나?”
“네. 찾긴 했는데……. 부서졌대요.”
샤를로트의 말에 티그리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공간 좌표도 못 얻었다고 했나?”
“아예 망가져 버려서 복구하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에요.”
“……그렇군.”
티그리스는 검을 집어넣었다.
“어쩔 수 없지. 걸어서라도 이동하는 수밖에.”
그때, 인기척이 위에서 들려왔다.
사람들은 모두 하늘 위를 쳐다봤다.
이 도시에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양팔을 잃은 노인이라는 게 더욱 놀라웠다.
티그리스는 저 노인의 익숙한 기척에 보기 드물게 놀랐다.
“넌 설마…….”
노인이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군. 티그리스.”
노인의 얼굴이 달빛에 완전히 드러났다.
“모리타?”
신비의 땅으로 갔던 그가 돌아왔다.
* * *
약 3주 동안 이어진 전쟁은 허무하게도 종식됐다.
티그리스가 성배를 부순 시점부터 성기사들과 사제들 그리고 키메라들이 망가진 진흙 인형처럼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종전 소식에 파티를 열고 기뻐하고 있을 때, 티그리스는 새로운 전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로타는 내가 신비의 땅에 봉인했으니 신경 쓸 것 없다.
-대신 서쪽 끝 흑해에서 가장 높은 섬을 찾아가라. 그곳에 네가 원하는 것이 있다.
모리타의 말이 처음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으나, 흑토지대에서 온 연락을 받자마자 곧바로 이해했다.
“프리하르덴 백작님이 텔레포트 게이트를 찾았답니다.”
놀랍게도 서쪽 끝에 있는 게이트는 부서지지 않았다.
길리온 왕국에 있던 텔레포트 게이트는 부서져 있었는데, 어째서 저곳은 망가지지 않은 건지 의문이 남았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그렇게 도착한 흑토지대.
그곳엔 아이린이 기다리고 있었다.
샤를로트는 아이린의 모습에 너무 놀랐다.
“아이린 너…….”
아이린의 분신과도 같은 검이 보이지 않았다.
흑룡아는커녕 그 흔한 롱소드도 없었다.
대신 아이린의 손엔 각종 잉크 자국으로 가득했다.
“이젠 검보단 잉크를 만질 일이 더 많아지더라고요.”
평화를 되찾은 흑토지대에서 이젠 기사보단 행정관이 더 필요했다.
“최근 엄마…… 아니, 로라 행정관님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거든요.”
“아예 검을 놓을 건 아니지?”
“검을 놓진 않을 거예요. 당장은 검을 쓸 일이 없으니까 놓았을 뿐이죠.”
아이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물론 아예 쓸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요.”
아모리스는 아이린의 부드러운 미소를 보며 말했다.
“지금 네 모습이 익숙하지는 않아. 하지만 행복해 보이긴 하네.”
아이린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더 행복해지려고요.”
티그리스가 입을 열었다.
“세계수에겐 언제 돌아가 볼 거냐?”
“조만간요. 약속은 지켜야죠. 그리고 세계수에게 제안할 것도 있기도 하고요.”
“제안?”
“그건 너무 긴 이야기라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일단 타시죠.”
아이린은 마차를 가리켰다.
“허름하지만 제일 나은 거예요. 철도는 아직 복구되지 않아서 쓰진 못해요.”
“배려해 줘서 고맙다.”
티그리스는 마차 위에 올라탔다.
이어서 아모리스와 라칸, 샤를로트, 트리샤, 나달, 레인로버까지 탔다.
그러나 아이린이 올라탈 자리는 없었다.
샤를로트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뚝 떨어졌다.
“아이씨……. 왜 바보같이……”
아이린은 부드럽게 웃으며 손수건을 건넸다.
“돌아오면 얘기를 좀 나눠요.”
“……알았어. 금방 다녀올게.”
마차가 떠나고 아이린은 남았다.
* * *
마차를 타고 약 하루 정도 가자 와이번 기사단과 로건을 만났다.
“올라타지. 마차로 가면 보름은 더 걸려.”
티그리스네는 와이번 기사단의 와이번들에 올라탔다.
샤를로트는 로건의 손을 잡고 와이번 위에 올라탔다.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나도 마찬가지다.”
로건은 샤를로트의 심장에 돌고 있는 다섯 개의 고리를 느끼며 말했다.
“넌 더 성장한 것 같구나.”
“뭐……. 조금은 저를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아직은 멀었어요.”
샤를로트의 말에 로건은 미소를 지었다.
“그게 성장한 거다.”
* * *
로건이 데려간 곳은 흑해 연안이었다.
흑해엔 무인도들이 군데군데 있었는데, 아모리스는 그 무인도들을 보더니 눈을 휘둥그레 떴다.
“어? 여기는…….”
같이 타 있던 라칸이 물었다.
“여기가 어딘지 아세요?”
“여길 어떻게 잊겠어.”
아모리스는 라칸을 쳐다보며 말했다.
“여긴 페레이라가 날 구해준 곳인걸.”
와이번들은 가장 높은 섬에 내렸다.
로건이 안내하기도 전에 아모리스가 움직였다.
“이곳은 마왕의 키메라 실험장이었어. 변이 입자를 이용해서 온갖 몬스터들을 만들었지.”
사람들은 아모리스를 따라 숨겨진 입구로 향했다.
“특히 인간들을 이용한 실험을 많이 했어. 그래서 탄생한 게 바로 나였지. 너희도 알다시피 나는 몬스터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마왕의 의지에 따르지 않았지.”
“그래서 우리는 폐기될 위기에 처했고 그때 페레이라가 나타났어.”
아모리스는 벽면에 난 날카로운 흉터를 매만졌다.
“페레이라 덕에 풀려난 우리 자매들은 불완전한 몬스터들을 조종해 이 산맥을 통째로 무너뜨렸어. 당시 마왕을 포함한 대장군들은 전장에 나가 있던 터라 막을 수 있는 놈들이 아무도 없었지.”
아모리스는 천천히 벽을 더듬어가며 더 깊은 지하로 내려갔다.
“몇 날 며칠이고 계속된 몬스터들의 난동에 산이 무너지고 지맥이 부서지며 지형 자체가 바뀌었어. 그래서 북쪽과 서쪽에서 흘러 내려오던 강물들의 흐름이 죄다 바뀌게 되었고 이곳은 수장되었지.”
아모리스는 굳게 닫힌 문을 열었다.
그러자 거대한 구조물이 아모리스를 반겼다.
마왕이 사용하던 텔레포트 게이트였다.
“그래서 아무도 이곳에 게이트가 살아남아 있을 거라 예상치 못했던 거야.”
로건은 덤덤히 입을 열었다.
“이 땅이 마왕의 시대 이전엔 원래 고산지대였다는 얘기가 있긴 했었지만 정말이었군요.”
“그래. 맞아.”
나달은 텔레포트 게이트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총 두 개의 목적지가 정해져 있습니다. 하나는 동쪽이고 다른 하나는 북동쪽에 있습니다.”
“동쪽은 길리온 왕국 수도 마리나일거고…… 북동쪽은…….”
“마왕성입니다.”
나달은 티그리스를 보며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티그리스 경?”
“가야죠. 마왕성으로.”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세 명밖에 못 갑니다. 돌아올 때 다시 게이트를 사용해야 하니 저는 무조건 가야 하고요.”
텔레포트 게이트를 작동시키는 데 마력이 어마어마하게 든다.
당연히 나달이 갖고 있는 마나만으론 절대 불가능했기에 거인들의 무덤에서 가져온 최상급 마석들과 라칸이 갖고 있는 초대형 마력 저장고, 일리야드의 등불도 필요했다.
티그리스는 아모리스를 보며 말했다.
“정말 안 가셔도 되겠습니까?”
“아쉽긴 하지만 네게 자리를 양보할게.”
모리타는 신비의 땅에서 본 미래를 알려주었는데, 마왕성에 입성한 사람은 총 세 명.
티그리스, 나달, 마지막으로 라칸이었다.
물론 모리타가 본 미래를 거부하고 티그리스 대신 아모리스가 갈 수 있었지만, 이 길고 길었던 전쟁의 끝은 티그리스가 종식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저희가 돌아온 미래는 보지 못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게 문제였다.
모리타는 티그리스와 나달, 라칸이 마왕성으로 간 미래만 봤을 뿐 돌아온 미래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여행이 안전한지 알 수 없었다.
“내가 필요했으면 무조건 나보고 가라고 했겠지. 그냥 한번 믿고 가봐. 문제가 생기면 다시 왔다 갔다 하면 되니까.”
아모리스의 말이 맞았다.
게이트가 1회용도 아니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돌아오면 된다.
셋은 게이트 정중앙에 섰다.
그리고 나달은 게이트를 발동시켰다.
“다녀오겠습니다.”
초대형 마력 저장고에 들어 있던 마력들이 일리야드의 등불로 빨려 들어가며 마나가 급속도로 타오른다.
나달은 그 마나를 게이트에 죄다 쏟아부었고…….
셋은 사라졌다.
* * *
라칸은 공간 이동을 겪자마자 구토감이 몰려왔다.
예전에 철혈 심장의 던전에 가기 위해 연속으로 텔레포트를 경험했던 것보다 2배는 더 힘들었다.
하지만 라칸은 곧바로 여신의 방패를 사용했다.
하지만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달은 마력 탈진에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라칸은 준비한 대로 곧바로 마나 포션을 먹였다.
나달은 그래도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마력 탈진에 멀미까지 오니 정신이 혼미한 것이다.
“……잠깐만 쉬겠습니다.”
나달이 쉬는 동안 티그리스는 주변을 탐색했다.
본래 창문이 있던 자리에 누군가가 콘크리트를 바르고 마법 처리를 한 게 느껴졌다.
아마 밖에서 위험하게 날아다니는 변이 입자가 이 방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은 모양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깔끔하네요?”
라칸의 말에 티그리스는 동의했다.
군데군데 먼지가 보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했다.
주기적으로 누군가 관리를 한 모양이었다.
티그리스는 라칸에게 말했다.
“변이 입자가 없는 것 같으니 여신의 방패는 치워도 될 것 같다.”
“네. 그럼 저도 좀 쉴…… 우에에엑!”
라칸은 아침에 먹었던 것을 죄다 게워냈다.
그사이 티그리스는 주변을 돌아보다가 몇 가지 물건을 얻을 수 있었다.
“아티팩트가 있군.”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아티팩트들.
열어보니 최상급 마석들이 들어 있었다.
티그리스는 정신을 차린 라칸에게 아티팩트를 건넸다.
“이게 뭔지 알겠나?”
라칸은 입을 슥슥 닦은 후, 아티팩트를 점검했다.
“으음……. 텔레포트가 걸려 있는 아티팩트예요. 좌표는…… 각기 다르긴 하지만 거의 정해져 있네요.”
티그리스는 그제야 주변의 문이란 문이 모두 막혀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변이 입자 때문에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으니 텔레포트 아티팩트를 남겨둔 모양이었다.
“바로 사용 가능하나?”
“네. 마석 안에 마나가 충분히 담겨 있어서 괜찮네요. 이 붉은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바로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럼 나달이 회복하는 대로 바로 가보지.”
나달이 손을 들며 말했다.
“전 다 회복했습니다.”
“그럼 바로 가도록 하지.”
티그리스와 나달 그리고 라칸은 곧바로 아티팩트를 사용했다.
공간 이동이 끝나자 티그리스는 검을 곧바로 들어 주변을 경계했다.
겉으로 본 생김새는 굉장히 오래된 왕의 알현실 같았다.
티그리스와 나달 그리고 라칸은 서로 마주 보고 서 있었는데, 주변에 별다른 일은 없었다.
“저쪽이군.”
티그리스는 왕좌 뒤에 숨겨져 있는 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나타났다.
“……이게 전부 호문쿨루스?”
빼곡하게 들어찬 플라스크에 하얀 피부를 가진 호문쿨루스들이 담겨 있었다.
어마어마한 양에 입도 제대로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게 전부 로타와 아르펨의 예비 육체인 모양이군.”
“그런 것 같아요.”
나달은 플라스크 안을 집중해서 쳐다봤다.
이 호문쿨루스들을 가져가 연구하면 자신과 똑같은 호문쿨루스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전부 불태워야겠군요.”
아들을 살리고자 했던 마고의 욕심 때문에 지금 이 모든 사달이 일어났다.
나달은 다신 이 땅에 똑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 죄의 씨앗들을 죄다 불태워 버릴 생각이었다.
그때, 플라스크들 속에 특이한 개체 하나가 잠들어 있는 것을 봤다.
주름지고 검버섯이 핀 노인.
그의 플라스크 입구엔 ‘피펜’이라고 적혀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나달은 이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았다.
“……설마.”
마고 드 아센시오의 호문쿨루스 실험실 보고서에 따르면 마고는 당시 호문쿨루스 연구실을 운영하던 ‘필립’이라는 연금술사를 죽이고 나달을 찾았다.
나달은 진실을 알게 된 후 필립을 찾아 나섰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어 관련인이 전부 죽거나 아니면 마고가 만들어낸 거짓 정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녀석이 필립?”
보고서에 이름 하나 조작하는 것쯤은 마고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이 녀석의 본명을 알았다고 한들 마왕성에 숨어 있는 한 찾아내지도 못했겠지만…….
라칸은 나달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아버지.”
“음……. 미안하다.”
“찾은 것 같아요.”
“뭐를?”
라칸은 티그리스가 있는 곳을 가리켰다.
티그리스는 실험실 끝에 위치한 낡은 옥좌를 쳐다봤다.
낡은 옥좌의 등허리엔 커다란 눈알이 박혀 있었고, 그 눈알은 티그리스를 보며 껌벅이고 있었다.
오염된 여왕 우노였다.
티그리스는 오염된 여왕 우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리도 연약한 존재였나?”
당장에 발로 밟으면 부서질 것처럼 연약한 이 존재가 우노라고?
티그리스는 아직도 피로 물든 벌판에서 마주한 우노의 위용을 잊지 못한다.
땅을 집어삼키고 세상을 피로 물들였던, 그 하얀 여왕이 이토록 연약한 존재였다니.
우노의 동공이 수시로 작아졌다 커졌다를 반복했다.
뭐라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 같으나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
다만 살려달라고 외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티그리스는 아모리스가 준비해 준 영혼을 가두는 상자를 꺼냈다.
그리고 그 상자를 우노에게 가져다 댔다.
그러자 옥좌가 삽시간에 빨려 들어가며 상자는 저절로 닫혔다.
“……드디어 모두 끝났군.”
너무나도 허망한 마무리라 오히려 찝찝할 정도다.
티그리스는 라칸을 쳐다봤다.
“왜 그러세요?”
티그리스는 잠시 침묵한 후 입을 열었다.
“내가 알고 있는 너와 회귀 전의 너는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네게 꼭 말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네? 그게 뭔데요?”
티그리스의 눈물이 입가에 지어진 미소를 타고 흘렀다.
“내 과오를 바로잡을 기회를 주어서 진심으로 고맙다. 라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