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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육성 시물레이션-116화 (117/379)

116화. 모든 능력치를 올린다 (1)

구현화 40%… 50%…… 띠릭! 완벽한 구현에 실패했습니다!

태황각주 사마귀의 모든 능력치의 57%만 반영되었습니다.

시뮬레이션 Lv2 등급으로는 부족합니다. 더 높은 레벨을 요구합니다.

눈앞을 뒤덮는 수많은 상태창.

헌데, 만능이라 여겼던 시뮬레이션도 태황각주의 능력은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두 장 거리에서 생성된 하나의 인영(人影).

몸의 일부가 안개를 머금은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태황각주의 외관을 정말 완벽히 구현한 모습으로 설휘 앞에 등장했다.

[State, 상태]

사마귀 [태황각주]

신체 정상

경지 초마(超魔)

체력 3000만/3000만

내공 5000만/5000만

전투력 3천만[최소치]

“이 정도 수치가 전부 구현화된 게 아니라고?”

설휘는 눈앞의 능력치를 보고 있었음에도 믿기가 힘들었다.

체력과 내공이 무려 수천만.

전투력은 무려 3천만에 도달했는데도 불구하고 시뮬레이션은 모두 구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태황각주의 실제 능력은 여기 적힌 수치를 훨씬 웃돈다는 얘기가 아닌가.

해서 설휘는 뭔가 이 시뮬레이션이 잘못 작동한 게 아닐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건 기우였다.

‘설휘 님’의 모든 능력을 완벽히 구현했습니다.

스스스슥.

자신의 능력치가 옆으로 펼쳐졌고. 눈앞에 있는 시뮬레이션과 마주보고 있었다.

[State, 상태]

설휘 [은영단 사령대장]

신체 정상

경지 초절정

체력 33만/150만

내공 108만/270만

전투력 1281만

자신의 능력치는 정확했다.

오히려 너무 정확해서 짜증이 날 정도였다.

오래달리기와 산 오르기로 인해 줄어든 체력과 내공이 눈에 띄었다.

곧 대련을 시작합니다. 준비하세요.

5…… 4……

설휘는 정신을 퍼뜩 차렸다.

가상이지만 대련은 대련이다.

자신의 능력.

그리고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화한 적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볼 좋은 기회였다.

훈련으로 인해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상관없었다.

지금은 태황각주와의 단순 대련.

적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니까.

시작합니다.

고요하다.

눈앞에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낯설며 새롭다.

마치, 주변의 환경도 시뮬레이션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처럼 느껴졌다.

‘첫 수를 뭘로 정하는 게 좋을까.’

설휘는 고민스러웠다.

그저 자신을 지그시 바라보며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는 태황각주.

막상 싸우려고 하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래, 한번 강하게 찔러보자.’

설휘는 내공을 검에 실었다.

상대가 공격할 마음이 없어 보이니, 첫 수를 강력한 일격으로 쏘아붙인다.

소신수마공의 최강 초식을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산들바람이 조금씩 불어가던 중에.

‘지금!’

상대를 노려보던 설휘는, 한순간 발바닥에 내력을 폭발시켜 빠르게 도약했다.

동시에 공중으로 솟아오르자마자 검에 실었던 기운을 발현했다.

해빙(海氷)과 수십 개의 알갱이에서 뿜어 나오는 빙공(氷功).

가지고 있던 내공을 전부 소진할 정도의 강력한 일격이 설휘의 몸 주변에서 뻗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피이이이--!

파도처럼 밀려드는 빙공이 나타나는, 바로 그 지점.

운무처럼 새하얀 공간의 일부가 파괴되었다.

쩌어어엉-!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새하얀 공간을 지나던 섬광. 뒤이어 퍼져 나온 거대한 화염이.

완벽하게 부숴버리고, 태워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간극의 끝에는 설휘의 몸을 뚫고 지나간 태황각주 사마귀가 있었다.

“키익.”

[사망하셨습니다.]

고통은 없었다.

아니, 거대하게 밀려오던 강한 통증이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사라졌다.

아마도 글자가 가리키는 대로 자신이 사망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자신의 몸을 스치고 지나간 사마귀의 손에는 여전히 거대한 화염이 들끓고 있었다.

전투력 5655만(대폭 증가)

어느샌가 오른 상대의 전투력을 보고 설휘는 기함했다.

기존의 두 배 가까이 오른 전투력.

대체 저건 어떤 이유로 오른 것일까.

아니, 애초에 수치를 보고 판단하는 게 의미가 있는 것일까.

[종료합니다.]

“하…….”

설휘는 가상의 대결이 끝난 직후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건 최고의 몸 상태고 뭐고, 그딴 게 의미 있을까 싶었다.

그만큼 압도적인 차이.

전투력이 두 배 가까이 올라가는 걸 보고 있자니, 그저 헛웃음만 나왔다.

“정말 이런 단순한 훈련으로…… 강해질 수 있는 것일까.”

설휘는 눈앞이 캄캄했다.

거대한 벽을 뛰어넘으니, 그보다 몇 배나 높은 산이 보인다.

그간 나름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싸워보니 발끝에도 못 미쳤다.

뿐만 아니라.

지금 시뮬레이션은 상대의 능력을 전부 구현화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정말 체력과 내공을 올리면 누구에게도 쉽게 지지 않는 게 맞는 걸까?”

앞으로 남은 훈련시간은 고작 6개월.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다.

AI 말처럼, 그리고 시뮬레이션이 가르친 것처럼.

그저 믿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

* * *

다음 날.

설휘는 일어나자마자 공터로 향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제대로 된 상대와 시뮬레이션을 하기 위함이었다.

대상은 화산파 구염도장이었다.

본 스토리에서 맞상대했던, 그 노인과의 대련이었다.

‘화산파 구염도장’의 모든 능력을 완벽히 구현했습니다.

시뮬레이션을 작동시키니 눈앞에 구현에 성공했다는 활자가 떴다.

태황각주와 달리 그는 충분히 구현 가능한 상대였다.

눈앞에 신기루처럼 구염이 생성되었고, 설휘는 직감했다.

생긴 것도, 거기다 당시에 느꼈던 기세도 그대로라는걸.

[State, 상태]

구염도장 [화산파 오리관주(五里關)]

경지 입신(入神) 초입

체력 600만/600만

내공 990만/990만

전투력 1502만~2333만

물론 알고 있다.

아직 자신은 이자에게도 싸움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싸우기 좋은 상대였다.

이번 대련은, 훗날 자신의 훈련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기에.

곧 대련을 시작합니다. 준비하세요.

5…… 4……

어제와 달리 설휘의 체력과 내공은 모두 최대치.

그래서 그런지 몸이 가벼웠고, 어느 정도는 자신도 생겼다.

시작합니다.

“익!”

그렇게 시작된 대련.

싸움이 개시되자마자, 설휘는 눈을 부릅떴다.

먼저 공격하려던 자신의 시야에, 이미 질주하듯 달려들고 있는 구염의 움직임이 보인 것이다.

그로 인해 설휘는 급히 방어 자세를 취했고.

“윽!”

빠르게 치고 들어오는 일격을 받아치지 못하고, 어깨를 찔려버렸다.

패애애액! 패애애액!

설휘가 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상대는 여지를 주지 않았다.

경신법은 이미 설휘보다 몇 배나 뛰어났기에,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고.

때론 물러서는 동선을 차단하며 더욱 저돌적으로 몰아붙였다.

체력이 줄어듭니다.

체력이 줄어듭니다.

“칫!”

정신없이 몰아쳐오자, 설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제야 떠올랐다.

당시에도 구염도장은 모든 면에서 자신을 능가하고 있었다.

AI설휘가 개입하지 않아 죽지 않았던가.

결국, 수세에 몰린 설휘는 공중으로 도약하여 검을 아래로 휘둘렀고.

“헉!”

구염의 몸이 거역할 수 없는 힘에 의해 확 뒤집혔다.

설휘가 절세풍검을 사용한 것이다.

쿠아아아아앙!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기의 폭풍에, 구염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았다.

“익!”

그리고 곧장 자세를 고쳐잡은 설휘는 빠르게 접근해 풍신검을 펼쳤고.

위이이잉!

또다시 치솟은 소용돌이가 구염을 덮쳤는데, 그의 몸이 다시 솟구치진 않았다.

아주 작은 주저함. 아니, 찰나에 가까운 늦은 대응으로 인해 상대가 한 치 정도로 아슬하게 피하며 공격을 회피한 것이다.

투욱.

투욱.

그리고 다시 삼 장의 거리를 벌린 채 설휘와 구염은 서로를 응시했고.

“치익.”

이번엔 설휘가 먼저 공격했다.

검끝에 불꽃이 피어나는 것이, 화온마공의 힘을 사용하려 했던 것이다.

쩌어어엉!

그렇게 일어난 교전.

강력한 내공으로 몰아치는 설휘에 비해, 구염은 수월하게 방어해냈다.

다행스러운 건, 마공의 위력 때문에 구염의 손발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고.

안타까운 것은.

내공이 줄어듭니다.

내공이 줄어듭니다.

체력이 줄어듭니다.

체력뿐만 아니라 내공 역시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멈추면 내가 당해!’

설휘는 공격을 멈추지 못했다.

한순간, 멈춘 즉시 상대의 화산검법에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나갈 미래가 그려졌다.

해서 있는 내공을 모조리 쏟아부었고.

화르르르륵!

마지막 일격을 날린 뒤에야 끝이 났다.

“하하…….”

자신의 능력 수치를 보고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이제 더는 쏘아낼 내공이 없었기 때문이다.

스윽.

그리고 그제야 서서히 움직이는 구염.

그렇게 움직이던 그가 어느새 눈앞에 나타났고.

솨아아아-!

패도적인 검을 설휘의 얼굴로 찔러 넣는 그때, 바로 거기서.

일 각이 지났습니다. 시뮬레이션이 종료되었습니다.

시뮬레이션이 끝났다.

“하…….”

설휘는 또다시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멍한 얼굴로 한참을 일어나지 않았다.

* * *

훈련은 계속되었다.

하루. 또 하루. 그렇게 이어지던 훈련은 어느새 한 달이나 지났다.

시간이 갈수록 설휘는 조급해졌다.

하루하루 힘든 수련을 이겨내도, 체력과 내공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정말이지 이제는, 이런 훈련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심까지 들게 했다.

한 달 동안,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답.

어떤 시뮬레이션을 돌려드릴까요?

“매일 내가 하는 훈련으로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까?”

그건 설휘 님이 하기에 달렸습니다.

“체력과 내공을 극적으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체력과 내공을 올리기 위해선 ‘특강교육’을 시도하세요.

“이런 수련으로 체력과 내공이 대폭 향상되지 않을 가능성은?”

그건 설휘 님이 하기에 달렸습니다.

몇 번이고, 몇십 번이고 물어봤지만, 시뮬레이션이 하는 대답은 늘 한결같았다.

그렇게 또 한 달이 지났을 때쯤.

육체 훈련을 끝내고도 시간이 많이 남았고, 그 남는 시간을 전부 명상으로 보냈다.

어떤 날은 거의 반나절 넘게 명상을 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지내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체력과 내공이 전투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체력과 내공이 전부 소진된 상태에서 과연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

체력과 내공이 과연 싸움에 있어 중요한가, 하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러다 어느 날. 한 가지 질문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반듯한 선(線)을 구현할 수 있을까?’

일원소마공이란 무공을 익힐 때 떠올랐던 것과 유사한 의문.

당시에는 동작이었지만, 이번에는 선이었다.

반듯한 선.

그걸 확인하려면 결국 그어봐야 안다.

‘완벽한 선이라는 건 불가능해.’

이렇게 결론 내렸다가.

‘아니, 가능해. 선이라는 건 결국, 내가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달린 게 아닐까?’

이렇게 결론 내리기도 했었다.

그러다.

‘무공도 그러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이어졌고.

‘완벽한 운기조식이란 건 무얼까? 완벽한 기공 발출이란 건 뭘까?’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 * *

“대장, 궁금한 게 있습니다.”

한창 명상 중이던 설휘의 앞에 익숙한 사내가 나타났다.

적송이었다.

“무슨 일이냐?”

설휘는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명상 시간에는 수하들이 이렇게 직접 찾아오는 일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며칠 전부터 이 검에서 이상한 기운이 손목을 타고 흐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검에서?”

“예.”

설휘는 적송의 검을 내려다보았다.

예전 자신이 상인에게 구입한 고검으로, 거무튀튀한 검신에 매끈한 천으로 감긴 투박한 검자루였다.

“해서 대장께서는 뭔가 아시지 않을까 싶어서…….”

“한번 줘봐.”

“예.”

적송이 검을 내밀었고, 설휘는 별다른 생각 없이 슬쩍 잡았다.

별다른 느낌이 없자, 이내 기(氣)를 주입해보았다.

“별 느낌 없는데?”

설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습니까?”

“가만, 있어보자.”

설휘는 고개를 들었다.

혹여나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고.

지금 이 상태로는 능력을 제대로 볼 수 없으니까.

전투방식 턴제

그래서 바꿨다.

그리고.

‘이게 뭐야.’

기다렸다는 듯 눈앞에 생성되는 글귀.

◆ 고검 특성 기술표 ◆

[기폭고열검(氣暴高熱劍)]

↘ ↓ ↙ ← → ↘ ↓ ↙ ← A

특수 능력이었다.

검에게 붙은 특수 능력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너, 그 이상한 기운이라는 게…….”

그리고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고검의 특수 능력이.

“불이었느냐?”

적송에게도 적용되는 듯 보였다.

그가 이렇게 반문해왔으니까.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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