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뭐, 알 건 없고
어이없어 하는 다섯의 시선을 뒤로 하고 하무백은 자신의 숙소를 향해 휘적휘적 걸음을 옮겼다.
‘오늘도 푹 자야겠군. 어제 가뜩이나 늦게 잤으니. 뭐, 이런 생활도 나쁘지 않네. 여유도 있고, 조용하고.’
이제 겨우 근무 이틀째지만, 하무백은 어느새 현 상황에 제법 만족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개새끼들이 고기 방패를 만드는 곳에 발령받아 와 있다는 게 짜증 날 뿐.
자신마저 거기에 한 손 보태기는 싫었다.
이러다 보면, 다른 교관을 배치하든지 자신을 빼든지 하겠지.
그렇게 하무백은 자신의 숙소에서 늘어지게 모자란 잠을 보충했다.
눈을 떴을 때는 어느새 점심 무렵이었다.
하무백은 가능한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연무장으로 향했다.
그래도 애들 밥은 챙겨 먹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무백은 칠조의 연무장으로 향했다.
자율 학습, 그러니까 자율 훈련.
과연 어떻게 하고 있을까.
도착해서 보니, 예상과 한치도 다를 게 없었다.
당진산은 나무 그늘 아래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다. 살짝 부러웠다. 밥만 아니었으면 하무백 본인도 조금 더 잤을 텐데.
백리평은 종남파의 기본검식인 사상검법의 검로에 따라 열심히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연하민은 한쪽에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동작에 따라 아주 희미한 내력의 움직임이 보이는 것으로 추측건대, 아마도 연가의 기본적인 근골 단련법이리라.
그리고 단목운뢰.
무공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
그 녀석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마보(馬步)를 수련하고 있었다. 낙우진도 함께였다.
이놈들은 정말로 집에 갈 생각이 없었다.
맹룡대에서 훈련을 마치고 실전 배치가 되면 어찌 되는지 그렇게 친절히 알려줬음에도, 이 년 뒤에 죽으러 가겠다고 저러고 있다니.
“후우. 밥 먹으러 가자.”
한숨을 내쉰 하무백이 큰 소리로 외치자 그제야 네 사람은 수련을 멈췄고, 당진산은 부스스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후 훈련은 어떤 건가요?”
단목운뢰가 반색하며 하무백에게 다가와 물었다.
“자율 학습.”
짤막한 대답에 금세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시면 왜…….”
“그냥 놔두면 어제처럼 또 밥 안 먹고 있을까 봐 왔다. 이것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끼니는 거르지 말아야지.”
하무백이 앞장서 걸었고, 그 뒤로 다섯 사람이 따랐다.
교룡관에는 모든 소속인원들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 동서남북 네 곳에 위치했다.
담룡각(啗龍閣).
네 곳의 이름은 모두 같았다. 용을 먹이는 누각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졌는데, 과연 자신을 따라오는 이들이 용일까 하는 의문이 잠시 떠올랐다.
하무백은 이내 고개를 흔들어 쓸데없는 상념을 지웠다.
그딴 것들이 자신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저 맛있고 배부르게 먹으면 그만인 것을.
“오. 오늘 식단 좋네. 어서들 먹자고.”
담룡각 입구의 식단표를 확인한 하무백이 반색하며 식판을 들고는 배식을 위한 줄을 섰다. 다섯 사람도 그 뒤에 섰다.
그때부터였다.
주변에서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 것은.
하무백이 그런 낌새를 모를 리가 없었으나, 그냥 무시했다.
“저… 교관님.”
그런 시선 때문일까. 단목운뢰가 조심스레 하무백을 불렀다.
“응? 왜?”
“저희는 이곳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남쪽의 담룡각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 말에 하무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적어도 자신이 교룡관에 발령을 받으면서 들은 근무 수칙 중에는 그런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서남북 네 곳의 담룡각 어디든 자유롭게 이용하라 했었다.
그런데 맹룡대는 남쪽만 이용해야 한다니.
하무백이 눈을 찌푸렸다.
칠 조가 수련하는 연무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동쪽의 담룡각이다. 남쪽은 이곳보다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굳이 그곳을 이용하라니.
마음에 안 드는 소리다.
단목운뢰는 작게 말했지만, 이곳에 있는 이들은 그 정도 소리는 들을 수 있는 이들이었기에 몇몇 얼굴에 흥미가 어렸다.
“그건 또 무슨 참신한 개소리야. 담룡각 어디든 자유롭게 이용해도 된다고 했는데?”
하무백이 피식 웃으며 주변에 들으라는 듯 말했다.
대번에 사람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기분 나쁜 기색이 역력한 표정들이다.
맹룡대는 남쪽을 이용하기를 강요하는 자신들이 개소리를 한 꼴이 된 탓이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나서는 이는 없었다. 교관으로 보이는 이도 하나 있었으나 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제갈 교관! 오늘도 이곳에서 식사를 하는 건가?”
그때 커다란 목소리와 함께 텁석부리 장한이 줄을 무시하고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왔다.
그 모습에 하무백이 얼굴을 찌푸렸으나, 이곳에 있는 생도들의 얼굴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텁석부리 장한은 이곳에 있던 유일한 교관으로 보이는 이에게 다가가다가 우뚝 멈춰 섰다. 하무백 일행을 발견한 것이다.
“맹룡대?”
무복을 보고는 소속을 알아본 것이다.
소속을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이 무복에 있었으니.
“그렇소만.”
하무백이 한 발 앞으로 나서 답했다.
“허. 어이가 없네. 이곳이 어디라고 맹룡대 나부랭이들이 와 있는 거지?”
“어디긴 어디야? 그냥 식당이지.”
오는 말이 반말이니, 가는 말 또한 반말이었다.
하무백의 대꾸에 텁석부리 장한의 눈썹이 꿈틀했다. 감히 자신에게 말대꾸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였다.
“이 몸은 잠룡대 수석교관 사도광이다. 네 놈은 누구냐?”
“하무백. 맹룡대 칠 조 교관.”
“교관? 허. 그러고 보니 맹룡대 표식이 없군. 같잖은 나부랭이인 줄 알았더니. 교관이 왜 여기에 있지? 교관들은 북쪽의 담룡각에서 식사를 할 텐데.”
맹룡대에는 나이 제한이 없었기에, 하무백 연배의 생도도 있었다.
“어디에서 먹든, 그건 내 마음이고.”
“그게 어찌 네 놈 마음이냐? 명목상으로는 전부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동서남북 각기 이용하는 곳이 관례로 정해져 있는 거나 다름없다.”
사도광은 하무백의 앞을 막으며 부리부리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잠룡대(潛龍隊)는 동쪽, 와룡대(臥龍隊)는 서쪽, 교관 및 관의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은 북쪽, 그리고 잡일꾼과 맹룡대는 남쪽.”
잡일꾼과 맹룡대라는 부분을 유독 강하게 말하는 그였다.
하무백의 시선이 그의 얼굴을 스윽 훑었다.
뭘 믿고 이렇게 나대는 것일까? 자신이 모르는 얼굴인 걸로 봐서는 그리 대단한 놈도 아닌 것 같은데.
호천단의 단주를 맡게 되면, 맹의 주요 인물들의 인상착의 및 신상명세를 알아 두어야 했다.
맹주 호위를 위한 중요사항이었으니.
그런 하무백이 모르는 얼굴이라는 것은 별 볼 일 없는 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어서 꺼져라. 동쪽 담룡각 물 흐리지 말고. 잠룡대 생도들한테 찌질한 냄새라도 배면 큰일이야.”
그 말에 하무백의 뒤에 서 있는 다섯이 움찔했다.
모욕적이 말이었으니.
하무백은 오히려 피식 웃었다.
“찌질하기는 네 놈이 찌질한 것 같다만.”
“뭐라? 감히 맹룡대의 일개 교관 따위가 이 몸에게 그딴 막말을 한단 말이냐!”
“뭐, 그게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다고. 훗.”
하무백의 웃음에 사도광의 옷이 거칠게 펄럭이었다. 꽉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내공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대의 모습에 하무백이 지그시 사도광을 바라보았다.
이를 악문 사도광이 당장이라도 출수하려는 찰나.
“수석 교관님. 그만하시죠.”
이곳에 있던 또 다른 교관이 끼어들었다.
“제갈 교관. 비켜. 저 건방진 잡놈의 버릇을 내 오늘 단단히 고쳐놓을 테니.”
“잡놈이라니. 다짜고짜 시비 거는 쪽이 잡놈 나부랭이인 거 같은데.”
하무백의 안광이 형형하게 빛났다.
“하 교관께서도 그만하시지요.”
제갈 교관이라는 자가 하무백도 말렸다.
“제갈명?”
하무백의 나직한 중얼거림에 사내가 물었다.
“절 아십니까?”
“천목각 소속 아니었나?”
하무백의 물음에 제갈명의 눈이 가늘게 변했다. 자신의 전 소속을 아는 이는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다.
천목각(天目閣).
정천맹의 일전 이원 사각 칠단 일관 중 사각에 속한 곳으로, 본 이름보다는 군사각이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불리는 곳이다.
이런 곳의 구성원이었다는 사실은 나름대로 기밀에 해당한다.
실제로 제갈명의 경우는 삼급 기밀이었다.
“글쎄요.”
그랬기에 제갈명은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오히려 그 물음에 반응한 것은 사도광이었다.
당장이라도 휘두를 것만 같던 주먹의 힘이 살짝 풀렸다.
그럴 수밖에.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라 생각한 녀석이 천목각을 입에 올렸다. 그것도 무언가 아는 듯이.
그냥 잡놈은 아니라는 소리다.
그런 놈과 이곳에서 드잡이질해서 소란을 피웠다가, 혹여나 뒷배라도 있으면 골치 아파진다. 자신은 아무런 뒷배 없이 오로지 실력 하나로 수석 교관까지 올랐으니까.
그랬기에 잠룡대 수석 교관이라는 신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고, 그 반동으로 맹룡대를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
삐뚤어진 자부심인 것이다.
제갈명은 그런 사도광의 미묘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수석 교관님. 이쯤에서 아량을 베푸시지요. 보는 생도들의 눈이 많습니다.”
“흠. 흠. 제갈 교관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자네 얼굴을 봐서 내 이번만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도록 하지. 아, 조금 있다가 내 집무실에 들려주게나.”
그 말을 남기고, 하무백을 한 번 째려본 후 서둘러 담룡각을 나갔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너무도 허무하게 풀려 버렸다.
“이제 좀 비켜주지 않겠나? 내 차례인 것 같은데.”
하무백이 배식을 기다리는 줄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소란 속에 하무백 앞에 있던 줄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이런, 죄송합니다.”
제갈명이 한쪽 옆으로 비켜섰다. 하무백이 배식대로 향했고, 마음에 드는 음식을 양껏 식판에 담았다.
제갈명은 자리를 뜨지 않고 그 곁에 있었다.
“뭐지?”
하무백이 제갈명을 슬쩍 보았다.
“예사 분은 아니신 것 같은데, 담당 생도들 식사만 챙기지 마시고 무공도 좀 챙기시는 게 어떻습니까?”
“무공? 그 알량한 거? 그거 있든 없든 죽는 건 똑같아.”
“모두가 죽는 건 아닙니다만.”
“후. 이봐. 애송이. 그곳이 어떤 곳인지나 알고 그런 말은 하는 건가?”
하무백이 냉막한 얼굴로 걸음을 멈췄다.
“스스로 애송이라 불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곳이 어떤 곳인지는 압니다. 혈교의 총본산이 위치하던 저주받은 땅. 혈교의 사술과 독 때문에 쉬지 않고 마물들이 튀어나오는 곳. 맹룡대의 오 년 생환율은 고작 오 푼.”
“잘 아는군. 그런데도 그런 말을 하는가? 그런 거라면 쟤들 말고 자네가 가르치는 애들을 보내든지. 글자로만 아는 것과 현실은 달라.”
하무백이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음식은 이미 모두 담았다. 먹을 자리를 찾아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 그의 등 뒤로 제갈명이 다시 말했다.
“하 교관께서 그곳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럴수록 교관의 직무를 팽개쳐서는 안 됩니다. 무공을 익히든 안 익히든 어차피 죽는다고 하셨지만, 분명 오 푼 정도는 생환합니다.”
제갈명은 감정의 변화가 없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무백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무백의 뒤를 따르던 다섯 조원만 좌불안석이었다. 엉거주춤 하무백의 주변에 자리했으나 앉지도 서지도 못 하는 상황이었다.
다섯 모두 눈앞의 제갈명이 잠룡대의 교관임을 잘 알았다. 게다가 그 이름도 유명한 제갈세가의 자제라는 것까지.
입관식 때 소개하는 모습을 보았으니.
맹룡대라지만 적어도 입관식은 잠룡대, 와룡대와 함께 했었다. 비록 대연무장 구석의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이 있었지만.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출신이 모인 잠룡대, 신진팔문 출신이 모인 와룡대.
그리고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맹룡대.
“교관이라면, 적어도 자신이 가르치는 생도들이 그 오 푼에 들도록 노력해야지요. 어차피 죽을 거라며 방치하는 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쓰레기나 하는 짓입니다.”
다섯 조원은 조마조마한 눈으로 하무백을 바라보았다.
잠룡대의 수석 교관에 이어 이번에는 제갈세가 출신의 교관이다. 하루 종일 자율학습만 시키고 있는 자신들의 담당 교관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과 걱정이 가득한 눈빛이었다.
“자신이 맡은 생도들을 그런 이유로 내팽개쳐 버리는 것은 스스로가 패배자이자 도망자임을 시인하는 것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제가 애송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저는 그런 패배자나 도망자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 말을 끝으로 제갈명은 몸을 돌려 담룡각을 나갔다.
‘패배자에 도망자라…….’
제갈명이 날린 촌철살인의 말을 되뇌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다섯 생도는 음식을 씹는 것인지, 모래를 씹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식사를 마치고는 다시 연무장으로 향했다.
잠시 후 점심시간이 끝나고 다시 일과 시간이 시작되었다.
다섯 사람의 눈이 하무백에게로 향했다.
하무백이 슬쩍 그들을 보고는 말했다.
“자율 학습.”
짧은 한마디를 남기로는 근처 나무 그늘에 기대에 앉았다.
다섯은 쭈뼛거리며 각자 오전에 하던 수련을 이어 했다.
오전에 늘어지게 쉬었던 당진산은 차마 하무백이 있는 자리에서는 그럴 수가 없는지 채찍을 꺼내 편법 수련을 시작했다.
하무백은 그런 다섯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 다섯이 생환자 오 푼에 들어가게 만들면 될 게 아니냐고? 훗. 말은 쉽다. 이 다섯이 생환자 오 푼이 되면. 나머지 애들은 다 죽으라고?’
제갈명의 말을 곱씹는 하무백.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본인은 미처 인식하지 못했지만.
사실 하무백은 교관이라는 직책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저 정천맹 본맹의 권력 다툼에 휘말려 잠시 이곳으로 튕겨 나왔다고 여길 뿐이다.
맹룡대라는 무력대가 있다는 것은 얼핏 알았지만, 이런 추악한 고기 방패인 줄은 미처 몰랐다.
‘제갈명이라…….’
애송이라는 도발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넘겼다. 그리고 교관이라는 자신의 직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뭐, 괜찮은 녀석이라고 했었지. 오대세가에 대한 자긍심이 지나친 것을 제외하면, 오대세가 출신답지 않게 겸손하고, 성실하고, 인품도 괜찮았고.’
문득 호천단 부단주인 한설빙과 담무흔이 그에 대해 내린 평가가 떠올랐다.
“당진산. 채찍 들고 춤추냐?”
하무백의 지적에 당진산이 움찔했다.
“단목운뢰. 허리를 좀 더 펴. 다리 좀 더 벌리고. 무릎 너무 튀어나왔다. 그딴 자세로 마보를 할 거면 안 하는 게 낫다.”
“넵!”
지적을 받았음에도 단목운뢰의 표정에는 생기가 넘쳤다.
그럴 수밖에.
교관이 처음으로 자신에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었으니까.
“생환율 오 푼. 그래, 뭐 조금 어울려 줄까? 제갈명.”
하무백은 누구도 들을 수 없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