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5화 (5/250)

5화.

유투브(YouToobe).

누구나 동영상을 자유롭게 올리거나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 호스팅 웹사이트.

세계 최대 규모의 비디오 플랫폼.

‘당신’ 이라는 뜻의 You라는 영어.

‘TV’를 뜻하는 Toobe라는 영어.

유투브(YouToobe)란 ‘당신이 곧 텔레비전’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누구나 컨텐츠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누구나라는 취지에 맞게 유투브에는 수많은 영상들이 있었다.

경제 채널, 시사 채널, 게임 채널, 뷰티 채널, 과학 채널 등등.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분야만큼이나 있었다.

마찬가지로 분야의 수만큼이나 관련한 크리에이터들이 있었다.

그야말로 인류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유투브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것.

그것은 곧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 무수한 분야 중 단연 독보적인 분야의 채널은 이것.

『: 마계 침공 이후 100여 년. 역대 극악의 몬스터 TOP 10.』

『<세상의 모든 직업을 탐구하다>: 현직 B+급 헌터가 말해주는 레전드 꿀팁!(던전에서 ‘이거’ 하면 절대 안 됩니다!)』

『<애국헌터>: 한국인 헌터는 수준 이하라고 비웃던 중국인 헌터. 레이드 3분 만에 울면서 애원한 이유.』

바로 헌터 채널.

어릴 적, 만화나 영화 속에서나 나오던 캐릭터들.

하늘을 날아다니고 초인적인 힘을 선보이던 영웅들.

끔찍한 괴물들과 싸우며 사람들을 지키는 헌터들의 모습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쌍칼검귀>: A-등급 싸이클롭스. 솔플 영상.』

『<불마녀>: 광역 인페르노 마법. 실전에서는 이렇게 사용하세요.』

『<대신헌>: 코뿔소는 소일까? 미노타우르스의 뿔로 만든 검을 보면 발작을 하는지 실험해보았습니다.』

안전한 방안에 누워 목숨을 걸고 싸우는 헌터들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이보다 자극적이고 재밌는 볼거리가 어디에 있을까.

사람들은 자연스레 헌터들의 채널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일반인들뿐만이 아니었다.

『<무공략>: F급 몬스터, 코볼트 완벽 분석! 이것만 보면 나도 코볼트 전문가?!』

헌터들에게 또한 유투브 영상은 도움이 되었다.

같은 현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 듣는 정보만큼 정확한 것이 없었으니까.

하여 일반인들에게는 재미라는 볼거리를.

헌터들에게는 목숨을 지킬 수 있는 정보들을.

현재로서 헌터 채널은 세계에서 단연 독보적인 분야라 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대 유투브 시대.

그리고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는 자연스레 부와 명예가 따르는 법.

당장 구독자 21만 명의 ‘무공략’ 채널.

그 채널의 월간 영상 수익만 무려 700만원이었다.

또한 슈퍼 채팅이라 하여 영상마다 구독자들이 보내오는 후원금들이 있다.

이를 더하면 월 2,000만원.

여기에 몬스터 사체 수익까지 더한다?

시우도 정확한 수익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리 못해도 월 5,000은 가져가지 않았을까.

구독자 21만의 채널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저 정도다.

구독자 100만. 구독자 1,000만 단위에 달하는 채널들은 어떠할까.

기본으로 월 1억 원은 가뿐하다.

마지막으로 억 단위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루비 등급의 채널.

모르긴 몰라도 몬스터 레이드보다 영상 수익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많지 않을까.

어쨌든 유투브 채널은 부와 명예.

그 둘을 동시에 얻어갈 수 있는 황금의 공간이었다.

그렇기에 실력있는 헌터들은 죄다 유투브 채널을 운영한다.

인간의 정점이라 불리는 S급 헌터들도 개인 유투브 채널을 운영한다.

그것에 대해서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고,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갓튜브(GodTube)】

“이 사람들까지 유투브를 한다고?”

이 사람들은 좀… 아니지 않은가.

시우는 화면 속 영상들의 주인들을 확인했다.

신화 속에 나오는 신(神)들.

설화 속의 인물들.

전설 속에 등장하는 위인들.

“이게 무슨….”

시우는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다.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신들도 유투브 채널을 운영한다고?”

이건 이렇게 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그 뭔 개소리란 말인가.

아니, 이 정도면 개소리라는 표현도 미안할 정도였다.

“그럴 리가 없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신들과 위인들이 유투브 채널을 운영한다니.

에라이, 생각할 가치도 없었다.

일단 저들이 실존하는 인물일리가 없었으니까.

물론 실존했던 인물들도 있었지만 모두 죽었다.

그리고 설령 실존한다치자.

그럼 시우가 모를 리가 없었다.

정확히는 전세계인들이 모를 수가 없었다.

아니, 생각해보라.

다른 누구도 아니고 신(神)들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 북유럽 신화. 이집트 신화 등등.

전 세계적으로 필독서라 불리는 신화 속 이야기에 나오는 그 저명한 신들.

인간의 정점이라 불리는 S급 헌터들?

이 신화 속의 신(神)들 앞에서는 한낱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S급 헌터들을 손가락 하나만으로 찍어 누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들이었다.

그런 신들이 운영하는 채널.

아무리 못해도 구독자 1억명은 찍고 시작하지 않았을까?

“채널 이름만 이렇게 한 건가?”

그렇기에 이것이 가장 합리적인 생각이었다.

채널의 이름은 어디까지나 주인의 마음대로였으니까.

토르가 아니더라도 채널 이름을 토르라 지어도 상관 없었다.

당장 시우도 ‘절대신’이라는 유투브 채널을 팔 수 있었다.

그런데 시우가 절대신인건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름만 그런 거 같은데.”

시우는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어디까지나 결론일 뿐.

“하나만 봐볼까.”

솔직히 영상이 끌리긴 했다.

시우는 차분히 영상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시우의 이목을 사로잡은 영상은 이것.

『<제갈공명>: 현재 논란 중인 마속에게 가정을 맡긴 이유. 해명하겠습니다.(멤버십 가입하시면, 통찰력(S+) 특성 강의를 배우면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제갈공명.

혹은 제갈량.

삼국지에 등장하는 천재 지략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지략가로 이름을 날린 인물들은 많았다.

그러나 제갈공명은 그들 중에서도 단연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물이었다.

그야말로 천재 중의 천재 지략가.

시우는 몬스터 분석 능력과 공략법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런 시우에게 있어 전략과 전술은 하나의 무기.

영상을 통해 제갈공명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면 굉장한 도움이 되리라.

“물론 진짜일 경우겠지만 말이야.”

시우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어쨌거나 제갈공명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세기의 천재였다.

허나, 그런 천재 제갈공명에게도 실수이자 흑역사라 할 만한 것이 있었으니.

“읍참마속을 말하는 건가?”

삼국지를 자세히 읽어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들어본 적은 있었다.

촉나라의 명운이 걸릴 정도로 중요했던 가정 전투.

제갈공명은 가정 전투의 사령관으로 마속을 임명한다.

주위의 대신들은 반대했다.

마속은 그만한 역량이 없었으니까.

그러나 제갈공명은 뜻을 꺾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패망.

그것도 마속의 치명적인 실수로 인한 패망이었다.

제갈공명은 군법의 책임을 물어 마속을 처형한다.

이 고사에서 유래된 것이 바로, 읍참마속(泣斬馬謖).

눈물을 머금더라도 일을 강행한다. 라는 뜻의 고사성어였다.

이는 천재 지략가라는 제갈공명의 유일한 오점이라 할 수 있었다.

해서 혹자들은 마속을 편애한 거 아니냐.

이거 낙하산 꽂아준 거 아니냐.

지금까지도 그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해명한다고?”

피식,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제목 어그로만큼은 기가 막혔으니까.

시우는 미소를 머금으며 영상을 터치했다.

꾹.

가벼운 터치와 함께 검은 화면이 떠올랐다.

화면이 꺼진 것만 같은 검디 검은 화면.

“진짜 해명 영상 같네.”

다시 한 번 머금어지는 미소와 함께 팟!

화면이 바뀌며 한 사내가 화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긴 도포. 손에 든 부채.

정갈한 수염과 서생과도 같은 인상.

“이것도 진짜 같잖아?”

시우가 생각하던 제갈공명과 똑 닮아 있었다.

진짜 제갈공명이 있다면 바로 저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저의 성은 제갈. 이름은 량. 자는 공명이라 합니다.]

이윽고 진중한 목소리가 영상에서 흘러나왔다.

화면의 사내… 아니, 제갈공명이 화면의 정면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먼저, 저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것 같아. 글로 정리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응?”

시우는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래는 그 반대가 아닌가?

본래 해명 방송은 그 틀이 정해져있었다.

검은 화면.

그리고 글로 작성한 해명문.

그런데 제갈공명은 그렇지 않았다.

글로 작성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생각을 말하겠다는 말.

그러면 보통 실수를 하기 마련이건만.

“천재라 이건가?”

정확히는 제갈공명이 천재라는 뜻이겠지.

어째, 컨셉 한번 제대로 잡은 것 같았다.

[당시 촉에는 인재가 너무도 부족했습니다. 관우, 황충, 장비. 오호대장군 중 세 명이 세상을 떠난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저는 승상으로서. 촉을 위한 새로운 인재를 육성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오.”

생각보다 본격적이잖아?

시우의 감탄과 더불어 제갈공명이 차분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하여, 마속에게 가정을 맡겼습니다.]

[당시 마속은 뛰어난 인재라 할 수 없었으나, 장합의 발목을 묶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반대했습니다.]

[차라리 위연과 오의를 보내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허나, 그 둘의 빈자리를 결국 마속이 메꿔야만 했습니다.]

[그건 밑돌을 빼내어 윗돌을 괴는 것에 지나지 않았죠.]

[조자룡 장군은 조진과 대치하고 있어 여유가 없었습니다.]

[해서 저는 마속의 성장도 도모할 겸.]

[촉에 새로운 인재를 육성할 의도와 더불어 마속에게 가정을 맡겼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요, 백견이 불여일행이라.]

[마속은 책으로 배운 것은 많으나 실전에서의 응용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는 인재였으니 말입니다.]

[허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제 판단의 실책.]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해당 부분에서 안타까워하고 답답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제갈공명이 깊숙이 고개를 숙여보였다.

그리고 한참 동안이나 고개가 들려지지 않았다.

뭔가 싶은 것도 잠시.

툭. 투툭.

고개 숙인 제갈공명의 아래로, 투명한 무언가가 떨어졌다.

“울기까지 해?”

시우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지가 뭐 진짜 제갈공명도 아니고.

뭘 울기까지 한단 말인가.

물론 진짜 제갈공명이라면 그럴 수 있었다.

제갈공명은 마속을 끔찍이 아꼈으니까.

마속은 제갈공명과 의형제였던 마량의 동생이었다.

제갈공명은 그런 마속을 거진 양아들처럼 아꼈다.

그런 마속을 처형해야만 했던 당시 제갈공명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아들처럼 생각한 이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베어야만 했던 심정은 과연 어떠했을까.

읍참마속(泣斬馬謖).

눈물을 흘리며 마속을 베어낸다.

승상의 위치에서 군의 규율을 지키기 위한 가슴 아픈 결정.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제갈공명의 입장이고.

“컨셉에 잡아먹힌건가?”

시우는 이걸 같이 울어야하나.

아니면 완벽한 컨셉에 웃어줘야하나.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영상 속, 제갈공명의 고개는 끝내 들려지지 않았다.

그렇게 끝이 난 제갈공명의 해명 영상.

“......”

시우는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솔직한 심정으로.

“생각보다 재밌네.”

꽤 재밌었다.

비록 컨셉이긴 했다만 이런 식으로 위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재밌긴 했다.

삼국지가 필독서니 뭐니 하다만 솔직히 고리타분하다.

심지어 두껍기는 좀 두껍던가.

시우도 읽다가 때려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렇게 영상으로 보니 훨씬 재밌었다.

무엇보다 꽤나 본격적이지 않았는가.

“정성을 봐서 구독해준다.”

시우는 작게 웃으며 구독 버튼을 꾹, 눌렀다.

그리고 바로 그때.

띠링!

<제갈공명 채널을 구독했습니다.>

<통찰력(S+)을 습득합니다.>

채널 구독과 함께 떠오르는 알림창.

“응?”

이건 또 뭐야?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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