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덕구는 작은 손을 들어 두 주먹을 쥐어 보였다.
떨지 말자. 떨지 말자.
자신 있게 하는 거야.
덕구는 속으로 수없이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리고 덕구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리하여 언짢은 표정의 시우를 마주했을 때.
“죄, 죄송해요….”
덕구는 다짐 따위는 언제 했냐는 듯 물에 젖은 강아지 마냥 고개를 푹, 숙여보였다.
“정말 박덕구 씨 맞습니까?”
“네, 네?”
고개를 들어 바라본 시우의 표정은 의심이 깃들어있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박덕구씨가 40대 이상의 남성분인줄 알았습니다. 이름도 그렇고 특히나 메신저에서 보였던 말투가 특이했으니까요.”
“아, 그게….”
덕구는 우물쭈물하며 입을 열었다.
“제가… 말을 잘… 못 해요. 막 떨고 그래서… 문자에도 그게 드러나거든요. 해서 일부러….”
“읍니다를 쓰셨다는 말씀입니까?”
“그래야 나이가 들어보이고, 무시를 안 당해서요… 그리고 이름 덕분인지 자주… 그런 소리를 들어요.”
덕구는 그렇게 말을 끝마쳤다.
눈치를 보며 바라본 시우는 어이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덕구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푹, 숙였다.
“그건 뭐, 그렇다칩시다.”
그리고 들려온 시우의 목소리.
“늦으신 건 왜 그런 겁니까? 메신저 확인도 안 하시고.”
“오늘 동생들 소풍 가는 날이거든요… 밤 늦게까지 영상 편집하느라 도시락 만드는 걸 깜빡하는 바람에…. 메신저는 급하게 뛰어온다고 확인 못 했어요. 죄, 죄송해요….”
“영상 편집이라면…?”
“지원서에 첨부한 영상이요.”
시우가 잠시 말이 없었다.
정확히는 말문이 잠깐 막힌 듯 싶었다.
“지금 그 말씀은 제가 주신 영상을 하루만에 편집하셨다는 말씀입니까?”
“하루는 아니고 이틀 정도….”
정확히는 이틀 동안 짬나는 시간에 만든 영상이었다.
실질적인 작업 시간을 따지면 8시간 내외.
하루 안에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 지.
“허….”
시우는 약간의 탄성 섞인 신음을 흘려보였다.
“그런데 동생들 소풍은 무슨 말씀입니까?”
“제 동생들이 많이 어려요. 8살. 9살이요.”
“실례지만 덕구 씨 나이가?”
“21살이에요.”
이윽고 시우가 생각에 잠긴 듯 아무런 말이 없었다.
덕구는 그런 시우의 모습을 곁눈질 하며 초조하게 기다렸다.
‘짤리면 안 되는데….’
첫 면접부터 시간 약속에 늦는 불상사를 저질러버렸다.
덕구가 생각해도 불성실한 편집자로 생각될 터였다.
물론 여기서 짤린다고 한들 다른 곳에 지원하면 그만이었다.
세공남 채널 말고도 편집자를 필요로 하는 채널은 많았으니까.
무엇보다 세공남 채널은 그리 유명한 채널이 아니었다.
유명하기는 커녕 영상도 2개밖에 없는 신생 채널이었다.
‘기본급 300만 원이면….’
하지만 조건이 좋아도 너무 좋았다.
아무런 경력도 없는 편집자가 받을 수 있는 월급이 아니었다.
경험이라고는 일절 없는 신입 편집자에게 줄 수 있는 월급도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엄청 많은 돈은 아니었다.
그래도 먹고살 수는 있는 돈이었다.
어린 두 동생들이 밥을 굶을 일은 없을 돈이었다.
남들처럼 학원이나 뭐다 하는 것을 보내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수학 여행과 수련회 정도는 충분히 보내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조회수에 따른 인센티브.
덕구가 열심히 하면 동생들을 학원에 보내줄 수도 있었다.
‘정말 짤리면 안 되는데….’
덕구에게는 더없는 기회였다.
그런데 초장부터 지각을 해버렸다.
면접 때부터 안 좋은 인상을 심어버렸다.
바보. 멍청이.
덕구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박덕구 씨.”
이윽고 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덕구에 대한 결정을 마친 것일까.
시우가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한숨….
들려온 건 분명 한숨이었다.
덕구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차마 들을 수 없는 결과에 덕구는 그만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언제부터 일 하실 수 있으십니까?”
그리고 들려온 시우의 목소리.
“...... 네?”
덕구는 잠깐 정신이 멍해졌다.
* * *
시우의 말에 덕구가 눈을 동그랗게 떠보였다.
그 모습에 시우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당황하는 모습이 꽤나 귀엽기도 했거니와.
왜인지 서아 생각이 나는 덕구였으니까.
한마디로 동생 같았다.
솔직히 말하면 시우는 반반이었다.
덕구를 고용할지 말지에 대한 반반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영상 편집 실력만 보면 합격의 기준에 충분히 들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번 영상에 한해서였다.
앞으로의 영상들까지 잘 한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덕구는 편집 관련한 경험이 일절 없었다.
편집자로서의 경력이 아예 없었다.
그러니 세공남 채널에 편집자로 지원했겠지.
경력 많고 뛰어난 편집자들이 신생 채널에 지원할리가 없지 않은가.
어디서 편집을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문적으로 배운 것 같지도 않았다.
센스는 있었지만 여러모로 투박한 모습도 많이 보였다.
무엇보다 첫 면접부터 늦는 모습.
솔직히 많이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덕구의 사정을 듣고 난 이후에 마음이 많이 기울었다.
8살, 9살의 어린 동생.
늦둥이가 있는 가정은 공통점이 있었다.
맏이가 부모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었다.
그러니까 이렇게 중요한 자리가 있는 날.
어린 동생들의 도시락까지 덕구가 쌀 이유는 없었다.
그것도 약속 시간에 늦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말이다.
이 말은 즉.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가.’
아니면 부모님이 계시지만 부모의 역할을 할 수 없다던가.
여러모로 아픈 가정사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확실히 물어볼까 싶었지만… 그만 두었다.
괜히 아픈 사정을 들추고 싶지도 않았거니와.
‘맞는 거 같으니까.’
통찰력(S+)이 별 다른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미루어 보아 덕구는 어린 동생들을 책임져야하는 가장이었다.
그리고 그간 시우의 경험을 미루어 보면 이런 이들은 대체로 믿을 만한 사람들이었다.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는 이들.
기본적으로 성실함을 지닌 사람들이라 할 수 있었다.
굳이 다그치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하는 이들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 그 증거가 있지 않은가.
“혹시, 동생들이 아프거나 병이 있는 건 아니죠?”
“네? 아, 아뇨. 동생들은 건강해요.”
“다행이네요.”
시우는 그것을 끝으로 덕구의 가정사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덕구의 편집 실력 엄청 뛰어난 건 아니었다.
엄밀히 말하면 투박하다 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센스는 상당히 좋다고 말할 수 있었다.
재미 포인트를 짚어내는 안목도 괜찮았다.
아직 경험이 부족할 뿐.
객관적으로 덕구의 편집 재능은 굉장히 뛰어났다.
“공지에 적은 대로 일주일에 영상 2개가 기본입니다. 3개를 올릴 때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추가 수당은 당연히 챙겨드리겠습니다.”
“그, 그 말씀은…?”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세공남 편집자님.”
시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덕구의 움직임이 잠시 멈추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저, 정말요…?!”
덕구의 표정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어쩔 줄 몰라하던 표정이었건만, 지금은 해맑다, 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더없이 밝아져있었다.
이윽고 덕구가 자리에서 벌떡!
“여, 열심히 하겠습니..!”
쿵.
“아코!”
고개를 과하게 숙이다가 테이블에 머리를 박아버렸다.
“아야….”
덕구가 한 손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아파해보였다.
그러다가 핫!
“죄, 죄송해요..!”
이 여자를 누가 21살로 볼까.
시우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윽고 덕구가 눈치를 슬며시 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 지금이라도 일을 시작할 수 있어요..!”
“음….”
시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시우도 당장이라도 일을 맡기고 싶었지만 글쎄.
‘찍은 영상이 없는데.’
과로로 기절한 이후.
지원한 편집자들의 영상들을 확인한다고 정작 시우의 영상을 찍을 시간이 없었다.
그 때문에 채널에 영상도 업로드가 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편집자도 고용했겠다.
‘바로 영상 찍으러 가 봐야겠는데.’
바로 일을 시작해봐야할 것 같았다.
편집자 구하면 조금은 편해질 줄 알았거늘.
여전히 바쁜 스케줄임은 변함 없었다.
‘그보다 이번 영상 컨텐츠를 뭐로 해야하지.’
시우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고민들에 머리가 아프던 찰나.
애애애애애애앵─!!
카페 안 쪽으로 커다란 경보음이 울려퍼졌다.
* * *
덕구는 마음이 기쁜 한편.
약간 의아한 심정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걱정을 하고 있었다.
기본급 300이라는 좋은 조건.
더 없이 좋은 조건이나 이 세상에 마냥 좋은 조건은 없는 법이었다.
그렇기에 혹시 다른 의도가 숨겨져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이렇고 저런 일들.
입에 담기 민망한 그런 일들 말이다.
어린 나이나 덕구는 세상의 잔혹함을 알고 있었다.
처음엔 아니었다.
처음 덕구가 바라본 세상은 참으로 따뜻했다.
굳이 다가가지 않아도 사람들이 덕구에게 먼저 다가왔다.
환한 미소와 친절로 덕구에게 다가왔다.
그러다가 덕구의 가정사를 알게 되었다.
어쩌다 그렇게 동생들과 나이 차이가 나게 되었냐.
부모님은 무슨 일 하시냐.
어이쿠, 두 분 다 돌아가셨구나, 미안하다.
네가 많이 힘들겠구나.
덕구의 마음을 한껏 공감해주며 도와주겠다며 말해 주었다.
덕구는 정말이지 너무 고마웠다.
세상에는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이 많구나.
선의를 베푸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덕구는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내보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덕구는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를 말이다.
이 세상에 조건 없는 선의는 없었다.
선의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선의라는 가면 아래 숨겨진 추악한 악의만이 있을 뿐이었다.
다행히 험한 일은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
차디찬 현실의 냉혹함.
그 이후로 덕구는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무서웠다.
저 사람도 나를 이용하려는 것이 아닐까.
나를 어떻게 해보려는 것이 아닐까.
목소리가 떨리고, 마음이 불안정했다.
시우와의 만남에서도 덕구는 역시나 의심과 걱정을 먼저 앞세웠다.
메신저의 대화에서부터 성별과 나이를 속였다.
헌데 시우는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건 뭐, 그렇다 칩시다.
그냥 그것이 전부였다.
생각했던 사람과 다른 사람이라는 놀라움 정도만 내비칠 뿐이었다.
심지어 덕구에 대해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았다.
어린 동생들이 있다는 것도 덕구 스스로가 밝힌 일이었다.
이에 대해 시우는 그저 혹시 동생들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냐.
그 질문이 끝이었다.
더 이상 물어오지 않았다.
덕구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편집자로서만 대할 뿐이었다.
덕구는 솔직히 의아했다.
그간 덕구가 만나온 사람들은 모두가 똑같았다.
덕구의 아픔을 공감해주는 사람들.
덕구를 위해주며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
그 모든 것들은 덕구를 어떻게 해보려는 수작이었다.
덕구를 어떻게 이용하려는 꿍꿍이들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덕구를 만난 사람들은 모두 처음엔 덕구를 위해주었다.
그런데 시우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덕구를 어떻게 해 보려는 수작도.
덕구를 어떻게 이용하려는 꿍꿍이도.
그 어떤 것도 보이지가 않았다.
‘이상해….’
처음 보는 유형의 사람.
덕구는 시우라는 사람에 대한 약간의 호기심이 일었다.
그렇게 덕구가 시우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그때.
애애애애애애앵─!!
카페 안 쪽으로 갑자기 커다란 경보음이 울려퍼졌다.
뭔가 싶은 생각도 잠시.
-근방 100M 내, 던전 브레이크가 감지 되었습니다. 시민들은 신속히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근방 100M 내 던전 브레이크가 감지 되었습니다. 시민들은….
경보음 사이로 대피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던전 브레이크?”
“100미터 라면 여기서 가깝잖아?”
카페 안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덕구 또한 화들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떠보였다.
던전 브레이크(Dungeon Break).
간단히 말하면 던전 안의 마력이 비틀리는 현상을 의미했다.
그렇게 마력이 비틀린 던전은 크게 두 가지의 결과를 초래한다.
던전의 마력이 터지는 던전 폭발.
던전 안의 몬스터들이 튀어나오는 던전 쇼크.
-확인 결과. C등급의 던전 쇼크로 판명되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던전 브레이크는 다행히 던전 쇼크였다.
물론 던전 브레이크에 ‘다행’이라는 말은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던전 폭발에 비하면 던전 쇼크는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던전 폭발은 어떻게 대처할 수가 없었으니까.
폭발도 폭발이나 그 여파 또한 문제였다.
일반인들은 마력의 여파에 휘말리면 높은 확률로 목숨을 잃는다.
어찌 목숨을 구했다하더라도 병에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간혹 가다 터져나온 마력과 공명하여 각성하는 자들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건 정말로 희귀한 케이스.
거의 대부분은 죽거나 운이 좋아도 병을 앓게 된다.
하지만 던전 쇼크는 크게 상관이 없었다.
튀어나오는 몬스터만 처리하면 되었으니까.
무엇보다 던전 브레이크는 요즘 시대에 익숙한 일이었다.
사고라 불리는 일인 건 변함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이에 따른 대비를 충분히 하고 있었다.
철컹! 철컹!
카페가 있는 건물 주위로 검은 방벽들이 세워졌다.
비단 카페 건물 뿐만이 아니었다.
주변 건물들과 상가 전체가 하나의 요새처럼 탈바꿈 되고 있었다.
던전 브레이크에 대비해 마련된 안전 장치.
5차 산업은 지구의 전반적인 문명에 혁신을 일으켰다.
이렇듯 요즘 건물들은 이런 안전 장치를 설비하고 있었다.
애초에 안전 장치가 없으면 건설 허가조차 내주지 않았다.
“어서 안으로 들어와요!”
“빨리! 빨리!”
카페 안의 사람들이 밖의 사람들에게 다급히 손짓했다.
길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허겁지겁, 카페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이렇듯 건물 안에서 안전히 대피하고 있으면 되었다.
그럼 곧 가더들이 몬스터들을 처리할테고, 일이 모두 끝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갑작스럽지만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
‘괘, 괜찮겠지….’
그럼에도 덕구는 조금 몸이 떨려왔다.
아무리 그래도 몬스터들이지 않은가.
사람을 그저 먹잇감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흉포한 몬스터.
안전하다고는 하나 무서운 건 사실이었다.
덕구는 떨리는 어깨를 양손으로 쓰다듬었다.
그리고 슬쩍, 시우를 확인했다.
시우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떠보이고 있었다.
이제는 사장님이 된 시우.
사장님도 무서운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음.
가만보니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무섭다기 보다는 놀란 듯한 모습이었다.
예상치도 못한 어떤 보물을 발견한 모습이었다.
그러니까….
“유투브 각이다!”
“...... 에?”
덕구의 표정이 일순간 벙쪄버렸다.
벙찐 시야로 시우가 자리에서 벌떡!
“덕구 씨! 지금 당장 일할 수 있다고 했죠?”
“네, 네?”
“혹시 카메라 가지고 계십니까?”
“카, 카메라요…? 아, 아뇨. 카메라는 없는데요….”
“그럼 이걸로 대충 찍어요!”
그러면서 시우가 스마트폰을 덕구의 손에 쥐어주었다.
스마트폰은 언제 조작했는지 영상을 녹화하고 있었다.
“이, 이게….”
덕구는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지금 시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덕구의 심정을 아는 지 모르는지.
“지금 바로 따라와요!”
“네, 네? 아, 아니! 자, 잠깐만요…! 사, 사장니임!!!”
덕구는 애처롭게 소리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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