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40화 (40/250)

40화.

시우는 아찔한 정신에 도무지 의식을 차릴 수가 없었다.

경매 낙찰 금액은 40억.

거기에 경매 수수로 5%를 떼고.

각종 세금 떼고.

소은에게 준 수고료 1천만원.

그리하여 정산된 최종 금액이 36억.

이는 실로 어마무시하다 못해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4인 가족의 생활비를 300만원으로 가정한다치고, 자그마치 100년을 놀고 먹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

100년을 오로지 숨만 쉬며 살아도 전혀 걱정 없을 금액이었다.

한마디로 평생 숨만 쉬며 살아도 되는 금액이었다!

그리고 이 금액을 얻을 수 있었던 최고 공로자.

“소은 씨 사랑합니다!”

시우는 소은을 있는 그대로 와락, 껴안았다.

“네, 네? 자, 잠시만요…!”

그러자 소은이 눈을 동그랗게 떠보였다.

얼굴 또한 새빨개지며 시우의 품 안에서 버둥거렸다.

“아니 무슨 힘이…!”

그런데 어찌 괴력[怪力](SS)의 힘을 벗어날 수 있을까.

그것도 일반인에 불과한 가녀린 여인이 말이다.

“시, 시우 씨…?! 저… 수, 숨마켜요…! 하윽…!”

새빨갛던 소은의 얼굴이 곧 보랏빛으로 물들어갔다.

시우의 힘에 짓눌려 곧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시우는 그때서야 소은을 놓아줄 수 있었다.

“케흑…! 콜록콜록! 하아…!”

소은은 죽다 살아난 사람처럼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홱, 눈을 치켜뜨며 시우를 노려봤다.

시우는 괜시리 미안해지는 마음에 머리를 긁적여보였다.

“너무 기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소은은 어련하겠냐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사과와 감사의 의미로 뭐라도 드리고 싶은데….”

“아뇨. 그런 의미는 아니었어요.”

이윽고 소은이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시우 씨한테 수고료도 받았잖아요. 무엇보다 시우 씨 덕분에 소은물산이 경매장 VIP가 되었는걸요. 전 이걸로 충분해요.”

소은은 괜찮다며 한사코 거절해보였다.

그런 소은의 말에 시우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서팔광을 찾았다.

서팔광은 공방 한쪽에서 어처구니 없는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우와 눈이 마주치더니, 서팔광 또한 살며시 고개를 저어보였다.

“나도 되었네. 어차피 자네가 전부 만든 거지 않은가. 내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음.

시우는 이번엔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소은이야 알아서 자기 몫을 챙겨갔다.

하지만 서팔광은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은 서팔광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자기 몫을 요구해도 되었건만.

그 장인의 고집인지 뭔지.

어째 서팔광은 딱히 돈에도 관심 있어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장비를 만들고 먹고살 수 있을 정도.

그 정도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그냥 넘어가도 큰 문제는 없었다.

굳이 서팔광을 챙겨주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괜시리 마음이 불편했다.

어떻게 할까 싶은 그때.

‘아! 아저씨한테는 최근에 헤파이스토스 영상에서 배운 자진모리 장단 망치질을 알려드려야겠다.’

자진모리 장단 망치질이라는 이름이 우습기는 했다만 무려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비법이었다.

그러니까 신[神]의 야금술(SS)이라 불리는 비법.

서팔광에겐 더없는 보상이라 할 수 있었다.

‘굿거리 장단 망치질도 있긴 했는데.’

그건 아직 시우가 배우지 못했다.

어쨌든.

‘그러면 되겠다.’

시우는 그렇게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마지막.

시우가 해야할 일이 하나 남아 있었다.

[공자 채널 멤버십 가입 비용] - 1,000,000,000 ₩ / 월

다름 아닌 공자 채널 멤버십 가입.

정신 나가다 못해 출타해버린 멤버십 가입 비용

월 구독료 10억이라는 실로 말이 안 되는 금액.

하지만.

[계좌 잔고] - 3,630,356,000₩

지금 시우에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시우는 다시 한 번 몸을 부르르, 떨어보였다.

물론 10억이라는 돈이 미치긴 했다.

솔직히 아까워 죽을 것 같았다.

그러나 신투술[神鬪術]을 배우려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공자 채널에서 얻을 수 있는 개성이 평범하지는 않을 터였다.

헤라클레스 신투술을 위함이라고는 하나 그 자체 개성만으로도 어마어마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아까워 하면 안된다.

아까워 하면….

‘젠장.’

안 되기는 염병할.

아까운 건 아까운 것이었다.

너무 아까워 죽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우는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끝내 멤버십 가입 버튼을 눌렀다.

꾹.

실로 가벼운 터치와 함께 묵직한 10억의 돈이 증발해 버렸다.

정신이 멍하다 못해 허탈했다.

허탈한 정신 사이로 하나의 알림창이 떠올랐다.

시우는 영혼 빠진 눈으로 스마트폰 화면 위를 바라봤다.

그리고 과연.

세계 3대 성인(聖人)이라는 걸까.

<공자 채널의 멤버십에 가입하셨습니다.>

<군자심[君子心] - 인의예지[仁義禮知](SSS)를 습득합니다.>

“와!”

시우는 저도 모르게 이런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 * *

“오빠… 여기 너무 비싸지 않아?”

서아가 눈치를 보며 시우에게 말해왔다.

약간 주눅이 든 표정으로 시우의 소매를 살며시 붙잡았다.

“나 이런 거 안 먹어도 돼. 치킨이 훨씬 맛있는걸.”

그리고는 돌아가자며 시우를 살포시 잡아 당겼다.

하기사, 지금 시우가 서아를 데려온 곳.

오마카센지 뭔지 하는 식당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가격이 어마무시하긴 했다.

무려 1인당 30만 원.

서아랑 합쳐 자그마치 60만 원.

한마디로 한 끼에 60만 원이라는 뜻이었다.

실로 말이 안 되는 가격.

“우리도 이런 거 한번 먹어봐야지.”

하지만 시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시우 생각에도 한끼에 60만원은 지랄이었다.

돈지랄.

하지만 뭐 어떠하던가.

[계좌 잔고] - 2,630,356,000 ₩

계좌에 26억이 있는데!

공자 채널의 멥버십을 가입하면서 10억이 지출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돈이었다.

60만 원의 오마카세를 무려 4,383번이나 먹을 수 있는 돈이었다.

하루 삼시세끼 오마카세로 먹어도 무려 4년 동안이나 먹을 수 있었다.

물론 월마다 빠져나가는 구독료가 미치긴 했다.

화타 채널 1억.

공자 채널 10억.

둘이 합쳐서 11억.

“......”

지,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괜찮으니까 들어가자.”

시우는 뒤로 빼는 서아의 손을 붙잡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은 확실히 고풍스러웠다.

그러니까 ‘나 엄청 비싸요! 각오 단단히 하세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바(Bar) 형태로 된 자리에 앉자, 바로 코앞에 셰프로 보이는 이가 있었다.

시우는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살펴보다 그에게 물었다.

“혹시 메뉴판을 볼 수 있을까요?”

그러자 셰프가 살짝 당황해 보였다.

시우 또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시우의 모습 때문일까.

“저희 가게가 처음이신가요?”

셰프가 친절하게 오마카세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오마카세는 ‘맡긴다’ 라는 일본어로서 메뉴의 종류 및 요리 방식을 셰프에게 모두 맡기는 형식을 의미한단다.

한마디로 알아서 내어준다는 뜻.

당연히 메뉴판 따위는 없었다.

물론 음료와 술 같은 것에 대한 메뉴판은 있었다.

하지만 음식 메뉴의 관련한 것은 없었다.

“아… 그렇군요.”

시우는 멋쩍게 뒷머리를 긁적였다.

괜시리 무안해지는 마음에 헛기침을 반복했다.

이런 걸 먹어봤어야 알지.

솔직히 비싸고 고급스럽다길래 한번 와본 것이었다.

어쨌거나 알아서 준다니 기다리면 되었다.

시우는 빈 물잔에 물을 채웠다.

그러다 문득.

혹시 물도 알아서 채워주는 건가?!

…싶었지만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그렇게 물로 입맛을 다시고 있자니.

서아가 여전히 눈치를 보며 앉아있었다.

하지만 내심.

설레하고 기대하는 기색 또한 엿보였다.

가게의 분위기도 좋은 모양인지 신기한 표정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오마카세가 여자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더니.’

확실하진 않지만 어디선가 그렇게 들었다.

그리고 지금 서아를 보아하니 음식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한몫하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도 걸리겠다.

서아도 가게 둘러본다고 정신이 없겠다.

‘갓튜브나 보고 있어야겠다.’

시우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현재 시우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바로 옆자리에는 서아.

앞에는 요리를 하는 셰프와 그를 돕는 보조 셰프들.

갓튜브를 시청하기엔 좋지 못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시우는 개의치 않았다.

‘갓튜브는 나한테 밖에 안 보인단 말이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번, 서아에게 확인한 바.

갓튜브는 시우에게만 영상 내용이 비쳐 보였다.

‘서아는 검은 화면밖에 안 보인다고 했었지.’

해서 사람 많은 곳에서 갓튜브를 봐도 상관이 없었다.

다른 사람 눈에는 그냥 멍하니 검은 화면만 보는 것으로 비쳐보일 뿐이니까.

‘그게 더 이상한가?’

에이, 알게 뭐람.

시우는 신경을 끄며 갓튜브에 접속했다.

정확히는 멤버십에 가입한 공자 채널에 접속했다.

그리고 채널 가장 최상단.

최신 동영상에 올라와 있는 영상 제목.

『<군자[君子]의 덕목 중 으뜸은 인(仁)이니라.>』

보자마자 느낌이 확, 왔다.

저건 개노잼이라고.

비단 저 영상뿐만이 아니었다.

그냥 공자 채널 자체가 개노잼이라 할 수 있었다.

공자에 비하면 헤라클레스는 양반이었다.

그건 그래도 근육 고래가 파르르, 떠는 신기함이라도 있었지.

공자 채널은 무슨 경전을 읽는 것 같았다.

말 그대로 공자왈, 맹자왈.

그런데 웬걸.

[공자 채널 구독자] - 34,566명.

‘구독자가 많네?’

채널 구독자는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3만 4천명.

물론 유투브에 비교하면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여기는 갓튜브(GodTube), 신들의 채널이다.

저들 모두가 신(神)의 반열에 오른 이들이라 생각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과연 세계 3대 성인 중 한 명이라는 걸까.

하지만 시우는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는 깨달을 수 있었다.

공자는 유교의 시초라 불리는 이.

동아시아 철학의 뿌리가 바로 공자였다.

그런 의미로 혹시 제자백가(諸子百家)라는 말을 들어 봤는가?

못 들어봤다면 이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었다.

공자의 무수한 제자들이 채널 구독을 눌렀다는 뜻이다.

‘갓튜브에도 학연이 있었네.’

하여간, 누가 유교의 시초 아니랄까봐.

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쨌든.

‘숙련도를 올려야 하긴 하는데….’

공자 채널의 멤버십을 가입함으로써 얻은 ‘군자심[君子心] - 인의예지[仁義禮知](SSS)’

그 등급이 무려 SSS등급이었다.

헤라클레스의 신투술[神鬪術]과 같은 등급.

전투 직종이 아닌 것을 생각하면 그보다 상위 등급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신투술을 배우기 위한 뇌근육이라고 하더니….’

확실히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래도 내심 SS등급 정도로 생각했거늘.

어쨌든.

개성을 습득했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이 또한 당연히 숙련도를 올려야했다.

유교의 국가, 대한민국.

시우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유교에 대한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은 있었다.

군자심[君子心].

직역하면 군자의 마음이었다.

인의예지[仁義禮知].

이는 군자가 지니는 4가지 덕목을 의미했다.

그리고 군자[君子]란, 유교에서 이상적인 인간을 일컬었다.

한마디로 완벽한 인간.

따라서 군자심이란 완벽한 마음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물론 확실하진 않지만.’

아무튼.

공자의 영상을 보면 더 확실한 감이 잡힐 터.

시우는 최신 동영상을 터치했다.

꾹.

터치와 함께 화면이 바뀌었다.

적적한 산 풍경.

초탈한 서당 집.

마치 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운 듯한 풍경이었다.

서당에는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길게 내려앉은 수염.

눈처럼 하얀 도포와 자글한 주름.

어딘가 신선처럼 느껴지는 인상.

누가 봐도 공자였다.

[군자(君子)라 함은, 주변을 아끼고 챙기는 사람다움(仁)을 지닌 자를 뜻한다.]

그리고 들려온 공자의 목소리.

다시 한번 느낌이 확, 꽂혀왔다.

세계 3대 성인 중 한 명이자 유교의 시초이신 공자께서는.

‘완전 씹선비─.’

아니, 고상한 선비셨다.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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