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54화 (54/250)

54화.

멍한 정신.

혹시 잘못 본 게 아닐까?

시우는 눈을 비비며 시야를 바로 했다.

하지만 달라져 있지 않았다.

폭발적으로 상승한 숙련도의 수치.

그 어떤 것도 달라져있지 않았다!

“뭐, 뭐야…?”

이쯤 되자 시우는 되려 당황스러웠다.

당장 괴력[怪力](SS)만 보더라도 그러했다.

상승된 수치는 무려 13.1%

1.3%가 아니었다.

자그마치 13%였다.

물론 헤라클레스 개인 PT 이후로 그렇게까지 더디게 오르는 숙련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하루에 0.3% 내지는 0.4% 정도 오르던 숙련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13.1%가 올라 있었다.

심지어 괴력만이 아니었다.

<헤라클레스 신투술[神鬪術](SSS) 숙련도 9.38%>

이건 하루 종일 발광을 해도 벼룩 오줌만큼도 오르지 않았다.

일주일 동안 지랄 쌩쑈를 해야 0.01%

그야말로 벼룩 오줌만큼 올라가던 숙련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9.3%...?”

실로 말이 안 되는 수치였다.

두 눈으로 보고 있음에도 믿기지 않는 수치였다.

“미친!”

실로 미쳤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여기에 통찰력(S+)과 더불어 군자심[君子心]까지.

이번에 오른 수치만 합산하면 거진 몇 년 치.

한마디로 몇 년을 순식간에 뛰어넘은 셈이었다.

그렇기에 시우는 되려 당황스러운 심정이었다.

하지만 내심.

그 이유를 짐작하고는 있었다.

“낙룡각 때문인가?”

던전의 공간을 붕괴시켜 버렸던 헤라클레스의 신투술.

그간 유투브 영상에 보여 주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건 사실 어느 정도 비유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정확히 그때는 던전을 무너뜨린 것뿐이었다.

몬스터들이 있는 던전의 공간을 무너뜨린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던전을 구성하는 공간.

그러니까 던전의 차원을 붕괴시킨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말 그대로 공간과 차원을 붕괴시켜 버렸다.

실로 말이 안 되는 힘.

“그 때문에 이 꼴이 나긴 했지만….”

구룡(九龍), 히드라를 짓뭉개 버렸던 낙룡각(落龍脚).

히드라가 짓뭉개진 이유가 다른 데에 있지 않았다.

“이 마저도 헤라클레스가 사용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으니 원.”

과연 갓튜브에서도 최강을 다투는 헤라클레스.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시우는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었다.

어마어마한 힘이나 아직 시우의 힘이라 볼 수 없었으니 말이다.

당장 낙룡각을 쓰고 기절해 버리지 않았는가.

아니, 기절해 버리는 정도가 아니었다.

감당할 수 없는 힘에 역시나 전신의 모든 근육이 아작이 나 버렸다.

검은 트롤을 상대했던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언제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기약조차 보이지 않는 일이었다.

그래도 뭐.

예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자.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호시우행(虎示牛行).

호랑이의 시선으로 보되, 소처럼 우직하게 걸어라.

버틴다는 것은 곧 나아간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니 말이다.

이렇게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도달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니까 돈을 계속 벌다 보면 말이다.

그런 의미로.

“한채린이 단번에 수락할 줄은 몰랐는데.”

다름 아닌 시우가 상급의 검술을 가르쳐 주겠다는 제안.

솔직히 말하면 그냥 한 번 내질러 본 말이었다.

그 왜. 있지 않은가.

되면 좋고 안돼도 그만인 말.

그런 심정으로 내뱉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웬걸.

한채린은 시우의 제안을 덥썩, 수락했다.

“왜지?”

조금 이상하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급의 검술이 뉘집 개이름이 아니었으니까.

검을 사용하는 각성자라면 눈에 불을 켜다 못해 목숨을 거는 것이었다.

당연히 누군가에게 쉬이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도 D-급의 무(無)개성 각성자가 말이다.

그러니 시우가 상급의 검술을 알고 있는 것부터 의심을 해 봐야 했다.

적나라하게 ‘너 따위가?’ 라는 반응을 내 보여야만 했다.

그런데 한채린은 그렇지 않았다.

시우에게 배우겠다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상하다 못해 어이없기까지 한 한채린의 반응.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를 믿는 건가?”

정확히는 시우의 힘을 믿고 있는 것 같았다.

던전 자체를 붕괴시켜 버렸던 그 끔찍한 힘을 말이다.

그런 힘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상급의 검술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겉으로 알려진 시우는 무개성의 각성자였다.

하지만 한채린은 시우가 단순한 무개성의 각성자가 아님 또한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그럼에도 쉬이 믿을 만한 일은 아니긴 했다.

무엇보다 시우가 내건 수강료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SH그룹은 SH그룹인 건가.”

한채린은 수강료에는 그닥 신경을 쓰지 않았다.

아니, 조금 신경은 쓰는 듯했다.

금액을 듣더니 약간 주춤거렸으니까.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주춤거리는 것이 끝이었다.

어쨌거나 한채린은 시우에게 검술을 배우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 의미로.

“한채린한테 어떤 검술을 가르쳐야하지.”

시우는 고민을 해야만 했다.

갓튜브에 있는 수많은 무인(武人).

모두가 전설적인 인물들이었다.

그렇기에 아무나 한 명 집어서 알려 줘도 상관없었다.

그래도 이왕 알려 주는 거.

한채린에게 가장 맞는 검술을 알려주면 좋지 않은가.

“영상들을 하나씩 봐 봐야겠다.”

시우는 곧장 갓튜브에 접속했다.

* * *

SH병원 인근의 공원.

정확히는 SH병원 내 위치한 공원.

“흐음….”

시우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병원 특실에서 몇 시간을 탐색한 결과.

“대충 이 정도로 추리면 되려나.”

시우는 한채린에게 가르쳐줄 검술을 세 가지로 추릴 수 있었다.

정확히는 세 명의 인물로 추릴 수 있었다.

패왕(覇王) 항우의 파천신검(破天神劍).

드래곤 슬레이어, 지크프리트의 용살검법(龍殺劍法).

무당파의 개파조사, 장삼봉의 태극검(太極劍).

이렇게 도합 세 명이었다.

물론 저 셋 이외에도 훌륭한 인물들은 많았다.

저번에 손꼽았던 최강의 원탁 기사, 랜슬롯.

최초의 팔라딘, 샤를마뉴 대제.

이천일류의 창시자, 미야모토 무사시 등.

그야말로 전설적인 무인(武人)들이 즐비해 있었다.

그럼에도 시우가 저 세 명을 꼽은 이유는 단순했다.

“한채린이랑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단 말이지.”

최강의 검술이라 한들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그건 최강의 검술이 아니었다.

해서 시우는 한채린의 성향까지 고려.

고민에 고민 끝에 저 세 명을 추렸다.

통찰력(S+)와 함께 분석한 한채린에게 가장 어울리는 인물로다가 말이다.

그리고 딱 한 명을 손꼽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한채린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검술이 있을 테니까.”

가장 중요한 건 한채린의 선택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통찰력으로 한채린의 성향, 습관 등을 파악하긴 했다.

그러나 여자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

통찰력으로도 파악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해서 시우는 한채린과 가장 잘 어울리는 세 명을 선별.

각각의 검술을 한채린에게 보여 주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게 할 생각이었다.

물론 각각의 멤버십 가입 비용이 청구될 터였다.

하지만 뭐 어떠한가.

한채린에게 받을 100억이 있는데 말이다.

여기에 앞으로 매달 받을 수강료까지.

“그럼에도 돈이 아깝긴 하지만….”

이 정도는 서비스로 해 줄 수 있었다.

“그런 의미로 멤버십 가입 비용을 한 번 확인해 봐야겠다.”

시우는 화면을 터치하여 가입 비용을 확인했다.

꾹. 꾹.

[항우 채널 멤버십 가입 비용] - 2,000,000,000₩ / 월

[지크프리트 채널 멤버십 가입 비용] - 2,000,000,000₩ / 월

[장삼봉 채널 멤버십 가입 비용] - 2,000,000,000₩ / 월

“응?”

시우는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화면 위로 떠오른 금액.

“20억?”

무려 20억이었다.

2억이 아니라 20억.

담합이라도 한 것인지 세 채널 모두 가격이 똑같았다.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뭐지?”

시우는 도무지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도 비싸지 않은가.

물론 어느 정도 각오한 부분은 있었다.

또한 20억이 비싸긴 했다만 그 가치를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비싼 것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결국 한채린이 부담할 비용이 아닌가.

하지만.

“공자 채널보다 비싸다고?”

이건 좀 이상했다.

전에 가입한 공자 채널의 멤버십 가입 비용은 10억.

그로써 얻은 개성 군자심[君子心].

그 등급은 무려 SSS등급이었다.

한마디로 SSS등급의 비용이 10억이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지금 보이는 비용은 20억.

그렇다는 건 저 검술들의 등급이 SSS등급을 넘어선다는 뜻이지 않은가.

“그럴 리가?”

이건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다.

이상하다 못해 말 그대로 그럴 리가 없었다.

헤라클레스의 신투술이 SSS등급이었다.

그리고 헤라클레스는 갓튜브에서도 최강을 다투는 존재.

더하여 공자는 세계 3대 성인 중 한 명.

한마디로 갓튜브 내에서도 ‘최강’ 혹은 ‘최고’라는 말에 붙는 등급이 SSS등급이라는 뜻이었다.

물론 저 인물들의 수준이 낮다는 뜻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헤라클레스와 공자에 비교하면 한 수 꺾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런데 멤버십 가입 비용은 왜….

“잠깐. 이거 설마…?”

그 순간 떠오르는 하나의 생각.

시우는 그 생각을 확인하고자 다시 화면을 조작했다.

정확히는 지난 번 보았던 히포크라테스와 허준 채널.

그 채널의 멤버십 가입 비용을 확인했다.

꾹.

[히포크라테스 채널 멤버십 가입 비용] - 2,000,000,000₩ / 월

[허준 채널 멤버십 가입 비용] - 2,000,000,000₩ / 월

20억으로 측정된 가격.

하지만 분명 지난 번에 확인했을 때는 1억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20억으로 늘어나 있는 가입 비용.

이 말은 즉.

“가입한 멤버십 채널이 늘어날수록 가입 비용이 늘어나는 거였어?”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그러니까 해당 인물의 수준으로 가입 비용이 청구되는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시우가 가입한 채널의 개수에 따라 가입 비용이 늘어나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그럼 다음은 30억이라는 뜻?”

아니, 이것도 장담할 수 없었다.

어쩌면 40억 혹은 50억을 넘어설지도 몰랐다.

그것도 매달 따박따박.

날강도도 이런 날강도가 없었다.

아니, 이 정도면 날강도라 부를 수도 없었다!

“뭐 이딴 돈 먹는 하마가 다 있어?!”

그리고 하마는 말이 아니라 소.

아니, 아무튼.

시우는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이러면 가격이 싸다고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신급 무공이라도 이건 아니었다.

싸기는 개뿔이 염병할 무슨!

“잠깐. 그보다 이러면….”

세 명을 추린 이유가 없어지잖아.

그도 그럴 것이 세 채널을 모두 가입하면 20억, 30억, 40억.

도합 90억의 비용이 지출되었다.

물론 한 번 가입하고 해지하면 되긴 했다.

“그런데 멤버십 가입 해지는 할 수 있는 건가?”

이 또한 확실하지 않았다.

된다면야 한 번 지출로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안 된다면…?

“매달 90억을 내야 한다는 뜻?”

실로 끔찍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마 멤버십 해지는 될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멤버십은 돈을 내야지만 유지되는 시스템이었으니까.

그러니 돈을 안 내면 자연스레 해지가 되겠지.

아무튼.

한채린에게 가르쳐 줄 검술 하나를 선택한다 해도 문제는 있었다.

“내가 다음에 가입할 멤버십 채널의 가입 비용이 늘어나는 거잖아.”

시우가 가입한 채널이 누적되는 꼴이니 말이다.

“이 놈의 돈은 제기랄!”

어떻게 되먹은 게 벌어도 벌어도 끝이 보이질 않았다!

시우는 주먹을 부들부들, 떨어 보였다.

꽈드드득!

괴력이 폭발하며 흉악한 힘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바로 그때.

끼잉─.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 응?”

시우는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물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 소리였다.

그런데 뭔가 느껴지는 감각이 기묘했다.

시우는 감각에 집중했다.

그리고 시우가 있는 공원 한 쪽.

작은 형체의 무언가가 느껴졌다.

“사람이 아닌데?”

그리고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기척이 아니었다.

시우는 의문을 느끼며 기척이 느껴진 쪽으로 걸어갔다.

관리가 되어 잘 정돈된 풀숲.

“강아지?”

웬 강아지 한 마리가 그 안에 있었다.

갑작스러운 시우의 말에 강아지가 화들짝, 놀라며 몸을 떨어 보였다.

그러더니 진짜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기 시작했다.

우물쭈물하며 시우의 눈치만 살폈다.

“뭔데?”

시우는 진짜 뭔가 싶었다.

그러다 문득.

“음?”

강아지의 모습이 어딘가 익숙했다.

보이는 모습은 분명 영락없는 강아지였다.

그런데 전신을 뒤덮는 흑색의 털.

강아지와는 사뭇 다른 기묘한 기운.

그러니까.

“펜리르…?”

펜리르와 똑 닮아 있었다.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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