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78화 (78/250)

77화.

B등급 몬스터, 광석 골렘 던전 안.

시우는 헤라클레스에게 DM을 보냈다.

그리고.

“답장이 없네.”

정확히는 읽고 있지 않았다.

물론 던전 안에서는 인터넷이 연결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개인 메시지는 물론, 유투브는 접속조차 불가능했다.

그러나 갓튜브는 아니었다.

갓튜브는 던전 안에서도 얼마든지 접속하고 또 이용이 가능했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보아.

갓튜브는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플랫폼은 아닌 것 같았다.

어쨌든.

1이라는 숫자가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운동을 하고 있나 보네.”

지금 운동하느라 바쁜 것 같았다.

헤라클레스는 한 번 운동하기 시작하면 운동 이외에 정말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

“...아니면 진짜 삐진 건 아니겠지?”

솔직히 가능성이 없잖아 있었다.

시우가 영상 컨텐츠를 알려주기로 하고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었으니까.

개인 PT 날이면 언제나 연락이 오는 헤라클레스.

하지만 요즘 워낙 바쁘다 보니 크흠.

몇 번… 연락을 씹었다.

아니, 그 왜. 있지 않은가.

운동 하루쯤 쉬고 싶은 날 말이다.

하물며 일이 바쁘다 보면 하루쯤 쉴 수도 있는 거고.

그렇게 ‘에이, 오늘 하루만 쉬자.’ 하고 개인 PT를 빠졌다.

그리고 사람이라는 게 참.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고.

하루 쉬다 보면 오늘 하루만 더 쉴까?

에이, 그래.

그 동안 열심히 했잖아.

무엇보다 할 일도 바쁘니까.

그러니까… 체력을 회복하는 거야.

근육도 너무 혹사시키면 안 된다고 헤라클레스가 그랬어.

너무 무리하면 안 되니 하루만 더 쉬자!

그렇게 하루 더 PT에 빠지고, 또 빠지고, 빠지고….

“...진짜 삐졌나?”

시우 같아도 삐질 만했다.

아니, 화가 잔뜩 났을 것만 같았다.

더 이상 PT를 빠졌다간 헤라클레스가 진짜로 화를 낼지도 모를 일.

“연락 오면 영상 컨텐츠부터 알려 줘야겠다.”

시우는 연락 달라는 간단한 DM을 남기고는 스마트폰을 집어넣었다.

바로 그때.

쿠우웅─!

지축이 뒤흔들리는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다시 쿠우웅─!!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며 시야 앞으로 일련의 몬스터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7M는 족히 넘을 듯한 거대한 크기의 몬스터.

B-등급의 광석 골렘.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돌, 금, 철, 다이아몬드 등.

광석으로 이루어진 골렘 몬스터였다.

지금 보이는 골렘들을 보아하니…

돌과 철.

그리고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진 골렘들이 있었다.

“저걸 가져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그럴 수는 없었다.

사실 저 광석들은 진짜 광석이 아니었으니까.

형질 변환이니 뭐니.

머리 아픈 개념들이 있었지만 핵심은 하나였다.

저 다이아몬드는 진짜 다이아몬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보석으로서의 가치가 없었다.

당연하게도 상업적으로든, 산업적으로든 가치가 없었다.

그럼에도 광석 골렘은 상당히 인기가 좋은 몬스터였다.

골렘의 마력핵.

생각해 보라.

물질의 형질을 변환시켜 다이아몬드처럼 만드는 마력핵이다.

비록 마력으로 만든 일시적인 것이긴 했다.

그렇기에 마력이 끊기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마력이 끊기지 않으면 그 상태라는 뜻이지 않은가.

마법사들이 환장하는 이유가 있었다.

마법사들뿐인가.

연금술사들은 물론, 각종 건축에서까지.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파는 재료라 할 수 있었다.

“때 마침, 광석 골렘 던전이 생성된 게 운이 좋았지.”

그렇기에 시우에게 있어 또한 굉장히 중요한 재료였다.

집 전체를 장비화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재료였으니까.

오죽하면 저 광석 골렘 하나 때문에 등급을 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실.

등급이 낮더라도 상위 등급의 던전을 레이드 할 수 있었다.

파티를 구성 한다면 보다 상위 등급의 던전을 레이드 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당연하게도 수익을 나눠 가져야만 했다.

여러모로 혼자 독식하는 편이 좋았다.

무엇보다.

“수련도 할 겸 말이지.”

시우에게 있어 던전은 하나의 수련장과도 같았다.

때려 부숴도 아무런 문제 없는 수련장.

그워어어어─!!

어느새 광석 골렘들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쿵쿵.

육중한 몸이 움직일 때마다 작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울려 왔다.

시우는 천천히 호흡을 들이마셨다.

신선한 공기가 폐부 속으로 스며들며, 감각이 하나하나 일깨워졌다.

그 사이로 느껴지는 청명한 기운.

시우는 가볍게 주먹을 앞으로 내질렀다.

별 다른 힘을 담지 않았다.

뻗은 주먹에 헤라클레스의 괴력[怪力](SS)을 담지 않았다.

정말 가볍게 툭.

꽈아아앙─!!

그러나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앞선 시야가 터져 나가며, 쿠르르릉─!

5마리의 골렘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새로이 얻은 힘.

장삼봉의 태극[太極](SS).

그것은 헤라클레스의 괴력[怪力](SS)과는 개념을 조금 달리하는 힘이었다.

무공을 수련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세 가지라 말한다.

심(心). 기(氣). 체(體).

심(心)은 곧 마음이요.

기(氣)는 곧 마나이며.

체(體)는 곧 육체라.

시우는 이 세 가지 중 두 가지를 배우고 수련하고 있었다.

심(心)에 해당하는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

체(體)에 해당하는 헤라클레스의 괴력[怪力](SS).

그리고 지금.

장삼봉의 태극[太極](SS).

각성자들은 각성과 동시에 마나라는 신비로운 힘을 다룰 수 있게 된다.

마나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많지 않았다.

꾸준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신비함으로 가득 찬 힘이었다.

그리고 마나의 힘을 다루는 방법도 꾸준히 연구가 되어 왔다.

마나연공법.

내공심법.

대표적으로 이 두 가지가 그 방법들이었다.

원리는 간단했다.

대자연에 깃들어 있는 마나.

우주 만물에 존재하는 생명력.

그 힘을 받아들여 신체에 저장하는 것.

허나, 대자연은 온갖 것들의 집합체.

그 힘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반드시 ‘정제’라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리고 여기서 대부분의 기운이 손실된다.

하여, 마나연공법과 내공심법.

그것은 이 ‘정제’의 과정을 담아낸 방법이라 할 수 있었다.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그 효율 또한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마나연공법을 배우냐.

어떤 내공심법을 배우냐.

받아들이는 마력의 양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

해서 무공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비급(秘笈)’이라 불린다.

태극[太極](SS)은.

그러한 정제의 과정을 전혀 필요치 않았다.

우주 삼라만상의 이치를 담은 태극[太極](SS).

흐으으읍.

호흡을 들이마실 때마다 청명한 기운이 전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대자연의 기운이 정제의 과정 없이 온전히 신체에 쌓인다는 것.

시우는 차분히 정신을 가다듬었다.

호수처럼 마음이 잔잔해졌다.

호흡을 크게 들이 마시자, 폐부 깊숙이 활력이 느껴졌다.

시우는 그 활력을 전신으로 순환시켰다.

그리고 다가온 광석 골렘들을 향해 가볍게 정권을 내질렀다.

꽈르르르릉─!!

알 수 없는 뇌운이 휘몰아쳤다.

찰나의 정적.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앙!!!

천지가 뒤집어지는 폭발이 일었다.

크나큰 먼지 구름이 일며 시야를 가려왔다.

오랜 시간이 지나 먼지 구름이 가라앉으며 시야를 밝혀왔다.

바라본 그곳.

그곳엔 더 이상 움직이는 골렘이 없었다.

골렘이 있었다는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골렘의 마력핵만이, 바닥에 우수수 떨어져있을 뿐이었다.

그 순간 띠링!

<괴력[怪力](SS) 숙련도 22.28%[+0.8%]>

<태극[太極](SS) 숙련도 1.7%[+0.7%]>

<군자심[君子心] - 인의예지[仁義禮知](SSS) 숙련도 4.31%[+0.2%]>

“후우…!”

시우는 기나긴 한숨을 내쉬었다.

“엄청난데.”

절로 그런 소리가 나왔다.

“헤라클레스가 태극이 도움 될 거라고 하더니.”

그 이유를 단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아직 완벽하지는 않았다.

완벽하기는 커녕 서툴고 엉성했다.

이제 고작 1.7%에 달하는 태극의 숙련도.

갈 길이 멀고도 험했다.

무엇보다.

“반동이… 장난이 아니잖아.”

덜덜, 떨려 오는 손아귀.

손아귀뿐만이 아니었다.

전신의 모든 곳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근육이 파열된 것과는 결을 달리했다.

말 그대로 신체가 힘을 견디지 못하고 있었다.

“신투술까지는… 사용할 수 없겠는데.”

괴력[怪力](SS)을 사용한 것만으로 이 정도였다.

신투술을 사용했다간 기절이고 뭐고.

그 자리에서 까무러쳐 죽어 버릴 터였다.

확실히.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힘이었다.

대자연의 기운을 정제의 과정 없이 담아낸다는 것.

감히 인간이 다룰 수 없는 힘이라 할 수 있었다.

그 힘을 다루기 위해서는 특별한 신체적 조건이 필요했다.

무극지체(武極肢體).

천무지체(天武肢體).

장삼봉이 이에 관해서 뭐라 설명을 해주었다만 글쎄.

솔직히 잘 알아듣지는 못 했다.

그냥 하늘이 내린 신체라는 것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쉽게도.

시우는 그 어떠한 것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평범은 커녕 둔재에 가까운 신체라 할 수 있었다.

이름하야 절맥(絶脈).

시우는 태극[太極](SS)의 힘을 온전히 사용할 수 없었다.

사실 시우뿐만이 아니었다.

인간은 결코 사용할 수 없는 힘이었다.

그렇기에 시우가 인간이기를 고집하는 이상, 이 힘은 평생토록 사용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신의술[神醫術](S+) 숙련도 29.87%>

화타의 신의술[神醫術](S+).

의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신(神)을 만들고자 함에 있다.

무병장수(無病長壽).

불로불사(不老不死).

오직 신(神)만이 갖는 권능을 인간 또한 누릴 수 있게 하고자 함에 있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신(神)이 되고자 했던 인간의 오만한 욕심은 끝내 현실의 지옥을 만들어 낼 뿐이었다.

허나, 그 실패 속에서도 가장 멀리 나아간 자.

화타 또한 신(神)의 육체를 만들어 내지는 못 했다.

그러나 화타는 끝내 신(神)의 영역에 한 발 내딛었다.

환골탈태(換骨奪胎).

신(神)의 육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전설.

말 그대로 전설로만 전해지는 것이나, 화타는 그 전설을 끝내 실현시켰다.

갓튜브에서 그 과정을 담아 영상으로 찍어 올려놓았다.

하여 지금.

푹, 푹.

시우는 침통에서 침을 꺼내어 몸에 침을 꽂아 넣었다.

모두가 혈도(穴道)라 부르는 곳.

기맥(氣脈)이라 할 수 있는 혈(穴)이었다.

그 때문일까.

“후우… 좀 낫네.”

전신 곳곳에서 내지르던 비명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들끓던 대자연의 기운이 육체 속으로 스며들며 차츰 안정을 되찾아 갔다.

그 순간 띠링!

<신의술[神醫術](S+) 숙련도 30.97%[+1.1%]>

신의술의 숙련도가 올라갔다.

어느덧 30%가 넘어간 숙련도.

“서아, 대학생활 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할 수 있겠는데.”

시우는 만족스럽게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시우는 전신에 침을 꽂은 채 바위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건 그렇고.”

시우는 슬쩍,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완전히 박살이 나 버린 카메라를 바라봤다.

다행히 메모리 칩은 살아 있었다.

영상 자체가 날아가진 않았다.

하지만 이거 원.

“영상 찍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사람을 어디서 구할 뿐더러.

수익을 나눠야 하는 점도 좀 그랬다.

“헤파이스토스가 카메라는 못 만들려나.”

그러니까, 신[神]의 야금술(SS)로는 카메라를 만들 수 없으려나.

음.

한 번 시도는 해봐야겠다.

* * *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무렵.

시우는 던전 레이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오늘 한 B등급 던전만 약 15개.

A등급까지는 500개의 던전을 레이드 해야만 했다.

“A급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겠는데.”

사실 속도를 내려면야 낼 수는 있었다.

하지만 B등급 몬스터부터는 필요한 재료들을 파밍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애초에 헌터 등급을 올리는 이유가 재료 파밍을 위함이지 않은가.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되지 않은가.

그리고 뭐.

“한 달 안에는 충분할 것 같네.”

어디까지나 ‘생각보다는’ 오래 걸릴 뿐이었다.

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흑돌이 먹을 고기도 샀고….”

근처 정육점에서 흑돌이 먹을 고기도 조금 샀다.

아니, 사실 조금이 아니었다.

무려 70만 원어치의 고기.

하지만 한 끼 식사로 사라질 양이었다.

“흑돌이 식비가 하루에 200만 원이 넘어가는데….”

한달에 무려 6천만 원이라는 식비가 들어갔다.

이것도 줄이고 또 줄인 것이었다.

평상 시대로 먹었으면 하루 200만 원은 개뿔이 무슨.

하루에 1,000만 원은 가뿐히 넘어갔다.

그럼 한달에 식비만 자그마치 3억이었다.

“갓튜브 멤버십 구독료도 아니고 원.”

해서 개 사료로 바꿀까 싶었지만 글쎄.

역시나 개 사료를 먹이기엔 좀 그랬다.

그리고 사실, 흑돌이에게 쓰는 돈은 별로 아깝지가 않았다.

“흑돌이 덕분에 마음 편히 다닐 수 있으니까.”

시우가 집을 비워도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다.

흑돌이를 위해 3억쯤이야 가뿐히….

가뿐히… 가뿐히…는 솔직히 아니었다.

어쨌든.

“운동 되고 좋네.”

시우는 70만 원어치 고기로 중량을 치면서 런지 하듯,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돌아온 집 앞.

“음?”

시우는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름 아닌 집 안에서 느껴지는 기운.

서아와 흑돌이 이외에 다른 한 명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 보아하니….

딱히 적대적이지는 않았다.

그랬으면 진즉에 흑돌이한테 물어뜯겨졌겠지.

“누구지?”

시우는 의문을 삼키며 현관문을 열었다.

띠리릭!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오빠 왔나 보다.”

왈!

서아와 흑돌이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들려왔다.

문을 열자 서아와 흑돌이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한 명의 여인.

뒤로 질끈, 묶은 포니테일 머리.

냉혹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미녀.

기억에 있는 얼굴이었다.

‘...이민정?’

시찰국의 가더, 이민정.

이민정이 시우의 집에 찾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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