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114화 (114/250)

113화.

서팔광은 숨을 헐떡거리며 공방 문 앞에 서 있었다.

확실히 지난 트레이닝으로 골병이라도 든 것일까.

서팔광의 안색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공방에 온 이유.

서팔광의 두 눈이 공방 안쪽을 훑었다.

시우와 한채린을 스쳐 지나가다 뚝.

마스터 오렐리안에 이르러 서팔광의 시선이 멈춰 섰다.

덜컥, 굳어 버리는 몸.

동그랗게 뜨여지는 두 눈.

“저, 정말로… 마스터 오렐리안께서….”

서팔광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세계 최고의 대장장이, 마스터 오렐리안.

대장장이로서 오를 수 있는 정점에 서 있는 자.

대장장이로서 바라 마지않는 꿈.

우상 중의 우상.

“이, 이게 정녕…!”

대장장이로서 어찌 감격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서팔광은 그 자리에 굳어 움직이질 않았다.

평소 서팔광답지 않게 어버버, 하는 행동만 내보일 뿐이었다.

그런 서팔광의 모습 때문일까.

오렐리안이 먼저 서팔광에게 다가갔다.

“Je voulais vous rencontrer.(정말 만나 뵙고 싶었소)”

오렐리안이 주름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서팔광의 표정이 당황으로 얼룩져갔다.

어떤 감격이라기보다는 마치….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역시나 알아듣지 못하는 서팔광이었다.

“오렐리안께서 서팔광 장인분을 꼭 만나고 싶었다고 말씀하세요.”

뒤이은 한채린의 통역이 있고 나서야 서팔광은 놀라 보였다.

“나를… 말이오?”

서팔광은 지금 이 상황을 믿기 어려워했다.

믿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긴 했다.

한채린은 서팔광에게 관련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내, 내가 세미나에서 우승을 했다는 말이오?!”

서팔광이 크게 놀라며 말했다.

그리고 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아저씨가 우승했구나.’

시우는 그 사실을 확인하고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았다.

딱히 신경 쓸 이유가 없었으니까.

세미나의 우승은 대장장이로서 실로 영광스러운 일.

그 영광은 오롯이 서팔광의 몫이었다.

시우는 그저 단 하나.

오리할콘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

그것 하나면 충분했다.

‘마저 할 일이나 하자.’

시우는 다시 갓튜브에 집중했다.

실로 충격적이고도 흉물스러웠던 이시스의 영상.

그러나 덕분에 이시스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상에 어떤 기능을 부여하는 능력.

그렇다는 건 즉.

‘장비에 아공간 기능을 부여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단 말이지.’

비단 아공간 기능뿐만이 아니었다.

다양한 마법 기능 등을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인챈트(Enchant)의 상위 호환이라 할 수 있었다.

그로써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신[神]의 야금술(SS)이 갖는 한계.

헤파이스토스를 뛰어넘는 장비를 시우는 만들 수가 있었다.

그 때문일까.

‘멤버십 가입하자.’

시우는 금방 결정을 내릴 수가 있었다.

시우는 바로 이시스 채널의 멤버십 가입 비용을 확인했다.

[이시스 채널 멤버십 가입 비용] - 4,000,000,000₩ / 월

‘멤버십 월 구독료가 40억…?’

그리고 다시 한 번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정확히는 이게 정말 맞는 건가…?

아니, 생각해 보라.

지난 장삼봉 채널의 멤버십 가입 비용이 20억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40억.

무려 두 배가 되어 버린 가격이었다.

물론 알고는 있었다.

가입한 멤버십 채널이 늘어날수록 비용이 비싸지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2배씩 늘어나는 거였어…?’

만일 헤르메스 채널까지 더해졌다 생각하면….

그러니까 무료 구독권이 없었다고 생각하면…?

‘원래는 80억이었다는 뜻이잖아.’

그것도 매달 80억.

‘미친….’

헤라클레스가 구독권을 선물해 주었기에 망정이지.

정확히는 스핑크스에게 갈취… 아니, 받아온 것이었다만.

어쨌든.

‘지금 내가 얼마가 있더라.’

시우는 현실의 스마트폰을 꺼내 계좌 잔고를 확인했다.

[계좌 잔고] - 8,443,334,556₩

84억.

계속 장비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고.

유투브 채널 또한 구독자 17만 명에 달해 수입이 차차 늘고 있었다.

물론 유투브는 덕구와 김이준 월급 주면 아직도 적자이긴 했다.

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수 억대의 수입을 기록할 터.

그리고 무엇보다.

‘한채린의 과외가 가장 크긴 하네.’

저기, 서팔광과 오렐리안의 대화를 통역해 주고 있는 한채린.

한채린을 가르쳐 주며 매달 100억씩 받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몫을 했다.

그 덕분에 시우는 돈에 허덕이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수입이랑 지출을 좀 정리해 보자.’

이시스 채널의 멤버십 가입 비용 40억.

수입과 지출을 한 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었다.

‘일단 수입으로는… 한채린 과외로 받는 100억.’

여기에 유투브 수입이 약 800만 원.

장비 제작 수입이 약 3억 원.

해서 시우의 한달 수입은 대략.

‘103억 800만 원.’

이 정도면 걸어 다니는 기업이나 다름 없었다.

S급 헌터들도 이 정도로 벌지는 못한다.

한 달 바짝 땡기면야 가능은 했다.

그러나 매달 100억 이상의 수입을 기록하기란 쉽지 않았다.

‘사실 한채린 과외비가 제일 크긴 하다만.’

어쨌든.

어마어마한 수입이나 지출 또한 그에 못지 않았다.

‘매달 갓튜브 멤버십 구독료로 31억.’

서아의 약값이 매달 550만 원.

화타의 신의술[神醫術](S+)을 위한 각종 약초값이 대략 1억.

덕구와 김이준의 기본급이 도합 1,200만 원.

인센티브와 위험 수당이 평균 1,800만 원.

흑돌이 밥값이 6,000만 원.

새 집의 유지 관리비와 각종 공과금이 1,700만원.

시우와 서아의 생활비가 대략 300만 원.

도합 33억 1,550만 원.

‘아, 참. 아윤이 과외비도 있었지.’

전 주인집 아주머니의 딸, 정아윤.

현재 아윤이는 일주일 3번.

집에 찾아와 서아의 검정고시 공부를 봐주고 있었다.

동시에 서아의 대학 입시까지 같이 알아봐 주고 있었다.

해서 시우는 그런 아윤이에게 매달 과외비로 150만 원을 주고 있었다.

아윤이는 한사코 괜찮다 말했다.

하지만 시우는 그렇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유항산(有恒産) 유항심(有恒心).

일정한 생업이 있어야, 일정한 마음이 있는 법.

시우는 공자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었으니 말이다.

해서 시우의 한 달 지출은 도합 33억 1,700만 원.

그리하여 순수익 +69억 9,100만 원.

미친 지출임에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한채린 과외가 진짜 크구나.’

그게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한채린 연금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이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어쨌든.

‘여유는 있네.’

40억 정도는 충분히 지출할 여력이 되었다.

이시스의 멤버십을 구독해도 여유가 있었다.

그럼에도 순수익이 +27억 하고도 +9,100만 원이었으니 말이다.

‘구독하자.’

시우는 금방 결정 내릴 수 있었다.

시우는 손가락을 들어 가입 버튼에 가져다 대었다.

그 과정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단 한 치의 주저함도 내보이지 않았다.

회피하지도 않고, 도피하지도 않았다.

외면은 커녕 기피하지도 않았다.

정말로 시우는 망설임 없이 가입 버튼을….

가입 버튼을….

‘...제기랄.’

차마 누를 수가 없었다.

아니, 생각해 보라!

40억이다.

4억이 아니라 40억이다!

4억도 미친 금액이거늘 40억이라니.

4인 가족 생활비를 300만 원으로 가정했을 때 무려 111년을 숨만 쉬며 살아갈 수 있는 금액이다.

그 금액이 사라져 버린다.

이 간단한 터치 한 번에 말이다.

그것도 매달!

앞으로 매달 40억씩 사라진다.

다른 멤버십 채널을 더하면 무려 71억!

이 어찌 망설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망설일 수밖에 없다.

한채린처럼 썩어 넘치는 돈이 있다면 또 모를까.

시우는 차마 구독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다.

‘제엔장…!’

구독 버튼 앞에 멈춰선 검지손가락이 움직이질 않는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에 손가락이 파르르, 떨려 온다.

도무지 움직이지를 않는다.

시우는 헤라클레스의 괴력[怪力](SS)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메두사의 석화 마법이라도 맞은 것이 아닐까.

시우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손가락 대신 스마트폰을 움직였다.

꾸우우욱.

끝내 손가락과 구독 버튼이 맞닿고야 말았다.

띠링!

이윽고 들려오는 스마트폰 알림음.

이 알림음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40억이 증발해 버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매달 40억이 증발할 예정이다.

시우는 차마 두 눈으로 그 현실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우는 끝내 살며시 눈을 떠 알림창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시스 채널의 멤버십에 가입하셨습니다.>

<현실조작[現實操作](SSS)을 습득합니다.>

“미친?”

살며시 뜬 두 눈이 일시에 부릅! 떠졌다.

현실조작[現實操作](SSS).

정확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통상적인 개념은 다음과 같았다.

작게는 주변의 환경.

크게는 우주의 법칙 자체를 개변시키는 능력.

시전자의 의지대로 현실을 왜곡시키는 마법(魔法).

‘그냥 특별한 기능을 부여하는 게… 아니었어?’

이건… 조금 의외였다.

아니, 조금이 아니라 시우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단순히 마법 부여를 하는 능력인 줄 알았건만.

생각해 보면….

그래서였던 것 같았다.

진흙을 빚어 만든 생식기에 성 기능을 부여할 수 있었던 것.

실현 불가능한 일을 현실로 이루어 낼 수 있었던 이유.

그리하여 태초의 신이자 태양신, 라(Ra).

라(Ra)조차 이시스에게 패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이집트 최강의 신, 이시스.

“이게 무슨…?”

흉물스러운 영상과는 별개로 엄청난 능력을 가진 이시스였다.

* * *

멍하디 멍한 정신.

시우는 정말이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시스의 현실조작[現實操作](SSS).

등급만 무려 SSS등급이다.

현재 시우가 배운 SSS등급은 다음과 같았다.

헤라클레스 신투술[神鬪術](SSS)

공자의 군자심[君子心] - 인의예지[仁義禮知](SSS).

갓튜브에서도 최강 혹은 최고에만 붙을 수 있는 등급.

그 등급이 이시스의 능력에 붙었다.

그런데 그럴 만하긴 했다.

사실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뿐.

이시스는 고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신이었다.

오죽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이시스의 존재가 언급될까.

서로 다른 두 신화인데도 말이다.

이시스는 비단 이집트만이 아닌, 그리스와 로마인들까지도 숭배하는 여신이었다.

그리하여 이시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수많은 신들의 신격과 합쳐진다.

태양의 신, 아폴론.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명계의 여왕, 페르세포네.

계절의 여신, 데메테르.

전쟁의 여신, 아테나.

이 모든 신(神)들의 신격을 더한 것과 같은 신격을 지니게 된다.

그야말로 이집트 최강의 신.

그런 이시스의 위명을 생각하면 사실 SSS등급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영상은 왜 저 모양이야?’

물론 영상은 좀….

제정신이 아니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럼 이제 숙련도를 올려야 하는데.’

뛰어난 능력이나 아직 시우의 것이라 할 수 없었다.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숙련도를 올려야 했다.

현재로서 숙련도를 올리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개성과 관련한 영상을 시청하는 것.

그 말은 즉.

‘그 마계의 심연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마계의 심연은 개뿔이 무슨.

결코 마계의 심연 정도가 아니었다.

심연 너머에 존재하는 우주적 공포.

이건 포기다.

생각할 가치도 없었다.

심연을 들여다 볼 때 그 심연 또한 나를 들여다 본다고 했던가.

자칫 시우의 정신 자체가 파괴될지도 몰랐다.

물론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있긴 했다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이시스의 현실조작[現實操作](SSS)이 어떤 심연을 선보일지 모를 일이었다.

그러니 영상 시청은 포기다.

그렇다면 남은 건 하나.

‘직접 사용해 봐야겠네.’

현실조작[現實操作](SSS)을 직접 사용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장비에 한 번 사용해 보자.’

시우가 이시스 채널의 멤버십에 가입한 이유.

결국 장비에 마법 부여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 자체로서 사기적인 능력이긴 했다.

그래도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되었다.

‘일단 테스트를 해 봐야 하니까.’

그렇기에 가장 적절한 것은 이것.

‘아공간 주머니부터 만들어 보자.’

시우는 망치를 쥐어 보였다.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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