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화.
시우에게 거래를 제안한 판데모니움.
이민정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는 맹시우 헌터님을 집어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여기.”
이민정은 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화면을 이리저리 터치하더니 시우에게 그 화면을 보여 주었다.
“유투브 영상 아닙니까?”
그것은 하나의 유투브 영상이었다.
이민정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치지직─.]
화면 안으로 노이즈가 섞인 소리가 새어 나왔다.
온통 검은 화면만 보이는 영상.
이윽고 변조된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그 자막이 화면 아래로 깔렸다.
시우는 그 영상을 가만히 지켜봤다.
3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영상.
이 영상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했다.
<붙잡아 둔 조북천을 죽여라.>
<그러면 오렐리안과 한채린이 있는 곳을 알려 주겠다.>
“해당 영상은 현재 비공개 처리되어 볼 수 없습니다.”
이민정은 스마트폰을 다시 품속으로 집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미 퍼진 소문은 걷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지금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오렐리안과 한채린의 실종.
이로써 그 일의 범인이 판데모니움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그 때문인지 한국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해외 언론에서도 현재 한국의 상황을 속보로 다루고 있었다.
“판데모니움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뭡니까? 굳이 이목을 끌 필요가 있는 겁니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세상의 혼란을 바라는 것일지도요.”
이민정은 난색을 표하며 고개를 저어 보였다.
하기사, 악독한 범죄자들의 속을 어찌 안단 말인가.
시우가 직접 겪어본 바.
저들은 인간의 상식을 들이밀면 안 되었다.
당장 요구 사항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보통은 조북천을 풀어 달라고 요구하는 게 정상이지 않은가.
그런데 죽이라니.
인간이라 부를 수 없는 짐승들이었다.
시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오렐리안과 채린 씨의 위치는 파악했습니까?”
“시찰국과 관리국이 협조하여 수사하고 있습니다만….”
이민정은 말을 끝맺지 않았다.
그러나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겠지.
시우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었다.
오렐리안과 한채린의 실종.
오리할콘과 매달 100억 원씩 들어오는 연금.
이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아니.
사실 그러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꽈드득!
시우의 주먹이 거칠게 쥐어졌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시우는 알 수 없는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이름 모를 분노에 가슴이 들끓었다.
시우는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지금은 분노할 때가 아니다.
냉정을 유지하며 닥친 상황부터 해결해야 한다.
시우는 크게 심호흡을 들이켰다.
“조북천이라는 놈에게 무언가 있는 모양이군요.”
조북천이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기밀 사항 같은 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저런 요구를 해 올 리가 없었으니까.
“시찰국은 어떤 생각이십니까.”
“그것이….”
이민정은 쉽사리 답을 해 오지 못했다.
본래 범죄자와의 협상은 있어서는 안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상황이 특별했다.
세계 최고의 대장장이, 오렐리안.
SH그룹의 막내 손녀딸, 한채린.
그 둘이 판데모니움에게 납치가 되었다.
세계적인 이목이 쏠리며 모두가 현 사건에 집중하고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SH그룹에서도 계속된 압박이 들어오고 있을 터.
그에 반면에 둘의 행방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
만일 둘 중 하나라도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니 현실적으로 저 요구를 들어줘야만 했다.
시우도 그걸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요구를 들어주지 마세요.”
시우는 단호히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압니다. 하지만 이놈은 아닙니다.”
이민정이 고개를 갸웃거렸고.
시우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보통은 ‘알려 주겠다’라는 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제갈공명의 통찰력(S+).
마주한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 힘.
“민정 씨는 인질을 빌미로 협박하는 사건을 많이 겪어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만.”
“그럼 보통 범인의 요구는 어떠합니까.”
“열에 아홉은 돈입니다. 얼마 간의 돈을 내와라. 그러면 인질을 풀어… 아.”
이민정은 그때서야 깨달았다는 듯 탄성을 내뱉었다.
시우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보통은 인질을 풀어 주겠다고 말하죠. 인질이 잡혀있는 위치를 알려 주겠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야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확률이 높아지니까.
거짓말이라도 풀어 주겠다 말한다.
그런데 영상은 ‘알려 주겠다’라고 말했다.
실수한 거다.
정확히는 자신도 모르게 나와 버린 거다.
통찰력(S+)은 그 맹점을 정확하게 짚었다.
“상황이 본인의 통제권에 놓여 있지 않다는 뜻이죠.”
자신의 의지대로 인질을 풀어주고 자시고 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위치를 알려 주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따라서 유투브 영상을 올린 이.
그는 현 상황과 무관하다.
적어도 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 인물은 아니다.
인질을 풀어 줄 수 있는 범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 자세한 사정을 알 수는 없었다만.
“취할 것만 취하고 빠지겠다는 속셈입니다. 이 영상을 올린 놈은.”
“그렇다면 이렇게 영상을 올린 건….”
“민정 씨의 말대로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것이죠.”
어쩌면 판을 키우려는 의도라든가.
그로써 자신의 속셈을 감추려는 것이다.
몇 수 앞을 내다 본 계략이었다.
꽤나 치밀한 수작이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평범한 놈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갈공명의 통찰력(S+).
그 어떤 계략도 제갈공명 앞에선 한낱 잔재주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니.
“그 요구를 들어준다면 이놈에게 놀아나는 꼴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통찰력(S+)의 힘이나 확인된 사실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조북천을 한 번 족쳐 보죠.”
이 상황을 역으로 이용할 방법은 있었다.
* * *
서울 지부 시찰국.
“아, 팀장님 오셨습니까.”
“가셨던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맹시우 헌터님이 뭐라고 해요?”
이민정의 등장에 팀원들이 와다다, 물어 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맹시우… 헌터님?”
이민정 뒤쪽으로 보이는 시우에 모두가 멈칫, 거렸다.
이민정은 앞선 팀원, 정수아에게 물었다.
“조북천은 어디에 있지?”
“...네? 아, 그게 심문실에 있긴 해요.”
이민정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가시죠.”
그리고는 시우를 안내하며 심문실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심문실.
“너, 너는…?”
심문실 안으로 들어오는 시우의 모습에 조북천이 당황하며 소리쳤다.
시우를 바라보는 조북천의 얼굴에는 짙은 두려움이 떠올랐다.
시우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터벅.
조북천에게 다가갈 뿐이었다.
“뭐, 뭐야?”
조북천이 당황하며 소리쳤다.
시우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조북천의 손가락을 붙잡을 뿐이었다.
“뭐, 뭐 하려는….”
꽈득!
조북천의 손가락이 뒤로 꺾여 손등까지 맞닿았다.
“아아아아아아악!!!”
조북천의 비명 소리가 찢어지듯 터져 나왔다.
“지, 지금 뭐 하는!”
“그만두세요!”
4팀의 팀원들이 화들짝 놀라며 말려 왔다.
하지만 이민정은 손을 한번 들어 보일 뿐이었다.
“팀장님…?”
이민정은 말없이 시우의 행동을 지켜봤다.
시우는 계속해서 조북천의 손가락을 꺾었다.
열 손가락과 손목 관절.
열 발가락과 발목 관절.
온몸의 관절이란 관절을 역방향으로 꺾었다.
“세, 세상에….”
“으으…!”
그 모습에 팀원들이 몸서리 쳐 보였다.
인간 도살자라 불리는 가더들이다.
가더로서 끔찍한 광경들을 수없이 봐 왔다.
“아아아아아악!!”
그러나 이 정도는 아니었다.
시우는 아무렇지 않게 조북천의 손발을 꺾었다.
시우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꽈드득!
차가운 분노.
그것만이 엿보일 뿐이었다.
모든 관절을 꺾은 시우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북천은 정신이 빠진 것일까.
“히.. 히히….”
침을 줄줄, 흘리며 나자빠져 있었다.
이윽고 시우가 허리춤에 매단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돌멩이 하나 정도 들어갈 법한 주머니.
그 안에서 보다 큰 목갑 하나가 꺼내어졌다.
“사람의 신체에는 다양한 급소가 있어.”
시우가 처음으로 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시선은 조북천을 향하지 않았다.
“고통을 느끼는 기관 또한 굉장히 다양하고.”
시우가 목갑을 열었다.
목갑 안에는 길이가 제각각의 침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시우는 가장 길쭉한 침을 하나 빼 들었다.
“죽진 않으니까. 너무 걱정하진 말고.”
차라리 죽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울 뿐이지.
“그래도 네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한 짓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거야.”
푹.
끄아아아아아아아악!!!!!
달칵.
이민정이 심문실의 문을 닫았다.
심문실은 완벽한 방음 마법이 펼쳐져 있다.
그런데 왜일까.
끄아아아아아아─.
문 너머로 비명이 새어 나왔다.
어떻게 비명을 질러야 저럴 수 있을까.
아니, 저런 비명을 어떻게 쥐어 짜내는 걸까.
“가서 할 일들 해.”
팀원들은 이민정의 말에 후다닥, 자리로 돌아갔다.
* * *
시우의 심문은 꽤나 길게 이어졌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이민정은 팀원들과 함께 심문의 과정을 확인했다.
심문의 과정이 녹화된 영상.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재생과 동시에 끔찍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보이는 장면은 정말이지….
“앞부분은 넘겨.”
“...네.”
이민정의 말에 정수아가 앞부분을 빠르게 넘겼다.
[끄아─.]
딸각.
[주, 주겨주어!!!!]
딸각.
[그, 금제가…! 금제가 이쓰비나!]
“거기. 거기서부터 재생해 봐.”
이민정의 말에 수아가 해당 장면에서 멈췄다.
그리고 속도를 조절해 원래 속도로 재생했다.
[금제?]
[예에!! 예예! 그, 금제가 거려 이스비낟! 그래서 마, 마쓰드리고 시퍼도 마쓰을 드리 수가…!]
조북천은 애걸복걸 하며 소리쳤다.
그 말에 이민정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아무 말도 안 했던 건가.”
정확히는 못 했던 것이었다.
아무리 심문해도 그 어떠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이유.
그 이유가 바로 금제에 있었다.
이민정은 다시 영상에 집중했다.
영상 속, 시우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시선을 내려 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영상 속, 시우가 가만히 손을 앞으로 뻗었다.
뻗은 손으로 조북천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설마, 조북천을 죽이려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럴 리가 없었다.
이 영상은 녹화된 영상.
지금 조북천은 멀쩡히 살아 있다.
그러니 죽인 건 아니었다.
그러면 대체 뭘…?
하는 물음도 잠시.
파지직─!
기이한 마력이 시우의 손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어…? 어어?]
“어, 어어?”
영상 속 조북천과 비슷한 느낌의 말이 들려왔다.
푸석푸석한 머릿결.
퀭한 다크서클이 인상적인 여인.
B+급의 마법사이자 가더 4팀의 일원, 유아린.
“바, 방금…!”
유아린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무슨 일인가 물으려던 것도 잠시.
[그제가… 푸려써…?]
영상 속, 조북천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금제가 풀렸다니?
이민정은 지금 제대로 들은 것이 맞나 싶었다.
이민정이 마법에 대해 자세히 아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금제 마법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있었다.
수많은 범죄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알게 될 수밖에 없었다.
금제(禁制).
강력한 구속 마법으로 특정 행동을 억제하는 마법이다.
행동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특정 생각 자체를 아예 막아 버린다.
그리고 행여 금제를 어기면 죽는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악독한 마법.
최상위 등급의 마법이다.
푸는 방법 또한 오직 시전자만이 풀 수 있었다.
다른 누군가가 강제로 금제를 풀 수가 없었다.
그랬다간 금제가 걸린 대상이 죽는다.
그런데 그 금제가 풀렸다?
“방금 맹시우 헌터가 사용한 것이 마법이었나?”
“모, 모르겠어요….”
유아린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답을 해 왔다.
“저건… 마법일 수가 없는데?”
바라본 유아린의 두 눈은 경악으로 뜨여져 있었다.
표정은 존재할 수 없는 어떤 현상을 마주한 충격이 떠올라 있었다.
“아, 아니… 저게 대체…?”
어딘가 실성해 보이는 듯한 유아린이었다.
[이제 말해.]
영상 안에서 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이후론 일사천리였다.
조북천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을 낱낱이 불었다.
그 안에는 충격적인 진실들이 들어 있었다.
“세상에….”
“이게 어떻게….”
베일에 감춰져 있던 판데모니움.
그 정체가 일부 드러난 순간이었다.
동시에 조북천을 더 이상 살려 둘 이유가 없어진 순간이기도 했다.
얻어 낼 것을 다 얻어 냈으니 말이다.
그리고 판데모니움의 범죄자들은 살려 둘 가치가 없는 쓰레기다.
저 조북천만 해도 그러했다.
살인, 폭행, 고문, 강간.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범죄들이 조북천의 손에서 수백 건이 행해졌다.
마찬가지로 희생된 피해자만 수백이다.
죽여 마땅한 놈이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조북천을 죽이면 범죄자와 협상을 하게 되는 꼴이니까.
이민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확히는 시우가 시찰국을 떠나기 전.
시우가 이민정에게 했던 말을 곱씹었다.
‘두 다리를 못 쓰게 만들어 놓긴 했습니다.’
그땐 무슨 소리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흉악한 범죄자가 탈출하면 어떻게 처리하시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이민정은 그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참….
묘한 남자다.
평소엔 맹한 일반인이었다가.
어떨 땐 좀 특이한 헌터.
아니, 돈에 미쳐있는 헌터였다가.
동생을 대할 때면 한없이 가정적인 남자가 된다.
그리고 지금.
범죄자들을 대할 때면 악귀도 이런 악귀가 없었다.
그렇다고 성정이 흉악한가?
그건 절대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사람 냄새가 나는 남자다.
겪으면 겪을수록.
알면 알수록.
왜인지 따뜻한 느낌이 드는 남자.
“조북천을 풀어줘.”
이민정은 작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 * *
<판데모니움의 습격. 조북천, 심문 도중 도주.>
<가더들의 추격 끝에 척살.>
<시민의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달칵.
시우는 스마트폰을 품 속에 넣었다.
아공간 주머니에 넣고 싶었지만 그래서는 안 되었다.
주머니 속 공간은 다른 차원.
통화권이 연결되지 않아 전화와 메시지를 받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이로써 조북천은 죽었다.
그러나 범죄자와의 협상은 아니게 되었다.
탈출한 조북천을 척살한 것 뿐이니까.
물론 한낱 명분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 명분이 있냐 없냐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게 된다.
또한 결국은 요구를 들어준 셈이었다.
그리고.
“조북천에게서 얻을 정보는 다 얻었으니까.”
아마 금제가 풀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금제란 원래 그러한 것이니까.
하지만 시우는 그 금제를 풀 수가 있었다.
이시스의 현실조작[現實操作](SSS).
“생각보다 활용도가 넘쳐난단 말이지.”
넘쳐나는 정도가 아니었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했다.
그야말로 현실의 법칙을 개변시키는 능력.
물론.
“아으…! 아직도 머리가 띵하네.”
그 대가는 책임질 수 없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제 움직여야지.”
곧 있으면 오렐리안과 한채린이 있는 곳의 위치가 알려질 터였다.
지금도 시찰국의 가더와 관리국의 헌터들이 그것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우는 기다릴 생각이 없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가 없어.”
무엇보다 그 위치가 진짜이리란 보장도 없었다.
범죄자들이 말하는 걸 그대로 믿는 건 바보 같은 일이다.
무엇보다 이민정이 말하길.
실종에는 골든 타임이라는 것이 있다.
그 시기를 놓치면 실종자는 사실상 사망자가 된다.
그러니 별개로 움직여야 한다.
보다 빠르게.
놈들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자, 흑돌아.”
왈!
흑돌이가 자신만 단디 믿으라며 짖어왔다.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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