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133화 (133/250)

132화.

한채린의 손목을 잡은 시우.

한채린의 고개가 다시금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별다른 당황을 내보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이었음에도 한채린은 동요가 없었다.

감정이 보이지 않는 두 눈만이, 시우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되었습니다.”

이윽고 시우가 한채린의 손목을 놓았다.

다시 망치를 잡고는 한쪽에 놓인 금속을 가져왔다.

충분히 달궈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조된 금속.

형태가 일그러져 사용할 수 없는 금속.

한채린이 처음 단조했던 바로 그 금속이었다.

시우는 금속을 용광로 안에 집어넣었다.

화륵, 화르르륵!

뜨거운 불길이 금방 금속을 빨갛게 달구었다.

시우는 달아오른 금속을 꺼내 모루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까앙─!

금속을 다시 제련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띠링!

<쓰레기 팔찌를 만들었습니다.>

스마트폰 위로 알림창이 떠올랐다.

“......”

시우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처참하기 그지 없는 헤파이스토스의 평가.

하지만 뭐.

금속의 상태가 좋지 않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적합하지 않은 온도에서 단조된 금속.

좋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박살이 난 상태라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만들어진 팔찌의 외견 또한 투박하고 단조로웠다.

“받으세요.”

“...네?”

“오늘 수업은 이 팔찌입니다. 언제고 초조한 마음이 들 때면, 이 팔찌를 보면서 오늘 수업 내용을 되새기세요.”

시우는 한채린에게 팔찌를 건넸다.

한채린은 얼떨결에 팔찌를 받았다.

“한 번 착용해 보세요.”

이어진 시우의 말에 한채린은 다시 얼떨결에 팔찌를 착용했다.

착.

“딱… 맞네요?”

“채린 씨 손목 사이즈에 맞춰 제작했으니까요.”

“제 손목 사이즈에 맞춰서요? 제 손목 사이즈는 어떻게… 아.”

한채린의 놀란 감정이 약간 사그라들었다.

조금 전, 한채린의 손목을 잡았던 시우.

그 행동이 손목의 사이즈를 재기 위함이었음을 깨달은 것 같았다.

한채린은 착용한 팔찌를 이리저리 돌려 보았다.

“항상 착용하고 다닐게요.”

한채린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어진 밝은 미소는 역시나 한채린의 미모를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 때문일까.

‘안 어울리네.’

팔찌가 한채린과 어울리지 않았다.

별다른 치장 없는 투박한 형태.

사실 형편없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팔찌.

솔직히 말하면 팔찌가 아니라 수갑이라 불러도 믿을 지경이었다.

아무리 좋게 봐도 한채린과 어울리지 않았다.

‘음….’

시우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수업의 내용을 되새기라는 의미로 만들어 준 것이긴 했다.

하지만 왜인지 또 하나가 아쉬웠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외형을 바꾸자니 의미가 퇴색될 것 같았다.

잠깐의 고민.

“채린 씨. 팔찌를 착용한 손을 내밀어 보시겠어요?”

시우는 다시 한채린에게 말했다.

그러자 한채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금방 팔찌를 착용한 손을 시우에게 내밀었다.

시우는 팔찌 위에 가만히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두 눈을 감아 감각을 집중했다.

이시스의 현실조작[現實操作](SSS).

시우는 갓튜브에서 여러 신들의 힘을 배우고 있었다.

신(神)의 힘이라 불리는 개성들.

그러나 신(神)의 힘도 완벽하지는 않았다.

신(神)의 힘도 발전시킬 수가 있었다.

조북천의 가속(S-)에서 초신속[超迅速](SS+)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깨달은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얼마 전, 시우가 대적했던 문태범.

문태범은 증폭 마법진을 통해 개성의 힘을 증폭시켰다.

본래 개성의 힘은 그 자체로서 달라지지 않는다.

한번 결정되면 변하지 않는 힘이다.

그러나 문태범은 증폭에 증폭을 거듭하여 그 힘을 뛰어넘었다.

지배(支配)의 영역으로 개성을 한 단계 초월시켰다.

증폭이라는 개념을 보다 넓게 활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시우라고 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더 나아가 그것을 발전시키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복잡한 마법진을 걷어 내고.

특정 공간이라는 한계를 덜어낸다.

그리하여 지금.

우우웅─!

시우 주변의 공기가 떨려 왔다.

크나큰 압박감이 시우를 짓눌러 왔다.

그리고 잠시.

띠링!

<증폭의 개념을 새롭게 각인했습니다.>

<현실조작[現實操作](SSS)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현실조작[現實操作](SSS) 숙련도 7.55%[+5.3%]>

알림음과 함께 수많은 알림창들이 우후죽순 떠올랐다.

이 말은 즉.

‘...되네?’

이게 되었다.

아찔한 현기증에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하지만 시우는 어질어질한 정신보다 얼떨떨한 심정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이게 진짜 되네?’

이게 정말 될 줄은 몰랐으니까.

솔직히 반신반의 했던 일이었다.

형편없는 팔찌만 주기에 아쉬웠던 것뿐이었다.

그렇기에 실험적으로 시도해 본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웬걸.

‘이게 되네?’

이게 되었다.

장비에 증폭의 힘을 각인할 수 있었다.

“뭔가… 다른 힘이 느껴지는데요?”

한채린도 미묘한 감각의 변화가 느껴지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 정도면 되겠네.’

시우는 그때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착용하는 자의 모든 능력을 증폭해 주는 팔찌.

신체 능력과 더불어 개성의 힘까지도 증폭시켜 주었다.

그리하여 한채린이 각성한 두 가지 개성.

육감[六感](S), 검재[劍材](S).

그 개성들 또한 증폭이 되었다.

‘어느 정도 증폭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확한 수치는 시우도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아마 그리 많지는 않을 터였다.

숙련도가 낮아서 많이 개변시키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마저도 어마어마한 능력이었다.

착용만 해도 능력이 증폭되는 장비가 어찌 평범할 수 있을까.

그것도 별다른 조건 없이 말이다.

개사기 장비라고 봐도 무방했다.

이 말은 즉.

‘내 장비에도 각인할 수 있겠는데?’

곧 얻게 될 오리할콘.

그 오리할콘으로 만들 시우의 장비.

시우의 장비에도 증폭의 힘을 각인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각인된 증폭의 힘은 개성의 힘마저 증폭시킨다.

…잠깐.

그렇다는 건 설마?

‘갓튜브의 개성들까지도…?’

시우의 몸이 순간 멈칫거렸다.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에 통찰력(S+).

기이한 힘이 마주한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다.

그리하여 내린 결론.

‘미친?’

미쳤…다.

아니, 이건 미친 수준을 아득히 넘었다.

정신이 나가 버렸다라고 표현해도 부족했다.

물론 증폭되는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20%? 10%?

아니, 설령 5%라도 상관없었다.

기준이 되는 수치가 남달랐으니까.

5%라도 얼마의 5%냐에 따라 상승되는 수치는 달라진다.

100만 원에 5%면 5만 원.

100억에 5%면 5억.

헌데 시우가 배우는 개성들은 최소 S+등급부터 시작한다.

SSS등급만 무려 3개.

그 모든 개성들의 힘을 5% 증폭시킬 수 있다?

‘미친!’

이건 미쳤다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만일 정말 이것이 가능하다면.

헤라클레스가 말한 것이 마냥 꿈은 아니었다.

[나중에는 네가 나보다 더 뛰어나겠는데?]

처음엔 말도 안 되는 개소리라 생각했었다.

물론 여전히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아주 약간은 생각이 달라졌다.

시우는 여러 신들의 힘을 배워 가진 바 한계를 뚫을 수 있다.

지금 한채린에게 만들어 준 팔찌만 봐도 그러했다.

저 팔찌에 대한 헤파이스토스의 평가는 ‘쓰레기’였다.

하지만 시우는 이시스의 현실조작[現實操作](SSS)으로 증폭의 힘을 부여했다.

저걸 과연 쓰레기 팔찌라 말할 수 있을까?

개성의 힘을 증폭시켜 주는 팔찌를?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헤파이스토스도 다시 생각할 터였다.

그렇다는 것 즉.

헤파이스토스의 평가를 뛰어넘은 것이다.

신[神]의 야금술(SS)이 갖는 한계.

그 한계를 뛰어넘는 장비를 시우가 만든 것이었다.

‘내가 헤파이스토스를 뛰어넘는 장비를 만들 수 있다?’

더 나아가 헤라클레스 신투술[神鬪術](SSS).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

장삼봉의 태극[太極](SS) 등.

시우가 배우는 신들의 힘을 뛰어넘을 수 있다.

그리고 그건 오직 시우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오늘 주신 가르침을 절대 잊지 않을게요.”

한채린의 목소리가 귓가에 스치듯 들려왔다.

퍼뜩, 드는 정신에 고개를 들자, 한채린이 공방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혹시 또 수련을 하러 가는 건가?

하지만 한채린은 시우가 만들어 준 팔찌를 보며 말해 왔다.

“다시 병원에 가 보려고요. 상태를 보고 하루나 이틀 정도는… 쉬려고요.”

한채린의 얼굴에 초조함은 보이지 않았다.

강해져야 한다는 강박은 여전했다.

그러나 지금은 때를 준비할 줄 아는 여유가 깃들어 있었다.

언젠가, 공자께서도 말씀하시길.

[군자가 가져야 하는 자신감이란, 어떤 일을 반드시 해내겠다는 확신이 아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여유.]

[그것이 군자의 자신감이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여유가 없는 이에게는 개소리처럼도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임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런 의미로 한채린은 그 방향성을 바로잡았다고 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저만큼은 채린 씨 옆에 있겠습니다.”

200억 원짜리 연금을 두고 어딜 간단 말인가.

늙어 죽을 때까지 따박따박, 연금 수령해야지.

“정말 고마워요, 시우 씨.”

한채린은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어 보였고.

시우는 그렇게 연금 수령에 대한 걱정을….

아니, 한채린에 대한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다.

* * *

그렇게 한채린이 떠나간 이후.

시우는 공방에 홀로 남아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증폭 각인의 장비라….”

한채린에게 만들어 준 증폭 각인이 된 팔찌.

정말 엄청난 장비임은 분명했다.

해서 ‘팔걸….’ 싶은 후회도 잠시 했었다만.

“에이, 과외비 인상 받았으니까.”

자그마치 2배나 말이다.

그러니 뭐.

그 정도는 선물로 줘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덕분에 시우도 가능성을 볼 수 있지 않았는가.

헤파이스토스의 평가를 뛰어넘은 팔찌.

그 말은 즉.

“언젠가, 헤파이스토스보다 뛰어난 장비를 만들 수 있다라….”

그런 의미로 오리할콘으로 만들 장비.

시우는 그 장비를 만들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었다.

하지만.

“오렐리안이 올 때까지 만들 수가 없으니.”

지금 당장은 아니었다.

오렐리안이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

“아니지?”

시우의 머릿속으로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굳이 기다릴 필요가 있나?

물론 오리할콘을 얻으려면 오렐리안을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다른 장비를 만들고 있으면 되잖아.”

오리할콘 말고 다른 장비는 만들어도 되지 않은가.

보다 정확히는 증폭의 힘이 각인된 장비.

그 장비를 만들어 사용하면 되지 않은가.

그리고 장비란 시우가 착용하는 것들을 의미했다.

액세사리도 장비의 범주에 포함되었다.

한채린의 팔찌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 말은 즉.

“반지를 열 손가락에 모두 껴서 증폭 각인을 건다면…?”

아직 증폭의 수치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당 최소 +5%라 한다면….

“열 손가락 반지에 +50%.”

또 그뿐이랴.

“귀걸이도 가능하고.”

한 짝씩 +5%라 치면 +10%.

그럼 벌써 몇 %란 말인가.

“...+60%?”

증폭의 힘이 +60%나 중첩된 셈이었다.

한마디로 시우가 배우고 있는 갓튜브의 개성들.

그 개성들의 힘이 자그마치 +60%나 증폭되는 것과 같았다.

이쯤 되자 생각이 마구잡이로 확장되어 갔다.

“발가락도 가락지잖아.”

반지를 꼭 손가락에만 껴야 한다는 법칙이 있단 말인가.

설령 그런 법칙이 있다 해도 상관없었다.

“법칙을 개변시키면 되니까.”

이시스의 현실조작[現實操作](SSS).

그 힘으로 법칙을 개변시키면 그만이었다.

이제부터 발가락에도 반지를 낄 수 있다.

그렇게 말이다.

물론 그런 법칙은 없겠지만 아무튼.

열 발가락 더 해서 +50%.

“한채린처럼 팔찌를 착용해도 되고.”

양팔에 착용하면 +10%.

“생각해 보면 발찌도 있잖아?”

양발에 차면 또 +10%.

“코걸이도 있지 않나?”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그 말을 미루어 보아 코걸이는 분명 존재하는 개념이었다.

발가락지처럼 어거지로 법칙을 개변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그럼 여기서 다시 +5%.

“요즘엔 배꼽에도 하고 그러던데.”

피어싱이라는 개념.

요즘 패션이다 뭐다 배꼽에도 주렁주렁 무언가를 달고 다닌다고 들었다.

그럼 여기서 또 +5%.

“턱도 뚫어서 장신구를 착용한다던데.”

아프리카 부족민 중 하나가 그러하다고 들었다.

아랫입술을 뚫어 장신구를 착용하고 다니는 부족이 있다고 들었다.

그럼 다시 +5%.

“여기까지만 해도….”

자그마치 +145%.

시우가 배우는 신(神)들의 힘이 무려 +145%가 증폭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배수로 환산하면 +2.45배.

간단히 말해 시우가 헤라클레스보다 2.45배나 세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미친!!”

이 어찌 미쳤다는 말이 안 나올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문제가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러면 온몸을 장신구로 도배해야 되는데.”

꼴이 영… 좋지 못하다는 것.

또한 왜인지 모를 거부감도 있었다.

다름 아닌 군자심[君子心](SSS).

시우의 정신에 뿌리내린 공자의 정신.

유교의 시초이자 씹선비….

아니, 고상한 선비이신 공자께서 허락하시질 않았다.

벌써부터 공자께서는 ‘저, 저..! 딴따라 같은…!!’이라며 뒷목 잡고 쓰러지고 계셨다.

“으음….”

그렇기에 시우는 상당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뭐.

“일단 반지만이라도 만들어 볼까.”

시우는 설레는 마음으로 망치를 잡았다.

* * *

헌터 관리국 본청.

“마스터 오렐리안께서 한국으로 출발하셨단 말인가?”

문득 들려온 보고에 금천규는 놀란 눈을 떠 보였다.

관리국의 국장이자 헌터 협회의 협회장, 금천규.

“그렇습니다.”

“으음….”

금천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오렐리안이 프랑스로 떠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한국에 온단 말인가.

아니, 벌써라는 말도 이상했다.

“오렐리안께서 왜 다시 한국에 오시는 거지?”

“그게… 맹시우 헌터를 만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맹시우.

지난 번, 오렐리안과 한채린 납치 사건에 혁혁한 공을 세운 자.

아니, 사실상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한 헌터.

“으음….”

금천규는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겼다.

맹시우 헌터.

금천규가 확인해 본바, 맹시우의 등급은 B+급의 헌터였다.

아니, 얼마 전에 A-급 헌터로 승격했다고 들었다.

정확히는 어제 승격했다고 한다.

그리고 걸린 시간은 고작 한 달.

B-급에서 A-급까지 1년도 아니고 한 달이 걸린 것이다.

실로 놀라운 일.

하지만 사건 당시, 맹시우는 B+급 헌터였다.

그런데 정말 그게 B+급의 헌터라고 할 수 있었던가.

“......”

금천규는 그 물음에 쉽게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아니, 이미 답을 내린 상태였다.

다만 믿을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

바로 그때.

“맹시우?”

한쪽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라본 그곳.

그곳엔 웬 껄렁하게 생긴 사내가 앉아 있었다.

정확히는 제 잘난 맛에 도취한 듯한 사내였다.

그러나 저 사내의 이름을 듣는다면 결코 오만이라 생각할 수 없었다.

한국에 존재하는 6명의 S급 헌터 중 한 명, 이예준.

이예준은 지금 막 한국에 돌아온 참이었다.

S급 헌터 중 길드를 운영하는 이예준.

이예준은 길드의 일로 한국에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지금 막 한국에 도착하여 금천규와 만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이예준은 당시 사건의 전말을 알지 못했다.

그 때문일까.

“그 새끼가 누군데?”

이예준의 표정은 불쾌한 기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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