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171화 (171/250)

170화.

행정 안전부 산하, 헌터 관리국 서울 지부.

서울에서 활동하는 모든 헌터들이 모이는 헌터 관리국.

“미, 미친….”

“저게… 사람이 가능한 일이야?”

헌터 관리국엔 때아닌 소란이 일고 있었다.

사실 소란이라고 하기엔 조금 맞지 않는 감이 있었다.

“불과 10분 전에 던전을 할당받지… 않았나?”

“아마 20개 묶어서 할당받았을 텐데…?”

당황 혹은 경악.

“그럼 던전 하나 클리어하는 데 30초가 걸렸다는 뜻…?”

“세, 세상에나….”

“노, 노, 농담 하지마…. 그게 가능할 리가….”

서울 지부의 헌터 관리국에 모인 헌터들은 모두가 당황과 경악의 심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당황과 경악을 선사하는 한 존재.

“자, 잠깐. 그럼 맹시우 헌터. 지, 지금까지 몇 개의 던전을 클리어한 거야?”

맹시우.

“10분 전에 390개라고 했었으니까….”

“20개 클리어 하고 온 거면 410개…?”

정적이 내려앉았다.

비단 헌터들 뿐만이 아니었다.

관리국 직원까지 모두 입을 꾹, 다물었다.

이윽고 약속이라도 한 듯 사람들이 관리국에 비치된 시계를 확인했다.

<현재 시각: 4시 55분(오후)>

시계는 아직 5시를 채 가리키지 않고 있었다.

하루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간.

이 말은 즉.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시우가 던전 410개를 클리어 처리한 것이 끝이 아니었다.

500개…, 아니.

지금 속도라면 600개도 충분히 가능했다.

하루에 600개의 던전을 클리어한다…?

“......”

“......”

관리국의 누구도 쉬이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리고 던전 관리팀의 과장, 박도현.

박도현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허허….”

정말이지 헛웃음밖에 새어 나오지 않았다.

저기 던전 창구에 서 있는 시우.

“문제가 안 된다면 100개 정도를 한 번에 예약할 수 있을까요? 왔다 갔다 하면서 던전 갈아 끼우기가 번거로워서요.”

“자, 잠시만…요!”

당연하게도 해 주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관리국 차원에서 무조건 막아야 하는 일이었다.

지금 시우의 행동은 던전을 독과점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과거에는 종종 성행하던 일이었다.

헌터란 하나의 직업이 되어 버린 시대.

아직 5차 산업 혁명으로 인한 사회의 시스템이 정비되기 전.

대형 길드가 나서서 던전을 통제해 이익을 모두 독점하던 때가 있었다.

서로의 관할 구역을 나누고 파벌 싸움까지 일어나는 일이 빈번했다.

깡패와 다를 바 없는 행동이나 그 여파는 차원이 달랐다.

각성자 깡패.

한번 싸움이 났다 하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일이 상당히 많았다.

결국 정부가 직접 나서 체계를 정립.

현재 던전 관리국이 생기게 된 배경이었다.

어쨌든.

“저… 과장님. 맹시우 헌터님의 요청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시우의 행동은 던전 독과점과 같았다.

헌터 관리국은 결코 저 행동을 좌시해서는 안 되었다.

무분별한 던전 공략을 막아야만 했다.

하지만.

“요청 주신 대로 해 드려.”

박도현은 시우를 막지 않았다.

“혹시 더 요구하시면 그것도 할당해 드리고.”

“네? 하, 하지만….”

아니, 되려 독과점을 부추기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김 대리, 이 사람아. 어제 광주 지부에서 던전 쇼크로 튀어나온 몬스터들이 지하철을 점거했다는 소식도 못 들었나?”

근래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던전 게이트.

전국적으로 던전 게이트 발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너무도 많은 던전을 처리할 수가 없었다.

시찰국의 가더들까지 총동원되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늘은 경부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던전 폭발이 일어났다고 하더군.”

전국적으로 수많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난리 통이었다.

그러나 서울만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던전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맹시우 헌터님이 아니었으면 지금 서울은 쑥대밭이 되었어. 우리가 멀쩡히 출근할 수 있는 이유가 누구 덕분이라 생각하나.”

맹시우.

그 이름 석 자가 가져온 결과였다.

그래서일까.

“김 대리, 맹시우 헌터님께 이번에 성북구에 발생한 S등급 던전도 할당해 드려.”

박도현은 은근슬쩍, 시우의 편의를 봐주었다.

본래 S등급 던전은 이런 식으로 할당하면 안 되었다.

S등급 던전은 지닌 바 가치가 굉장히 높았으니까.

그렇기에 입찰 경매를 통해 배분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면 대형 길드 쪽에서 거센 항의를 해 오지 않을까요…?”

오래 전부터 헌터 업계의 불문율로 자리해 온 원칙이었다.

하지만 불문율은 어디까지나 불문율일 뿐.

“그럼 각자 하루에 600개씩 던전 클리어해 오라 해. 그것도 B+등급 이상으로다가.”

규정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맹시우 헌터님은 S등급의 던전을 공략할 수가 없습니다.”

“......?”

박도현은 순간 고개를 갸웃거렸다.

맹시우 헌터가 S등급의 던전을 공략할 수 없다니.

“무슨 헛소리야?”

저게 무슨 헛소리란 말인가.

헛소리도 정도가 있는 법이었다.

“맹시우 헌터님이 S등급 던전을 클리어할 능력 안 된다는 소리야?”

이건 그냥 멍청한 것이지 않은가.

박도현은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S등급 던전의 난이도가 높은 건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S등급 던전을 ‘홀로’ 클리어할 수 있는 헌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정확히는 6명이라 할 수 있었다.

한국에 존재하는 6명의 S급 헌터.

오직 그들만이 S등급 던전을 홀로 클리어 할 수 있었다.

물론 시찰국의 가더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하지만 헌터에 한정하면 6명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안 된다.

하루 600개의 던전 클리어.

그 어떤 S급 헌터도 시우처럼 할 수가 없다.

누가 봐도 시우는 S급 헌터를 넘어섰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뭐?

맹시우 헌터가 S등급 던전을 공략할 수 없다고?

박도현이 뭐라 한 소리 하려던 찰나.

“아니, 그런 뜻이 아니오라. 규정상 등급이 안 됩니다.”

김 대리가 손사래를 치며 말해 왔다

“규정상 등급이 안 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맹시우 헌터님의 등급이 S등급 던전을 할당받을 등급이 되질 않습니다.”

박도현은 다시금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지금 맹시우 헌터님의 등급이 어떻게 되는데.”

“현재 A+등급입니다.”

이어진 김 대리의 답.

박도현은 그때서야 앞선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A+급 헌터라고 S등급 던전을 공략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홀로’라는 말이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A등급의 헌터는 최소 4인 파티부터 공략 허가가 납니다. 같은 파티원인 김이준 헌터가 A-급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규정상 S등급 던전을 할당드릴 수가 없습니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헌터의 안전을 위해 제정한 규정이었다.

무슨 오지랖이냐 싶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한 정부 방침이 그러했다.

국민연금을 강제로 가입시키게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그런데 참.

“규정을 위한 규정도 아니고, 원.”

박도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무슨 형식적인 탁상공론이란 말인가.

이는 절대적인 인력 낭비.

“이건 내가 직접 협회장님께 말씀드려 보겠네.”

박도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헌터 관리국 본청.

“으음….”

금천규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헌터 관리국의 국장이자 협회장, 금천규.

금천규는 서울 지부 관리국에서 보내온 탄원서의 내용을 훑었다.

“맹시우 헌터를 예외적으로 S급 헌터로 승격해 달라….”

금천규가 협회장으로 역임한 이래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헌터 당사자가 이런 떼를 쓰는 경우는 간혹가다 있었다.

자신은 S급에 달하는 인재니 승격을 해 달라.

그런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해 오는 미친놈… 아니.

헌터들이 간혹가다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없었다.

다른 곳도 아닌 헌터 관리국에서.

그것도 과장이라는 직급의 관리자가.

협회장인 자신에게 직접.

이런 탄원서를 보내오는 건 처음이었다.

평소라면 고민할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

이대로 찢어 버려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일까.

“으음….”

금천규는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맹시우 헌터….”

맹시우.

그 이름 석 자에 담긴 의미가 너무도 깊었으니까.

“으음….”

금천규는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선 통과시키고 싶었다.

맹시우 헌터는 충분히 S급 헌터가 될 자격이 충분하니까.

하지만.

“쉬이 결정할 수가 없군.”

협회장이라는 직책이 그 결정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협회장은 모든 헌터들을 대표하는 자리다.

대형 길드의 횡포를 억제하고.

모든 헌터가 같은 기회를 받을 수 있게 한다.

그것이 헌터 관리국의 일이었다.

협회장, 금천규의 존재 의의였다.

특별히. 예외적으로. 이번만.

이런 말과는 멀어져야만 하는 자리였다.

금천규는 규정과 절차를 따라야만 하는 의무가 있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절차대로 공정히 진행한다?

“탁상공론의 행정과 다를 바가 없구만.”

금천규는 쉬이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해서 지금.

“자네들 생각은 어떠한가.”

금천규는 앞서 모인 이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저는 찬성이에요.”

가장 먼저 들려온 답은 진홍빛의 머리가 인상적인 미녀.

S급 헌터, 유한나의 답이었다.

홍염의 마녀라 불리며 세계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는 유한나.

“저번에 오리할콘을 때려 부수던 모습을 보면….”

유한나는 어떤 기억을 떠올리며 가녀린 어깨를 흠칫, 떨었다.

그것이 무슨 기억인지는 알 수 없었다만.

“으음….”

금천규는 역시나 조심스러웠다.

“이런 식의 예외를 두어 전례를 만드는 것이 맞는 것인지….”

처음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

이런 식의 예외적인 상황을 만들면 전례라는 명분이 생겨 버린다.

해서 저번에도 한 적이 있지 않으냐.

왜 지금은, 우리는 안 되냐.

나중에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 여지가 다분했다.

그렇게 하나둘 허용하다 보면 규정과 절차는 무너진다.

청탁과 비리라는 부패의 씨앗이 심어지게 된다.

금천규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금천규의 고민을 알기라도 한 걸까.

“이번에 새로이 규정을 하나 만드는 건 어떤가요, 협회장님.”

이시윤에게서 답이 들려왔다.

동글뱅이 안경에 학자와도 같은 분위기.

이시윤은 유한나와 같은 마법사였지만 그 결을 달리하는 마법사였다.

유한나는 강력한 화염 마법으로 전투 쪽에 특화된 마법사.

이시윤은 마법이라는 학문 자체를 연구하는 마법사였다.

어떤 의미로의 진정한 마법사.

그런 의미로 세간에서는 이시윤을 ‘현자’라 칭했다.

“새로운 규정을 만든다?”

“협회장님께서 우려하시는 건 ‘규정에 따르지 않은 예외적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럼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적용시키면 되는 일이죠.”

“음….”

금천규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문제가 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결국 예외적인 상황을 허락한다는 뜻이지 않은가.”

말만 새로운 규정일 뿐.

사실상 말장난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셈이죠. 하지만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규정을 따른 셈이니 훗날 전례를 들먹이며 따져도 규정을 핑계로 거부할 수 있겠죠.”

“그건 그렇다만, 규정을 새로이 만들면 계속 적용되어야 하네. 만일 맹시우 헌터 이외에 다른 누군가 새로운 규정을 충족시킨다면….”

“그럼 그에게도 S급 헌터를 주어야겠죠. 규정은 어디까지나 규정이니까요. 그런데….”

이시윤은 그게 말이 되냐는 표정으로 말했다.

“맹시우 헌터와 같은 헌터가 또 존재할 수 있을까요?”

금천규는 차마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솔직히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새로운 규정을 만든다고 한들.

맹시우 헌터만을 위한 규정이라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협회장님. 맹시우 헌터가 S급이 아니라는 사실은 되려 한국의 S급 기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우는 이미 실력으로는 S급 수준이었다.

여기 모인 S급 헌터들 중 그 누구도 맹시우 헌터를 당해 낼 수 없을 터.

애초에 금천규 본인조차 자신이 없었다.

그런 시우가 S급이 아닌 A+급이다?

“한국의 S급 헌터는 실력이 아니라, 아부와 아첨으로 선발 한다고 말입니다.”

“음….”

금천규는 이시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때문일까.

“확실히….”

금천규는 마음이 한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그럼에도 결정은 신중해야 하는 법.

금천규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보인 표독스러운 인상의 미녀.

“이하린 헌터.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

S급 헌터, 이하린.

이하린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답했다.

“저도 이상할 건 없다고 생각해요.”

금천규는 순간 놀란 눈을 떠 보였다.

이하린은 드높은 자존감으로 다른 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가 인정하는 이는 같은 S급 헌터.

그렇기에 이하린이 저런 말을 했다는 것.

“...맹시우 헌터라면 S급 헌터가 될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뿐이에요.”

금천규는 정말이지 놀란 심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러면….

거의 만장일치나 다름 없었다.

한국에 존재하는 6명의 S급 헌터가 동의한 셈이었다.

현재 한국에 없는 S급 헌터, 권필쌍.

그리고.

“난 반대다.”

이예준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언제부터 S급 헌터가 하위 등급의 던전만 때려 부순다고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었지?”

이예준은 모인 S급 헌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런 식으로 예외를 적용하는 건 S급 헌터의 격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맹시우가 증명한 것이 무엇이 있지?”

“오렐리안과 한채린의 납치 사건.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증명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유한나의 답이었다.

이예준은 유한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건 너희들이 같이 해결한 것이지 않나.”

“그 상황에 같이 있었다 뿐. 같이 해결한 건 아니에요.”

“그거야 유한나, 네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지.”

이예준은 인정할 수 없다는 어투로 말을 이었다.

“난 하위 등급의 던전만 때려 부수는 녀석을 같은 S급 헌터로 인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 그 녀석의 실력이 S급 헌터라는 증거도 없─.”

“네가 한채린한테 발린 것에 대한 분풀이는 아니고?”

뒤이은 이하린의 말.

이예준의 인상이 와락, 일그러졌다.

“영상 보니까 아주 처참하게 발렸던데? S급 헌터도 되지 않은 애송이, 한채린한테 말이야. 네 논리대로라면 이예준, 너부터 S급 헌터를 박탈해야 하지 않을까?”

“입조심해라, 이하린.”

이예준의 기세가 첨예하게 벼려졌다.

이하린 또한 마주 기세를 피워 올렸다.

일촉즉발의 상황.

바로 그때였다.

“관리국의 일에 끼어들어 죄송스럽습니다만.”

한쪽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모두가 놀란 눈을 떠 보였다.

“기척을….”

“못 느꼈다고?”

기척을 느끼지 못했으니까.

물론 이하린과 이예준의 대립으로 신경이 분산된 건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지금 이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 어떠한 기척을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의 고개가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향했다.

바라본 그곳.

그곳엔 선선한 인상을 한 미중년의 사내가 서 있었다.

“시찰국장…?”

시찰국장, 백선제.

백선제가 천천히 걸음을 옮겨 다가왔다.

그리고.

“맹시우 헌터의 등급 승격에 대해 시찰국의 입장도 전해드려도 되겠습니까.”

백선제의 입에서 의미심장한 말이 들려왔다.

* * *

압축(壓縮).

뜻 그대로 말하면 ‘눌러 줄인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이는 상당히 다양한 의미로 표현될 수 있었다.

물질 따위의 부피를 줄이거나.

문장을 줄여 짧게 하거나.

일정한 범위나 테두리를 줄이거나.

“끄아아아아아─!!”

아니면 시간을 줄이거나.

꽈아아아아아앙!

스쿼트를 하는 시우의 주변 풍경이 모조리 터져 나갔다.

꽈지지직─!

하체를 지탱하던 시우의 근육 또한 버티다 못해 모조리 터져 나갔다.

그와 동시에 띠링!

<실전 압축 운동을 수행하였습니다!>

<괴력[怪力](SS) 숙련도가 폭발적으로 상승합니다!>

<괴력[怪力](SS) 숙련도 73.85%[+13.06%]>

괴력[怪力](SS)의 숙련도가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운동의 효과를 압축하여 시간을 줄이는 놀라운 실전 압축 운동.

그 때문일까.

“주, 죽어요… 저 진짜 죽어요…!!”

시우의 수명도 같이 압축되어 줄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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