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175화 (175/250)

174화.

헌터 커뮤니티는 오늘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온갖 인간 군상들이 집합한 마계의 소굴.

사실 바람 잘 날이 있을 수가 없다고 봄이 옳았다.

바람이 자기는커녕 언제나 강풍이 몰아치는 곳이라 할 수 있었다.

거센 강풍이 일상인 헌터 커뮤니티.

그러나 오늘따라 그 강풍이 심상치 않았다.

<념글에 저거 사실임? ㄹㅇ 트루라면 문제가 되지 않나?>

<헌터 관리국이 드디어 미친 듯.>

<이레굴러라고 규정도 이레굴러로 규정하는 거임 뭐임?>

강풍을 넘어 휘몰아치는 태풍이 강림해 있었다.

헌터 커뮤니티 전체를 휩쓸어 버리는 초강력 태풍.

그것은 단 하나.

『속보! 맹시우 헌터, S급 승격 심사 진행한다고 함!』

나비의 작은 날개짓과 같은 하나의 게시글에서 시작되었다.

게시글의 내용은 없었다.

딱 세 글자.

『제곧내.』

제목이 곧 내용.

어찌 보면 나비의 날개짓도 못한 미약한 몸부림이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미약한 날개짓은 반대편 너머.

강력한 태풍으로 발전되어 갔다.

└<소가 돌면 우회전>: 에엥? 이번에 내정된 S급 승격 심사는 한채린 아니었음? 아니, 그리고 한채린도 S-급 심사였을 텐데? 그런데 맹시우는 웬 말이며, S급은 또 무슨 개소리임?

└<판다가 땅을 판다>: 말 그대로임.

└<소가 돌면 우회전>: 그럼 한채린은? 한채린이 뒤로 밀린 거임?

└<판다가 땅을 판다>: ㄴㄴ 둘이 같이 진행한대.

└<소가 돌면 우회전>: S급 승격 심사를 동시에 진행한다고? ㅆㅎㅌㅊ 어그로네. 믿었던 내가 ㅄ이지.

└<판다가 땅을 판다>: 진짜임! 관리국에서 일하는 지인한테서 들은 거임!

└<소가 돌면 우회전>: 지인 같은 개소리 좀 작작하셈. 둘이 같이 심사를 진행하면 심사 기준은 어떻게 되는데?

└<판다가 땅을 판다>: S등급 던전 솔플이 기준이라는데?

└<애무부 장관>: 뭐? S등급 던전 솔플이라고? S등급 던전은 S급 헌터도 솔플이 힘들지 않나? 원래 S급 승격 심사 기준이 뭐였지?

└<소가 돌면 우회전>: 3년 전에 유한나가 받은 게 마지막인데, A+등급 던전 솔플이었음.

└<애무부 장관>: 그런데 이번엔 S등급 던전 솔플이라고? 뭐 이따구임? 승격 심사고 뭐고 그냥 죽으라는 소리 아니냐?

└<소가 돌면 우회전>: 걍 ㅆㅎㅌㅊ 어그로라니까. 병먹금 하셈.

└<애무부 장관>: 그래서 맹시우는 하기로 했대?

└<판다가 땅을 판다>: ㅇㅇ 하기로 한 듯.

└<나름 전설이다>: 그럼 한채린은? 원래는 한채린 S-급 승격 심사였잖아. 그럼 한채린도 S급 승격 심사로 진행하는 건가?

└<소가 돌면 우회전>: 어휴, 이 새끼들 병먹금 하라니까 같은 병신들 마냥 계속 먹이주네.

└<애무부 장관>: 한채린은 몰?루. 아직 답이 없는 듯.

└<나름 전설이다>: 하긴, S-등급도 아니고 S등급 던전 솔플인데. 쉽게 결정하기 힘들긴 하지. 그런데 맹시우는 자신이 있는 건가?

└<오십칠분 고통정보>: 솔직히 맹시우 정도라면 쌉가능 아니냐? 더저어언 뚝배기이이! 이러면서 깨고 나올 듯.

└<울면안돼 짜장면돼>: 나중에 세공남 채널에 승격 심사스피드런 찍었습니닼ㅋㅋ 이러면서 영상 올리는 거 아니냐.

└<소가 돌면 우회전>: 어그로라니까. 그리고 던전 부수고 나오는 게 무슨 스피드런임.

└<오십칠분 고통정보>: 하지만 빨랐죠?

└<나름 전설이다>: 엌ㅋㅋㅋㅋㅋㅋ S등급 던전도 뚝배기 깨면 개웃기긴 하겠닼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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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글은 수많은 추천을 받으며 화두에 올라갔다.

그 때문일까.

『<이슈 퍼나르는 사람>: 맹시우 헌터 S급 승격 심사 논란. 특혜냐, 불이익이냐.』

『<헌터뉴스>: 당신이 몰랐던 맹시우 헌터에 대한 23가지 사실.』

해당 소식은 헌터 커뮤니티를 넘어 유투브에까지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리국 오피셜 떴다!>

<맹시우 승격 심사는 사실.>

<심사 기준인 S등급 던전 솔플 또한 사실.>

헌터 관리국에서 해당 사실을 인정.

인터넷상을 넘어 전국이 발칵, 뒤집혀 버리는 건 순식간이었다.

“야야, 이번 맹시우 승격 심사 말이야. 결정 과정에서 SH그룹의 개입이 있었다는데?”

“뭐? 진짜로?”

그에 따라 수많은 소문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디 소문이란 한번 퍼지고 나면 불길처럼 걷잡을 수 없는 생명을 지니기 마련.

“이거 한채린이 맹시우 견제 하려고 심사 기준을 높였다는 뜻 아니겠냐?”

“에이, 설마. 영상 보니까 한채린이랑 맹시우. 둘이 친분이 있는 것 같던데.”

“그건 모르는 일이지. 그게 친분인지 악연인지 네가 어떻게 알아?”

“그건 그렇다만,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한채린. 그렇게 안 봤는데 진짜 영악한데?”

소문은 덩치를 키워 가며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어딜 가나 시우의 승격 심사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다.

“이레굴러 S급의 탄생이냐. 아니면 새싹 밟기냐. 이거 쥰내 기대되는데?”

“괜히 뉴스에서 온통 맹시우 이야기뿐이겠냐.”

“그래서 맹시우 승격 심사는 언제래?”

“일주일 뒤.”

“하 씨, 일주일까지 언제 기다리냐.

전국의 모든 관심이 오직 시우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렇게 일주일.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세월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하던가.

<오늘 오전 10시. 이례적인 S급 헌터 승격 심사 진행.>

일주일이란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 * *

경상북도 영천군.

한반도의 척추라 불리는 태백산맥의 영향일까.

“온통 나무밖에 보이질 않네.”

첩첩산중(疊疊山中).

여러 산이 겹치고 겹친 산속의 풍경만이 보일 뿐이었다.

울창한 숲의 풍경만이 보이는 이곳.

우우우우웅.

“이게 S등급 던전이라는 거지.”

크기만 대략 10M는 넘어 보였다.

평균 2M 남짓한 던전 크기에 비하면 그야말로 압도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 때문일까.

“저릿저릿한데.”

시우는 상당한 압박감을 받을 수 있었다.

게이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기세라고 해야 할까.

게이트 자체에서 무언의 힘이 느껴지고 있었다.

“S급 헌터도 솔플은 힘들다고 하더니.”

그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게 흑돌이 던전보다 한 단계 더 높다는 거지.”

한채린과 같이 공략했던 흑돌이 던전은 S-등급.

물론 실제 난이도는 S-등급이 아니었다.

흑돌이를 가두는 결계로써의 등급만 S-등급이었을 뿐이었으니까.

실제 난이도는 추정 불가라고 봄이 옳았다.

그렇기에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했다.

아무리 S급 헌터 승격 심사라고 해도 S등급 던전 솔플은 과해도 너무 과했다.

한 번도 있던 적이 없는 이례적인 일.

그럼에도 시우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단순했다.

“아직까지는 별 움직임이 없네.”

판데모니움의 흉터급 간부이자 한국의 판데모니움을 총괄하는 오주원.

그를 끌어내기 위함이었다.

쉽게 말하면 광고를 한 것이었다.

나 외진 곳에 혼자 있다?

나 죽이기 딱 좋지 않겠어?

이례적인 S등급 승격 심사라는 명분으로 전국적으로 알린 것이었다.

그로써 오주원에게 말한 것이었다.

승격 심사를 S등급 던전 솔플로 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S등급 던전이라면 시우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으니까.

시우는 그간 B~A등급의 던전을 하루 600개씩 클리어하고 있었다.

그런 시우가 A+등급 던전에서 죽었다고 생각해 보라.

사람들은 이상하게 여길 터였다.

물론 던전은 고립된 공간이었다.

증거라고는 전혀 남지 않는 곳.

그러나 심증조차 남지 않는 건 아니었다.

시우의 죽음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조사가 진행될 터.

그 끝에 오주원이 그 꼬리를 밟힐 수도 있는 일이었다.

기존대로 A+등급 던전의 솔플로 심사를 진행하면 이러한 문제가 있었다.

오주원이 행동에 나서기 꺼림칙할 수 있었다.

하지만 S등급 던전이라면?

A+등급과 S등급의 차이는 천지 차이.

솔플로 진행하다 죽는다고 한들.

사람들은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터였다.

S등급 던전이라면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생각할 터였다.

지금도 너무 위험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지 않은가.

그야말로 밥상을 차려 놓은 꼴이었다.

나 잡아 줍쇼 하는 최고의 미끼.

이건 미끼인 줄 알면서도 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단 말이지.”

시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뭐.

“던전 안에 들어가면 행동에 나서려나.”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말마따나 아직 던전에 들어가기 전이었으니까.

깊은 산골이라고는 하나 바깥세상이었다.

행동하기엔 그리 좋지 못했다.

하여, 지금.

“들어가 볼까.”

일렁거리는 게이트 너머.

시우는 천천히 그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 * *

서울 외곽에 위치한 호텔.

“지금 막 맹시우가 던전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들려온 수하의 보고에 오주원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로써.

가장 거슬렸던 변수가 차단되었다.

그리하여 모든 변수가 차단되었다.

모든 경우의 수가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거리낄 것도, 망설일 이유도 없었다.

“판데모니움 전원에게 전해라.”

오주원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흉터가 새겨진 오주원의 왼쪽 눈가.

“의식을 시작할 때가 되었노라고.”

왼쪽 눈가의 의안이 붉게 번뜩였다.

* * *

시찰국 본청.

“맹시우 헌터가 지금 막 던전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들려온 박태민의 보고.

박태민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다시 말을 이었다.

“광역 수사대 또한 모두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전국의 각 시찰국 지부에 최소 인력만 남겨 놓고 모든 가더들이 대기 중입니다. 국장님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행동에 나설 겁니다.”

그야말로 총력전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 때문일까.

백선제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백선제는 쉽사리 입을 열지 않았다.

정적이 꽤나 길게 이어졌다.

“우리도 슬슬, 움직이지.”

백선제는 오랜 정적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백선제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럼 뒤를 부탁하네, 박팀장.”

백선제는 국장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국장님.”

박태민은 그런 백선제를 붙잡았다.

백선제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박태민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말했다.

“정말… 이 방법밖에는 없는 겁니까.”

내뱉는 박태민의 목소리가 떨려 왔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백선제가 하려는 행동.

“차라리 그냥─.”

“박 팀장.”

백선제가 박태민의 말을 끊었다.

백선제는 어느샌가 선선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었다.

언제고 보아 온 백선제의 미소였다.

위기의 순간 때마다 가장 앞에서 사람들을 안심시켜 주던 그 미소였다.

그런데 오늘은 왜일까.

박태민은 안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천천히 바라본 시선.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오지 못한 희망은 우리들의 염원이었을까, 아니면 가장 악독한 재앙이었을까.”

백선제가 알 수 없는 말을 해 왔다.

박태민은 저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백선제 또한 답을 바란 질문이 아니었던 걸까.

백선제는 그저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

언제고 보아 온, 그 미소.

“뒤를 부탁하네, 박 팀장.”

백선제는 그렇게 자리를 떠나갔다.

박태민은 한동안 그 자리에 박혀 있었다.

백선제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아무런.

정말 아무런, 말을 꺼내지도 못한 채.

* * *

드넓은 초원의 풍경.

지평선이 보이는 풍경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탁, 트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S등급 던전이 아니라 휴양지 같은데.”

시우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물론 말만 그렇다 뿐.

정말 휴양지라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한 10분 정도 지났나?”

던전에 들어온 지 약 10분 정도 지난 지금.

“아직도 움직임이 없네.”

그럼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니까 숨어 있는 닌자가 나타난다거나.

갑자기 비열한 사내가 나타나 ‘제 발로 함정에 들어오다니, 멍청하기 짝이 없군.’ 하며 던지는 이런 대사가 들려오지 않았다.

이곳이 S등급 던전 안이라는 사실만 빼면 그냥 휴양지에 온 것 같았다.

“나를 못 찾았을 리는 없을 텐데.”

그도 그럴 것이 시우는 아까부터 기운을 사방으로 방출하고 있었으니까.

나 여기에 있소!

대놓고 광고를 하고 있었다.

시우를 찾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10분째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이유.

“그냥 나를 무시하기로 한 건가.”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시우라는 미끼를 무시하기로 한 것 같았다.

밥상을 차려놓다 못해 숟가락까지 떠 주기까지 했건만.

미끼 작전은 수포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음….”

결국 오주원을 끌어내지 못한 상황.

아무래도 이후의 계획에 대해 백선제와 다시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았다.

그 전에.

“던전부터 빨리 클리어해야겠다.”

시우는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가… 텐트리큘로스 던전이었지?”

텐트리큘로스.

언데드의 일종이자 원령 몬스터였다.

어둠을 부리는 몬스터로 일명 ‘떠다니는 악몽’이라 불렸다.

그 특유의 속성 덕분에 텐트리큘로스는 물리력이 통하지 않았다.

S등급 중에서도 최상위 등급을 차지하는 몬스터.

“오리할콘 권갑도 통하지 않으려나.”

생각해 보면 오리할콘 권갑에는 ‘속성’이 부여되어 있었다.

신[神]의 야금술(SS).

현실조작[現實操作](SSS).

두 신의 힘으로부터 부여받은 속성이었다.

아무리 어둠 자체인 텐트리큘로스라도 신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을 터.

아마 높은 가능성으로 통하지 않을까.

“한 번 해 보자.”

시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텐트리큘로스를 찾았다.

기운을 뻗어 가며 텐트리큘로스의 기척을 찾았다.

그렇게 얼마 간을 찾았을까.

“...한 마리도 안 보이네.”

어째서인지 텐트리큘로스가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렇게 오래 찾아다닌 건 아니었다.

이 드넓은 초원에 비하면 1/10 정도.

하지만.

“한 마리도 안 보이는 건 이상한데.”

무엇보다.

“칩입자가 왔음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시우는 아까부터 기운을 사방으로 방출하고 있었다.

오주원에게 위치를 광고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원령 몬스터는 이런 무형의 기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당연하게도 시우의 존재를 모를 수가 없었다.

침입자가 왔음을 모를 리가 없었다.

원래라면 진즉에 텐트리큘로스가 먼저 시우를 찾아왔어야 했다.

“그런데 왜…?”

그 순간.

멈칫.

시우의 머릿속으로 생각 하나가 스치듯 지나갔다.

내딛던 발걸음이 뚝, 멈추었다.

텐트리큘로스가 보이지 않는 상황.

던전 안에 몬스터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상황.

통찰력(S+).

기이한 힘이 마주한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다.

시우는 언제 한 번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었다.

몬스터가 던전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를 겪은 적이 있었다.

흑돌이 던전.

당시 흑돌이 던전에는 몬스터가 한 마리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크르르르…!

알 수 없는 괴음이,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가 아니었다.

크르르르…!

아우우…!

하그르륽…!

세 개의 괴음.

그러나 이 세 개의 괴음은 아이러니하게도 세 존재가 내는 괴성이 아니었다.

괴력[怪力](SS)이 감각이 첨예하게 벼려진다.

근육은 빳빳하게 굳어 버리고.

날카롭게 선 정신이 전신을 옭아맨다.

시우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보인 건, 거대한 산이었다.

저 먼 시야.

실로 거대한 산이 시우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쿠쿠쿠쿠쿵!

거대한 산이 가까워질 때마다 땅이 지진이라도 난 듯 울려 왔다.

이윽고 거대한 산이 시우 앞에 서 보였을 때.

시우는 그 산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건 산이 아니었다.

산처럼 거대한 덩치.

흉악한 이빨.

그리고 세 개의 머리.

“케르베로스…?”

지옥의 삼두견(三頭犬), 케르베로스.

이 던전에는 케르베로스가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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