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화.
전보다 근육이 빠진 헤라클레스.
그러나 근육이 지닌 자아는 빠지지 않았다는 걸까.
[……?]
물음표 모양으로 떠오른 근육은 볼 때마다 신기했다.
그리고 저 정도면 근육이 의사 표현은 한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
[만렙이 저렙 던전에 가면 발생하는 일이요?]
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자세한 영상 컨텐츠 설명 전에 혹시 조조라고 들어 보셨어요?”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
[조조요?]
헤라클레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헤라클레스를 따라 그의 근육 또한 갸우뚱 기울어졌다.
정말 말만 하지 않았다 뿐.
본인만의 확실한 의사를 전달하고 있는 근육이었다.
‘갓튜브의 의사소통 방식이면 저 근육도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갓튜브는 언어가 아닌 의지로서 의사를 전달했으니 말이다.
[조조할인을 말하는 겁니까?]
헤라클레스는 도통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어 보였다.
뭐, 헤라클레스가 모를 만도 한 인물이긴 했다.
그런데 조조할인이라니?
물론 삼국지의 조조와 음이 같았기에 시덥잖은 농담으로 자주 언급 되기는 했다.
‘그거 한자로 조조(早朝) 아니었나?’
이를 조(早)와 아침 조(朝)의 합성어.
‘그걸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그리스 로마 신화 인물인 헤라클레스가 알고 있을리가 만무했다.
무엇보다 갓튜브에 조조할인이라는 개념이 있었던가?
‘이것도 갓튜브의 시스템이 의역해서 전달한 건가?’
아니면 정말로 공자 채널에서 배운 건가?
이쯤 되니 헷갈리기 시작했다.
…어쨌든.
“조조할인이 아니라 조조라는 갓튜브의 인물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조조라는 애가 갓튜브에 있었나요?]
헤라클레스가 다시금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말로 조조를 모르는 눈치였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갓튜브에 있는 채널과 인물들이 상당히 많았으니까.
또한 시우가 갓튜브의 특성을 살펴본바.
‘각자의 문화권에 속한 인물이 아니면 좀처럼 알지 못했었지.’
그런데 사실 가장 큰 이유는 급이 안 맞는다고 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은사님, 은사님 하며 시우에게 극존칭을 한다만 저래 봬도 헤라클레스는 무려 신(神)급 갓튜버였다.
그것도 최강을 다투는 최상위 신(神)급 갓튜버.
‘지금 구독자가 박살이 나긴 했지만.’
뭐, 아무튼.
반면에 조조는 위인급의 갓튜버였다.
삼국지에서 가장 비중 있는 인물이나 어디까지나 삼국지 내에서의 일.
갓튜브 전체를 비추어 보면 그냥저냥 했다.
헤라클레스가 관심을 가질 만한 인물은 결코 아니었다.
이에 따라 관우, 장비, 여포 등.
역사에 이름을 수많은 맹장들 역시 갓튜브에 있었지만 헤라클레스가 관심을 갖기엔 한참이나 역부족이었다.
갓튜브 채널의 구독자라도 많았다면… 또 모르겠다.
하지만 조조 역시 그리 구독자가 많지 않았다.
‘지은 죄가 많으니까.’
삼국지를 보면 조조는 수많은 악랄한 짓을 저질렀다.
그런 조조의 채널을 구독할 리가 없지 않은가.
괜히 역사가들이 조조를 일컬어 간웅(奸雄)이라 평가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많은 조조의 악랄한 짓 중 하나.
‘화타를 죽인 게 조조였었지, 아마?’
삼국지를 읽다 때려치운지라 잘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고리타분하기도 고리타분하고 두껍기는 좀 두껍던가.
아무튼.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화타를 죽인 건 다름 아닌 조조였다.
죽인 이유도 가관이었다.
‘자신의 병을 치료해 줘서였던가?’
병을 치료하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병을 치료해 줘서 화타를 죽인다.
일화를 살펴보면 조조가 자신의 두통을 치료한 놀라운 화타의 의술에 감복한다.
하여, 화타를 자신의 곁에 두고자 그에게 관리직을 하사한다.
그러나 화타는 자신의 의술은 한 사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며 거절한다.
‘괜히 신의(神醫)라 불리는 게 아니었지.’
하지만 조조가 누구란 말인가.
치세의 능신이자, 난세의 간웅.
감히 의원 따위가 내 제안을 거절해?
조조는 화타를 잡아다 옥에 가둬 고문한다.
두통이 아니라 정신병이라도 온 것일까.
지랄맞은 조조의 급발진에 대신들이 화들짝 놀라 상소를 올렸다.
그러나 조조는 이에 답하길.
천하에 이런 쥐새끼 같은 자가 살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 말하며 화타를 가혹하게 고문하여 죽인다.
‘괜히 조건달이라 불리는 게 아니었지.’
아무튼.
일찍이 조조의 좀팽이 같은 성격을 알아본 걸까.
화타는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다.
본인의 죽음은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자신의 의술이 사라지는 것만은 있어서는 안 된다 생각한다.
해서 화타는 자신의 모든 의학 지식을 기록한 ‘청낭서(靑囊書)’를 오압옥이라는 사람에게 맡긴다.
그렇게 화타가 죽음을 맞이한 이후.
오압옥은 청낭서(靑囊書)를 불태워 버린다.
그의 아내가 이 귀한 걸 왜 태우냐며 나무라자 오압옥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신묘한 의술을 배워 봐야 결국은 화타 선생님처럼 죽임을 당하기밖에 더한단 말이오.
그렇게 화타의 청낭서(靑囊書).
즉, 신의술[神醫術](S+)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지금 내가 배우고 있긴 하지만.’
뭐, 아무튼.
화타에게 있어 조조는 웬수라 할 수 있었다.
웬수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웬수였다.
그것도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웬수 말이다.
‘하지만 갓튜브에서도 복수를 하지는 못한 것 같단 말이지.’
명확히 확인된 사실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연찮게 본 하나의 영상에서 화타가 복수를 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제갈공명>: 갓튜브에서 벌어지는 제 2차 적벽대전.』
이 영상을 접한 건 우연이었다.
통찰력(S+)이 100%에서 오르지 않아 오리무중이던 찰나.
제갈공명의 갓튜브 영상을 보면 무언가 답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제갈공명 채널을 뒤적거리다 우연찮게 보게 된 영상이었다.
그리고 이 영상 속.
‘갓튜브에서도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단 말이지.’
현세에서 못다 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았다.
또한 갓튜브에서도 조조는 패왕이었다.
하여, 시우가 계획한 영상 컨텐츠.
갓튜브 조회 수와 더불어 화타와 제갈공명의 환심을 얻을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는 컨텐츠.
[만렙이 저렙 던전에 가면 발생하는 일이라는 게 무슨 뜻입니까?]
만렙이 저렙 던전에 가면 발생하는 일.
만렙이 저렙 던전에 가면 무슨 일이 발생하겠는가.
아니, 만렙이 저렙 던전에 가서 할 게 뭐가 있겠는가.
“가서 시원하게 깽판 치시고 오면 됩니다.”
* * *
이후, 시우는 영상 컨텐츠에 대해 자세히 알려 주었다.
말이야 깽판 치고 오면 된다고 했지만, 마냥 그렇지는 않았다.
영상의 재미 또한 챙겨야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기나긴 이야기가 이어지고.
[정말 그렇게만 깽판 치고 오면 되는 겁니까?!]
헤라클레스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근육 또한 잔뜩 신이 났는지 사방팔방으로 꿈틀거렸다.
[하핫! 그럼 후딱 영상 찍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헤라클레스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하여간.”
시우는 고개를 살며시 내저을 뿐이었다.
그렇게 헤라클레스를 떠나보낸 뒤.
모든 스케줄을 뒤로하고 시우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헤라클레스가 영상을 찍어 올 때까지 해야 할 일이 있었으니 말이다.
“나 왔어.”
집은 생각과는 달리 고요했다.
그러니까 케르베… 아니, 삼순이와 투닥거리는 소란이 들려오지 않았다.
“서아가 자고 있나?”
시우는 서아의 방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니, 걸음을 옮기려던 순간이었다.
“응?”
시우의 발밑에서 애처로운 기척이 느껴졌다.
시선을 내려 바라보자.
“너 왜 여기에 있어?”
케르베… 아니, 삼순이가 문 앞에 쭈그려 앉아 있었다.
시우가 묻자 삼순이가 흠칫!
잔뜩 겁을 먹으며 움츠러들었다.
시우를 곁눈질하는 3개의 머리는 당황, 초조, 불안, 공포.
낑, 끼잉….
정말이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누가 보면 내가 때린 줄 알겠네.’
…생각해 보니 던전에서 그러긴 했었다.
아무튼.
“설마 쫓겨났어?”
그런 생각이 들던 찰나.
달칵.
서아의 방문이 살포시 열렸다.
시우의 인기척을 느낀 것일까.
열린 방문 사이로 흑돌이가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이윽고 흑돌이가 시우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헥?
흑돌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내 흑돌이가 방문을 완전히 나와 고개를 홱!
창문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홱!
시우를 바라보며 눈을 동그랗게 떠 보였다.
아무래도 밖에 해가 쨍쨍한데 시우가 집에 온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해가 떠 있을 때 집에 있던 경우가 거의 없긴 했었지.’
아무리 빨라봐야 저녁 10시.
대부분 새벽녘에 들어왔으니 말이다.
이윽고 흑돌이가 왈왈!
꼬리를 맹렬히 흔들며 시우에게 안겨왔다.
초롱초롱한 두 눈동자는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좋다!’ 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왈! 헥헥.
흑돌이는 반가움을 주체하지 못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기 시작했다.
그 순간.
“우움… 오빠 왔어? 오늘은 엄청 일찍 왔네….”
방 안쪽에서 서아가 눈을 비비적, 거리며 나왔다.
부스스한 머리와 곰돌이 잠옷을 보아하니 자고 있던 게 맞는 것 같았다.
“자고 있었어?”
“우웅…”
서아가 길게 하품을 하며 답을 해 보였다.
그러자 끼잉….
흑돌이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무래도 자신이 서아를 깨웠다고 생각하는 걸까.
끼잉….
상당히 미안해하는 표정이었다.
“흑돌아, 네가 아니더라도 내가 깨우려던 참이었어.”
그러자 왈!
흑돌이가 ‘정말?’ 하는 표정으로 활기차게 짖어 왔다.
시우는 그런 흑돌이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어 주었다.
“그런데 서아야, 삼순이는 왜 문 앞에 쭈그려 있는 거야?”
“나도 모르겠어.”
“모른다니?”
시우가 재차 묻자 으그극…!
서아가 가벼운 기지개를 피며 답했다.
“문 앞에서 도통 움직이지를 않는 거 있지. 들어와 있으라 해도 꿈쩍도 안 해. 흑돌이가 강제로 끌고 와도 어느샌가 다시 문 앞에 가 앉아 있더라고.”
“그래?”
시우는 정말이냐는 눈빛으로 흑돌이를 바라봤다.
그러자 흑돌이가 고개를 한 번 끄떡.
이윽고 자신도 포기했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보였다.
“지금 문 앞에 있는 것도 겨우겨우 타협한 거야. 원래는 문밖에서 쭈그려 앉아 있었다니까. 동네 사람들이 어찌나 놀라던지.”
그리고 다시 들려온 서아의 말.
덩치도 덩치지만 머리가 3개 달린 개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긴 했다.
아니, 그런데 왜 굳이 문 앞을 고집하는 건데?
‘지하세계의 문지기라 문 앞이 편한가?’
생각해 보면 삼순이는 지하 세계의 문지기로서 한평생 문을 지켜 왔다.
그리고 흑돌이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만.
지금 시우의 집을 문지기로서 지켜야 할 공간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여기선 그러지 않아도 되긴 하는데.’
정말 개 버릇 남 못 준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뭐.
본인이 편하다는데 말릴 이유가 뭐가 있을까.
‘집에 도둑이 들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
세상 어떤 도둑이 삼순이를 뚫고 들어올 수 있단 말인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틀어 오직 헤라클레스만 가능했던 그 일을 말이다.
시우는 피식,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그보다 서아야, 몸은 좀 어때.”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도 잠을 자는 서아.
내심 걱정이 되고 있었다.
“괜찮아. 공부랑 그림 연습했더니 조금 피곤해서 그런 거야.”
서아가 한쪽 팔로 반대쪽 어깨를 쓰다듬으며 답했다.
확실히 피곤할 만했지만 그런 것치고 서아의 안색은 썩 좋지 못했다.
“탕약은 먹었고?”
“으, 응?”
그러자 서아가 당황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기 시작했다.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는 것이 안 봐도 비디오였다.
뭐, 매일같이 오우거 방귀를 먹는 게 결코 쉽지는 않았다.
일종의 고문과 다를 바가 없었다.
확실한 건 평범한 여고생이 겪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여러모로 서아의 병을 치료해 주고 싶었다.
“설마 아침 것도 안 먹은 거야?”
“아, 아냐! 아침 건 먹었어!”
“그럼 점심 건 안 먹었다는 거네?”
서아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었다.
“…일어나서 먹으려고 해, 했지.”
“그럼 지금 일어났으니 먹으면 되겠네.”
“어, 어?”
소스라치게 놀라는 서아의 얼굴.
시우는 시선을 돌려 슬금슬금, 도망치고 있는 흑돌이에게 말했다.
“흑돌아. 넌 먹었어?”
그러자 뚝.
시우에게서 도망치던 흑돌이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돌아보는 흑돌이의 표정은 그 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서아가 안 먹는데, 네가 먹을 리가 있겠니.”
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늘은 특제 탕약을 만들어 줄게.”
숙련도가 무려 100%에 달한 신의술[神醫術](S+)로 만든 탕약.
“트, 특제 탕약?!”
헥헥?!
서아와 흑돌이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놀라 보였다.
지금 막 이름 지은 특제 탕약이었건만.
벌써부터 그 맛이 상상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러게 누가 점심 약을 건너뛰래?”
서아와 흑돌이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시우는 작게 웃음을 지으며 주방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문득.
어리둥절한 표정의 삼순이가 눈에 들어왔다.
딱 봐도 이 대화에 끼어들지 못하고 붕, 뜨고 있었다.
서아에게 대들던 삼순이였지만 흑돌이에게 군기가 바짝 잡혀서 그런가.
지금 보니 성격도 많이 온순해진 삼순이였다.
예전이야 지하 세계의 문지기였다만 지금은 시우의 집을 지키는 문지기이지 않은가.
약화가 되어 있으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터.
“삼순아. 너도 와서 같이 먹자.”
그러자 낑?
삼순이의 3개 머리가 동시에 기울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 그래! 삼순이도 우리 가족인데! 다 같이 건강해야지!”
왈왈!
서아와 흑돌이가 후다닥, 삼순이에게 다가왔다.
낑? 끼낑?
삼순이가 좌우로 고개를 휘저으며 어리둥절해 보였다.
하지만 곧 영문도 모른 채 서아와 흑돌이에게 붙잡혀 주방으로 끌려가는 삼순이였다.
* * *
모두가 잠든 새벽녘.
“으그극…!”
시우가 기지개를 피자 온몸이 비명을 내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에도 찌뿌둥한 몸은 도통 개운해지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퀭한 두 눈.
시우는 양손을 비벼 열을 낸 뒤 퀭한 두 눈을 문질렀다.
그때서야 뻐근했던 눈이 조금은 나아졌다.
“실압구독보다 더 힘드네….”
시우는 산처럼 수북이 쌓여 있는 종이 더미를 주섬주섬, 갈무리했다.
다름 아닌 시우가 연구하고 분석한 현재 서아의 상태를 기록한 문서들이었다.
“그래도 어떻게 다 정리하긴 했네.”
혈사병(血死病)에 관한 각종 논문은 물론.
100%에 달한 신의술[神醫術](S+)의 지식까지 총망라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시우는 잠시 시간을 확인했다.
[현재 시각] - 03:24
새벽 3시 24분.
“하루를 꼬박 새웠네.”
어쩐지 힘들다 싶었다.
시우는 문서를 모두 갈무리한 뒤, 물이라도 마실 겸 방문을 나섰다.
그렇게 방문을 나오자 푸흙! 푸흐르륵!
어디선가 괴상망측한 소리가 들려왔다?
“음?”
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자 푸훼뤠훽!
문 앞에서 삼순이가 3개의 머리를 마구 흔들고 있었다.
“…왜 저래?”
시우는 뭔가 싶어 삼순이를 유심히 살폈다.
감긴 두 눈을 보아 곤히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았는데….
“꿈속에서 특제 탕약을 먹고 있나 보네.”
시우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그만큼이나 특제 탕약의 맛은 충격적이었다.
“효과는 전보다 몇 배는 좋아졌는데, 왜 맛은 나아지질 않는 건지 원.”
숙련도 100%를 달성해도 맛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몸에 좋은 건 입에도 쓰다는 걸까.
되려 전보다 맛이 퇴보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현실조작 숙련도를 빨리 올리든가 해야지.”
어쨌든.
푸퀳뤠렉!
삼순이의 괴랄한 소리를 배경 삼아 시우는 주방에서 물을 꺼내 마셨다.
꿀꺽꿀꺽.
“아으으으…! 나도 조금 눈 좀 붙여 볼까.”
하는 생각이 들던 순간.
띠링!
일순간 들려오는 스마트폰의 알림음.
<헤라클레스 님께서 영상 통화를 신청했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
하여간, 양반은 못 되는 헤라클레스였다.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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