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226화 (226/250)

225화.

헤라클레스가 찍어 온 영상은 시우의 예상과 완전 딴판이었다.

시우가 처음 기획한 시나리오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예기치 못한 헤르메스의 개입이었다.

그로 인해 영상의 내용이 시우가 기획한 것과 완전 딴판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뭐.

“괜찮네요.”

큰 문제는 없었다.

딱히 다시 찍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 정도면 영상 자체의 재미를 충분히 챙겼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시우가 이 영상 컨텐츠를 기획한 목적을 벗어나지 않았다.

화타와 제갈공명의 환심을 사기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런 의미로 시우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 더 호재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었다.

“이대로 진행해도 될 것 같네요.”

[하핫! 역시 그럴 줄 알았습니다!]

헤라클레스가 만족스럽게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럼 저는 말씀 주신 화타와 제갈공명을 만나러 가 보겠습니다. 나머지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헤라클레스와의 영상 통화가 끊겼다.

일순간 고요해진 방안.

한창 시끌벅적하던 소음이 잠잠해지자 급격하게 피로가 몰려왔다.

“지금 몇 시지.”

[현재 시각] - 04:02

어느덧 시간은 새벽 4시를 넘기고 있었다.

영상을 보기 시작한 지가 새벽 3시 30분쯤.

즉, 영상의 길이가 30분 정도 된다는 방증임과 동시에 헤라클레스가 30분 만에 천하를 통일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아무튼.

“어쩐지,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겁다 했다.”

해서 잠깐 눈을 붙일까 싶었지만….

“편집해야지.”

시우는 한숨을 푹, 내쉬며 방문을 나섰다.

그와 동시에 푸훼루렉!

문 앞의 삼순이가 내뱉는 기이한 소리가 들려왔다.

“…쟤는 아직도 저러고 있네.”

아니, 저러고 잠을 잘 수나 있는 걸까.

“머리가 3개라 각자 따로 잠을 자는 건가?”

푸퀘훽!

…알게 뭐람.

시우는 고개를 흔들며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아까 만들어 둔 특제 탕약을 하나 꺼내 단숨에 삼켰다.

꿀꺽꿀꺽.

“…으윽!”

혀를 찌르는 고약한 맛.

시우의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서아가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네….”

이 특제 탕약의 맛에 대해 서아는 이렇게 말했었다.

‘있지, 오빠! 빨래 바구니에서 일주일 정도 방치된 체육 시간에 입은 팬티맛이 나!’

서아의 정신세계는 시우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체육 시간을 겪어보지 못한 애가 어떻게 저런 표현을 할 수 있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상당히 정확했다.

그러니까 이 특제 탕약을 먹어 보면 서아의 표현을 확실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정신이 번쩍, 드는 맛이라 할 수 있었다.

“우욱!”

아니, 정신이 번쩍 들 수밖에 없는 맛이었다.

쿠훼뤠렉!

삼순이가 괜히 저러는 게 아니기도 했고 말이다.

아무튼.

지랄맞은 맛과는 별개로 효과는 확실했다.

시우는 순식간에 사라지는 몸의 피로를 느끼며 기지개를 펴 보였다.

“그럼 시작해 볼까.”

시우는 다시 방안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문득.

“아, 혹시 덕구도 지금 편집하고 있으려나.”

세공남 채널의 편집자, 덕구.

요즘 광고 영상이다 뭐다.

어마어마한 작업량에 매일 새벽까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덕구한테도 특제 탕약 좀 보내 줄까.”

예전에 준 탕약들이 아직 남아 있기는 할 터였다.

하지만 무려 100%에 달한 신의술[神醫術](S+)의 특제 탕약과 비할 바는 못 되었다.

맛이야 그렇다 쳐도 효과적인 측면에서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문자나 한번 남겨 봐야겠다.”

시우는 곧바로 덕구에게 문자를 남겼다.

그리고 잠시.

“…자고 있나 보네.”

덕구에게서 별다른 답장이 오지 않았다.

읽었다는 표시도 뜨지 않았다.

“시간이 너무 늦긴 했지.”

새벽 4시면 너무 이른 시간이라고 해야 하나.

어느 쪽이든 덕구가 자고 있을 시간이긴 했다.

“내일 보내 줘야겠다.”

시우는 스마트폰을 집어넣었다.

* * *

우웅!

작게 울려 오는 덕구의 스마트폰.

“이 늦은 시간에 누구지이….”

덕구는 비몽사몽 한 정신으로 스마트폰을 찾았다.

밤샘 작업으로 퉁퉁, 부은 두 눈.

반쯤 감긴 눈꺼풀을 애써 들어 올리며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발신인 - 시우 사장님>

“…시우 오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며 졸음이 깨어났다.

“시우 오빠가 갑자기 왜….”

그것도 이런 야심한 시각에 말이다.

덕구는 미리 보기로 시우가 보내온 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했다.

덕구야, 혹시 안 자고 있으면 지금 너희 집에 가도 될까? 특별히 줄 게 있어서.

오전 4:06

“우리… 집에?”

그것도 이런 야심한 시각에?

어리둥절한 심정도 잠시.

“이, 이, 이거….”

설마 말로만 듣던….!

“그, 그, 그린….”

화악!

덕구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머릿속이 새하얘지며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뭐, 뭐라고 답장을….”

아니, 답장을 보내는 게 맞는 걸까?

그러니까 거절을 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승낙을 해야 하는 걸까.

거절을 하면 어떻게 거절을 해야 하며 만일 승낙을 한다면….

남녀가 야심한 시각에 한집에 있는 상황.

덕구의 머릿속으로 일순간 이상야릇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화아악!

덕구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무, 무슨 생각을 하, 하는 거야아아…!”

덕구는 손사래를 마구 쳐 보였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었건만.

“아니이…! 그런 게 아니라아…!”

누군가에게 변명이라도 하듯 횡설수설을 반복했다.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나 덕구는 겨우 진정을 할 수 있었다.

“아니겠지. 시, 시우 오빠가 설마 그런….”

애초에 문자 내용부터 특별히 줄 게 있다고 하지 않은가.

정말로 덕구에게 줄 게 있어서 보낸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까 특별한 무언가.

“마음…이라던가?”

화악!

“무, 무슨 생각을 아니, 말을 하, 하는 거야아아…!”

덕구는 당황하며 손사래를 마구 쳐 보였다.

당연히 그럴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덕구는 혼자 살고 있지 않았다.

어린 두 동생과 함께 살며 지금도 덕구 뒤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설마하니 두 동생들이 있는 앞에서…?

“무, 무슨 생각을 하, 하는 거야아아…!”

덕구는 같은 말을 반복하며 고개를 마구 좌우로 흔들었다.

머릿속에 달라붙은 이상야릇한 생각을 떨쳐 내듯이 마구마구 흔들었다.

하지만 왜일까.

“지, 진짜로 그러면….”

머리에 달라붙은 이상야릇한 생각이 도무지 떨쳐 내지지 않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이쯤 되자 답장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는 차후의 문제였다.

이 문자를 읽는 것조차 가슴 떨려서 할 수가 없었다.

“모, 못하겠어…!!”

정말이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나, 난 몰라아…!”

덕구는 그 날 하루 동안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달래느라 편집을 하나도 할 수가 없었다.

* * *

다음 날.

『<헤라클레스>: Lv.99999 만렙이 Lv.1 쪼렙 던전에 가면 발생하는 일.』

헤라클레스 채널에 새로운 영상 하나가 업로드되었다.

“이 제목도 나쁘지 않네.”

시우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계획한 영상 제목은 이게 아니었다.

초월자가 개미를 상대하면 벌어지는 일

혹은 초월자가 아메바를 상대하면 벌어지는 일.

이 둘 중 하나의 제목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래도 사람을 아메바라고 하는 건 좀 그러니까.”

아무리 신격으로 만들어진 군대라고 해도 말이다.

어쨌든.

“반응이 어떤지만 볼까.”

영상이야 이미 확인한 터라 또 볼 필요가 없었다.

시우는 스크롤을 쭈욱, 아래로 내려 영상의 댓글을 확인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보인 댓글.

└<사마의>: 나 안 해.

다름 아닌 사마의 댓글이었다.

사마의는 제갈공명의 라이벌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지략가였다.

유비에게 제갈공명이 있다면, 조조에게는 사마의가 있다.

그런 말이 있을 정도로 사마의는 제갈공명 못지않은 천재였다.

그런데 웬걸.

└<사마의>: 너 다 해 먹어라.

헤라클레스의 무력을 보고 현타가 온 모양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긴 하지.”

헤라클레스는 계략과 계책이 전혀 통하질 않았으니까.

비대칭 전력(Asymmetric Power).

“사마의한테는 조금 미안하긴 하네.”

그런데 뭐 어쩌랴.

“누가 화타랑 제갈공명을 건드리래.”

조조 편에 서 있는 것이 잘못이었다.

생각해 보면 지난 번, 제갈공명 채널에서 요상한 댓글을 달기도 했던 사마의였다.

일종의 자업자득이라 보면 되었다.

“그런 의미로 사실 조조한테도 별다른 원한이 없기는 하지.”

해서 시우에게 있어 조조의 죄라고 한다면 두 가지뿐이었다.

화타를 죽였다는 것.

그리고 제갈공명과 척을 졌다는 것.

시우는 웃음을 흘리며 다음 댓글을 확인했다.

└<유방>: 이 영상보고 항우랑 사이좋게 화해하기로 했습니다.

한나라의 시조, 유방의 댓글.

어째 삼국지뿐만 아니라 초한지도 갓튜브에서 벌어지고 있는 듯싶었다.

└<유방>: 혹시 불편하신 사항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 주시길 바랍니다.

시우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올 뿐이었다.

그리고 유방 다음 댓글.

└<페가수스>: 혹시… 영상에 나온 적토마 분 소개 가능하신가요?

“역시 이번에도 왔구나.”

헤라클레스 채널의 애구독자인 페가수스.

구독자가 박살 났던 상황에서도 남아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영상에서도 어김없이 출현한 페가수스였다.

“그런데 영상에 적토마가 나왔던 적이 있었나?”

삼국지 최고의 명마, 적토마.

흔히들 ‘인중여포 마중적토(人中呂布 馬中赤兎)’라 말한다.

사람 중에서는 여포가 으뜸이요.

말 중에서는 적토마가 으뜸이다.

삼국지 최강의 무력, 여포.

물론 헤라클레스에게 한방 컷….

아니, 눈빛 컷이 나긴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적토마는 갓튜브 내에서도 명마라 할 수 있었다.

시우는 곰곰이 기억을 되짚었다.

편집을 하며 질리도록 봤던 영상의 내용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그리고 곧.

“…관우 옆에 잠깐 등장했었구나.”

적토마의 출현 장면을 떠올릴 수 있었다.

다름 아닌 관우가 사로잡힌 조조에게 ‘어이하여 몸만 오셨소’ 하는 장면에서였다.

그 장면에서 적토마의 모습이 스쳐 가듯 있었다.

“그런데 그거 진짜 잠깐이었는데.”

시간으로 말할 수도 없었다.

프레임 단위로 쪼개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잠깐이었다.

“그런데 그걸 봤다고?”

하여간, 말만 보면 환장을 하는 페가수스였다.

“언제 한번 구독자 이벤트로 페가수스 짝을 구해 주는 컨텐츠를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신부 후보군에 로키도 포함시키면 영상 조회 수도 달달할 것 같았다.

아니, 뭐 그건 그렇고.

“적토마가 암컷이었나?”

삼국지에서 적토마의 성별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시우가 알기로 적토마는 수컷이었다.

애초에 전투마는 모두가 수컷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삼국지를 제대로 본 것은 아닌지라 확신하는 건 아니었다.

아니면 이거 설마….

“성별 따위는 상관없다는 건가?”

설마하니 그럴까 싶으면서도.

혹시 페가수스라면…?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페가수스>: 하루에 천 리를 가신다고 들었거든요. 그 정도로 절륜하시면 저와 다른 곳으로도 가 버릴 수 있지 않을까요…?(부끄)

가능마(馬)도 저런 가능마(馬)가 없었으니 말이다.

페가수스의 댓글을 보고 있자니 뭐라고 해야 할까.

“이시스의 영상을 보는 것 같네.”

심연의 마굴.

어째, 시우의 정신마저 피폐 해지는 것만 같았다.

시우는 황급히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 다음 댓글을 확인했다.

└<제천대성>: 앜ㅋㅋㅋㅋㅋ 이거지. 이게 바로 헤라클레스 영상이짘ㅋㅋㅋㅋㅋ 돌아왔구나, 헤라클레스! 구취했던 거 다시 구독 박았닼ㅋㅋㅋㅋㅋ

그리고 보인 제천대성의 댓글.

제천대성 또한 헤라클레스의 또 다른 애구독자였다.

그리고 제천대성은 구독 취소를 했던 모양이었다.

└<제천대성>: 안 되겠다. 이거 보니까 나도 몸이 근질거리네. 오늘 화과산 원숭이들 집합시켜서 천궁에 깽판 놓아야겠닼ㅋㅋㅋㅋ

▼ 답글 413개

헤라클레스와 견줄 정도의 무력을 가진 제천대성.

그리고 깽판 면에 있어서는 제천대성이 헤라클레스보다 한 수 위라 할 수 있었다.

아마 제천대성보다 깽판을 잘 치는 갓튜브의 인물은 없지 않을까.

해서 대댓글 413개의 내용.

└<옥황상제>: 이, 이 미친 원숭이 새끼가!!

└<나타태자>: 비상!! 초 비사아앙!!!!

└<탁탑천왕>: 천궁의 모든 병력은 주, 죽음을 각오하고 지, 집결하라!!

천계의 신(神)들이 아주 난리가 나 있었다.

└<셰익스피어>: 이거 ‘돗자리 장수가 혈통을 숨김’ 아니었나요?

그 뒤를 이은 셰익스피어의 댓글이었다.

아도니스와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더니.

└<셰익스피어>: 옆 채널에서 본 ‘왕 못 웃기면 죽는 병 걸림’보다 재밌네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접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왕 못 웃기면 죽는 병 걸림’이라니?

“아, 천일야화.”

하루 밤마다 왕비를 처형하며 갈아 치웠던 페르시아의 왕.

이에 셰에라자드라는 여인이 밤마다 왕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해 주다가 아침이 되면 뚝, 끊어버리는 절단신공을 발휘.

더하여 ‘다음 이야기는 이보다 더욱 재밌답니다.’ 하는 티저신공까지 발휘해 가며 무려 1,001일 동안 살아 남는다.

한 마디로 1,001화에 걸친 방대한 이야기 속에서 단 1화도 분량 조절에 실패하지 않은, 그야말로 절단신공의 최고 권위자였다.

“신밧드, 알라딘 등의 이야기 모두가 셰에라자드의 이야기였지 아마?”

극작가인 셰익스피어 입장에서 셰에라자드를 본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보아하니 셰에라자드도 갓튜브에 있는 모양.

“그런데 ‘왕 못 웃기면 죽는 병 걸림’이라니….”

어째, 갓튜브화가 제대로 된 셰에라자드인 듯 싶었다.

아무튼.

“반응은 좋네.”

댓글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

[영상 조회 수] - 142,111회.

[헤라클레스 채널 구독자 수] - 2,087명.

영상 조회 수가 상당히 좋았다.

그 덕분인지 1,100명가량의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예전 1만 명의 구독자는 아니긴 하지만.”

헤라클레스 채널이 다시 돌아왔다는 소문을 듣고 돌아오는 구독자들도 있을 터.

꾸준히 영상을 올려야겠지만 그래도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영상 문제는 잘 해결되었고.”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하나.

띠링!

<헤라클레스 님께서 영상 통화를 신청했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화타와 제갈공명을 만나는 일만 남아 있었다.

* * *

꾹.

수락 버튼과 함께 화면 위로 근육 괴생명체가 떠올랐다.

근육 괴생명체는 한 노인을 어깨에 들쳐메고 있었다.

시우는 그 노인이 화타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제갈공명 님은 보이지 않네요?”

반면에 제갈공명은 보이지 않았다.

[그 샌님은 잠시 정리할 일이 있다고 나중에 온답니다.]

“샌님이요? 아.”

그 샌님이란 제갈공명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제갈공명에게 샌님이라니.

‘틀린 말이 아니긴 하지.’

샌님이란, 생원님이 줄어든 말이었으니까.

그리고 생원님은 선비를 부르는 말이었다.

따라서 샌님이란 선비를 지칭하는 말과 같았다.

다만, 지금은 그 의미가 변질되어 낮잡아 부르는 의미가 섞이게 된 것일 뿐이었다.

따라서 사전적 의미로는 제갈공명은 샌님이 맞기는 했다.

어쨌든.

‘갑자기 천하를 통일했으니 바쁘긴 하겠지.’

제갈공명은 촉나라의 재상.

여러모로 처리할 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화타 님 살아 계신 거 맞아요?”

아까부터 어깨에 들쳐메진 화타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버둥거리길래 잠시 기절시키긴 했습니다만.]

정말로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분명 정중히 모셔─.”

…오라고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시우는 그저 화타를 만나고 싶다고 했을 뿐.

왜 만나고 싶은지는 말하지 않았었으니까.

그런 의미로 헤라클레스에게 화타는 그저 노인네에 불과했다.

하여 지금.

[이봐, 영감! 혹시 죽은 건 아니지?]

헤라클레스가 어깨에 멘 화타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소리쳤다.

그리고 역시나 화타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진짜로… 죽어 버린 모양이다.

시우는 당황하며 소리쳤다.

“심폐 소생술이라도 해 보세요!”

[네? 심폐 소생술이요?]

“그러니까 힘으로 화타 님의 가슴을 압박─.”

딱 거기까지 말했을 때였다.

[아, 안 죽었소!]

죽었던 화타가 다급하게 부활하며 소리쳤다.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