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나이 스물셋, 집안이 망했다.
집안끼리 혼인이 약속됐던 약혼은 파국을 맞았다.
정략과 상관없이 사랑했던 그였지만, 다시 볼 일 없을 줄 알았다.
과거 약혼자였던 그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왜 자꾸 나타나지?”
“뭐?”
“난 바라는 거 없는데, 권승조 씨는 나한테 뭘 바라는 거예요?”
“그러게. 대체 네게 뭘 바라는 걸까.”
“혹시, 나랑 자고 싶어서 이래요?”
어떤 사람의 얼굴도 알아볼 수 없었던
내게 찾아온 단 하나의 변화.
보여.
보여, 당신이.
내 세상에선 오직 당신만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