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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13화-추격전 (13/179)



〈 13화 〉13화-추격전

상희는 그대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타롭의 현상금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금 중요한 건 그녀 자신과 다정이의 목숨이었다. 클러치를 최대한 당겼다. 높이 솟아오르는 상희의 2륜 비행정. 그 뒤를 빠르게 뒤쫓는 재필의 4륜 비행정들. 상희의 비행정은 해안가를 따라 대낮의 하늘을 높게 비행했다. 뿜어져 나오는 연기. 그 뒤로 소음이 크게 퍼져나갔다.

뒤를 따르는 3대의 비행정. 그들의 비행정은 공격 모드로 전환했다. 비행정 밑에서 나오는  개의 기관총, 날개에서 나오는 소형 미사일 세트. 지대공 미사일과 함께 공대공 미사일도 양옆에 2개씩 장착되었다.

상희는 백미러로 뒤의 상황을 파악하며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 다정아! 꽉 잡아! "

다정이가 고개를 끄덕였고 상희의 허리춤에 꽉 안겼다. 상희는 비행정의 버튼을 여러 개 눌렀다. 비행정의 음성.

방어 실드 100% 가동 -

- 후방 공격용 레이저포 충전  10% 진행 -

" 제기럴! 왜 이렇게 늦어! "

상희가 자신의 무릎 근처에 있는 하이바를 다정과 함께 나눠 썼다. 하이바의 투명색 바람막이에 후면의 상황이 그려졌다. 순간, 적들의 공격. 비행정 밑에서 나온 기관총이 상희의 비행정으로 사격을 가했다.

' 투두둑 투두둑 투두둑... '

세 비행정에서 뿌려지는 무수히 많은 총알들.

후면 실드에 적중하는 기관총의 잔해들.

상희는 해안가에서 방향을 틀어 도시의 빌딩 숲으로 향했다. 그나마 좁은 통로로 이동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200층 건물들과 건물들의 사이를 지나가는 상희의 비행정. 그녀의 비행정에 맹렬히 쏟아붓는 적들의 기관총. 총알은 상희의 비행정 말고도 빌딩의 강화유리들을 부수고 있었다.

' 챙그랑. '

' 와장창창. '

쫓기며 맞은 총알의 수가 많았는지 비행정에서 음성이 떴다.

- 후방 실드 50% -

" 이런! 언제 충전되는 거야 이놈의 광선포는! "

빌딩과 빌딩 사이를 요리조리 운전하며 달리는 상희는 조급함이 앞섰다.

- 광선포 충전율 80%입니다. 곧 사용 가능합니다. -

" 아놔. 너무 느리잖아! 썅! "

순간 미사일의 굉음이 상희 뒤에 서 점점 크게 들려왔다.

하이바의 후면 주시 시스템에 어느덧 다가온 공대공 미사일 하나. 상희가 비행정의 시동을 순간 껐다. 수직 낙하하는 상희의 비행정. 열추적을 잃은 공대공 미사일은 앞쪽의 빌딩에서 폭발한다.

 '

도시에 울리는 폭발음. 상희는 수직낙하를 하다가, 다시 시동을 켰다.

부아앙... '

다시 치솟는 상희의 비행정. 또 한 발의 미사일이 다가왔다. 이번엔 반대로 아주 높은 빌딩을 향해 돌진하는 상희. 빌딩을 들이받을 기세가 영력 하다.

" 으아아악!! "

상희는 핸들을 90°로 조작했다. 빌딩 앞에서 90°로 꺾어 상승하는 상희의 비행정. 밑으로 건물을 뚫고 들어가는 미사일과 1대의 비행정.

' 퍼. 벙. 펑. 펑. '

대낮의 도시는 이곳저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빌딩이 부서지는 소리와 창문이 깨지는 소리로 요란하다.

' 와장창창창... '

- 광선포 충전율 100%입니다. 사용 가능합니다. -

상희는 광선포 충전이 완료가 되자 후방 가늠자를 열었다. 계속해서 쫓아오는 2대의 비행정. 빌딩을 도로 삼아 수직으로 오르던 상희의 비행정이 옆으로 빠지며, 빌딩을 끼고 우측으로 커브를 틀었다. 엄청난 운전기술이었다. 뒤따르던 2대의 비행정과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하이바 투명막에서 후방 가늠자를 확인하는 상희의 눈에 녹색의 사각형과 파랑의 삼각형이 교차하고 붉은 신호가 깜박인다. 조준이 완료된 램프가 신호를  것이었다. 일말의, 한치의 쉴 틈도 없이 발사 버튼을 그녀는 눌렀다.

' 피융! '

붉은색 광선이 적의 비행정으로 직선을 그으며 뻗어 나갔다. 적중.

' 펑. 펑. 펑. '

굉음과 함께 한 대의 비행정이 폭파당했다. 동시에 마지막 한 대, 남은 비행정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 슈슈슝 '

미처 피하지 못한 상희.

' 펑 '

상희의 후방 실드에 적중했다. 상희의 비행정이 심하게 흔들렸다. 2륜 소행정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실드 방어도 0% 실드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

" 이런! "

뒤에선 기관총 소리가 요란하다. 최대한 피하는 상희.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비행술이 좋다 하더라도 무수히 많은 총알을 다 피할  없었다.

 발의 총알이 다정의 등에 꽂혔다. 다행이라 말할 수 있을까? 몸을 뚫지는 못했다. 상희에게 2차 피해를 주진 못했다는 것. 다정의 단말마.

" 으윽! "

" 다정아 괜찮아? "

다정은 아무 말이 없었다.

다정아! 다정아! "

상희가 그녀를 크게 부르며 운전을 했다. 또다시 퍼붓는 기관총.

' 투두두둑 투두두둑... '

이번엔 몇 발의 총알이 다정의 등에 박혔다. 어쩜 상희를 막아주기 위해 다정이가 대신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 다정아!!! 으악! "

상희가 괴성을 토하며 아픔을 내뱉었다. 피를 상희의 어깨에 토하는 다정. 하얀 얼굴에 붉은 피가 묻어났다. 조그맣게 말하는 다정.

괜찮아. 상희야. "

다정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고 상희의 귀에 부착력이 강한 이어폰을 끼웠다.  자신의 죽음에 신경 쓰지 말라는 신호 같았다. 이어폰에서 음악이 나왔다.

- aviici의 Addicted To You - 가 상희의 귓가에 맴돌았다. 눈가의 눈물이 주르륵 흘렀고,  눈물은 바람을 타고 다정의 뺨을 때리며 사라졌다.

상희의 머리속은 다정의 기억으로 가득 찼다. 그녀와 처음 만나 악수를 하며 의기투합했을 때의 기억부터... 자매처럼 지냈던 여관생활, 음식으로 투덜거리며 싸웠던 기억, 잘생긴 남자를 보면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하던 다정의 쑥스러움, 그리고 그녀의 향기까지.

상희는 고함을 치며 도망쳤다. 어느덧, 경찰들의 함정이 현장에 도착했다. 그 무렵에 재필의 비행정은 그들을 피해 사라졌다.  순간 상희는 느꼈다.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다정의 두 팔에 힘이 풀렸다는 걸. 상희는 아무 빌딩의 옥상에 비행정을 정박시켰고, 다정부터 챙겼다. 그러나 이미 식어버린 다정의 육체. 상희가  수 있는 건 그녀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것뿐이었다.




- 라구나 함정 -

상희는 길고 얇은 담배를 입에 가져간다.

" 휴~ "

길게 뿜어내는 담배연기가 라구나에 채워진다.

" 아무튼 내게는 그런 일이 있었어... 젠장. "

" 언니, 그때 그 녀석이 재필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

" 아니! 나중에 경찰 조사를 받을 때 알게 되었지... "

" 상희야! 내가 알기론 그때 당시 다정이란 친구... "

건남옵 이제 그만 이야기하자! 괜스레 옛 기억 떠올리기 싫어. "

" 어... 알았어! "

" 아무튼 재필을 잡는 거 난 찬성이야... 너희 둘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

심란한 분위기가 라구나에 감돌았다. 명치대인과 다해의 고요함.

건남 또한 담배를 입에 문다. 잠시의 정적. 그 정적을 깨는  울음소리.

이야옹~ '

다해가 먼저 말문을 연다.

" 언니.  합류할게요. 그래야 동료 아니겠어요. 히힛. "

명치대인도 입을 연다.

" 어쭈 요놈 봐라... 혼자 멋져지려고 하네... "

" 훗. 난 원래 멋진 뇨자라구. 히힛. 옵처럼 나약하지 않다구! "

" 어쭈구리. 얘가 날 또 시험에 들게 하네! "

" 옵은 무서워서 동참 안 할 거면서... 맞지 내 말이? "

" 됐어! 한다고. 해! 그래 이참에 재필 잡아서 내 명성  쌓아야겠다. 으하하하핫. "

" 좋았어! 그럼 모두 찬성한 거다. "

라구나 대원들은 상희에게 동시에 말한다.

" 옙썰! "

" 건남옵 그럼 우리 도와줄 다른 사냥꾼들은 알아 본거야? "

" 아니! 그럴 시간도 없었고...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

" 삼춘. 너무 계획 없이 진행하는 건 아니죠? 그래도 재필이라는 어마어마한 암살집단인데! "

" 이제 시작이야. 분명 창기형 나오면 우리 도와줄 거고. Buzz팀도 내 생각에는 동참해 줄 거야. 다른 곳도 알아봐야지! "

" 건남형. 겁나게 바빠지겠어! 큭큭큭. 정말 나처럼 조종대 잡는 게 속 편하지. 호호호호... "

" 아무튼 건남옵 말처럼 우린 재필의 암살단 얘들 조심해야겠지? 그치? "

그래야 할 거야! 저 파우스 자식 연행시키고 나면 그때부터는 무조건 긴장하면서 지내자고 라구나 bar도 잠시 쉴 생각하고! "

" 난데없이 영업정지군! "

명치대인의 특유의 투덜거림이 라구나에 흘러내린다.

" 그럼 내일 저 녀석 연행시킬게! "

" 알았어요. 건남 오빠가 알아서 해! "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라구나 bar에는 손님들이 하나둘씩 들어온다. 난 눈치껏 다해의 방으로 사라져 준다. 역시나 똑똑한 나. 근데 이것들 괜찮을 라나? 재필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마들가리 행성에서  누구도 건들지 못하는, 아니 건들어 볼 생각도 못하는 그런 존재다.

뭐 건남이 처음 만났던 10년 전이나, 상희와 다정이 함께 했던 7년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그의 힘은 막강해졌고, 마들가리 정부에서도 손을 쓰지 못할 정도로  세력이 커졌다. 국가와 국가의 전쟁 정도는 아니지만, 하나의 국지전을 방불케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펼쳐 질지도 모른다. 내 생각에는 라구나 대원들은 미친것이다. 죽을라고 환장한 듯하다. 내 생명을 연장하려면 조만간 도망가야겠다. 제안장.

' 이야옹~ '

상희와 다해, 명치대인은 들어오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건남은 다가올 전투에 준비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러 방으로 들어간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엔진실로 향하는 건남.

아마도 그는 파우스를 만나 볼 계획이겠지? 역시나 철장 밖에서 쭈그려 앉는 건남.

이봐 파우스! "

누워있던 파우스가 눈을 게슴츠레 뜨며 건남을 바라본다.

" 뭐야. 날 놓아주려 왔군! 큭큭큭. "

전혀 다른 생각을 늘어놓는 파우스다. 건남은 그런 파우스에게 눈웃음을 친다.

안타까운데 파우스. 넌 곧 연행될 거야. 내일 오후쯤. "

약간 놀란 파우스. 그러나 금방 평정을 찾는다.

오호~ 우리랑 전쟁이라도  생각이군! 대단해. 멋진 사냥꾼들이었어. 내 건투를 빌지. 으하하하하... "

그의 거들먹 거림에 건남 또한 지지 않는다.

" 알았어. 고맙군! 우리가 싸울 동안 맛있는 콩밥이나 실컷 들라고... "

웃음기가 사라진 파우스에게 건남은 한마디 던진다.

이봐 파우스. 혹시나 감방 안에서 재필과 연락이 닿는 다면 이 말 하나 전해줄 수 있는가? 다래를 아직도 생각하고 있냐고? "

건남은 그렇게 말하고 어이없어하는 파우스를 뒤로 한 채, 엔진실을 유유히 빠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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